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미국 사업자들이 보여주는 것

미국 기업들이 만드는 비즈니스의 의미  

2025년 4월 30일 수요일
오늘도 또 이슈가 커진 관세 정국의 장면을 해설하는 이야기로 찾아왔습니다.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표기를 명확히 하겠다는 아마존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백악관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로 시끌시끌했는데요. 

결국 철회되었지만 아마존의 시도가 무엇을 보여주는지, 그리고 큰 기업들뿐만 아니라 미국의 산업을 지탱하는 각 비즈니스를 지금 정국에서 왜 중요하게 살펴야 하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관세정국] #아마존 #리테일
아마존과 작은 사업자들이 보여주는 것
미국 기업들이 만드는 비즈니스의 의미  
아마존이 상품의 가격이 관세로 인해 얼마나 올랐는지 고객들이 바로 볼 수 있도록 표기를 더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어제 펀치볼 뉴스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총가격 바로 옆에 표기를 하는 방식은 고객들에게 현재 관세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효용뿐만 아니라 가격 인사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셀러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반길만한 소식이었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소식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테무와 같은 중국의 이커머스는 이러한 표기 방식을 시작한 상황이었는데요. 고객들에게 관세로 인해서 내가 사는 상품의 가격이 이렇게 오른다는 사실을 전한다는 것은 정확한 정보를 전하는 것이지만, 관세가 결국 "내가 내는 세금"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명확히 인지시키는 사실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콕 집어서 알린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에서 곱게 볼 리가 없다고 보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아마존과 그 이사회 의장인 제프 베이조스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아마존의 공격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다"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아마존이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아마존은 승인되지 않은 계획이었다며 철회를 공식 확인했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제프 베이조스와 통화를 했다면서 자신과 통화를 하고 나서 바로 조치가 취해졌다면서 이를 카메라 앞에서 또 알렸습니다. 결국 자신의 전화 한 통이면 아마존이라는 빅테크 기업이 정책 결정을 바로 바꿀 수 있으며, 자신의 영향력이 이 정도로 세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기도 했죠. 동시에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끌고 가는 것이고요. 

일각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두고 역시나 제프 베이조스가 또 한 번 돈을 무릎을 꿇었다라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슈는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현재 벌어진 관세 전쟁 등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기업들은 실적이 떨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현재 행정부가 벌이는 관세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들을 취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는 현재 행정부에 보조를 맞춰온 기업들은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결국 관세는 미국인이 내는 세금이다"라는 단순하고도 명확한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조용하던 아마존도 사업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최근 주목 받는 뉴미디어 중 하나인 펀치볼 뉴스의 보도로 알려진 아마존의 계획에 대한 보도는 아마존이 직접 후원한 기사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오른쪽의 테무와 비슷한 가격표를 보여주는 것을 고려하는 중이었죠. (이미지: 펀치볼 뉴스, 틱톡)
기업들의 타격이 커지게 되면
아마존이 애초에 관세의 영향을 바로 보여주자는 계획을 한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입니다. 셀러들이 소싱처를 바꾸고 고객들에게 가격 인상을 전가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늘 '고객'이 전부이고, 모든 결정은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아마존의 원칙과도 부합하기 때문이죠. (애초에 아마존의 거대한 성공을 이끈 비결로 널리 홍보되어 알려진 바입니다)

여기에 더해 현재 행정부가 관세 정국에서 고객(국민)과 기업들에게 피해를 주는 결정을 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렇게 자신들이 이어온 원칙에도 맞는 상식적인 결정을 다시금 철회하긴 했지만, 이 해프닝은 기업들이 지속해서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어제의 커피팟을 통해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월마트와 타겟 그리고 홈디포의 CEO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찾아가 자신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등을 전하면서 상황을 엄중함을 알려 다시 중국과의 관세 협상이 돌아가도록 만든 것 역시나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재고까지 떨어지게 되는 상황이 오지는 않았지만, 만약 이들이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제품을 관세가 붙은 채로 가져와 판다면 "관세로 인해 가격이 얼마가 더 인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는 점을 고객들에게 당연히 인지시켜야 하는 일입니다. 이건 "마크업 공개를 포함하는 가격 투명성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라는 소비자 정책의 일환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이해시키고 가격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인 것이죠. 

물론 기업들에게는 이러한 상황 자체가 영업에 짐에 되고, 비용이 됩니다. 추가적인 시간과 노동을 들이면서도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런 기업들의 현황이 결국 시장의 진짜 분위기를 가장 먼저 말해줍니다.

최근 GM과 제트블루(항공사) 그리고 볼보 등은 모두 기존의 2025년 실적 전망을 철회했습니다.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식음료의 펩시코와 생활용품의 P&G 등 대표적인 소비재 기업들은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항공사들은 벌써부터 레저 여행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1분기에 모처럼 크게 증가한 실적을 발표한 아디다스는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보통이었으면 당연히 가이던스를 올릴 상황이죠.

기업들은 물론 엄살을 부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관세 정국이 어떻게 또 변할지를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매겨진 10%의 기본 관세만으로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최근 리더십 나우 프로젝트라는 비즈니스 기관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300여 명의 주요 기업 고위 임원들 중 84%는 현재의 정치 사업 지형이 사업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한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당연한 설문조사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 중 45%는 최근 대통령의 각종 행정명령과 관세 등의 경제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답을 했고요.

이렇게 미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며, 미국이라는 큰 시장이 뒷받침해 수요가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적어도 그 수많은 부품들은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부가가치를 만드는 이들  
아마존의 시도는 현재 산업계의 분위기를 바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소비와 맞닿아 있는 모든 영역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짧은 고통'을 이야기하면서 (일반인들에게는 관세 개념보다) 이해가 되지 않는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해결이라는 '대의'를 위해서 희생을 하라는 주문을 따를만큼 현실의 경제 주체들은 인내심이 없습니다.

지금은 관세 표기를 철회했지만, 다시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지속되는 관세 정국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자신들의 이익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저항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을 고객들 역시 가만히 지켜보지는 않을 테고요. 

물론 불확실성은 사업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피해를 예상하게 하는 거대한 불확실성은 기업들이 겪지 않아도 되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현재의 상황이 이들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죠. 명확한 목적과 그것이 무엇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지가 설득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한 점이 없는 상황(혹은 설득이 되지 않는 상황)을 버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베트남에서 잔디깎기나 전지형차(사륜 오토바이 등), 피클볼 장비 등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장비나 생활 스포츠용품에 들어가는 부품 등을 소싱하는 수입업을 오랫동안 해 온 위스콘신주 기반 누퀄리티(NeuQuality)의 대표인 미국 사업가 스티비 누메이어를 베트남 출장지에도 따라가면서 심층 취재했는데요.

중국과 인접한 베트남 북부로 들어오는 중국산 원재료를 이용해 각종 부품과 제품을 만드는 베트남 공장의 물량이 최근에는 더욱 크게 증가하면서 (2018년과 2024년 사이 3배 증가) 베트남의 경제가 물론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저렴하게 소싱하는 부품 등이 미국 기업들과 경제를 지탱하는 축 중에 하나라는 점도 분명히 보여줍니다.

자유무역은 결국 모든 것을 연결시키고 그 경제적 효용은 모두가 얻는다는 사실을 현실의 예로 알려주는 것이죠. 대표적인 대기업들의 사례가 아니라 이렇게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각 지역의 사업자들의 비즈니스를 통해서요. 그리고 이렇게 제품을 대신 구매하고 공장 소유주와의 관계까지 관리하는 소위 상사업으로 연간 2500만 달러(약 356억 원) 매출을 내는 사업을 운영할 수도 있는 것이 미국 비즈니스 지형이라는 것을 이 아티클은 다시금 상기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현재 적용된 90일의 유예 기간이 끝나면 46%의 상호관세가 매겨질지, 안 매겨질지 모르는 안갯속 상황에서 어느 한쪽으로 '베팅'을 하면서 사업을 이어가야 합니다.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겠죠. 

관세가 매겨지고 베트남에서 오는 물건이 비싸진다고 미국에 이 제조업이 다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결국 연결된 미국의 사업도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마존 같은 기업은 이러한 미국의 사업자들을 미국의 소비와 연결 시킵니다. 수많은 셀러들이 미국의 부가가치를 만들고 있기도 한 것이죠. 또 당연한 말이지만, 이러한 기업들의 활동이 당장 줄어들게 되면 미국이 성장하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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