행동주의 펀드의 빠른 행동
펠로톤의 창업자이자 CEO 존 폴리의 사임을 이끈 블랙웰스 캐피털(Blackwells Capital)은 최근 65페이지나 되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서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비롯해 펠로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매력적인 구매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펠로톤이 어떻게 잘못 운영됐는지를 상세히(혹은 신랄하게) 기술하면서 이제 매력적인 사업 모델을 가진 이 기업을 새로운 기업이 새롭게 운영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죠.
아울러 잠재 구매자로 무려 19개의 기업을 리스트했는데요. 펠로톤의 콘텐츠와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를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대상자로 아마존을 비롯해 디즈니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을 모두 포함했고, 스포츠웨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비롯해 룰루레몬도 꼽았어요. 애플도 펠로톤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 모두를 통합할 수 있는 후보로 봤고요. 심지어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리스트에 포함되었어요.
잘못 운영되어 온 건 맞지만
펠로톤의 운영이 잘못되어 왔다는 것에 이견은 거의 없어요. 지속된 매출 하락은 결과적으로 2800명의 직원을 해고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고, 지금까지의 장밋빛 전망을 모두 뒤집는 사업 전환을 한동안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펠로톤이 매력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어왔다는 데도 큰 이견은 없어요. 블랙웰스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강조한 점도 이 지점이에요.
탄탄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270만 명이 넘는 운동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를 확보했고, 이 수치는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돼요. 당분간 성장세는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펠로톤의 운동 스트리밍 서비스는 구독 해지율도 낮고 사용 비율과 만족감이 높다고 알려져 왔죠(전체 구독자 해지율은 분기별로 1% 미만이에요). 그리고 이는 펠로톤이 (지금은 전체 순손실이 큰 상황이지만) 앞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성장할 가능성의 근거로 계속 사용됐어요. 펠로톤도 콘텐츠 기반 구독 모델을 중점에 두고 성장해 갈 것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죠.
아마존과 나이키가 과연?
현재 가장 이야기가 많이 되는 구매자 후보는 아마존과 나이키예요. 아마존은 커넥티드 피트니스(Connected Fitness) 사업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앞으로 키우고자 하는 헬스케어 사업과도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죠. 하지만 아마존의 기업 규모를 고려했을 때 오히려 펠로톤에게 큰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커요. 펠로톤이 타겟하는 시장이 아마존에게 큰 실익을 가져올 것으로 보지 않으리라는 것이에요. 그리고 아마존이 다양한 분야에서 고려하는 인수 혹은 투자 대상 중에는 펠로톤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것들이 많다고 보고요.
나이키는 스포츠웨어 사업 외에도 러닝과 트레이닝 앱 등을 통해 커넥티드 피트니스 사업에 발을 담궈왔지만, 아직 독립적인 사업으로 키우고 있지는 않아요. 펠로톤은 스포츠웨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구독제 모델을 확보해 그간 집중해온 D2C(Direct-to-Consumer)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시선이 있어요. 하드웨어 판매도 나이키의 광범위한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통해 당연히 커질 것으로 보고요. 하지만 룰루레몬이 미러(Mirror, 거울 모양의 기구를 기반으로한 커넥티드 피트니스 스타트업)를 인수하고도 아직 시너지가 나지 않는 사례나, 그간 나이키가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아닌) 인수를 통한 성장을 꺼려온 점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시선도 있죠.
무엇보다 펠로톤의 느려진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팬데믹 와중에 끌어당긴 성장 이후 다시 큰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인데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까지 키워야 하는 사업을 바로 인수하겠다고 선뜻 나설 기업은 없을 것으로도 예상되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블랙웰스를 중심으로 한 주주들은 매각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이제 '회장직(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난 존 폴리와 주요 임원들은 복수 의결권을 보유했고 어떤 결정에도 ‘비토’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어요. 존 폴리는 현재 매각을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어요.
또한 최근 새로 임명한 CEO인 배리 맥카시의 경우에는 매각이 전제되었다면 합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에 코멘트를 건넨 (맥카시의 친구이자,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이 밝히기도 하면서 매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에 힘을 실었는데요. 맥카시는 대표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들인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경험이 있고, 회사를 독립적으로 이끌어갈 (역량이 있는) 인물이라는 시선이 커요.
이번 매각 이슈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단, 이 싸움이 한동안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펠로톤을 가져갈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은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물론 이번 블랙웰스의 치밀한 준비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변수가 발생해 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가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요.
[헬스테크] #화려한성공의추락 #매각추진
1. 펠로톤은 선택하지 않을 길
이제 롤러코스터라는 표현은 펠로톤의 상황을 두고 이야기할 때 가장 알맞은 표현으로 보여요. 팬데믹의 대표적인 바로미터가 된 기업에서 수요와 매출이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고, 이제는 잘못된 경영 판단을 짚은 행동주의 펀드에 의해 CEO가 물러나게 되었고, 매각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죠. 하지만 아직 펠로톤이 실제 매각이 될지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시선도 크고, 실제 매각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기업으로 갈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인데요. 현재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행동주의 펀드의 빠른 행동
펠로톤의 창업자이자 CEO 존 폴리의 사임을 이끈 블랙웰스 캐피털(Blackwells Capital)은 최근 65페이지나 되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서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비롯해 펠로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매력적인 구매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펠로톤이 어떻게 잘못 운영됐는지를 상세히(혹은 신랄하게) 기술하면서 이제 매력적인 사업 모델을 가진 이 기업을 새로운 기업이 새롭게 운영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죠.
아울러 잠재 구매자로 무려 19개의 기업을 리스트했는데요. 펠로톤의 콘텐츠와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를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대상자로 아마존을 비롯해 디즈니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을 모두 포함했고, 스포츠웨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비롯해 룰루레몬도 꼽았어요. 애플도 펠로톤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 모두를 통합할 수 있는 후보로 봤고요. 심지어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리스트에 포함되었어요.
잘못 운영되어 온 건 맞지만
펠로톤의 운영이 잘못되어 왔다는 것에 이견은 거의 없어요. 지속된 매출 하락은 결과적으로 2800명의 직원을 해고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고, 지금까지의 장밋빛 전망을 모두 뒤집는 사업 전환을 한동안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펠로톤이 매력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어왔다는 데도 큰 이견은 없어요. 블랙웰스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강조한 점도 이 지점이에요.
탄탄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270만 명이 넘는 운동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를 확보했고, 이 수치는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돼요. 당분간 성장세는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펠로톤의 운동 스트리밍 서비스는 구독 해지율도 낮고 사용 비율과 만족감이 높다고 알려져 왔죠(전체 구독자 해지율은 분기별로 1% 미만이에요). 그리고 이는 펠로톤이 (지금은 전체 순손실이 큰 상황이지만) 앞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성장할 가능성의 근거로 계속 사용됐어요. 펠로톤도 콘텐츠 기반 구독 모델을 중점에 두고 성장해 갈 것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죠.
아마존과 나이키가 과연?
현재 가장 이야기가 많이 되는 구매자 후보는 아마존과 나이키예요. 아마존은 커넥티드 피트니스(Connected Fitness) 사업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앞으로 키우고자 하는 헬스케어 사업과도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죠. 하지만 아마존의 기업 규모를 고려했을 때 오히려 펠로톤에게 큰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커요. 펠로톤이 타겟하는 시장이 아마존에게 큰 실익을 가져올 것으로 보지 않으리라는 것이에요. 그리고 아마존이 다양한 분야에서 고려하는 인수 혹은 투자 대상 중에는 펠로톤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것들이 많다고 보고요.
나이키는 스포츠웨어 사업 외에도 러닝과 트레이닝 앱 등을 통해 커넥티드 피트니스 사업에 발을 담궈왔지만, 아직 독립적인 사업으로 키우고 있지는 않아요. 펠로톤은 스포츠웨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구독제 모델을 확보해 그간 집중해온 D2C(Direct-to-Consumer)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시선이 있어요. 하드웨어 판매도 나이키의 광범위한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통해 당연히 커질 것으로 보고요. 하지만 룰루레몬이 미러(Mirror, 거울 모양의 기구를 기반으로한 커넥티드 피트니스 스타트업)를 인수하고도 아직 시너지가 나지 않는 사례나, 그간 나이키가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아닌) 인수를 통한 성장을 꺼려온 점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시선도 있죠.
무엇보다 펠로톤의 느려진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팬데믹 와중에 끌어당긴 성장 이후 다시 큰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인데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까지 키워야 하는 사업을 바로 인수하겠다고 선뜻 나설 기업은 없을 것으로도 예상되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블랙웰스를 중심으로 한 주주들은 매각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이제 '회장직(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난 존 폴리와 주요 임원들은 복수 의결권을 보유했고 어떤 결정에도 ‘비토’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어요. 존 폴리는 현재 매각을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어요.
또한 최근 새로 임명한 CEO인 배리 맥카시의 경우에는 매각이 전제되었다면 합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에 코멘트를 건넨 (맥카시의 친구이자,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이 밝히기도 하면서 매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에 힘을 실었는데요. 맥카시는 대표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들인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경험이 있고, 회사를 독립적으로 이끌어갈 (역량이 있는) 인물이라는 시선이 커요.
이번 매각 이슈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단, 이 싸움이 한동안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펠로톤을 가져갈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은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물론 이번 블랙웰스의 치밀한 준비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변수가 발생해 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가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요.
[벤처캐피털] #유니콘의가치 #오늘의지표
3. 이제 너무 많은 유니콘?
유니콘이라는 단어는 작은 스타트업이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라는 상징적인 규모의 기업가치를 받기까지가 워낙 어려운 일로 여겨졌기에 만들어졌었죠. 이 용어가 생긴 지 이제 10년이 거의 되어가는 시점에 전 세계 스타트업 유니콘은 현재 기준으로 1000개가 되었다고 최근 CB인사이트가 발표했는데요. 블룸버그에 의하면 올해 들어서는 하루에 1~2개꼴로 유니콘이 탄생하고 있다고 해요. 투자 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기업들이 더 많은 기대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우선 최근 지표도 살펴보면
대표적인 기업 정보 및 투자 트래커이기도 한 크런치베이스(Crunchbase)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글로벌 벤처 펀딩 금액은 6430억 달러(약 770조 원)에 이르렀어요. 팬데믹 이후 잠시 축소되었다가 벤처 투자 흐름이 다시 커진 2020년에는 이 금액이 3350억 달러(약 401조 원)였는데요. 그 규모가 불과 1년 사이에 2배 가까이(92%) 커졌어요. 씨드(Seed) 단계 투자부터 시리즈 C 이상의 대규모 투자 모두 많이 증가했고요.
올해도 흐름은 이어질까?
올해 1월에는 이미 610억 달러(약 73조 원)의 벤처 투자가 집행되었어요. 사상 최고치는 아니지만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월별 데이터 중 하나라고 크런치베이스는 밝혔는데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작년 11월의 650억 달러(약 78조 원)의 흐름을 계속 이어가는 중이에요. 그리고 최근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어떤 분야를 기반으로 큰 흐름이 일고 있는지도 알 수 있어요. 모닝브루가 리스트업한 1월에 큰 투자를 받은 대표적인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요.
'유니콘'은 계속 생길 예정
CB인사이트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 블룸버그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에만 42개의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었고, 4개의 스타트업이 100억 달러(약 12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는 소위 '데카콘'이 되었어요. (위에서 소개한 기업들도 모두 유니콘 아니면 데카콘인 기업들이고요) 워낙 급속히 증가한 투자로 빠르게 증가하는 유니콘의 가치를 예전과 같이 판단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중이기도 해요. 그 명칭이 더는 예전의 의미로 쓰이지 않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새로운 테크가 개발되는 분야에는 앞으로도 큰 규모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유니콘이 더 탄생하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도 예상되는데요. 투자 과열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지만 새로운 기술로 기존의 기술과 기업을 대체하는 흐름은 더 빠르게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는 시선도 커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