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기반 사업 모델로의 전환까지 고려하는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최근 광고 사업 모델을 확대하려는 모습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광고 없이 콘텐츠를 즐겨보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유료 구독제만으로는 성장이 정체할 수 있는 크기에 이르러 새로운 수익원으로 광고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중이죠. 이미 광고가 포함된 구독제를 내놓았지만, 무료 사용자들을 위한 옵션까지 고려하면서요.
이렇게 되면 앞으로 완전히 다른 사업 모델을 생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넷플릭스의 구독 사업은 그 어느 때보다 잘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이 정도로 급진적인 변화가 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성장해 온 모습을 보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고려하는 것이 크게 놀랄 일도 아닙니다.
+ 분기별로 꼭 한 번씩은 다루고 있는 넷플릭스의 현황입니다. 지난 4월엔 바뀌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을 살펴봤는데요. 이번엔 콘텐츠를 지배한 넷플릭스의 사업 전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스트리밍] #미디어 #소셜미디어 광고가 넷플릭스의 다음 단계인 이유 |
넷플릭스는 유료 구독제(Subscription) 모델을 이 세상에 널리 퍼뜨리는 역할을 한 기업이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유료 구독을 통해 매출 비중을 높이는 것은 광고에만 의존하지 않는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모델로 각광을 받았고요.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와 함께 스포티파이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뉴스 미디어 중에는 뉴욕타임스가 콘텐츠와 테크를 결합한 이들 기업과 같은 방향을 걸으면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넷플릭스가 기존의 케이블 TV 산업뿐만 아니라 콘텐츠 산업 전체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수급해 일방향으로 전하는 기존의 TV와 같은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모두가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제품으로 콘텐츠를 담아냈죠. 한 시즌의 콘텐츠를 한 번에 공개해 '빈지 워칭(Binge Watching)' 현상을 만들어내는 전에 없던 방식으로 고객이 원했던 바를 충족 시킨 것이 큰 성장의 출발점이었고요.
DVD 렌탈에서 스트리밍으로 급격한 전환을 했듯이, 이후 넷플릭스는 매번 산업의 흐름을 먼저 보거나 이끌면서 중요한 순간에 사업 모델에 결정적인 변화를 만들면서 성장해 왔습니다. 그렇게 현재에 이른 넷플릭스의 모습은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상황이고, 콘텐츠 제작 시장까지 장악하면서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가 되어있죠.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페이월(Paywall) 뒤에 있는 폐쇄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구독자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커지기는 어렵습니다. 넷플릭스가 한계를 계속 뚫고 구독제를 성장시켜 오긴 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곧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은 설득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같은 주요 시장에서는 잠재 고객 베이스의 대부분을 이미 확보한 상황이고, 앞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찾을 수 있는 잠재 구독자 수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넷플릭스의 총구독자 수는 약 2억 7000만 명입니다. 넷플릭스는 앞으로 어떻게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할까요? |
여전히 잘 나가는 넷플릭스이지만, 계속 이런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아닙니다. |
분기별 구독자수 공개 금지 이유 넷플릭스는 내년부터 분기별로 구독자 수와 사용자당 평균 매출(ARPU, average revenue per user)을 실적상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주요 마일스톤을 달성할 때에는 상세한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고요. 이는 한편으로는 향후 구독자 수 성장세의 하락을 예견하고 있기도 한 것입니다. 구독자 수 증가 둔화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죠. 올해까지는 일단 구독제 모델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수익의 대부분이 구독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향후에는 구독자 수의 증가에 따라 회사 전체의 실적이 좌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움직임이기도 합니다.
유료 구독자를 무한정 늘려나갈 수는 없고, 시장 환경도 유료 구독자가 지속 크게 증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현재 시장의 OTT 경쟁자들은 유료 구독자 증가세가 답보 상황인데, 넷플릭스는 시장의 잠재 구독자를 끌어모으면서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넷플릭스가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 그리고 헐리우드의 스튜디오들과 경쟁하는 스트리밍 시장을 평정했지만, 유료 구독제를 단일 사업 모델로 하면서 더 큰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런 상황을 광고 포함 구독제를 도입할 당시부터 예견하고 있었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이런 이들이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을 리 없죠. 새로운 TV가 된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가 광고 시장의 파이를 차지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입니다.
짧고 긴 비디오 콘텐츠를 모두 담은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는 이제 넷플릭스가 일차적으로 바라보는 가장 큰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물론 사용자들이 플랫폼에서 쓰는 시간의 경쟁을 벌이는 틱톡과 인스타그램(릴스)도 넓은 범위에서는 경쟁자이고요. 넷플릭스는 앞으로 사용자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경쟁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고, 이들 소셜미디어와 이런 경쟁을 하기 위해서 콘텐츠 영역을 꾸준히 넓혀 온 것이기도 합니다. |
넷플릭스의 경우, 콘텐츠의 특성상 아직 시청 시간이 길지만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고를 포함하기에 적절한 콘텐츠들이기도 하죠. 다만 광고가 포함되었을 때도 시청 시간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하고요. 틱톡의 성장세도 돋보입니다. (데이터: 이마케터, 2023년 1월 기준) |
유튜브와 경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구독제의 월별 활성 사용자는 현재 4000만 명이 넘습니다. (실제 광고형 구독제의 구독자 수는 이보다 작겠죠) 광고 단가를 크게 키울 수 있는 숫자는 아닙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서는 무료 구독자들이 콘텐츠를 둘러보면서 광고를 접할 수가 없죠. 페이월을 통해 유료 구독자 전환에 최적화한 제품(프로덕트)을 운영해 온 넷플릭스도 이제 구조적인 변경을 고려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스트리밍 시장을 주로 다루는 블룸버그의 엔터테인먼트 테크 칼럼니스트인 루카스 쇼(Lucas Shaw)는 최근 구독제가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자리 잡은 이후 콘텐츠 시장에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구독제와 광고 사업 모델을 모두 적용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해야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각 사업 모델로는 이미 넷플릭스와 유튜브라는 지배적인 사업자가 나왔고, 이들은 이제 서로의 영역에 진출해 직접적인 경쟁자가 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넷플릭스의 연간 매출은 2023년을 기준으로 337억 달러(약 46조 5800억 원)였고요. 구글 전체 광고 매출액의 약 10%를 차지하는 유튜브의 연간 광고 매출액은 2023년 기준으로 315억 달러(약 43조 5400억 원)까지 커졌습니다. 외형적인 덩치까지 비슷한 이들은 서로의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어요. 유튜브도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의 성장을 강하게 밀고 있는 중이죠. 이는 역시 광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익원을 더 늘리기 위함이고요. 물론 넷플릭스가 만약 광고를 확대한다면 소위 커넥티드 TV에 포함되는 OTT의 광고 시장 규모가 더 커지면서 기존의 TV에 들어가던 광고 파이를 가져오는 효과를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미 광고 수익 규모가 (미국에서는) 검색 다음으로 큰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누가 더 사용자들의 시간을 점유하느냐에 따라 더 많은 광고 파이를 차지할 수 있게 되는 더 큰 범위의 경쟁인 것입니다. 직접 제작도 하면서 다른 스튜디오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수십억 달러의 돈을 매년 쏟아온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은 이제 어떻게 하면 세상의 모든 스튜디오 콘텐츠를 담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무료 버전의 넷플릭스를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검토 중이고, 지난 2021년에는 이미 케냐와 같은 국가에서 실험도 한 차례 한 상황입니다. 현재 내부적으로는 독일과 일본처럼 여전히 (무료로 볼 수 있는)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인기가 큰 곳에서 과감하게 무료 서비스를 론칭해 보자는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해지고요.
물론 아직 구체적인 실행을 생각하기보다는 논의가 이루어지는 수준이라는 전제가 달립니다. 하지만 미래 성장에 있어 사업 모델의 확장에 대한 논의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기존 사업 모델에서 탈피해 성장해 온 넷플릭스라면요. 게다가 광고 사업을 추가하는 것은 이미 건강한 이익률을 보이는 넷플릭스의 재무제표와 현금흐름을 더 꾸준히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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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광고 없는 플랫폼으로 커서, 이제는 광고로고 돈을 많이 버는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향후에는 기존 구독제에도 광고가 포함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광고 없는 넷플릭스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커지고 있죠. (이미지: 스마트하우스닷컴) |
광고 사업 준비는 이미 진행 중이었다 구독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이유는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흐름으로 변화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넷플리스는 현재 욕심만큼 광고 사이즈를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우선 광고 단가와 횟수가 증가하려면 프로그램의 종류가 다양해야 하기 때문이죠. 넷플릭스는 그래도 아직까지 기존의 '빈지 워칭'용 콘텐츠가 대다수를 이루는 플랫폼이고, 큰돈은 스포츠를 비롯한 라이브 이벤트에서 창출되죠. 넷플리스가 WWE의 시그니처 쇼인 로(RAW)의 방영권을 확보하고 마이크 타이슨의 복싱 시합 그리고 미국프로풋볼 리그(NFL)의 경기 중계권을 일부 확보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직 많은 수의 경기 중계권을 확보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구독자 확대보다는 전체적인 시청자 확대와 광고 수익 확대를 위한 포석입니다.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넷플릭스가 광고 확대보다는 유료 구독자 증대에 초점을 맞추는 사업 전개를 해나갈 것이라는 시각이 크기도 합니다. 광고 포함 구독제 운영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세일즈와 테크를 맡긴 광고 사업은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전면적인 광고 서비스 운영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과 투자가 걸리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현재 광고 확대를 위해 확보하는 콘텐츠를 비롯한 준비 상황을 보면 몇 년 안에 광고 사업이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의지가 커 보입니다.
그간 "광고 없이 모든 콘텐츠를 즐기세요"라는 문구로도 시장을 이끌어 온 넷플릭스의 이런 변화는 놀라울 것도 없습니다. 비밀번호 공유 금지와 광고 포함 구독제 등을 통해 구독자 수 증가를 지속 이어오면서 지금의 덩치로 성장한 넷플릭스가 수익을 키우고 더 큰 플랫폼이 되려면 현재 시장 흐름은 광고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케이블 TV를 대체했다고 할 수 있는 넷플릭스는 이제 자신들이 무너뜨린 그 케이블 TV를 그대로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옮겨오는 길을 가고 있다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구독료를 내고 끊김없이 편리하게 콘텐츠를 즐기라고 했던 '언더독'은 이제 이용료도 받고 광고도 내보내는 지배적인 사업자가 된 것이죠. 물론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사업 파이를 분명하게 키울 수 있는 시장으로 다시 나아가는 선택을 하는 것이지만요. |
오늘 이야기 역시 7/19(금)에 진행하는 [해외 미디어 비즈니스 모임]을 위해 참고하실 수 있는 이야기에요! 넷플릭스의 구독제 사업 모델과 광고 사업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광고 사업은 어떤 모습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먼저 언급할 뉴욕타임스의 경우에도 앞으로 디지털 광고 사업을 더 키울 방법을 궁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다양한 뉴미디어에서 일하시고, 미디어 산업에 관심이 큰 분들(다섯 분)이 모임 신청을 해주셨어요. 새로운 관점을 나누는 유익한 자리가 되리라 예상합니다. 아직 망설이고 계신다면 오셔서 함께 이야기 나누어요 :)
+ 모임 신청은 여기서 하시면 됩니다. 문의하고픈 사항 있다면 이 이메일에 편하게 회신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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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기존의 케이블 TV 산업뿐만 아니라 콘텐츠 산업 전체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수급해 일방향으로 전하는 기존의 TV와 같은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모두가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제품으로 콘텐츠를 담아냈죠. 한 시즌의 콘텐츠를 한 번에 공개해 '빈지 워칭(Binge Watching)' 현상을 만들어내는 전에 없던 방식으로 고객이 원했던 바를 충족 시킨 것이 큰 성장의 출발점이었고요.
DVD 렌탈에서 스트리밍으로 급격한 전환을 했듯이, 이후 넷플릭스는 매번 산업의 흐름을 먼저 보거나 이끌면서 중요한 순간에 사업 모델에 결정적인 변화를 만들면서 성장해 왔습니다. 그렇게 현재에 이른 넷플릭스의 모습은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상황이고, 콘텐츠 제작 시장까지 장악하면서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가 되어있죠.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페이월(Paywall) 뒤에 있는 폐쇄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구독자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커지기는 어렵습니다. 넷플릭스가 한계를 계속 뚫고 구독제를 성장시켜 오긴 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곧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은 설득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같은 주요 시장에서는 잠재 고객 베이스의 대부분을 이미 확보한 상황이고, 앞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찾을 수 있는 잠재 구독자 수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까지는 일단 구독제 모델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수익의 대부분이 구독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향후에는 구독자 수의 증가에 따라 회사 전체의 실적이 좌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움직임이기도 합니다.
유료 구독자를 무한정 늘려나갈 수는 없고, 시장 환경도 유료 구독자가 지속 크게 증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현재 시장의 OTT 경쟁자들은 유료 구독자 증가세가 답보 상황인데, 넷플릭스는 시장의 잠재 구독자를 끌어모으면서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스트리밍 시장을 주로 다루는 블룸버그의 엔터테인먼트 테크 칼럼니스트인 루카스 쇼(Lucas Shaw)는 최근 구독제가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자리 잡은 이후 콘텐츠 시장에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구독제와 광고 사업 모델을 모두 적용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해야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각 사업 모델로는 이미 넷플릭스와 유튜브라는 지배적인 사업자가 나왔고, 이들은 이제 서로의 영역에 진출해 직접적인 경쟁자가 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넷플릭스가 만약 광고를 확대한다면 소위 커넥티드 TV에 포함되는 OTT의 광고 시장 규모가 더 커지면서 기존의 TV에 들어가던 광고 파이를 가져오는 효과를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미 광고 수익 규모가 (미국에서는) 검색 다음으로 큰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누가 더 사용자들의 시간을 점유하느냐에 따라 더 많은 광고 파이를 차지할 수 있게 되는 더 큰 범위의 경쟁인 것입니다.
직접 제작도 하면서 다른 스튜디오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수십억 달러의 돈을 매년 쏟아온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은 이제 어떻게 하면 세상의 모든 스튜디오 콘텐츠를 담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무료 버전의 넷플릭스를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검토 중이고, 지난 2021년에는 이미 케냐와 같은 국가에서 실험도 한 차례 한 상황입니다. 현재 내부적으로는 독일과 일본처럼 여전히 (무료로 볼 수 있는)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인기가 큰 곳에서 과감하게 무료 서비스를 론칭해 보자는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해지고요.
물론 아직 구체적인 실행을 생각하기보다는 논의가 이루어지는 수준이라는 전제가 달립니다. 하지만 미래 성장에 있어 사업 모델의 확장에 대한 논의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기존 사업 모델에서 탈피해 성장해 온 넷플릭스라면요. 게다가 광고 사업을 추가하는 것은 이미 건강한 이익률을 보이는 넷플릭스의 재무제표와 현금흐름을 더 꾸준히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넷플리스가 WWE의 시그니처 쇼인 로(RAW)의 방영권을 확보하고 마이크 타이슨의 복싱 시합 그리고 미국프로풋볼 리그(NFL)의 경기 중계권을 일부 확보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직 많은 수의 경기 중계권을 확보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구독자 확대보다는 전체적인 시청자 확대와 광고 수익 확대를 위한 포석입니다.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넷플릭스가 광고 확대보다는 유료 구독자 증대에 초점을 맞추는 사업 전개를 해나갈 것이라는 시각이 크기도 합니다. 광고 포함 구독제 운영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세일즈와 테크를 맡긴 광고 사업은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전면적인 광고 서비스 운영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과 투자가 걸리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현재 광고 확대를 위해 확보하는 콘텐츠를 비롯한 준비 상황을 보면 몇 년 안에 광고 사업이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의지가 커 보입니다.
그간 "광고 없이 모든 콘텐츠를 즐기세요"라는 문구로도 시장을 이끌어 온 넷플릭스의 이런 변화는 놀라울 것도 없습니다. 비밀번호 공유 금지와 광고 포함 구독제 등을 통해 구독자 수 증가를 지속 이어오면서 지금의 덩치로 성장한 넷플릭스가 수익을 키우고 더 큰 플랫폼이 되려면 현재 시장 흐름은 광고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케이블 TV를 대체했다고 할 수 있는 넷플릭스는 이제 자신들이 무너뜨린 그 케이블 TV를 그대로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옮겨오는 길을 가고 있다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구독료를 내고 끊김없이 편리하게 콘텐츠를 즐기라고 했던 '언더독'은 이제 이용료도 받고 광고도 내보내는 지배적인 사업자가 된 것이죠. 물론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사업 파이를 분명하게 키울 수 있는 시장으로 다시 나아가는 선택을 하는 것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