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 전기차, 스트리밍 그리고 맥도날드

1. 기록적인 수익의 방향, 2. 유망했던 전기차 현황, 3. 디즈니 콘텐츠의 힘?
오늘은 큰 수익을 낸 석유 기업들이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요. 큰 기대를 받던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생산 현황, 그리고 좋은 실적을 올린 디즈니 플러스와 좋지 않은 스트리밍 시장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볼게요.

[에너지] #석유가격 #기후위기
1. 기록적인 수익과 다시 바뀔 대응
계속 오르는 석유 가격의 영향으로 사우디 아람코는 지난주에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다시) 시가총액이 가장 큰 회사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번 1분기에는 지난 2019년 12월, 팬데믹 직전에 상장한 이래 최대 이익을 낸 실적을 발표했어요. 앞서 실적을 발표한 빅오일도 모두 작년 대비해 큰 이익을 올렸고요. 이제 이들이 최근에 계속 쌓고 있는 현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어요.
오일 달러의 힘은 여전히 강해요.  

모두가 다시 현금이 많아진 상황

아람코는 이번에 순이익 395억 달러(약 50조 4800억 원)을 올렸어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성장한 것이에요. 1~3월 사이에 생산량은 20% 늘어나 일별 1020만 배럴에 이르렀어요. 현재 생산은 적어도 9월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당분간 수익 증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죠.

지난 4월 말에서 5월 초에 앞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서구의 메이저 석유 회사 5곳(엑손모빌, 쉐브론, BP, 쉘, 토탈에너지스)도 합쳐서 366억 달러(약 46조 7200억 원)가 넘는 큰 이익을 올렸는데요.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깬 이익을 냈고, 이는 역시 대부분 석유와 가스 판매로 만든 실적이죠. 작년부터 실적이 크게 좋아졌고, 이들은 계속 커진 수요로 인해 뛴 가격의 이익을 톡톡히 봤어요.

이제는 방향이 달라진 투자지만

작년 대비 석유 가격은 45%가량 올랐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급 불안정성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인데요. 어제 중국이 상해의 락다운 제한을 풀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기적으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이 소식에 벤치마크 가격인 브렌트유는 어제 113달러를 돌파했고, 지금의 추세라면 2분기 실적도 모두 지금의 좋은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요.

당장 아람코는 원유 생산량의 최대치를 2027년까지 일별 1300만 배럴로 늘리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중이에요. 천연가스 생산량도 2030년까지 지금 대비 50% 이상 늘리는 목표를 잡아두고 있어요. 아람코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붐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석유와 가스 수요는 수십 년간 견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요.

보통의 경우라면, 빅오일도 미래의 생산량을 늘릴 새로운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자본을 바로 투입하는 결정을 내렸을 거예요. 하지만 빅오일은 새로운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 투자에 돈을 투입하지 않고 있어요. 이들은 기후위기 대응으로 향후 석유 수요의 증대를 불확실하다고 보는 상황이에요. 물론 투자자들과 정치권의 압박을 지속해서 받아왔고, 모두 넷제로 달성을 위한 목표를 세워 관련 투자를 진행하는 중이기도 하죠.

일부 결정은 다시 고려할 상황

미국 정부는 에너지 공급 부족과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방도로 석유 기업들에게 현재 벌어들이는 이익을 당장 생산량 증대에 투입해 달라는 요청도 해왔어요. 물론 이들이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한 투자를 아예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엑손모빌과 쉐브론의 경우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에 더 쓰이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기도 하죠. (참고로 1분기에 엑손모빌의 일별 생산량 370만 배럴은 199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음에도 큰 이익을 낼 수 있었어요. 미국과 유럽 정치권 일각에서는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석유 기업들에게 '횡재세(windfall tax, 예상되지 않은 큰 이익, 소위 '굴러들어온 행운'에 부과하는 세금)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석유 수요가 크게 떨어지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환 움직임이 크게 일었던 2020년에 석유와 가스를 찾아내고 생산하는 업스트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2019년 대비해 30%가 감소했어요. 2021년에도 역시 2019년 대비해 이 투자가 23% 감소했다고 블룸버그는 국제에너지포럼의 리포트를 인용했는데요. 2년 연속으로 큰 폭의 투자 감소는 (팬데믹 이후 전쟁이라는 큰 변수가 또 발생한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몇 년 후에 또 한 번 높은 에너지 가격과 변동성이 큰 시장을 마주할 것이라는 우려를 리포트는 담고 있어요.

그간에 빅오일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사업을 전환하라는 큰 압박을 전방위로 받아오면서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그 방향을 바꿔나가고 있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큰 틀에서 방향을 바꿔나가는 와중에 현재 닥친 위기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압박을 또 받는 것이기도 해요. 이들 입장에서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던 이들이 또 한 번 전략 변화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 1년도 안 되서 또 큰 변화
불과 1년도 안 된 지난해 6월에 엑손모빌은 사업 전략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을 받고 이사회 인원이 3명이나 교체되었어요. 당시에는 엑손모빌의 소위 '코닥 모먼트'를 막은 사례라는 평가까지 받았죠. 이런 변화가 이루어진 배경에는 팬데믹 이후 추락했던 엑손모빌의 실적도 한몫했는데요. 그 사이 시장은 또 한 번 크게 변해 엑손모빌을 비롯한 석유 기업들은 계속 탄탄한 실적을 만들어왔어요. 물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조가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죠.

[전기차] #공급망이슈 #충분한자본
2. 전기차 스타트업, 생산이 곧 생존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요. 이제는 그 수요를 따라갈 수 있는 공급을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전통의 제조사인 포드는 새로운 전기 픽업트럭에 20만 건의 예약주문이 몰려 작년 12월부터는 예약을 받지 않고 있을 정도이고, 이 차량을 받으려면 3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요. 신생 전기차 제조사들의 차량에 대한 수요 대기도 점점 길어지고 있어요. 하지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고, 이들은 이 공급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해요.
지금 전기차 시장은 고객 확보보다 예정된 생산량을 맞추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어요 © Lucid

도전적인 계획부터 살펴보면

제조사들의 목표는 동일해요. 이제 생산을 얼마나 빨리 안정화하느냐의 싸움이죠.  

  • 리비안은 작년 9월부터 전기 픽업트럭의 인도를 시작했고 예약 대기는 9만 대가 넘어요. 지난 3월 논란을 일으킨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 이후에도 꾸준히 예약자가 늘어난 것이죠. 하지만 올해 1분기에 2500대를 생산했고 이중 절반 가까이를 인도했다고 밝혔어요. 올해에는 2만 5000대를 인도할 계획인데 달성하려면 남은 2~4분기에 1분기보다 배로 많은 차를 공급해야 해요. 반도체 수급 문제는 고비를 넘겼고 배터리 공급은 향후 5년 동안 문제없을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어요. 리비안은 내년부터 연 15만 대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이고 두 번째 공장을 짓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어요.
  • 루시드 그룹은 약 3만 대의 예약 대기가 걸려있어요. 6월부터 인도를 준비 중인데 이 중 절반만 올해 안에 인도될 것으로 예상돼요. 역시나 부품 공급 이슈가 계속 발생해 올해의 목표 생산량을 2만 대에서 1만 2000~1만 4000대로 줄였어요. 일단 리비안과 마찬가지로 차량 가격을 인상할 계획도 세웠고요. 루시드는 작년 4분기에 125대, 올해 1분기에 360대를 인도했고, 4월에는 다시 300대를 인도하면서 생산 속도를 높이고는 있어요. 이들도 연 1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을 계획이에요.
  • 피스커는 최근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또 발표했어요. 아직 기존에 발표한 모델인 '오션'은 인도를 한 적도 없지만, 전 분기 대비 50% 늘어난 4만 5000대의 예약 대기가 걸려있어요. 내년 판매분까지 모두 품절된 상태라 생산량을 늘려야 해요. 원래 내년에는 4만~5만 대를, 2024년에는 5만 대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였는데요. 일단 생산 목표를 3배나 높은 15만 대로 늘렸어요. 
  • 큰 기대를 받고 등장한 이후 기술 사기 논란으로 CEO가 물러나는 등 우여곡절을 크게 겪었던 니콜라도 올해 300~500대의 전기차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해요. 현재 니콜라의 생산 시설에서는 이보다 5배 많은 양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시설을 확충해서 연 2만 대의 트럭을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이들 모두 공격적인 생산 계획을 내세우고 있지만 도전적인 목표이고, 실현이 쉽지만은 않아 보여요. 최근의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해 불거진 공급망 문제는 기업 크기를 불문하고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들도 이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대형 제조사인 스텔란티스의 CEO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최근 열린 파이낸셜타임스의 '자동차의 미래(Future of the Car)' 컨퍼런스에서 2025~2026년쯤에는 배터리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도 예상하는데요. 유럽에서 향후 전기차만을 판매하겠다는 그들의 계획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배터리를 비롯해 필요한 원자재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죠.

그리고 이는 전통 제조사들과 달리 부품 공급사들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구축되지 않은 신규 제조사들에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거기에다 원자잿값 상승이라는 이슈와 함께 찾아온 최근의 금리 인상은 이들 스타트업이 넘어야 할 새로운 산이에요.

생산 이어갈 자본 확보도 문제

새로운 차를 대량 생산하는 사업은 수익이 나기 전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비용이 발생하죠. 신규 전기차 제조사는 생산 과정을 안정화하고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의 전기차를 만들면서도, 판매량을 늘려 수익을 내야 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해요. 기업이 이 수익 구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기록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감당할 자본이 필수적이에요 

물론 이들은 열심히 자본을 축적해 왔어요. 리비안은 작년 말 기업공개 후 181억 달러(약 23조 1900억 원)의 넉넉한 현금을 확보했고, 루시드는 3월말을 기준으로 54억 달러(약 6조 9200억 원)의 현금을 들고 있다고 밝혔어요. 피스커는 10억 달러(약 1조 280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고요. 니콜라는 1분기 말 기준 3억 6000만 달러(약 460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달 초 2억 달러(약 2600억 원)의 투자를 추가로 받았다고 해요

하지만 대량 생산을 달성하고 수익에 이르는 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문제에요. (회사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이들이 돈을 태우는 속도를 고려하면 더 많은 시간을 벌기 위한 자금을 확보해야만 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제 얼마나 낮은 이자의 자본을 추가로 유치하고, 이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가 신규 자동차 제조사들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왔어요.

By 캐롤라인 
* 전기차와 그 후방산업인 배터리 산업 등의 이슈를 전하고 있어요.
☕️ 유럽, 이제 10대 중 1대가 전기차 판매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정말 꾸준히 늘고 있을까요? 최근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발표됐어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유럽에서는 신규 판매 자동차 10대 중 1대가 전기차였어요. 작년 1분기 말 기준으로는 5.7%였으니 일 년 새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배가량 증가한 것이에요.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9%에서 25.1%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8.2%에서 8.9%가 됐어요. 전기차 비중이 늘어난 만큼 휘발유 차량의 점유율은 40.8%에서 36%로, 디젤은 22.1%에서 16.8%로 감소했어요. 특히 디젤 차량의 판매율이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프랑스로 44.1%가 감소했어요. 그 뒤를 이탈리아(-39.2%), 스페인(-30.8%), 독일(-20.2%)이 따랐습니다.

[스트리밍] #디즈니플러스 #스트리밍전쟁
3. 넷플릭스 쫓아가는 디즈니지만

디즈니+가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3개월(2022년 1~3월)간 79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확보했다고 밝혔어요. 이제 전 세계 디즈니+ 가입자 수는 1억 3770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33% 증가했는데요. 최근 구독자 수가 감소한 넷플릭스와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냈지만, 향후 전체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도 예상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도 의미 있는 규모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지고 있어요.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금 확실히 불확실해요.  

콘텐츠가 가입자 증가 이끌었지만

지난 분기에 구독자가 성장한 주요한 이유는 인도에서 가입자가 늘었기 때문이에요. 지난 3월, 인도 프리미어 리그 크리켓 경기가 재개되면서 이를 시청하기 위한 사람들이 중계권을 가진 인도의 디즈니+ 핫스타*에 가입한 거죠. 최고 재무 책임자인 크리스틴 맥카시(Christine McCarthy)는 신규 가입자 790만 명 중 절반이 디즈니+ 핫스타로부터 왔다고 밝혔어요.
* 핫스타(Hotstar)는 21세기 폭스의 자회사였던 스타 인디아가 운영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예요. 2020년에 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했고 디즈니+를 출시하면서, 인도에서는 두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한 디즈니+ 핫스타(Disney+ Hotstar)로 운영하고 있어요. 구독자 수는 약 5000만 명이에요. 

새로운 콘텐츠도 구독자 성장을 끌어냈다는 평인데요. 디즈니는 올해 초, 새로운 마블 시리즈인 <문 나이트>를 공개했어요. 셀럽 방송인 킴 카다시안이 진행하는 리얼리티쇼 <카다시안>도 흥행했고요. 디즈니+에서 공개된 픽사 애니메이션 <터닝 레드(Turning Red)>도 호평받았죠. 디즈니 CEO 밥 차펙(Bob Chapek)은 하반기에 <오비완 케노비>, <블랙 팬서>의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콘텐츠들이 공개될 예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대감을 드러냈어요.  


콘텐츠 확보로 손실도 커진 상황 

미국에서는 디즈니+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도 올랐어요. 유료 가입자 1인당 월평균 수익이 6.01달러인데, 지난 분기에는 6.32달러로 집계됐거든요. 하지만 영업손실 폭은 커졌는데요. 디즈니+를 비롯해 별도로 운영 중인 훌루(Hulu), ESPN+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한 D2C 부문의 매출은 49억 달러(6조 3000억 원)로 2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8억 8700만 달러(약 1조 1400억 원)를 기록했어요.
* 참고로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의 총구독자 수는 디즈니+의 1억 3770만 명에 훌루 4560만 명, ESPN+ 2230만 명을 더해 2억 500만 명이에요. 넷플릭스의 구독자는 2억 2100만 명이죠.

디즈니는 영업 손실이 늘어난 이유를 디즈니+ 및 ESPN+의 손실 증가와 훌루의 영업 이익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마블 시리즈가 넷플릭스에서 빠지는 등 (아마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다른 OTT 서비스와 맺은 라이센스 계약을 조기 종료하면서 약 10억 달러(약 1조 285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거예요. 또, 러시아에서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발생한 손실도 있었고요. 올해 초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위해 콘텐츠 투자 비용을 크게 늘리겠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올해 디즈니 콘텐츠 예산 320억 달러(약 41조 1200억 원) 중 1/3을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사용하면서 지난 분기 지출이 증가했죠.


이제 수익성 높일 방법도 나와야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잡겠다는 목표로) 현재 전 세계 확장에 힘쓰고 있고, 2024년까지 2억 3000만~2억 6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게 목표예요. 이를 위해 3분기까지 53개 나라에 디즈니+를 출시하겠다고 했고, 500개 내외의 로컬 콘텐츠 제작을 계획하고 있어요.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40개, 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150개, 인도에서 100개, 라틴 아메리카에서 200개가 제작될 예정이죠.

하지만 높아진 가입자 획득 비용을 줄여야 하고,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인데요. 광고를 포함한 저렴한 요금제도 출시될 것으로 보여요. (광고를 전혀 고려하지 않던 넷플릭스도 현재 저렴한 광고 포함 구독제를 고려하는 중이라고 알려졌죠). 정확한 가격이나 출시일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022년 내 미국에서, 2023년에는 모든 국가에서 도입될 예정이에요. 광고 포함 구독제를 도입해 전 세계 가입자를 늘릴 수 있다면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4.35달러인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 경쟁사인 넷플릭스의 ARPU는 14.91달러인데요, 디즈니+의 ARPU가 낮은 건 디즈니+ 핫스타의 영향도 있어요. 인도의 ARPU는 0.76달러에 불과해요. 

일단 디즈니+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와 계속 추가되는 콘텐츠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선택권이 많아진 데다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사람들이 씀씀이 줄이기에 나선 영향이 스트리밍 시장에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이 다음 분기에도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By 핀핀

미디어/콘텐츠를 아우르는 분야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이슈를 전해드려요.

☕️ 콘텐츠 물량 전략, 바뀌나?
최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넷플릭스가 역성장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콘텐츠 물량을 늘리는 전략을 수정하고 비용을 줄이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요. 디즈니는 올 초 콘텐츠 제작에 330억 달러(약 42조 4000억 원)를 쓰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 10억 달러가 줄어든 320억 달러(약 41조 12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수정했고요. 디스커버리도 CNN+ 사업 철수 이후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과도한 지출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어요. 넷플릭스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는 대신 양을 줄이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단신] #러시아사업매각

맥도날드, 또 한번의 상징적인 움직임

저 황금 아치가 꽂혀 있는 국가들끼리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던 때도 있었죠.  

작지 않은 손실이지만

맥도날드가 역사적인 진출 이후 32년 만에 러시아에서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어요. 지난 3월 사업을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847개의 매장을 운영했고, 6만 2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요. 전체 사업의 매각을 결정했어요. 이번 매각으로 맥도날드 회계에서 12~14억 달러(약 1조 7900억 원)를 상각될 예정이고요.

맥도날드는 사업 매각 이유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초래된 인도주의적 위기와 러시아 사업의 변동성을 고려했을 때 더 이상 러시아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맥도날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다"라고 발표했어요. 러시아 사업자에게 매각할 예정이고, 맥도날드의 상표와 로고, 브랜드를 모두 뺄 예정이에요. (러시아 내 상표권은 유지하기로 했어요)

러시아는 (미국을 제외하고) 프랑스, 캐나다, 독일, 영국, 그리고 호주 다음으로 맥도날드 매장이 많은 국가였어요. 우크라이나에서 운영 중인 108개의 맥도날드 매장까지 합치면 맥도날드 글로벌 매출의 9%를 차지했어요.


다시 상징적인 움직임

1990년 1월에 미국식 라이프스타일과 자본주의의 상징인 맥도날드가 모스크바의 푸시킨 광장에 첫 매장을 낸 것은 소련의 붕괴와 냉전 종료 직전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어요. 오픈 당시 3만여 명이 햄버거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고도 전해지는데요.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장면이었죠. 이후 맥도날드의 확장은 세계화를 상징했고, 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 간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황금 아치의 갈등 예방 이론'도 책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와 뉴욕타임스 칼럼 등에서 토마스 프리드먼이 제시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번 사업 종료는 이런 평화적인 모습이 종식되었음을 알리는 상징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미국 외교 정책 전문가인 폴 머스그레이브(Paul Musgrave)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맥도날드가 소련에 들어간 것은 러시아와 서구 간에 신뢰와 협력을 쌓아간다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신뢰의 상징이 모두 문을 닫았다. 우리는 어쩌면 이제 러시아와 나머지 세계가 나누어진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오늘 커피팟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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