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을 감지한 테크 기업들?

1. 테크와 거꾸로 가는 고용지표, 2. 이케아의 부진이 말하는 것
오늘은 위험을 감지한 테크 기업들과 간밤에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의 관계를 살펴보고요. 이케아의 실적을 통해 본 수요 감소 현황을 잠시 짚을게요.  

[테크] #고용지표 #실리콘밸리

1. 위험을 감지한 테크 기업들?

아마존마저 결국 본사 인력 고용을 멈추기로 했고, 대표적인 승차 공유 서비스인 리프트도 인력의 13%인 약 700여 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가장 잘나가던 결제 시스템 기반 공룡 스타트업인 스트라이프도 전체 인력 중 14%인 1000여 명을 줄이기로 했고요. 이들 외에도 많은 테크 기업들이 현재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테크 업계 전체가 기존의 성장세가 줄어드는 상황이고, 앞으로의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게 변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중인데요. 일각에서 보듯이,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을 대비하는 움직임을 테크 업계는 선제적으로 보여주는 것일까요? 아니면 오랫동안 큰 성장세를 이어온 테크도 이제 진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것일까요?

테크 업계 상황이 많아 안 좋아 보이지만, 아직 전체적으로는 '구직' 보다는 '구인'이 많은 상황이에요.  

강한 고용 시장, 근데 테크는 왜?
간밤에 발표된 미국의 10월 고용 지표는 예상보다 좋게 나와 또 한 번 아직 경제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도 해요. 지난 9월에 비해서는 조금 떨어졌지만 26만 1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마련되면서 기업들이 여전히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음이 나타났죠. 실업률은 예상보다는 조금 더 오른 3.7%를 기록했고요. 현재 계속 고용을 줄이는 테크 업계와는 상반된 모습이에요.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미 연준이 또 한 번 기준금리를 0.75% 올리기도 한 상황이지만, 아직 낮은 실업률 등의 고용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쉬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경기 속도를 조절하려고 했던 이들의 계획은 (아직까지는) 뜻대로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현재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페이스가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죠)

테크 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대한 위험을 감지하고 선제 대응에 나선 측면도 있지만, 미국 산업 전반에서 특정히 테크 업계의 고용은 전체 고용 인력의 작은 부분이에요. 제조업과 리테일 및 서비스업, 헬스케어 분야 등의 고용 지표가 강세를 띄고 있고, 이 분야들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9월에는 구인건수가 무려 1070만에 이르렀고, (더 나은 직장을 찾으려는) 자발적 퇴사자 수도 그 수가 400만 명 이상을 매월 꾸준히 유지해왔죠. 

폭풍이 닥친 트위터까지 보면
일론 머스크가 점령한 트위터는 바로 어제를 시작으로 전체 7500여 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인원의 해고를 시작했어요. (뉴욕타임스에 코멘트를 한 익명의 내부자들은 이미 3700여 명의 해고가 확정되었다고 알렸어요) 최근 발표된 테크 업계의 구조조정도 아직은 대부분 고용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죠. 하지만 테크 업계의 인력은 보통 직장을 다시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인력으로 분석돼요.

현재 시장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제품 개발에 참여한 인력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많아요. 새로운 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도 지금 디지털이 핵심이고 인력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죠. 11월 고용지표에 테크 업계의 구조조정 상황이 반영이 된다고 하더라도 지표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재의 예상이에요.

관심이 집중되는 테크 업계의 현황과 구조조정 상황이 모두 주요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타지만, 실제 그 영향이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워요. 그 이유는 테크 업계의 고용 데이터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류되지 않고, 핀테크면 금융, 이커머스면 리테일, 혹은 전문 비즈니스 서비스 등으로 퍼져서 반영되기 때문이에요. 현재 테크 업계 전체가 어떤 상황인지 정부가 발표하는 데이터에 따라서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
전체적인 고용 지표에 미치는 그 영향과는 별개로 일단 현재 대표적인 기업들이 시작한 구조조정이 보여주는 분위기를 살피는게 중요하다고 업계의 관계자들은 보고 있어요.

실리콘밸리와 테크 업계의 분위기를 가장 가까이서 파악하고 있는 디인포메이션의 CEO인 제시카 레신은 관련 칼럼을 통해 "지난 10년간 대표적인 테크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 항상 돈을 쓰는 플레이북을 실행해왔다.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훨씬 '오버 페이'를 했고, 이런저런 회사를 큰 가치에 사들였다. 수익도 나오고, 자본도 넘치는데 안 할 이유가 무엇이었겠나?"라면서 경기가 하강하는 지금 시점의 현실이 그들에게 갑자기 다가왔다고 보고 있어요. 막대한 돈을 크게 써오며 성장해 온 이들이 이제 그 비용을 계속해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깨달았고, 경영의 진짜 어려운 일들을 마주해야 할 때라고 보고 있죠.

디인포메이션의 뉴욕지부장인 마틴 피어스는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 하지 않을 사업을 가려낼 수도 있었던 선택과 같은 '럭셔리'는 큰 테크 기업들이 앞으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예를 들면 몇 해 전 구글 직원들이 나서서 구글이 미 국방부의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안 되다고 시위에 나섰던 것과 같은 움직임은 당분간 보기 힘든 장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는 테크 업계도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죠.

어쨌든 미국 고용지표가 단기간에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도 계속 잘 살필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당분간 테크 업계만큼은 뒤숭숭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테크 업계 종사자들이 다시 직장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이들이라 하더라도, 그동안의 수익을 앞으로 내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전략을 빠르게 수정하는 기업들의 긴장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요.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테크에 아주 오랜만에 찾아온 한파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습니다.

☕️ 참고: 광고주 이탈하는 트위터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가 지난 일주일간 보여준 모습을 보고 불안해진 광고주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어요. GM을 비롯해 대형 식품 회사인 제네럴 밀스와 오레오를 만드는 몬델레즈 인터내셔널, 화이자,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은 모두 트위터에서의 광고를 멈추기로 했는데요. 그동안 일론 머스크가 예고한 대로 콘텐츠 규정이 완화되는 조치가 취해지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질 것을 대비한 움직임이기도 해요. 

헤비급 광고주들의 이탈이라 그 영향이 작지 않죠. 그리고 불안감을 느낀 많은 기업들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라고 해요.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마당에 디지털 광고 비용을 줄이겠다는 검토를 하면 기업들은 트위터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겠죠. 구글과 페이스북이 있는 상황에서 트위터는 본래 광고주들이 가장 우선하는 플랫폼이 아니에요. 일론 머스크가 보여준 모습은 광고주들에게 "트위터부터 비용 빼"라고 할 구실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일론 머스크는 트윗으로 막대한 광고 수익이 빠지고 있다고 하면서,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이 광고주들을 압박하고 있다. (우리가) 콘텐츠 규정을 완화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모든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불만을 드러냈는데요. 그가 수많은 목소리와 사용자로 이루어진 소셜미디어 기업 운영의 어려움을 이제 조금씩 깨닫게 하는 장면들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뉴스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들을 계속 생산해 내면서 시끄러운 운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리테일] #실적하락 #단신

2. 이케아도 보여주는 불안한 모습

이케아가 지난해 대비 크게 악화된 실적을 발표했어요. 여전히 매출은 성장했고, 수익도 크게 났지만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케아가 최근 몇 년간 계속 좋은 실적을 올려온 건 디지털 전환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면서 이제 연간 온라인 판매 비중도 전체 매출의 4분 1을 넘기 때문인데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뿐만 아니라 좋은 브랜딩의 힘을 보여주면서 무한히 확장하던 이들도 어느새 성장의 시대가 이제 꺾인 것 아니냐를 걱정하고 있어요.

아직 매장에서 실감할 수 있는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지만요.  

이케아 이야기를 하는 이유
이케아 브랜드 소유 기업이고, 이케아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들에 상품을 공급하며 공급체인을 관리하는 인터 이케아(Inter IKEA Holdings BV)는 8월 말을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의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이 난 7억 1000만 유로(약 998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어요. (참고로 상장 기업이 아닌 인터 이케아는 매년 자사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하고 있어요)

매출은 7.7% 성장한 276억 유로(약 38조 7500억 원)를 기록했지만, 원재료와 운송비 등이 지난해부터 크게 높아졌었기에 이익은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 순이익은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라서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현재 목재, 메탈(알루미늄, 구리 등), 유리, 플라스틱 등을 포함하는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그 가격은 기업들의 실제 원가에 반영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높아진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으로 유발된 인플레이션 상황도 일단은 지속되는 중이고요. 

계속 이어질 높은 비용 구조
현재 에너지 가격은 고점 대비 안정된 수준으로 내려왔던 상황이지만, 중국이 락다운을 풀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가격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어요. 어느새 90불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죠. 물론 치솟던 목재 가격이 올해 들어서 60% 이상 하락을 했고, 해상 운임 시황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물동량이 유지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늘 좋은 신호가 아니죠.

무엇보다 변동성이 너무 심해 점점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기가 힘들어지고 있죠. 목재 가격만 해도 작년 5월 1600달러(1000보드푸트(board foot) 당, 보드푸트는 넓이 1제곱피트에 두께 1인치)를 넘어갔다가, 9월엔 또 400달러대로 빠졌다가, 올해 초 다시 1200달러를 넘기기 시작해 봄에는 1500달러에 이르렀고, 이후 다시 크게 빠져 지금 400달러대의 상황에 이르렀죠. 목재는 특히 그러하고 에너지를 포함한 많은 원자재가 지난 1~2년간 너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요.

이케아는 많은 소비재 기업들이 그러했듯이 올해 초까지 커진 수요의 덕을 봤지만,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면서 비용 조절이 쉽지 않은 시간이 이어져 왔어요. (지난 2년간 증대된 비용만 해도 10억 유로에 이른다고 밝혔어요원자재 시장의 가격이 내려오는 상황이지만, 높은 원자재 구매 비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어요.

이제는 수요 지속 여부의 문제
많은 기업이 낮아진 구매 가격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내년까지 상황을 봐야 합니다. 또, 올해는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들이 바로 준비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이제 수요가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경기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경기 침체까지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경기가 하강하는 불안정한 상황이 내년에 이어지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으로 이케아도 실적이 좋아질 요인은 없다고 예상하고요.

인터 이케아는 대부분의 이케아 리테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잉카(Ingka) 그룹과 다른 프랜차이즈들에 비용 증가가 크게 전이되지 않도록 계속 증대되는 비용의 더 큰 부분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돼요. 일정 부분 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상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더 큰 부분을 떠안고 있다고 밝혔죠. 지난 2년간 흡수한 비용 인플레이션이 10억 유로(약 1조 4000억 원)에 이르렀다고 해요.

또 소비자 가격을 무작정 크게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고, 아직은 가격을 유지하는 중이에요. 일단 최대 프랜차이즈인 잉카 그룹은 11월 24일에 연간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들의 퍼포먼스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수요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도 참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오기 전 풍요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매장에서 파는 미트볼마저 대히트가 되었던 이들의 실적은 현재 경기 상황이 어떤지를 (일정 부분) 느낄 수 있게 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코스트코 상황도 잠시 보면
코스트코의 10월 실적도 성장세가 느려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어요. 코스트코는 매월 매출을 공개하는데요. 최근 발표한 10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증가한 177억 달러(약 24조 8800억 원)를 기록했어요. 하지만 9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1% 성장했고, 8월에는 11.4% 성장한 것에 비하면 그 속도가 느려졌어요. 지난 8월 말을 기준으로 끝난 3분기(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15%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죠. 

향후 분기별 실적으로 명확한 흐름을 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굳건한 리테일러 중 하나인 코스트코도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볼 수 있어요.

오늘 커피팟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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