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해상 풍력의 문제

오스테드가 노출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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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4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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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기반의 세계 최대의 해상 풍력 발전 기업인 오스테드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해상 풍력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성장을 위해 기댈 수 있는 시장인 미국에서의 사업 자체가 거대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각종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과 이어지는 고금리 환경이 어두운 터널이 길게 이어지게 하고 있죠.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무리하게 프로젝트의 확장을 준비하면서 일부 자초한 면도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수주할 당시에는 큰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한 것이었고, 주요 프로젝트의 연이은 중단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이들의 모습은 해상 풍력 자체의 경쟁력에 근본적인 의문이 시장에서 커지게 만들기도 했는데요. 업계 전체가 발전 단가의 경쟁력이라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다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문제는 이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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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재생에너지 #풍력
(유럽) 해상 풍력의 문제
오스테드가 노출한 문제  
오스테드는 최근 오랜만에 좋은 소식을 받아들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내무부가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핵심 이유로 중단시킨 '레볼루션 윈드(Revolution Wind)' 프로젝트를 즉각 재개해도 된다는 판결이 나온 것입니다. 부당한 명령이라면서 이에 대한 금지를 요청한 오스테드의 손을 법원(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이 들어준 것입니다. 

규모는 발전 용량 704메가와트, 총 투자 금액 규모만 약 15억 달러(약 2조 2140억 원)에 이미 87%가 완공이 된 대형 프로젝트였는데도 중단을 시킨 현재 미국 행정부의 조치가 무리수였다는 점을 증명한 판결이기도 합니다. "국가 안보"에 구체적으로 어떤 위험이 있는지에 대해서 정부가 충분한 근거를 대지 못했고, 풍력을 겨냥한 '정치적인' 조치였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것이기도 하죠. 

오스테드 입장에서는 한숨을 크게 돌릴 수 있는 판결이기도 합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함께 시장을 주도하는 유럽의 에퀴노르(노르웨이) 등에게도 좋은 소식입니다. 어쨌거나 무섭게 추격해 오는 중국 경쟁자들에다가 미국의 분위기도 적대적으로 변하면서 적어도 당분간은 업계가 어두운 터널을 계속 지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스테드가 주력하는 해상 풍력 발전은 EU를 비롯한 유럽 기업들이 설계와 프로젝트 수립, 관련 기술과 엔지니어링 역량, 그리고 제조까지 이어지는 전반적인 파이프라인에서 세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 전반에서 유럽의 기업들이 엣지를 가진 핵심 분야이고요.

(태양광의 경우, 중국의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했고, 광활한 자국 영토에서 무서운 속도로 발전량을 늘려가고 있죠. 육상 풍력 역시 덴마크의 베스타스 같은 기업을 제외하면 중국 기업들이 제조 생태계를 장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해상 풍력은 미래에 자국 기업들이 채울 것으로 확실한 중국 시장을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 유럽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로도 산업 전문가들이 보고 있습니다. 오스테드뿐만 아니라 유럽의 주요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지금 미국 정부로부터 백래시를 맞는 풍력 발전 사업을 숨죽이면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오스테드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문제는 미국 시장에서의 백래시에 그치지 않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들이 오래 이어져 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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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테드 주가 현황, 5년 (이미지: 블룸버그)
오스테드의 문제는 현재 해상 풍력 산업이 맞닥뜨린 근본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 치 앞도 못 본 실패 
오스테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이미 뉴저지에서 추진하던 총 2.2기가와트 규모의 '오션 윈드(Ocean Wind)' 1, 2 프로젝트의 개발을 공식적으로 중단했습니다. 영국에서 진행 중이던 최대 2.4기가와트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혼씨(Hornsea)' 4도 중단했습니다. 모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전반적인 비용 증가가 예상되면서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약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월요일에도 전해드린 이야기지만) 주요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고, 철강 가격 역시 입찰 당시에 그 출렁임이 컸습니다. 거기에다가 모두가 터빈을 대형화하면서 이를 설치할 전용 선박의 조달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자본 조달 측면에서 (오션 윈드의 경우) 프로젝트의 입찰을 따내던 2019~2021년경과 비교하면 금리가 많이 올랐죠. 대규모 자본지출이 필요한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특성상 금리 환경이 완전히 달라지면 프로젝트의 수익성 자체가 현저히 낮아집니다. 

그런데 혼씨4 중단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오스테드의 다른 문제가 보입니다.

혼씨는 2024년 9월경 프로젝트 수주가 이루어졌고, 2025년 5월에 프로젝트 중단을 발표합니다. 미 기준 금리는 이미 고점에 이르렀고, 원자재 비용 등의 증가도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이미 급격히 변한 환경을 고려해서 입찰에 참여를 했는데, 전력 단가를 이렇게 낮게 책정했다는 것은 분명한 전략적 실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에서 (영국 측이)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차액보장(CfD, Contract for Difference) 형태의 계약은 판매 가격이 보장됩니다. 하지만, 그 판매 가격인 확정된 전력 단가가 너무 낮아서 혼씨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전반적인 비용이 이미 (예상되는) 전력 단가보다 올라가 버린 것이죠.

그러면 여기서 다시 질문을 하게 됩니다. "2024년 9월경에 진행한 계약인데, 2025년의 변동성에 대해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가격을 설정했다는 것은 누가봐도 의사결정과 그 과정의 총체적인 실패 아닌가?"라고요.

물론 의도된 공격적인 견적이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대 해상 풍력 기업의 자신감도 반영이 되어있었고요. 추가 비용에 대한 리스크도 통제가 어느정도 가능하고, 그간 협업을 지속해 온 영국 정부와도 문제가 생길 시 추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죠.

결과적으로 오스테드는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선택을 한 것이기도 합니다. 맞출 수 없는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면서요. 하지만 이는 안이한 판단이었고,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큰 실패였다고 비판 받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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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해상 풍력 단지를 보면 왜 초기 투자 비용이 크게 들어가고, 자본 조달과 금리가 중요한 지가 바로 보이죠. (이미지: 오스테드)
발전 단가라는 핵심 
에퀴노르 역시 뉴욕주에서 진행 중인 '엠파이어 윈드' 프로젝트가 지난해 미국 정부의 중단 명령에 의해 건설이 중단되었다가, 뉴욕주지사인 캐시 호컬의 중재 노력 등이 이어지면서 다시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엠파이어 윈드 프로젝트 역시 1, 2로 나뉘어 진행되고 총 2기가와트의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정책적인 리스크는 오스테드와 똑같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준의 판매 가격을 설정하고, 전력 구매 계약을 맺었기에 프로젝트 자체의 경제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입니다. 참고로 미국의 도미니언 에너지가 진행 중인 버지니아주의 2.6기가와트 규모 프로젝트는 전력 단가와 비용이 연동되어 있습니다. 도미니언 에너지는 주정부의 규제형 전력 유티리티이며, 높아지는 비용을 요금에 전가할 수 있는 구조이죠. 그렇기에 역시 경제성 리스크는 크지 않습니다.

결국 오스테드가 현재 마주한 문제는 거시경제의 변화와 정책 환경의 문제라고만 할 수 없습니다. 중국을 제외하고 최대 규모인 총 10기가와트 이상의 해상 풍력 단지를 세계 각지에서 돌리고 있으며, 수주 규모에서도 경쟁사들을 압도합니다. 앞으로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봐야 합니다.

정책적인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반적인 리스크 자체를 재평가해야 하는 상황인데, 결국 핵심은 해상 풍력의 발전 단가입니다. 

오스테드를 비롯해 유럽의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미래에 더 주력으로 삼아야 하는 해상 풍력의 발전 단가는 본래 경쟁력이 크게 밀리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해상 풍력이 확장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죠. 하지만 최근에 중단된 프로젝트들을 포함한 신규 해상 풍력 프로젝트들은 그 단가가 천연가스 보다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2024년 기준 태양광의 전 세계 평균 발전 단가는 43달러/MWh였습니다. 육상 풍력은 이보다 낮은 30달러/MWh 초반 수준이고, 천연가스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는데 40~80달러/MWh 수준으로 조사됩니다. 해상풍력은 90~140달러/MWh 사이로 추정되었죠. 참고로 평균 발전 단가는 발전소의 전 생애주기에 들어가는 총 비용을, 그 기간 생산하는 총 전력량으로 나눈 '균등화 발전비용(LCOE, Localized Cost of Energy)을 기준으로 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에서의 사례를 통해서도 보듯이 앞으로 각국 정부는 해상 풍력을 환경적인 이유만으로 채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이는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풍력을 채택할 가장 좋은 이유인 가격경쟁력을 복원해야 하죠. 그러나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통한 세액 공제와 같은 정책적인 지원까지 없는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어야 하고,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고금리 환경도 바뀌어야 합니다. 

렌즈를 넓혀서 바라보자면 이는 유럽 기업들의 경쟁력 문제이기도 합니다. 유럽의 기업들이 가장 앞서 있는 이 분야는 시장 환경 자체가 당분간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중국 기업들이 자국 수요를 기반으로 해상 풍력에서도 프로젝트 설계와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그 전에 수익성 있는 프로젝트를 늘려가면서 레버리지를 키워야 하는데, 당분간은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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