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의 [부엉이의 차트피셜]을 통해서도 전해드렸듯이 엔비디아의 현재 커진 가치는 엔비디아가 향후 수십 년간 사업을 하면서 같은 기간 동안 이익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정을 한다고 하면 그 오랜 기간 동안 경쟁자에 의해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는 대표적인 투자 구루인 오크트리캐피털의 하워드 막스가 짚은 바이죠. 지금 아무리 엔비디아의 이익 성장률이 크다고 해도 수십 년 동안 이익이 이어질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면, 다시금 그 평가를 돌아봐야 한다고요.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이렇게 질문하면 현재의 평가가 달리 보일 수도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30년 뒤에도 시장을 압도하는 기업으로 남아 있을까?"
과연 그럴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기 위해 엔비디아의 고객들인 빅테크 회사들의 연혁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 가장 오래된 마이크로소프트는 1975년도에 세워졌고, 세상을 집어삼킬 것 같았던 기세이던 1990년대 후반 반독점법 소송에 대응하면서 모바일 혁명에 올라탈 기회를 놓쳤습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어려운 시간을 겪었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2010년대 중후반까지도 새롭게 시장을 평정한 빅테크들과 같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신사업으로 추진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관련 소프트웨어도 이를 기반으로 그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다시 빅테크의 대열에 올라선 것이죠. 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 이런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려울 당시 치고 올라온 기업은 대표적으로 1998년에 설립된 구글입니다. 구글도 본격적으로 빅테크가 된 것은 2010년대 초중반 이후 전 세계 검색 시장을 진정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입니다. 하지만 그러고 약 10년 후 AI 모델이 출현하고, 오픈AI라는 경쟁자가 나타났죠. 물론 누구보다 일찍이 AI 개발에 투자를 많이 했던 그 저력을 발휘해 시장의 리더군 자리를 놓치진 않았으나 검색 시대에는 없었던 경쟁자들이 AI 시대에는 아주 많이 생긴 상황입니다.
- 1994년에 설립된 아마존이 진정 리테일 시장을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2010년대 중후반부터입니다. 반스앤노블을 무너뜨리고, 모든 종류의 오프라인 리테일러들도 힘겨운 시기를 지나게 만들기도 했죠. 물론 이제 대표적인 사업은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입니다. 디지털 광고 사업의 규모도 구글과 메타의 뒤를 잇고요. 하지만 주력인 이커머스 분야는 월마트와 코스트코처럼 자신을 혁신하면서 꾸준히 성장한 거인들과 경쟁을 해나가야 하기도 합니다. 최근 알레사 플러스를 내놓은 이들도 역시 AI 시대의 경쟁을 역시 헤처나가야 하고요.
- 가장 어린 메타의 경우에는 2004년 설립 이후 가장 빠르게 자신이 속한 시장을 평정한 빅테크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전까지는 구글과 애플처럼 자신들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사업자들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빅테크였습니다. 물론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들이 소유한 소셜미디어와 그 광대한 데이터가 재평가를 받고 있지만요. 하지만 경쟁자가 계속해서 생겨나는 AI 산업에서 이들이 AI 시대에 지배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죠.
이러한 빅테크의 모습이 말해주는 것은 엔비디아의 지속성을 평가하는 가정도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쟁이 늘 치열하게 펼쳐지는 테크 산업의 향방 역시 또 바뀔 수 있고, 자신들이 그러했듯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갑자기 부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급자와 가장 큰 고객으로 얽힌 이들의 지속성은 이제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성장이 오래 지속가능하다고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AI 모델 그리고 이후에 나올 AI 산업의 사업 모델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필히 그 조정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시기를 남겨두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물론 버블이라고 선언을 하고, "버블이 터질 거다"라는 가정이 결과적으로 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전망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징후들 역시 만만치 않은 설득력을 보여준다는 것을 살펴야 할 때라고 시장은 말하고 있기도 합니다. |
그렇습니다. 매출이 393억 달러(약 56조 3800억 원)인데, 순이익이 220억 달러(약 31조 5600억 원)입니다. 워낙 페이스가 좋으니 2년 전과 비교도 해보면 좋습니다. 당시 동기 매출은 약 60억 달러(약 8조 645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2년 만에 매출만 6.5배가 넘게 뛴 것이죠.
하지만 실적 발표 전에 오르던 주가는 이후 오히려 떨어지는 중입니다. 가이던스도 나쁘지 않은데 말이죠. 이번 분기(회계연도 2026년 1분기)는 매출이 430억 달러(약 61조 778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한 420억 달러(약 60조 5200억 원)보다도 높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어떤 임팩트를 주는 '블로우아웃(Blowout)'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지난 분기에도 나타난 현상인데요.
왜 그럴까요? 이번 실적 발표는 시장의 딥시크(DeepSeek) 충격과 그로 인한 수요 걱정도 떨쳐낸 것으로 보이는데 말이죠. 또 중국으로의 수출에 대한 제재가 걸린다 하더라도 빅테크 중의 빅테크들이 당분간 고객일 수밖에 없는 이들을 보면서 시장은 그리 큰 걱정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보이고요. 무엇보다 엔비디아의 사업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거의 없다고 지켜보는 이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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