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주의력은 어떻게 성과로 이어지는가 '어텐션 이코노미(Attention Economy)'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인지과학자/경제학자이자 조직이론가인 허버트 사이먼이 1971년에 발표한 논문 <Designing Organizations for an Information-Rich World(정보가 풍부한 세상에서의 조직 디자인하기)>에서 언급해 시작된 개념이기도 합니다.
해당 내용을 간략히 번역하자면요.
- "정보가 풍부한 세상에서는 정보 자체보다 그것이 소모하는 자원이 부족해진다. 정보가 소모하는 것은 명확하다. 바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주의력'이다. 따라서 정보의 풍요는 주의력의 빈곤을 낳고, 넘치는 정보원들 사이에서 주의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해야 할 필요성을 만들어낸다."
"In an information-rich world, the wealth of information means a dearth of something else: a scarcity of whatever it is that information consumes. What information consumes is rather obvious: it consumes the attention of its recipients. Hence a wealth of information creates a poverty of attention and a need to allocate that attention efficiently among the overabundance of information sources that might consume it."
이 이야기를 단순하고 쉽게 정리하자면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는 그것을 소화할 '주의력'이 회소한 자원이 된다는 이야기이죠. 1990년대 후반에 역시 유명한 디지털/사회 이론가인 마이클 골드해버가 '어텐션 이코노미'라는 이름으로 본격 정립을 했는데요. 페이스북이 전 세계에 확산하기 시작하고, 유튜브가 태동한 2000년대 중반 이후에 메타와 구글의 핵심 사업 모델을 다듬은 이론이기도 합니다.
이런 '어텐션 이코노미'는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탄생한 지 20년이 넘게 지난 현재, 소셜미디어를 넘어 크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전 산업에 걸쳐서 쓸 수 있는 개념이 되었고, 이를 통해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죠.
오늘과 내일 1, 2부로 나누어 전해드릴 이야기는 최근 그 사업 모델이 만들어지는 사례를 핵심적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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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마케팅전략 #어텐션이코노미 '어텐션 이코노미'의 진짜 의미 |
한국의 AI 스타트업인 뤼튼 테크놀로지스의 최근 광고는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단 뤼튼의 제품 자체를 알리기 위해 지드래곤이라는 슈퍼스타를 기용하면서도, 그가 혼자 대충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 같은 모습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뤼튼이라는 이름을 쉽게 발음하는 방법을 (특유의 말투로 대충) 알려주면서 "이것만 써"라고 이야기를 하고, 광고는 뤼튼의 이름을 대문짝만하게 보여주면서 끝나죠.
광고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즉시 '버즈', 즉 '화제'를 만들어 그 의도를 달성했습니다. 시장에서 인지도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광고였던 것이죠. 광고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분명한 반응이 나왔지만, 이 반응 자체가 커지는 것이 목적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물론 광고가 사회문화적으로 어떤 부작용을 만드는 요소를 포함하지도 않았고요.)
지난 2024년 10월을 기준으로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500만 명을 넘겼던 뤼튼은 경쟁이점점 커져가는 시장에서 사용자를 더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AI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현재 미국의 빅테크와 중국 빅테크 그리고 국내에서도 빅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지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죠.
이제 확실히 더 많은 사람들이 뤼튼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했고, 그중 일부는 뤼튼의 챗봇을 실제로 사용해 봤을 것입니다. 그것도 이 광고를 바로 더 쉽게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는 젊은 층에서요.
실제 매출과 어떻게 연결할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광고를 통해서 '어텐션', 즉 현재 이 세상에서 이제는 더없이 소중한 자원이 되어가기도 하는 '주의'를 끌었고, 이는 실질적인 기업의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첫 번째 큰 관문이기도 한 것입니다.
사람들의 주의를 어떻게 끌어서 이름을 알린 것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단계의 문제로 나아가는 것이죠. 하나의 광고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국엔 회사를 시장에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가를 고민한 큰 틀의 '마케팅 전략'에 포함되는 것입니다. |
뤼튼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옥외광고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커피팟, 뤼튼) |
그런데 말입니다. 뤼튼의 이러한 광고 전략은 최근 얼마 전 큰 화제가 되었던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트업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모습은 현재의 '어텐션 이코노미'는 콘텐츠나 미디어 같은 어떤 특정 산업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지난 2월 클루리(Cluely)라는 AI 스타트업의 대표 로이 리(Roy Lee)가 띄운 영상 하나는 실리콘밸리를 넘어 전 세계 테크 씬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단 이들이 선보인 제품은 "감지 불가능한 숨겨진 브라우저"이고, "이를 이용해 모든 부정행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 로이 리는 그 제품을 이용해 아마존의 취업 면접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해당 영상은 아마존의 저작권 문제 제기로 결국 내릴 수밖에 없었지만, 클루리를 업계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죠. 이렇게 큰 '밑밥'이 깔린 이들의 명성은 4월에 이어서 나온 광고로 더욱 커집니다. 소개팅을 나간 창업자가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가나가기 위해 제품을 활용하는 모습은 진정 사람들의 '어텐션'을 끌어모았죠.
이후 클루리는 4월에 시드 530만 달러(약 72억 원)의 시드 투자를 받고, 6월에는 앤드리센 호로위츠 등으로부터 1500만 달러(약 205억 원)의 시리즈 A 투자까지 연이어 유치합니다. 결국 잘 만든 광고로 사람들의 주의부터 사로잡으면서 실적을 내고 투자를 유치해, 더 큰 성과까지 만든 사례이죠.
AI 스타트업에게는 특히 돈이 잘 도는 실리콘밸리에서 이렇게 큰 관심을 끌었고, 잠재성이 높다고 판단된 똑똑한 창업자들을 벤처캐피털들이 높게 산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들이 시장의 요구에 빠르게 반응하고, 사용자들의 '주의력'을 어떻게 가져올지를 깨쳤다는 것이 투자의 핵심 이유라고 볼 수 있고요.
근데 '어텐션 이코노미'라는 개념의 실체는 현재 기준으로 무엇일까요? 주의를 끈 이후에는 어떤 성과로 이어져야 하는걸까요? 특정히는 각 기업 차원에서요. 단순히 광고와 홍보 전략이 아니라 제품 자체를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의미로요. |
4월에 나온 클루리의 광고 역시 히트를 쳤고, 그들에 대한 사람들의 주의를 지속 끌어오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클루리팀의 실행력을 보여주는 여러 영상들 역시 이들에게 좋은 평가가 내려지게 한 요인이었고요. (이미지: 클루리) |
소셜미디어를 통한 관심 끌기 경쟁은 늘 정점을 찍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관심을 끄는 개인들이 있고, 꾸준히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모두 이렇게 순간순간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고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개인적인 수익으로 환원되는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죠.
현재 스레드와 같은 새로운 소셜미디어에서 (한국의 경우) 사람들의 주의를 크게 끄는 부동산과 투자 이야기, 혹은 거기서 이어지는 '부자가 사는 법/부자가 되는 법' 같은 이야기가 넘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물론 각종 자극적인 이야기로 주의를 끌려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이유이고요.
하지만 기업이 관심을 끄는 방식과 그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디스플레이하는 방식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니 달라져야만 했습니다. 모두가 이 기업의 의도를 알고 있는 콘텐츠는 아무리 많은 광고비를 태워도 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유입도 전환도 모두 실망스러운 지표를 보일 수밖에 없죠.
어떤 기업이 실제로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내려면 일정 단계를 거쳐야만 하고, 이것이 '어텐션 이코노미'의 기업이 경제적 성과를 창출해 나가는 방법입니다. 뤼튼과 클루리의 사례도 아직은 '어텐션'으로 인해 형성된 아웃풋, 즉 생산물의 소비와 그 가치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아직 사용자들을 더 모아야 하고, 이들을 상대로 더 많은 테스트를 거치면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기도 하며, 누구한테 이 제품이 명확하게 팔릴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가 만든 흐름을 적용해 보면 뤼튼과 클루리는 '어텐션(주의)'을 끄는데 성공한 상황이고, 이제는 '내러티브(맥락)'를 만들어 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제품의 맥락이면서, 이 제품을 쓰는 사용자의 맥락이기도 합니다. 이 맥락은 곧 이들의 자본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과 맥락을 기반으로 '스페큘레이션(Speculation, 예측에 기반한 기대 심리(혹은 투기))'의 단계에 접어들 수 있습니다. "뤼튼은 MAU 천만 명을 달성할 수 있을까? (유료) 사용자를 얼마나 끌어모을 수 있을까? 다른 사업 모델은 없는 걸까?", "클루리는 매출을 얼마나 더 늘렸을까? 고객 베이스를 얼마나 더 늘린 걸까?"와 같은 추측을 하면서 이들이나 관련 AI 기업들에 투자할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죠.
(내일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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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n information-rich world, the wealth of information means a dearth of something else: a scarcity of whatever it is that information consumes. What information consumes is rather obvious: it consumes the attention of its recipients. Hence a wealth of information creates a poverty of attention and a need to allocate that attention efficiently among the overabundance of information sources that might consume it."
이 이야기를 단순하고 쉽게 정리하자면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는 그것을 소화할 '주의력'이 회소한 자원이 된다는 이야기이죠. 1990년대 후반에 역시 유명한 디지털/사회 이론가인 마이클 골드해버가 '어텐션 이코노미'라는 이름으로 본격 정립을 했는데요. 페이스북이 전 세계에 확산하기 시작하고, 유튜브가 태동한 2000년대 중반 이후에 메타와 구글의 핵심 사업 모델을 다듬은 이론이기도 합니다.
이런 '어텐션 이코노미'는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탄생한 지 20년이 넘게 지난 현재, 소셜미디어를 넘어 크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전 산업에 걸쳐서 쓸 수 있는 개념이 되었고, 이를 통해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죠.
오늘과 내일 1, 2부로 나누어 전해드릴 이야기는 최근 그 사업 모델이 만들어지는 사례를 핵심적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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