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농산품과 에너지와 식품 그리고 다양한 상품에 걸쳐 관세가 적용되면 광범위하게 이 영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지만, 이들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은 미국의 소비자들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의 성향이 다른 미디어는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모두 이긴, 대선 승리에 결정적이었던 5개 주인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미시건, 오하이오가 캐나다 및 멕시코로부터 2024년에 수입한 상품의 가치는 2008억 달러(약 291조 8200억 원)에 달합니다. 공화당의 텃밭인 멕시코와 인접한 텍사스는 1962억 달러(약 285조 1770억 원)에 이르고요. 당장 이 금액의 상당 부분에 관세가 매겨진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쉽게 상상되기도 하고, 그 임팩트가 너무 클 수도 있어 쉽게 상상되지도 않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나아가서 트럼프 대통령이 '적'이 아니라 '친구들'을 때리고(Whacking) 있다는 표현까지 쓰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모든 거래 활동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짚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런 큰 위험에 나라를 노출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요. 장기적으로 각 산업의 미국 내 생산이 늘어나면서 미국의 산업과 경제가 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요.
현재 트럼프가 베팅을 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가진 미국이 국제 상거래에 너무나도 큰 역할을 하고 있기에 관세를 무기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고 분석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중상주의(mercantilism)' 전략은 오히려 지난 몇 년간 '예외적인' 강함을 유지해 온 미국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의 대선 승리의 열쇠가 되었던 인플레이션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지난 몇 년간 이어온 성장세가 느려질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세가 유지된다면 지난 2024년에 2.5% 성장한 미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1%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이미 나왔습니다. 관세로 인한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제 전망도 좋지 않지만, 미국이 타격을 피해 갈 방법도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시를 수행하는 이들은 관세의 무기화가 장기적으로 새로운 경제 번영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적어도 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산업의 기업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금융 시장은 모두 불확실한 그 미래까지의 길을 계속 버텨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시장은 과연 버티고 참을 수 있을까요? 현재로서는 앞으로 그 전개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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