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 만드는 버블

그래도 멈출 수 없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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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5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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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AI 관련 자본지출(CAPEX)이 얼마나 커졌는지가 드러났습니다. 대부분이 AI 데이터 센터에 대한 투자인데요.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빅테크 조차도 쓸 수 있는 자금은 다 쓰면서 끝 모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계속 이어질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우선 버블이라는 현상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는 최근 들어 더욱 자주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과거 경험을 발판 삼아 버블을 예측하려는 시도들도 더욱 정교해졌고요. 하지만 AI 투자 경쟁은 누구하나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아니 지금은 누구도 멈출 수 없습니다.

오늘은 그 경쟁의 일면과 의미를 볼 수 있는 이야기를 간략히 전해드립니다.


[AI] #빅테크 #인프라투자
빅테크가 만드는 버블
그래도 멈출 수 없는 경쟁
최근 블룸버그는 빅테크 중 현재 AI 데이터 센터에 가장 크게 투자를 하고 있는 4개 기업인 메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본지출이 지난 분기에만 890억 달러(약 124조 원)에 이르렀음을 짚었습니다. 올해 이 4개 기업 자본지출의 총합은 3440억 달러(약 478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이 데이터 센터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죠.

메타는 AI 시대에는 애플과 구글의 생태계에도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자체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고, 구글은 오픈AI의 위협에 물량 공세를 퍼붓는 상황입니다. 아마존의 경우, AI를 뒷받침할 현재의 주력 사업이기도 한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를 멈출 수 없고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아마존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클라우드를 비롯해 AI 인프라에 전방위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죠. 

반면 애플은 현재의 AI 데이터 센터 경쟁에서는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죠. AI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주력 사업 영역이 제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애플은 대규모 인프라 구축을 직접 하지 않고 자신들이 만드는 하드웨어에 담길 소프트웨어와 그 시스템을 시장에서 선정하는 고민을 더 크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AI 시대의 가장 큰 승자라고 할 수 있는 엔비디아도 비슷한 모델입니다. 이들 역시 제조를 맡아주는 파트너와 일하면서 디자인과 설계로 임팩트와 가치를 키우는 기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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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은 매그니퍼센트 세븐까지 그 전선을 확대해 지난 분기에만 1025억 달러(약 142조 원)가 쓰였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미 빅테크의 위세가 지금만큼이나 컸던 2018년부터 정리한 AI 투자 현황은 우리가 지금 어떤 시대를 지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결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시대의 모습인 것이죠. 이미 모든 혁신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 빅테크는 그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으로 그들만의 독주 경쟁을 하는 시장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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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데이터 센터 투자 경쟁이 커졌습니다. (이미지: 월스트리트저널)
올해 들어서 더욱 커진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경쟁이 닷컴 붐 시기의 열기를 넘어섰다고 보는 유명 투자자인 폴 케드로스키 박사는 현재 AI에 대한 투자 속도는 1880년대 미국의 철도 건설 경쟁을 상기시키고 있다고도 지적합니다. (아래 이미지에서 보듯이 2020년의 경우, 팬데믹으로 인해 인터넷 트래픽도 폭증을 해 텔레콤(인터넷) 인프라에 대한 추가 투자가 크게 이루어졌죠)

아직 당시의 GDP 대비 6% 수준에는 못 미치는 1.2% 수준이지만, 현재 훨씬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제 수준에서 GDP의 1% 이상이라는 수치의 임팩트는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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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투자 시대를 향해 달려가는 AI 데이터 센터에 대한 자본지출 현황입니다. (이미지: 폴 케드로스키 블로그)
또한 2025년에 AI에 대한 자본지출은 미국 전체의 소비보다 GDP 성장에 그 기여가 컸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직접적인 투자 외에도 이들 빅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하는 TSMC와 폭스콘 등의 인프라 투자도 결국 AI 관련 투자로 볼 수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직간접적 투자까지 고려해야 현재 시장에서 일어나는 AI에 대한 투자를 더욱 명확하게 가늠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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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처리 장치 및 소프트웨어(Information Processing Equipment plus Software)'에는 AI 인프라 투자가 포함됩니다. 어느덧 AI 인프라 투자가 전체 소비보다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습니다. (이미지: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
새로운 자본의 흐름  
이렇게 커진 투자는 당연히 버블의 위험성을 지난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한 버블은 터지지 않았고, 시장도 그 위험 신호가 더 커지지는 않았습니다. 빅테크 기업들도 그간 착실히 쌓은 곳간에서 돈을 써왔고요.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가 과열된 것은 맞지만, 정황상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해 이들의 아티클을 인용한 유명 경제 칼럼니스트이자 서브스택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노아 스미스는 이들의 자본지출 속도가 점점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음을 짚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구글(알파벳)이 지난 4월에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채권을 발행한 것을 예로 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자현금을 쓰고는 있지만, 2023년 이후로 데이터센터 관련 부채가 3배 가까이 늘어났음을 짚었는데요. 다른 종류의 자금이 시장에 부쩍 많이 흐르고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메타는 최근 300억 달러(약 41조 7500억 원)를 아폴로 글로벌과 칼라일 등 사모펀드들로부터 빌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창 주목을 많이 받는 AI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코어위브(CoreWeave) 같은 기업은 엔비디아에서 칩을 사오기 위해 역시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있습니다. 즉, 현재 사모 신용 시장 등에서 당겨오는 돈이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JP모건은 사모 신용 시장도 1조 2000억 달러(약 1670조 원)를 넘어 커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시장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모 신용 펀드는 자신들의 돈으로 신용 장사를 운용하기도 하지만, 그들도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립니다. 미국 은행 대출 중 14%는 현재 사모 신용 펀드로 향하고 있다고 노아 스미스는 지적하죠.

이미 모두가 지적하는 버블에다가 이를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던 돈의 흐름이 이렇게 커지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위험 신호가 드러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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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신용 시장은 어느덧 전체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미지: JP 모건)
실리콘밸리는 알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세상을 바꾸던 실리콘밸리와 빅테크 기업들은 어느새 물리적인 인프라 투자로 세상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프라 제조와 그에 필요한 자본을 대부분 휘두르면서 AI라는 새로운 혁신의 실체, 혹은 사업 모델을 먼저 만들기 위한 경쟁을 크게 벌이는 것이죠.

이런 이들의 모습은 현재 미국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막대한 자본을 굴리면서 경제 성장이 지속되도록 하고, 미래 최첨단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죠. 

현재 보이는 무서운 속도의 투자가 결국은 시장의 버블을 터뜨려 시장에 조정기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건 이들은 어쨌거나 이 경쟁을 멈출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미래 국가 기간 산업을 구축한다는 사명감이나 중국과 중국의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한 역할 때문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실리콘밸리가 늘 보여준 무한경쟁에서 이기고 지속하는 기업이 되기 위함이죠.

이 경쟁에서 밀리면 미래에 서는 자리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서서히 그 존재감이 작아지는 경로를 거쳐왔지만, AI 시대에는 완전히 그 존재감을 잃은 인텔 같은 기업과 마찬가지로요.

이들은 이미 예상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제품에 대한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시장은 어떤 규모로건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요. 하지만 그것은 미래 사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필수적인 인프라를 깔아놓는 경쟁에서 이미 떨어져 나올 수도 없고요.)

닷컴 버블의 결과도 그러했고,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미국발 금융위기의 결과도 그러했습니다. 가장 가깝게는 짧은 경기 침체를 겪은 팬데믹 당시의 결과도 그러했고요. 결국 자신들은 어떤 파고가 와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자신하는 것이기도 하죠. 



빅테크의 AI 투자 움직임은 지속해 업데이트 드릴 예정입니다. 자산 시장의 버블과도 연결해서요. 당분간은 계속해서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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