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의 테크 노트]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보는 메타의 그림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테크 씬은 최근 열렸던 메타의 연례 개발자 행사인 커넥트 2025에서 발표된 신제품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프로토타입으로 공개했던 AR 글래스 오라이온(Orion) 이후 훨씬 더 잘 다듬어진 모습의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인데요.
일반 사용자들 쉽게 사용할 디스플레이와 기능을 갖춰 등장한 이번 글래스는 메타가 작정하고 낮춘듯한 가격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존에 출시한 제품들도 얼리 어답터들을 중심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판매가 크게 증가해 왔는데, 메타는 앞으로 글래스 시장을 공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과연 안경이라는 폼 팩터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도 있는 핵심 기기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장기적으로 말이죠) 메타가 이번에 선보인 제품이 우선 어떻게 평가받는지도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준의 테크 노트] #폼팩터 #스마트글래스 안경은 스마트폰이 될 수 있을까? |
"AI 글래스와 가상 현실"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커넥트 2025의 연단에 서자마자 던진 두 마디입니다. 그리고 저커버그는 이어 말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개인화된 초지능과 홀로그램을 활용한 실재감을 전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안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커버그는 안경이야말로 개인용 초지능에 가장 이상적인 폼 팩터(Form Factor)라고 주장합니다. 안경은 착용자가 보고, 듣는 시선을 그대로 AI가 보고, 들을 수 있게 해주며, 별도로 휴대폰을 꺼내거나 하지 않고도 현재를 있는 그대로 즐기며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폼 팩터라는 것이 이유이죠.
이번 커넥트에서 메타는 크게 3가지 종류의 라인업을 발표했는데요. 평소 착용 용도의 안경 2개, 스포츠 용도의 안경, 그리고 디스플레이까지 장착된 안경입니다.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의 착용을 가정해 사람들이 선택하는 폼 팩터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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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핵심인 '레이밴 디스플레이'입니다. 함께 착용하는 손목 밴드(뉴럴 밴드)가 동작을 인식해 기능을 실행하죠. (이미지: 메타) |
일상 용도의 레이밴과 오클리 브랜드의 메타 글래스는 이미 시중에 나와 있던 메타 제품들의 신규 버전입니다. 더 향상된 배터리 성능, 바로 앞에 있는 화자의 음성을 더 또렷하게 들려주는 '대화 집중' AI 기능 등이 소개 되었죠. 두 번째로 소개된 스포츠 및 아웃도어 활용에 집중된 오클리 메타 뱅가드 글래스는 동영상 캡처와 기록 추적에 특화 되어 있습니다. 가민(Garmin), 스트라바(Strava)와 같은 스포츠 전문 디바이스, 서비스 기업들과 협업하여, 해당 기기 및 서비스들에서 수집되는 정보들이 메타 글래스에 바로 표시되는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메타의 다양한 소셜 미디어 및 메신저에 공유될 수 있죠.)
마지막으로는 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했던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가 있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프로토타입이었던 오라이온(Orion)은 별도의 컴퓨팅 팩을 가지고 있어 단일 기기로 스마트폰과 연동이 불필요했는데요. 이번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연동이 필수입니다.
또한 시선 추적과 AR 기능까지 탑재되어 주변을 인식하고 3D 사물들을 표시할 수 있었던 오라이온에 비해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UI를 표시해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노출 또한 양쪽 눈이 아닌 한쪽 눈에만 표시되도록 변경했고요.
참고로 작년 오라이온의 출시 시점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커버그는 1) 디스플레이가 따로 없이 카메라만 있는 형태, 2)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형태, 3) AR까지 포함된 형태의 3가지 스펙트럼에 대해 이야기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변경이 다운그레이드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용자에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단순화했고, 다양한 스마트 글래스의 스펙트럼 내에서 현재 시점에 완성도를 높여 최종적으로 출시 가능한 스펙을 적절하게 다듬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상품화하는데 중점을 둔 것입니다. 확실한 의도를 가지고 대중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노린 것입니다. |
이렇게 대화하는 내용도 실시간으로 글래스의 디스플레이에 표기됩니다. (이미지: 메타) |
안경 내에 탑재된 디스플레이의 이점은 분명합니다.
발표 중 가장 큰 환호를 받은 데모는 '실시간 자막' 기능이었는데요. 메타의 CTO 앤드류 보즈워스가 기기를 쓴 채로 저커버그를 바라보자, 저커버그가 말하고 있는 내용이 실시간으로 안경의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에 번역 기능까지 붙는다면, 마치 번역된 영화 자막을 보듯 편하게 외국어로 소통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또 놀라웠던 부분은 메타가 '뉴럴 밴드'라고 이름 붙인 손목 밴드(팔찌)였습니다. 이 팔찌는 손목 근육의 움직임을 전기 신호로 포착하여,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내의 화면을 손동작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지난 오라이온 발표 때 공개된 바가 있었는데, 이번 발표에서는 이를 더 정교하게 다듬어 허공에 손 글씨를 쓰면 디스플레이 내에 알파벳으로 바로 입력이 되는 데모까지 보여주었습니다.
행사 이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보즈워스는 "디스플레이 안경도 멋지지만, 이번 쇼의 주인공은 뉴럴 밴드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뉴럴 밴드 자체가 단순 스마트 글래스만이 아니라, 더 다양한 기기들을 위한 '입력 플랫폼'으로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뉴럴 밴드를 한 번 써보면, TV를 틀기 위해 리모콘을 찾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것인지 알게 된다는 것이죠.
여기에 더 놀라운 부분은 바로 가격이었습니다. 최신 기술의 집약체인 뉴럴밴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글래스를 포함한 가격이 799달러(약 112만 원) 밖에 안 한다는 것에서 마크 거먼과 벤 톰슨 등 대표적인 테크 분석가들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가격은 현재 비슷한 주변 기기 라인업 중, 애플 워치 울트라3 의 가격대와 유사합니다.
애플과 경쟁해야 하는 이 프리미엄 웨어러블(Wearable) 기기가 시장에 더 빨리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가격입니다. 초기의 트렌드 세터들을 중심으로 제품이 퍼져나가면서 대중들이 구매하고 시도하는데 큰 가격 저항이 생기면 안된다고 본 것이죠. 무엇보다 이렇게 낮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메타는 아직 하드웨어 제품이 중점인 회사가 아니라 광고를 판매하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착용할수록, 해당 소비자의 생애 주기를 기준으로 광고 매출 잠재력을 더 키울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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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대표적인 테크 분석가들이 그 가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하기도 했죠. 상당한 호평을 했습니다. (이미지: 마크 거먼, 벤 톰슨 엑스 포스팅) |
메타 레이밴 글래스는 2023년 출시 이후 누적 200만 개가 판매되었다는 소식이 지난 2월에 있었고, 2025년 매출은 이미 지난해에 비해 3배가 늘었다는 에실로룩소티카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메타는 이번에 출시한 디스플레이 글래스가 내년까지 10만 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CTO 앤드류 보즈워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글래스의 개발 과정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는 가장 많은 이유 10가지를 조사하고 이를 최대한 글래스 디스플레이에서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화 받기, 메시지 보내기, 음악 선택하기 등이 그것이죠.
메타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바는 애플, 구글, 삼성이 만든 스마트폰이라는 생태계에서 소비자들이 보내는 시간을 점점 더 줄이고, 메타가 만든 스마트 글래스 생태계에서 쓰는 시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쌓은 광고 사업 노하우는 자신들이 만들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글래스 디스플레이에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사용자 데이터 수집부터 이를 이용해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도입하는 것까지요.
테크 리뷰 유튜버 MKBHD 또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글래스의 기능과 저렴한 가격이 놀랍지만, 단 하나의 단점은 이를 만든 기업이 바로 메타라는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메타는 광고가 절대적으로 비중이 큰 사업이고, 이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보든 가리지 않고 수집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먼저 드는 것이죠. 하지만 과연 스마트 안경이 스마트폰을 대체하고, 일반 소비자들이 늘상 들고 다니는, 아니 쓰고 다니는 필수재가 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가능성을 단순하게라도 숫자로 예상해 보려면, 애플 내에서 아이폰과 아이폰 외 카테고리의 기기들 간의 매출 비중을 참고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5년 3분기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445억 8000만 달러(약 62조 5200억 원)였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와 맥을 제외한 '기타 기기'의 매출은 74억 달러(약 10조 3800억 원)였습니다. 여기엔 에어팟, 애플워치, 홈팟 등 현재 시장의 핵심 웨어러블과 홈 디바이스가 포함됩니다. 아이폰 매출의 16% 정도이죠. 아직 '주변 기기'의 기능을 벗어나지 못한 제품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필수로 사용하는 것 같아도 시장 전반에 확산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물론 스마트 글래스도 스마트폰을 근미래에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주요 기기가 아니라 주변 기기로 인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 제품이 보이는 가능성과 새로운 버전이 나올수록 보인 판매 성장세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현재 추세라면 몇 년 내에 안정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죠. 애플, 삼성전자, 구글 등이 모두 AI를 활용한 스마트 글래스 카테고리를 전략적으로 준비 중이라는 사실도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하고요. 우선 주변 기기 시장에서 스마트 글래스가 중요한 점유율을 차지하기 시작하고, 그 활용도가 어떻게 높아지는지가 핵심으로 봐야 할 사항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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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준. O2O 스타트업에서 일했고, 현재는 글로벌 콘텐츠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웹3, AI 등 새로운 기술이 바꾸어 나가는 세상의 모습에 관심이 큽니다. [준의 테크 노트]는 테크 기업과 그들이 새로이 개발하는 기술과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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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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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는 안경이야말로 개인용 초지능에 가장 이상적인 폼 팩터(Form Factor)라고 주장합니다. 안경은 착용자가 보고, 듣는 시선을 그대로 AI가 보고, 들을 수 있게 해주며, 별도로 휴대폰을 꺼내거나 하지 않고도 현재를 있는 그대로 즐기며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폼 팩터라는 것이 이유이죠.
이번 커넥트에서 메타는 크게 3가지 종류의 라인업을 발표했는데요. 평소 착용 용도의 안경 2개, 스포츠 용도의 안경, 그리고 디스플레이까지 장착된 안경입니다.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의 착용을 가정해 사람들이 선택하는 폼 팩터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보여줬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된 스포츠 및 아웃도어 활용에 집중된 오클리 메타 뱅가드 글래스는 동영상 캡처와 기록 추적에 특화 되어 있습니다. 가민(Garmin), 스트라바(Strava)와 같은 스포츠 전문 디바이스, 서비스 기업들과 협업하여, 해당 기기 및 서비스들에서 수집되는 정보들이 메타 글래스에 바로 표시되는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메타의 다양한 소셜 미디어 및 메신저에 공유될 수 있죠.)
또 놀라웠던 부분은 메타가 '뉴럴 밴드'라고 이름 붙인 손목 밴드(팔찌)였습니다. 이 팔찌는 손목 근육의 움직임을 전기 신호로 포착하여,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내의 화면을 손동작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지난 오라이온 발표 때 공개된 바가 있었는데, 이번 발표에서는 이를 더 정교하게 다듬어 허공에 손 글씨를 쓰면 디스플레이 내에 알파벳으로 바로 입력이 되는 데모까지 보여주었습니다.
행사 이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보즈워스는 "디스플레이 안경도 멋지지만, 이번 쇼의 주인공은 뉴럴 밴드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뉴럴 밴드 자체가 단순 스마트 글래스만이 아니라, 더 다양한 기기들을 위한 '입력 플랫폼'으로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뉴럴 밴드를 한 번 써보면, TV를 틀기 위해 리모콘을 찾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것인지 알게 된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이렇게 낮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메타는 아직 하드웨어 제품이 중점인 회사가 아니라 광고를 판매하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착용할수록, 해당 소비자의 생애 주기를 기준으로 광고 매출 잠재력을 더 키울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스마트 안경이 스마트폰을 대체하고, 일반 소비자들이 늘상 들고 다니는, 아니 쓰고 다니는 필수재가 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가능성을 단순하게라도 숫자로 예상해 보려면, 애플 내에서 아이폰과 아이폰 외 카테고리의 기기들 간의 매출 비중을 참고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5년 3분기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445억 8000만 달러(약 62조 5200억 원)였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와 맥을 제외한 '기타 기기'의 매출은 74억 달러(약 10조 3800억 원)였습니다. 여기엔 에어팟, 애플워치, 홈팟 등 현재 시장의 핵심 웨어러블과 홈 디바이스가 포함됩니다. 아이폰 매출의 16% 정도이죠. 아직 '주변 기기'의 기능을 벗어나지 못한 제품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필수로 사용하는 것 같아도 시장 전반에 확산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우선 주변 기기 시장에서 스마트 글래스가 중요한 점유율을 차지하기 시작하고, 그 활용도가 어떻게 높아지는지가 핵심으로 봐야 할 사항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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