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점이 되는 실적

[미디어 노트] 지속 성장의 신호 보낸 뉴욕타임스  

2025년 11월 6일 목요일
이번 주의 [미디어 노트]는 새로운 성장의 기점이 되는 뉴욕타임스의 실적을 잠시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그간 뉴욕타임스의 세계 정복 계획이라는 제목으로 뉴욕타임스가 어떻게 뉴스 미디어가 아닌 콘텐츠 미디어로 거듭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AI 시대에도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리즈로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어떤 정치적인 이벤트나 이슈의 범프(Bump)를 받지 않아도, 그 콘텐츠와 제품 자체로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실적이 또 증명했습니다.


[미디어 노트] #뉴욕타임스
기점이 되는 실적
지속 성장의 신호 보낸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가 AI 시대에도 내달리고 있습니다.

간밤에 뉴욕타임스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또 눈에 띄는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46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더해 이제는 유료 구독자의 수가 총 1233만 명이 되었습니다. 이번 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5%나 오른 7억 달러(약 1조 원)를 넘겼습니다. 영업이익은 1억 3100만 달러(약 1900억 원)를 올26% 증가했고요. 

건전한 성장은 ARPU(사용자당 평균 매출)이 증가한 데서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동기 대비 3.6% 오른 9.79달러로 커졌습니다. 이는 뉴욕타임스의 뉴스 제품뿐만 아니라 게임과 쿠킹 등의 여러가지 제품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번들 구독제가 잘 팔리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디지털 광고 수익도 20% 넘게 올라 거의 1억 달러에 다다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027년까지 1500만 구독자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2년 안에 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수치라고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자신들이 세운 플레이북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면 이게 왜 도전적인 수치만은 아닌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챗GPT가 나오고 수많은 AI 제품들이 나와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이미지: 뉴욕타임스 2025년 3분기 실적 프레젠테이션)
주목 받지 않은 해외 미디어 협업  
미디어 업계에서는 뉴욕타임스가 해외의 미디어와 번들 협업을 하는 것을 그리 크게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파트 1에서도 강조했듯이, 주로 영어 사용이 일상적인 유럽의 국가들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대표적인 미디어들과 이런 협업을 확대하면서 해외 구독자들이 늘어났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략적인 포인트를 짚어보면 뉴욕타임스가 "시장을 확대했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크기도 합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은 브랜드의 옷과 신발 트렌드를 공유하는 시대에 특히나 영어를 쓰는 뉴스 미디어가 시장을 한정 시킬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아니 시장을 확대할 기회가 있는데 하지 않으면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죠.

지난 8월에 시작된 뉴욕타임스의 새로운 캠페인도 이런 새로운 소셜미디어 시대의 영향을 분명히 보여주는데요. 당시 <케데헌>의 인기가 절정에 치닫고 있을 때 내놓았던 캠페인의 주인공은 아시아계 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캠페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아시아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신호는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어떤 흐름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짚어서 뉴욕타임스는 행동하는 것입니다.

물론 각종 AI 챗봇에 구독료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에서도 구독자를 수십만 명씩 늘릴 수 있는 것은 디지털 미디어의 구독제가 자리잡은 시장에서 여전히 사람들이 돈을 주고 볼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각종 영상과 팟캐스트 그리고 낱말퍼즐과 같은 게임과 요리 콘텐츠를 꾸준히 다양화 하면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 제안을 지속하는 중이고요.

이런 가치 제안이 가능하기에 이제 성장성이 크지 않은 자국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오디언스가 어디에 있는지 적극적으로 찾아서 구독자를 늘려가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전략이 된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필수적인 투자 정보 가치를 인정 받으면서 성장한다면 (역시 투자도 세계화되었고, 실시간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같은 정보를 얻죠) 뉴욕타임스는 완전히 다른 가치를 제공하면서 성장하는 것이고요. 

해외 주요 미디어들과의 협업은 직접적으로 그 협업을 통해 구독자를 확대하는 것 외에도 오디언스 풀을 넓히고, 나아가 그들의 일상에 녹아드는 미디어가 된다는 것의 의미도 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구독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게 되었죠.

뉴욕타임스는 향후 이렇게 분류되어 묶이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어렵지만, 소셜미디어 규모의 오디언스를 모아야 한다는 방향이 설정된 것으로 예상합니다.
소셜미디어를 닮는 제품의 의미  
파트 2에서도 강조했듯이, 대세가 된 버티컬(세로형) 영상 피드를 뉴욕타임스가 도입한 것은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없는 디지털 텍스트 기반 미디어의 한계를 결국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 형식으로 뚫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은 그 기술적 기반이 갖춰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AI 시대 들어서는 앱이나 웹 제품이 뚝딱 만들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지만, 잘 작동하는 거대한 미디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수의 엔지니어와 그것을 실시간으로 운영하고 유지보수할 인력이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오고가는 수많은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역량을 가진 이들도 있어야 하죠. 

한데 이것이 그저 표면적인 기술적인 역량을 가진 이들로 구성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산업과 그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는 프로덕트 관리자들도 함께 움직이면서 오랜 기간 제품을 튜닝해 나가야 하는 것이죠. 우리가 늘상 무심히 열어서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어 제품 역시 수만 명의 제품 관련 인력들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뉴욕타임스가 앞으로 광고까지 들어갈 소셜미디어형 피드를 도입했다는 것은 소셜미디어와 같은 제품을 운영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체적으로 만든 콘텐츠만이 올라가는 '미디어'의 모습이겠지만, (넷플릭스도 하지 않는) 댓글 기능이 이 자체 영상 피드에도 붙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뉴욕타임스가 기존에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그리고 페이스북에 올리던 이런 영상 콘텐츠는 점차 자체 피드에서 바이럴이 되도록 하는 노력이 이루어질 것이고, 단계적으로 '소셜미디어형 성장 전략'에 대한 검토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AI가 활용되는 핵심이기도 하죠. 알고리듬 기반 콘텐츠 제공입니다. 내 데이터를 이용해, 내 관심사에 기반해, 계속해서 그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알고리듬 말입니다. 

이는 결국 광고 수익의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됩니다. 이번 분기에 디지털 광고 수익이 크게 늘어난 요인은 아직 이 영상 피드가 큰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앞으로 디지털 광고 수익의 핵심이 되는 제품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익이 있어야 영향력이 생긴다  
이번 실적이 기점이 되는 이유는 새로운 전략이 통했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디지털 광고가 주요 수익원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에도 그 필요와 가치를 인정 받는 미디어가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뉴욕타임스의 주가가 갑자기 치솟는다거나, 실적이 갑자기 분기별 수십억 달러 단위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영향력이 확대된다는 차원을 봐야 합니다. 

결국 미디어가 매출이나 기업 가치보다도 중요시해야 할 것은 그 전파력과 영향력이고, 이것을 자체 제품을 통해서 더 크게 할 수 있느냐는 미래의 가장 핵심 레버리지입니다. 어쨌거나 성장을 하면서 다른 영역으로 갑자기 피벗을 하거나, 이커머스 사업을 (중점으로) 운영한다거나 하는 선택지가 없는 뉴스 미디어가 핵심인 기업으로서는요. 

그 영향력은 수치로 잡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 이름의 레퍼런스로 그들의 가치를 돌아보고,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세력으로 인식하게 되죠. (그래서 사회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이기도 하고요.)

즉, 뉴욕타임스라는 미디어를 넘어 대부분의 미디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사업 모델을 계속 발전시키고 건재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수익을 확대하면서, 그것보다 더 크고 중요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결국엔 수익부터 만들어야 영향력이 생긴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영향력이 레버리지가 되어 좋은 질의 뉴스를 전하고, 좋은 콘텐츠를 계속 만들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내일은 [부엉이의 차트피셜]로 찾아오겠습니다.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5

구독자 정보 혹은 구독 상태 변경을 원하신다면 구독 정보 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