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따라가는 넷플릭스

[미디어 노트] 넷플릭스가 4년만에 잡은 게임 사업 방향  

2025년 11월 14일 금요일
넷플릭스는 이제 넷플릭스라는 제품에 새로운 연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콘텐츠 외에도 미래에 유튜브 같은 플랫폼과도 경쟁을 이어가려면 (돈을 내는) 구독자들을 더 크게 늘려나갈 방법이 고안되어야 하죠.

그래서 2021년 11월에 게임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론칭했고, 지속해서 시행착오를 거쳐왔죠. 주로 히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별도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지만, 메인 앱에서 구동되는 클라우드 기반 게임은 실험을 진행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런데 사업이 진행되고 4년이 지난 어제, 넷플릭스를 TV나 PC에서 켜면 즉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초기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게임도 넷플릭스를 통해 습관을 들이게 하느냐가 관건이라 바로 결과가 안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 넷플릭스의 향방에 가장 중요한 소식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향방은 뉴욕타임스의 모습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 노트] #게임 #낱말퍼즐
뉴욕타임스 따라가는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4년만에 잡은 게임 사업 방향  
이번 론칭은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게임 콘텐츠를 실험해 왔다고 할 수 있는 넷플릭스가 드디어 사용자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방법을 실행해 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TV에서 넷플릭스를 켜면 플레이할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들을 공개했는데요. 그간 <오징어게임>의 게임처럼 기존에 만든 콘텐츠와 연계해 화제성을 이용한 제품이나, 모바일에서 별도로 다운 받아서만 플레이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온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전략적인 방향을 보여줍니다. 

최대 8명이서 함꼐 플레이할 수 있는 이번 게임들은 모바일 기기를 컨트롤러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까지 포함했습니다. 현재 발표된 게임은 보통 4X4 블럭 안에 들어있는 알파벳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낱말을 이어가야 하는 낱말퍼즐인 보글(Boggle), 브릭을 쌓아 올리는 레고 게임, 테트리스 등이 포함되었고요. 

일단 미국과 캐나다, 영국, 그리고 유럽과 오세아니아 등 영어권과 영어 사용이 큰 국가에서 우선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가장 큰 시장들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더 오래 머무르게 할 의도를 가진 콘텐츠를 바로 TV에서 할 수 있게 한 것이죠.

궁극적인 목표는 명확합니다. 모바일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릴 수 없다면, TV에 더 오래 머물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넷플릭스는 이미 인스타그램과 틱톡 그리고 유튜브 등 모바일 기반이 훨씬 강한 플랫폼을 경쟁자로 보고 전체적인 전략 방향을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그간 모바일에서도 어떻게 더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켜게 할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굳이 모바일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의 게임 부문을 이끄는 알랭 타스캉(Alain Tascan)도 넷플릭스가 다른 모바일 게임과 경쟁할 필요없이, 이미 넷플릭스에 일상적으로 접속하고 있는 사용자들을 타겟해야 한다는 계산이 섰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에 접속하는 사람들은 총 7억 명에 이르는데, 그들이 주로 집에서 TV를 통해 넷플릭스에 접속한다는 것입니다. 연인과 친구들 그리고 가족. 주로 여러 명이서 함께하는 경우가 많죠. 

물론 이 계산이 서는데 4년이나 걸리긴 했지만, 그만큼 사용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타겟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TV를 보면서 다 같이 하는 '게임 나이트'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넷플릭스)
뉴욕타임스 제품이 참고가 된 이유  
게임 사업의 기획 과정을 단순화해서 바라보고 상상하자면, 첫 번째 질문은 이랬을 것입니다. 

"엔터테인먼트 TV 콘텐츠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할까?"

이 질문을 통해 게임이라는 답을 내는 과정을 거쳤고, 그 다음 질문은 이랬을 것입니다. 

"어떤 게임이 되어야 할까? 넷플릭스 구독자들은 어디서 어떻게 게임을 해야 할까?"

물론 넷플릭스 앱을 통해서도 게임을 할 수 있지만, TV를 통해서 다 같이 할 수 있는 게임이 가장 많은 수의 사용자가 즐길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죠. 

더군다나 보글 같은 게임은 모바일 기기와 연결해 간단하고 쉽게 플레이하기에 최적화된 낱말퍼즐입니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테트리스 같은 게임 역시 모두가 함께 즐기기에 재밌는 게임인 것은 마찬가지고요. 저녁을 먹고 쇼파에 둘러앉아 넷플릭스를 키고 있을 한 가지 이유를 더 얹어주는 것입니다.

이제 공개하는 것이라 그 효과는 물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넷플릭스에 머무는 시간을 포함해 구독자 증대/유지 지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뉴욕타임스의 사례를 통해서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왼쪽은 앱의 게임 탭을 누르고 스크롤한 화면입니다. 상단에 게임, 와이어커터, 쿠킹, 디애슬레틱이라는 별도 제품들이 차례로 이어지죠. 오른쪽은 하단의 '워치(Watch)'를 통해 나오는 버티컬 영상 콘텐츠입니다. 뉴욕타임스의 지속적인 성장은 새로운 '제품(프로덕트)'들이 이끈 것입니다. (이미지: 뉴욕타임스 앱 캡처)
뉴욕타임스가 구독제를 성장 시키던 2010년대 후반까지는 뉴스 콘텐츠로도 그 성장을 이어가기에 충분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유료 구독이라는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었고, 이런 흐름은 넷플릭스 같은 스타트업이 함께 이끌고 있었죠.

디지털 시장 전체가 2010년 초반부터는 구글과 페이스북에게 빨려들어가는 광고 수익 외에 새로운 수익을 찾아야 할 때였고, "콘텐츠에 돈을 낸다"는 흐름을 이들은 함께 만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을 공격적으로 선도했습니다. 물론 이와 비슷한 시기에 음악 쪽에서는 스포티파이가 신성처럼 등장해 전 세계 음원 시장의 유료 구독 플랫폼이 되는 길을 만들어 가죠.

이렇게 업계를 이끌며 성장해 가던 뉴욕타임스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 큰 규모의 성장을 단기간에 한 이후에 오히려 뉴스 콘텐츠만으로는 안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이전에 이미 흐름을 보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요) 2020년은 현재 두번째 임기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임기가 끝나갈 때이고, 2016년 당선부터 이어진 소위 트럼프발 정치 뉴스의 '범프(Bump)'는 전체적인 미디어의 성장을 이끌어가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사람들을 붙잡아 놓아야 할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뉴욕타임스는 놓지 않고 있었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띄우기 시작한 것이 종이신문 시절부터 구독자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 받아온 낱말퍼즐의 디지털판이었습니다. 마침 팬데믹 당시 열풍을 일으킨 워들(Wordle)도 발빠르게 인수해서 게임 제품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죠. 이후 게임을 중심으로 한 뉴욕타임스의 별도 제품 라인업이 완성됩니다.

이후 뉴스 외에 게임 앱, 쿠킹 앱, 상품 리뷰 및 추천 사이트인 와이어커터(Wirecutter)가 각각 구독자를 찾아 작동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 제품들을 묶은 '번들(묶음)' 판매가 현재 뉴욕타임스의 지속적인 구독자와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현재 이 제품들은 모두 메인 앱에서도 연결이 가능합니다. 스포츠 전문 미디어인 디애슬레틱도 추후 추가되었고요.

넷플릭스가 이번처럼 게임을 사용자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TV를 통해 바로 플레이하게 하겠다는 것은 뉴욕타임스가 제품을 더해온 방식과 같은 선상에 있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누구나 즐기기 쉬운 게임을 중심으로 하면서 다수의 대중에게 다가가려 하고 있죠.

보글이나 테트리스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위주로 사용자를 넓히겠다는 것이죠. (이미지: 넷플릭스)
게임 같은 콘텐츠를 해야 하는 이유  
다시 강조하지만, 넷플리스와 뉴욕타임스 그리고 스포티파이는 디지털 전환기에 유료 구독이라는 사업 모델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기업들입니다. 소위 '구독 경제'는 이들이 시장을 이끌어오면서 커졌고, 플랫폼의 광고 수익에 종속되지 않고도 충분한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았죠. 

하지만 플랫폼이 아닌 서비스의 구독 모델은 그 확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속해서 사용자들이 (돈을 내고도) 이용할 유인이 있는 콘텐츠와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뉴스 미디어 중에서는 뉴욕타임스와 함께 가장 탄탄한 구독 사업을 구축했던 워싱턴포스트가 2022년의 정점을 지나 계속 추락해 온 과정 역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제프 베이조스라는 오너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전체적인 논조를 아예 바꾸겠다는 '정치적인' 문제를 겪고 있지만, 그 전부터 문제는 정치사회 뉴스로 인한 성장을 이끌 새로운 콘텐츠와 제품이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워싱턴포스트가 경제와 금융/투자 분야에 특화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최근에 지표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워싱턴포스트의 구독자는 (최대 400만 명에서) 올해 초 25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는 현재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서있고, 지속 성장하는 사업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혹은 '제작 콘텐츠에 한정한 플랫폼'이라는 포지션을 유지해서는, 콘텐츠 제작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시대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그리고 틱틱 같은 매스 플랫폼들과의 승부가 어렵습니다. 어쨌든 넷플릭스는 아직 제작 콘텐츠 플랫폼을 넘어서 추가적으로 사용자들이 접속할 이유를 줘야만 지속해서 구독자가 늘어날 수 있는 사업자인 것입니다. 

얼마 전에 전한 스트리밍 산업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넷플릭스의 해자가 바로 막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엇이 계속 통할 콘텐츠인지 알아내고, 이에 따라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는 역량이라고 짚었습니다. 이번 게임들도 마찬가지선상에 있습니다. 같은 TV 앱 안에서 사람들에게 잘 통할 콘텐츠가 무엇일지가 계산된 움직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한 넷플릭스 게임 헤드인 알랭 타스캉도 분명히 말했죠. 넷플릭스는 사람들이 TV를 통해 가장 많이 접속하고 시간을 많이 쓴다고요. 이번 게임 론칭의 성과는 내년 초를 지나면서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때 직접적인 지표와 성과를 살펴보면 게임 사업을 포함한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이 더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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