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지 않을 에너지 흐름

돌이킬 수 없는 에너지 시장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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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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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기후협약 탈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의한 정책과 지원 중단, 석탄 산업 리바이벌 추진, 석유 및 가스 생산 촉진, 대규모 해상 풍력 발전 사업 중단 등등 현재 기존의 친환경 시프트를 완전히 중단시키려는 미국의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에도 화석 연료의 시대가 다시 열릴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수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기술 진보를 이루어낸 에너지 업계를 비롯한 친환경 산업은 전 세계에서 이미 뿌리를 내렸고, 특히 발전 영역에 있어서는 에너지 전환을 대세로 굳힌 상황입니다. 최근 들어서 이렇게 바뀐 흐름이 굳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이터들이 속속 나오는데요.

오늘은 이 수치들을 살펴보면서 '바뀌지 않을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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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재생에너지 #화석연료
보이는 것과 다른 흐름
돌이킬 수 없는 에너지 시장의 방향
올해는 에너지 역사상 중요한 기점이 일어난 해로 기록될 예정입니다. 

바로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 사상 처음으로 석탄 화력 발전 비중을 앞섰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전문 싱크탱크인 엠버(Ember)에 의하면 2023년부터 성장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올해 상반기에 전 세계적으로 5072테라와트를 기록해, 4896테라와트로 소폭 떨어진 석탄을 앞섰습니다. 

이렇게 재생에너지 발전이 증가하고, 석탄 발전이 감소하는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지고,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2024년을 기준으로 20%에 이르렀고, 태양광 패널이 압도적으로 많이 설치되는 중인 중국에서도 20%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경우 12~13% 수준인데 그 증가량이 커지고 있죠.

파이낸셜타임스에 의하면 2010년도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5년까지 410기가와트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2025년인 현재 그 4배에 이르는 양이 전 세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중 절반이 중국에 설치되어 있고요. 

이러한 기술 발전으로 인한 에너지의 보급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 UN은 지구의 기온이 2100년까지 산업화 시대 전 대비 섭씨 4도 상승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을 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 예측은 섭씨 2.6도로 낮아졌습니다. (파리기후협약에 의하면 2050년까지 이 수치를 섭씨 1.5도로 낮추어야 안전하지만) 각국에서의 각종 기후 정책의 도입과 함께 재생에너지의 보급 그리고 전기차의 확산 등이 현재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죠. 

2010년과 2015년에 이런 기술 진보가 반영이 되지 못해 예측이 좋은 방향으로 빗나갔듯이 앞으로도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기술 산업적 진보를 희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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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8%를 차지하는 전력 생산에 쓰이는 에너지가 일단 가장 먼저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지: 엠버)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인데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미래의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AI 산업의 발전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증대는 필요한 전력과 에너지를 전반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에너지원들인 석유와 가스 그리고 석탄도 모두 그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는 중이죠.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수송, 제조업, 농업, 그리고 빌딩들에서 쓰는 에너지는 아직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전력 생산에서는 에너지원의 전환을 이루어냈고, 이제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운송 수단으로 수송 영역의 에너지원을 전환하는 작업이 대중들의 눈에도 띄는 대표적인 산업이죠.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올해 들어서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탈재생에너지' 전환 때문이죠.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도입하고 새로운 에너지 산업을 부흥하는데 나섰던 미국의 노력은 현재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완전히 뒤집어 엎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지난 9월 말부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도 종료되었고(참고로 그래서 자동차 기업들의 전기차 판매량과 실적이 지난 분기에 개선되었죠), 올스테드와 같은 기업과 진행하던 대규모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는 거의 완공이 되어가는 단계에서 중지를 시키기도 했죠. 앞으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나 펀딩 자체가 없을 것이라는 엄포까지 내놓으면서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추진하던 탄소감축 계획에 대해 "신종 녹색 사기"라고 비난하면서, 이 계획에 대한 기구의 표결을 1년 늦추게 만들었죠. (참고로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의 친환경 선박 사업에 영향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입니다)

반면 석탄은 미국에서 현재 가장 빠르게 전력 생산을 위해 증가하는 에너지원이 되었습니다. 엠버에 의하면 미국에서 석탄 발전량은 상반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나 올랐습니다. 석탄은 높아진 가스 가격을 대체하기 위해서 쓰이기도 했지만, 풍력을 비롯한 다른 재생에너지원의 증가세를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계솔 줄어들던 석탄의 발전 비중은 14.4%에서 16.2%로 올랐죠.

물론 그 비중이 56%인 중국과 70%에 달하는 인도와 같은 인구 대국인 개발도상국과 비교하면 작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에서는 석탄을 비롯한 화석 연료의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 비중이 비약적으로 늘고 있으며, 풍력 발전의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늘리는 중입니다.

태양광 시장의 경우에는 중국이 전 세계에서 지배적인 비중(80%)을 보이고 있죠. 유럽은 올해 일시적으로 화석 연료 비중이 늘었지만, 풍력에 있어서는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입을 확대하고 있고, 태양광 비중 역시 지속 증가해 왔습니다. 유럽은 지난 10년간 클린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가장 많이 해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미국이 전 세계의 흐름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것이 에너지 시장과 에너지 전환의 가장 큰 변수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AI 데이터센터라는 큰 변수까지 등장했습니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데이터센터들은 현재 가스 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향후에도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비롯한 원자력이 큰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까지 고려해 IEA는 2030년까지 미국의 재생에너지 증가량 전망을 절반으로 줄이기도 했죠. 

데이터센터라는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 각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적어도 몇 년간 미국의 에너지원 비중에서 재생에너지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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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화석 연료는 가장 큰 에너지원입니다. 이 증가하는 추세부터 잡으려면 전력 생산 외의 영역에서도 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하죠. (이미지: 파이낸셜타임스)
빌 게이츠의 메시지가 의미하는 것  
빌 게이츠는 최근 새로운 메모를 공개하면서 기후위기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소 다른 의견을 보였습니다. 큰 변화는 아니고 미묘한 입장의 변화가 느껴지는데요.

과거보다 기후위기의 시급성에 대해서 덜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기후 변화가 (특히 가장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인류의 소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말이죠. 기존에는 그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인류 전체가 큰 임팩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내왔는데 말입니다.

뉴욕타임스가 인터뷰한 프린스턴 대학교의 지구과학 및 국제 관계 교수인 마이클 오펜하이머는 빌 게이츠가 기후 변화를 부정해 온 사람들의 주장과 같은 선을 탄다고 말합니다. 물론 빌 게이츠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산을 기후위기 해결을 하는데 써왔고, 지금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인 영역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기업 투자에 애를 써왔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기술 발전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놀라운 진보를 이룬 것에는 그의 노력이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여주는 모습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드'에 어느 정도 톤을 맞출 수밖에 없기에 나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빌 게이츠는 지난 대선 때에도 트럼프의 재선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대표적인 테크 인사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정권이 들어서자 자신이 해오던 작업과 모든 것이 반대로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죠.

특히 USAID의 해체는 최빈국의 빈곤과 위생 보건 문제도 핵심으로 삼아 해결해 오던 그의 노력을 더 압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의 재단은 USAID의 사업들을 지원하기도 했죠. 현재 빌 게이츠의 재단은 USAID가 더는 진행하지 못하는 사업들에 대한 자금을 수혈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위에서도 서술했지만, 현재 미국 행정부는 최선을 다해서 그간의 기후위기 극복 노력과는 반대 방향의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에 진심이기도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정권으로 부터의 압력을 받을 수 있는 '기후위기' 사업 진행에 대한 톤을 낮추고, 기후 변화로 인해 더 큰 영향을 받을 국가들의 빈곤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하겠다는, 다소 완화된 메시지를 내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판단한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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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클린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늘어나고 있고,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미지: 토스텐 슬로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늘어나는 클린 투자가 말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는 클린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커지고,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는 줄어드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도 있지만, 미국 역시 태양광 수요가 늘어나는 중이고, 그 전환이 느려졌을 지라도 지속해서 관련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빌 게이츠와 그의 재단 같은 존재들이 이를 지원하면서요. 

아폴로 글로벌의 토스텐 슬로크 역시 미묘한 때에 현재 클린 에너지 투자 현황을 데일리 뉴스레터를 통해 공유했는데요. 2020년 이후, 즉 팬데믹을 기점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얼마나 크게 늘어왔는지를 보여줍니다. 2025년을 기준으로 2조 달러(약 2858조 원)가 넘게 투자가 되고 있죠. 

기후 변화로 인한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비관적으로 볼 사항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비록 그 투자가 충분하지 않고, 그 기술 개발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다고 해도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로 인해 비관적이던 전망은 점점 덜 비관적이게 바뀌고 있음이 보이죠. 

이미 큰 투자가 이루어지고,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에너지 시장에서의 대세 흐름은 이미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클린 에너지 투자로 넘어온 상황이죠. (SMR을 비롯한 원자력에 대한 투자가 최근에 강조되는 것도 이러한 흐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적어도 에너지 시장에서는 지금 어떤 흐름을 봐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나와 있습니다. 물론 당분간 특히 석유와 가스라는 화석 연료의 수요는 이어지고, 관련 기업들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에너지 시장을 조금 더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다른 그림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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