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매출뿐만 아니라 시장 가치 기준에서도 크게 앞서는 퍼블리시스 그룹의 경우, 다른 에어전시 그룹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틈을 타서 시장 내 수주를 휩쓸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만 따로 놓고 보면 네스프레소와 레고 그리고 마스 등의 대표적인 리테일 기업들에게서 총 33억 달러(약 4조 5860억 원)의 신규 수주를 올려서, 합쳐서 5억 달러(약 6950억 원)에 그친 나머지 3곳의 대형 에이전시들을 압도했죠. 앞서 1분기에는 WPP로부터 대표적인 광고 업계 클라이언트인 코카콜라의 북미 어카운트를 뺏어오기도 했습니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이들이 기존의 광고 수주를 얼마나 잃었는지인데요. JP모건에 의하면 퍼블리시스가 잃은 수주액은 1억 1500만 달러(약 1600억 원)인데, 나머지 3곳이 잃은 수주액은 31억 달러(약 4조 3070억 원)에 달합니다.
광고 업계는 이미지, 영상, 음성, 텍스트에 걸쳐서 계속 발전하는 AI 도구들의 침투 영향으로 인한 변화가 이미 커졌고, 그 활용이 전문화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수일이 걸리던 작업들을 순식간에 해주고 있는 상황인데, 에이전시들이 갖춰여 할 중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죠.
퍼블리시스는 AI 시대가 도래하기 전부터 변화하는 테크의 흐름을 잘 보고 대비한 그룹입니다.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했고, 큰 투자도 완료했죠.
대표적으로 2015년에 디지털 컨설팅 펌인 사피엔트(Sapient)를 37억 달러(약 5조 1430억 원)에 인수했고, 2019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인 엡실론(Epsilon)을 44억 달러(약 6조 116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이런 투자들을 합쳐 지금까지 총 120억 달러(약 16조 6780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디지털 전환'과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 플랫폼 등의 관련 테크 인프라 확보에 투입했습니다.
광고 에이전시가 진행하는 이렇게 큰 투자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당시에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급작스레 찾아온 AI까지) 미래를 내다본 혜안으로 빛을 발하는 중이죠. 반면 이들처럼 대비를 하지 못한 기존의 업계 일등 기업인 WPP도 힘겨워지고 있고, 옴니콤과 인터퍼블릭은 합병해야 되는 상황까지 이른 것입니다.
AI 시대에 광고 시장은 커지지 않지만, 여전히 광고 에이전시의 전문성에 대한 수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수요는 기존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서 소비자에게 어떻게 더 접근해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도출해 주길 원하게 되었죠. 어느새 AI가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는 광고 시장에서 이를 충족 시켜주는 대표 에이전시 그룹은 (기존 에이전시들 중에서 유일하게) 퍼블리시스인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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