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하면 우리도 한다 바이트댄스의 피코는 메타의 발자취를 거의 그대로 쫓아가고 있어요. 우선 VR 헤드셋 제품 사양과 가격 정책부터 비슷해요. 직전 제품인 '피코 네오 3(Pico Neo 3)'는 메타 오큘러스(Oculus)의 퀘스트2(Quest 2) 입문용 기기와 사양이 거의 동일했어요. 두 장치에는 같은 칩, 같은 수의 RAM이 장착됐고, 같은 위치에 4대의 추적 카메라가 달렸어요. 이번에 내놓은 피코4는 가격도 퀘스트2와 거의 비슷하게 책정됐어요. 퀘스트2의 경우 128GB 기기가 400달러(약 57만 원), 256GB 기기는 500달러(약 71만 원)예요. 이후 발표된 피코4의 가격은 각각 429유로(약 59만 원), 499유로(약 69만 원)였어요. 단순 비교를 하면 피코4가 전 제품보다 작고 가벼워졌는데 퀘스트2와 가격은 비슷해진 것이에요. 한편 피코4에서 플레이할 소셜 앱도 2023년 출시될 예정인데요. 이름이 '피코 월드(Pico Worlds)'예요. 메타의 소셜 앱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s)'와 이름부터 비슷해요. 이 가상공간들에서 사용자가 친구들과 교류하며 자연스럽게 인앱 결제를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죠. 호라이즌 월드의 경우, 2월 출시된 뒤 30만 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았어요. 이후 크리에이터 수익화 프로그램도 시작했고 8월에는 유럽 시장에도 진출했어요. 우선 피코4는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영역을 넓혀 진출할 예정이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3개국에서도 판매될 예정인데요. 바이트댄스는 유럽 시장부터 더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 아직 무르익지 않은 시장에서 메타와 경쟁할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풀어야 할 숙제는 한가득 바이트댄스는 메타와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지만 지금의 실적은 미미해요. 피코는 올해 180만 대의 헤드셋을 판매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설정했는데 상반기 출하량이 40만 대에 불과했어요. 시장점유율도 현재 4.7%에 불과해요. 자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140만 대를 판매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아 보이죠. 참고로 올해 6개월 동안 메타의 출하량은 560만 대였고 시장점유율은 81%였어요. 피코의 주요 시장은 역시 중국이죠. 올해 중국 VR 헤드셋 출하량의 62%가 피코의 헤드셋이었어요. 하지만 아직 중국 내 VR 시장은 커지지 않은 상황이에요. 디인포메이션의 관련 보도가 인용한 시장 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은 세계 VR 헤드셋 출하량의 8.7%, 미국은 47%를 차지했어요. 콘텐츠 수급 역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예요. 이번 피코4 출시를 발표하며 VR 게임에 관한 언급은 거의 없었고, 다른 기기에서도 지원하는 게임만 선보였을 뿐이에요. 대신 독점 스포츠 프로그램, 틱톡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홍보했는데요. 이렇다 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의식한 듯 앞으로 더 많은 VR 게임이 자체 VR 앱스토어에 올라올 것이라고 밝혔어요. 현재로서는 콘텐츠 생태계 자체가 작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굵직한 투자는 계속 IDC 리서치 매니저 지테쉬 우브라니(Jitesh Ubrani)는 피코가 의미 있는 성장을 만들어내는데 수년이 걸릴 거라고 내다봤어요. 물론 이는 피코만이 처한 상황은 아니죠. VR 시장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했거나 곧 열릴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어요. 피코는 특히나 중국이라는 가장 큰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바이트댄스는 아직 덜 성숙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큰 투자를 하고 나선 것이에요. 그렇기에 조직 규모는 급성장하는 중이에요. 작년 봄에 피코를 인수했을 때 총인원이 300명이었는데 이제 2000명 규모가 됐어요. 메타는 현재 전사의 20%에 달하는 인원인 1만 7000명이 VR팀인 '리얼리티 랩(Reality Lab)'에서 근무 중이어서 아직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피코 역시 VR을 미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내다보고 키워가고 있는 것이죠. 채용 인원을 보면 회사와 국적을 가리지 않아요. 메타 및 샤오미, 화웨이 등에서 관리자를 영입했어요. 링크드인에는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등에서 VR팀 인재를 구하는 공고를 내고 있어요. 바이트댄스의 비디오 게임 부문 임원인 피터 리가 최근 피코의 콘텐츠 및 비즈니스 개발을 담당하기 위해 피코로 이동하는 등 전체적인 사이즈와 역량을 키우고 있죠.
중국이라는 시장이 있음에 IDC는 중국의 VR 헤드셋 시장이 4년 이내에 미국 시장만큼 커질 거라고 예측했어요. 나아가 세계 VR 헤드셋 출하량이 2026년 3100만 대로 현재 대비 거의 3배 증가할 것이고 그때까지 미국과 중국이 각각 전체 시장의 1/3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봐요. 바이트댄스와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가 큰 투자를 진행 중이고, 콘텐츠 개발도 이에 맞춰 따라올 것이라고 보고 있죠.
AR과 함께 VR은 스마트폰을 이을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면서, 빅테크가 모두 뛰어드는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죠. 이 중에서 바이트댄스는 이제 막 도전장을 내민 것인데요. 이미 틱톡을 통해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확장 성공 경험이 있기에 VR 시장에 대한 야심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폭발적으로 커가는 틱톡을 기반으로 한 협업도 향후에는 가능하다는 것이 큰 이점이고요. 바이트댄스는 VR 시장 규모가 현재 가장 큰 미국에는 당장 피코4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어요. 메타가 버티는 미국에 진출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에요. 하지만 이는 앞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계획일 것으로도 보입니다. 소셜미디어 경쟁에 이은 VR 경쟁의 전초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 IT와 소셜미디어 전반의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
[빅테크] #비용절감 #고용멈춤
1. 길을 잃은 듯한 메타
메타에게 위기라는 이야기는 최근에 늘 이어져 왔지만, 이를 입증하는 또 하나의 신호가 나왔어요. 당분간 모든 포지션의 고용을 멈추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시간에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늘 직원들과의 Q&A 세션에서 발표되었는데요. 현재 성장 중인 사업부를 포함한 거의 모든 팀의 예산을 줄이고, 각 팀별로 인원 감축 혹은 다른 팀으로의 인원 이동 등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결국 들어간 '고용 스톱'
고용을 멈추고 예산까지 줄이겠다는 것은 인원 감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바라봤어요. 내용을 전한 마크 저커버그는 "경제 상황이 안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그렇게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으로나마 어떤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판단했다"라고 언급했는데요. 2023년에는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직원 수가 이전 해보다 줄어든 해가 될 것이라고도 밝혔어요.
연간 비용은 기존에 910~970억 달러(약 130~139조 원)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미 안 좋아진 실적을 고려해 850억~880억 달러(약 121~126조 원)로 예상을 낮춘 상황이에요. 지난 2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감소해서 불안감이 증폭되더니 결국 향후 매출 성장 요인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타는 2023년에도 비용을 최소화하는 긴축 재정으로 예산을 짰다고 밝혔어요.
지금의 수익이 문제라고
현재 메타의 (거의 유일한) 수익원인 광고 시장의 성장도 계속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계속 나오는 중이에요. 미디어 투자 조사 기관인 마그나(Magna)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2022년 하반기의 미국 광고 시장 성장세는 기존에 상반기의 11%에 비해서 줄어든 6.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요. 2023년에도 광고 시장의 매출 성장률은 4.8%를 기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예상인 5.8%에서 더 낮춘 것이에요. (참고로 빅 이벤트들인 미국 중간 선거와 월드컵과 같이 사이클이 있는 광고를 제외한 수치입니다)
광고 시장의 둔화는 애플이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도입한 이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디지털 광고가 위축되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합니다. 소셜 광고는 지난 상반기에 3% 성장하는 데 그쳤고, 올해 전체적으로 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요. 비록 전체 광고 시장은 3230억 달러(약 462조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해 290억 달러(약 41조 4700억 원)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디지털 옥외 광고를 비롯해 검색과 오디오 광고 시장의 성장이 컸기에 가능했다고 분석돼요.
현재 소셜미디어 광고 시장이 성장하는 부분은 가장 강력한 위협이 된 틱톡이 차지해 가는 중이에요. 디지털 광고 영역 전체로 보자면 광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애플 그리고 이미 알파벳과 메타에 이은 광고 사업자로 성장한 아마존이 점점 가져가는 파이 크기를 키우는 중이죠.
'릴스'로는 극복할 수 없다
메타로서는 미래 사업으로 사활을 걸고 있는 AR/VR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지만, 당장의 성장 동력은 사라지는 중이에요. 현재 꺼지지 않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다시금 커지는 경기 침체 우려가 실현된다면 메타가 의존하는 광고 시장의 전망은 더욱 안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축소하는 비용 중 하나가 광고이죠. 그리고 메타의 광고 사업을 뒷받침하는 중소 규모 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소셜미디어 사업의 성장을 위해) 짧은 영상 기능인 릴스는 현재 메타가 기대는 거의 유일한 전략이기도 해요. 하지만 최근에 나온 예상보다 심각한 지표들은 이 전략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하죠. 현재 릴스의 인게이지먼트 수준은 심각하게 낮은 상황이고, 새로운 사용자 성장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두 정체된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릴스가 사용자 성장을 이끌고 있지도 않고, 기존 사용자들의 인게이지먼트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도 않은 것이에요.
틱톡에게 소셜미디어 성장의 대세는 이미 넘어갔어요. 물론 틱톡의 모회사가 중국의 바이트댄스이기에 데이터 유출 등의 '국가 안보 위협'이 없는지에 대한 조사를 받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바이든 행정부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데이터 유출에 대한 새로운 보안 사항에 합의하는 대신 회사를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합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어요)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한 때 회사 존립의 이슈이기도 했던 가장 큰 리스크도 해결하는 중이에요.
단기적인 수가 중요한 상황
틱톡의 성장은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10~20대가 역시나 주축 사용자인 스냅의 부진과 크게 대조가 돼요. 큰 틀에서 강력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유튜브도 그 영향력을 계속해서 확장하는 중이고, 최근에는 (계속 성장 중인) '쇼츠'의 광고 수익 공유 계획을 공개하면서 틱톡을 견제할 수 있는 수를 내놓았죠. 메타는 소셜미디어의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사업적인 전략 측면에서도 계속 경쟁자들이 새로운 수를 내놓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에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시에도 '거시 경제적 압박'을 실적 부진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내세웠어요. 하지만 지금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지고 있죠. 그리고 이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에요. 메타의 부진 이유 중 가장 주요한 사유는 거시 경제적인 압박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새로운 수를 내지 못하는 데 있다고 시장은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게 단기적으로 실적을 회복 시키는 수일지라도 앞서 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나온 수가 비용 절감입니다. 참고로 메타를 지금의 모습으로 키워낸 사업 모델을 구축한 COO 셰릴 샌드버그는 이 발표에 하루 앞서 메타에서의 마지막 퇴근을 했습니다. 오늘 발표는 메타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보여주는, 그리고 앞으로를 가늠하는데 중요한 기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빅테크] #메타경쟁 #중국시장
2. 바이트댄스도 뛰어든 VR 경쟁
바이트댄스가 VR(가상현실) 헤드셋 '피코4(Pico 4)’를 출시해요. 올해 10월 중순부터 소바자용 스탠드 얼론(다른 어떤 장치의 도움도 필요 없이 완비된, Stand-alone) 기기로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어요. 2021년 4월에 피코를 90억 위안(약 12억 8000만 달러, 약 1조 8200억 원)에 인수한 뒤 처음으로 신규 제품을 내놓는 것이에요.
이들은 현재 VR 헤드셋 시장점유율 1위인 메타를 따라잡겠다며 큰 투자를 지속하는 중이죠. 물론 지금으로선 메타가 확고하게 선두를 지키고 있는데요. (비록 위에서 전한 이야기처럼 사업이 지금 힘들지만요) 틱톡을 성장시킨 바이트댄스가 또 메타와 정면으로 겨루게 되는 이번 VR 하드웨어 시장 데뷔도 주목을 받고 있어요.
메타가 하면 우리도 한다
바이트댄스의 피코는 메타의 발자취를 거의 그대로 쫓아가고 있어요. 우선 VR 헤드셋 제품 사양과 가격 정책부터 비슷해요. 직전 제품인 '피코 네오 3(Pico Neo 3)'는 메타 오큘러스(Oculus)의 퀘스트2(Quest 2) 입문용 기기와 사양이 거의 동일했어요. 두 장치에는 같은 칩, 같은 수의 RAM이 장착됐고, 같은 위치에 4대의 추적 카메라가 달렸어요.
이번에 내놓은 피코4는 가격도 퀘스트2와 거의 비슷하게 책정됐어요. 퀘스트2의 경우 128GB 기기가 400달러(약 57만 원), 256GB 기기는 500달러(약 71만 원)예요. 이후 발표된 피코4의 가격은 각각 429유로(약 59만 원), 499유로(약 69만 원)였어요. 단순 비교를 하면 피코4가 전 제품보다 작고 가벼워졌는데 퀘스트2와 가격은 비슷해진 것이에요.
한편 피코4에서 플레이할 소셜 앱도 2023년 출시될 예정인데요. 이름이 '피코 월드(Pico Worlds)'예요. 메타의 소셜 앱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s)'와 이름부터 비슷해요. 이 가상공간들에서 사용자가 친구들과 교류하며 자연스럽게 인앱 결제를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죠. 호라이즌 월드의 경우, 2월 출시된 뒤 30만 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았어요. 이후 크리에이터 수익화 프로그램도 시작했고 8월에는 유럽 시장에도 진출했어요.
우선 피코4는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영역을 넓혀 진출할 예정이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3개국에서도 판매될 예정인데요. 바이트댄스는 유럽 시장부터 더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 아직 무르익지 않은 시장에서 메타와 경쟁할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풀어야 할 숙제는 한가득
바이트댄스는 메타와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지만 지금의 실적은 미미해요. 피코는 올해 180만 대의 헤드셋을 판매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설정했는데 상반기 출하량이 40만 대에 불과했어요. 시장점유율도 현재 4.7%에 불과해요. 자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140만 대를 판매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아 보이죠. 참고로 올해 6개월 동안 메타의 출하량은 560만 대였고 시장점유율은 81%였어요.
피코의 주요 시장은 역시 중국이죠. 올해 중국 VR 헤드셋 출하량의 62%가 피코의 헤드셋이었어요. 하지만 아직 중국 내 VR 시장은 커지지 않은 상황이에요. 디인포메이션의 관련 보도가 인용한 시장 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은 세계 VR 헤드셋 출하량의 8.7%, 미국은 47%를 차지했어요.
콘텐츠 수급 역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예요. 이번 피코4 출시를 발표하며 VR 게임에 관한 언급은 거의 없었고, 다른 기기에서도 지원하는 게임만 선보였을 뿐이에요. 대신 독점 스포츠 프로그램, 틱톡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홍보했는데요. 이렇다 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의식한 듯 앞으로 더 많은 VR 게임이 자체 VR 앱스토어에 올라올 것이라고 밝혔어요. 현재로서는 콘텐츠 생태계 자체가 작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굵직한 투자는 계속
IDC 리서치 매니저 지테쉬 우브라니(Jitesh Ubrani)는 피코가 의미 있는 성장을 만들어내는데 수년이 걸릴 거라고 내다봤어요. 물론 이는 피코만이 처한 상황은 아니죠. VR 시장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했거나 곧 열릴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어요. 피코는 특히나 중국이라는 가장 큰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바이트댄스는 아직 덜 성숙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큰 투자를 하고 나선 것이에요.
그렇기에 조직 규모는 급성장하는 중이에요. 작년 봄에 피코를 인수했을 때 총인원이 300명이었는데 이제 2000명 규모가 됐어요. 메타는 현재 전사의 20%에 달하는 인원인 1만 7000명이 VR팀인 '리얼리티 랩(Reality Lab)'에서 근무 중이어서 아직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피코 역시 VR을 미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내다보고 키워가고 있는 것이죠.
채용 인원을 보면 회사와 국적을 가리지 않아요. 메타 및 샤오미, 화웨이 등에서 관리자를 영입했어요. 링크드인에는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등에서 VR팀 인재를 구하는 공고를 내고 있어요. 바이트댄스의 비디오 게임 부문 임원인 피터 리가 최근 피코의 콘텐츠 및 비즈니스 개발을 담당하기 위해 피코로 이동하는 등 전체적인 사이즈와 역량을 키우고 있죠.
중국이라는 시장이 있음에
IDC는 중국의 VR 헤드셋 시장이 4년 이내에 미국 시장만큼 커질 거라고 예측했어요. 나아가 세계 VR 헤드셋 출하량이 2026년 3100만 대로 현재 대비 거의 3배 증가할 것이고 그때까지 미국과 중국이 각각 전체 시장의 1/3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봐요. 바이트댄스와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가 큰 투자를 진행 중이고, 콘텐츠 개발도 이에 맞춰 따라올 것이라고 보고 있죠.
AR과 함께 VR은 스마트폰을 이을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면서, 빅테크가 모두 뛰어드는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죠. 이 중에서 바이트댄스는 이제 막 도전장을 내민 것인데요. 이미 틱톡을 통해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확장 성공 경험이 있기에 VR 시장에 대한 야심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폭발적으로 커가는 틱톡을 기반으로 한 협업도 향후에는 가능하다는 것이 큰 이점이고요.
바이트댄스는 VR 시장 규모가 현재 가장 큰 미국에는 당장 피코4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어요. 메타가 버티는 미국에 진출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에요. 하지만 이는 앞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계획일 것으로도 보입니다. 소셜미디어 경쟁에 이은 VR 경쟁의 전초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VR 시장에는 메타 외에도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쟁쟁한 경쟁사가 많죠. 마이크로소프트는 VR과 AR을 혼합한 기기인 '홀로렌즈(Hololens)'를 2016년에 처음 출시했어요. 지금은 3년 전 출시한 홀로렌즈 2 헤드셋이 의료, 교육, 군사 훈련 등의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소니는 VR 게임 분야에서 강세를 보여요. 플레이스테이션 VR(Playstation VR) 2을 2023년 초 출시할 거라고 발표했는데 팬들은 열광하고 있어요. 시선 추적, 3D 오디오, 4K HDR 영상, 새로운 컨트롤러를 제공한다는 소개 영상이 최근 공개되었고, 빠른 시간 안에 200만 조회수에 육박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