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타트업의 겨울, 2. 인도의 석탄, 3. 미국의 중국 전기차 견제 오늘은 작년부터 이어지는 스타트업의 겨울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숫자들을 보고요. 이어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만들어낸 이슈 중에서도 인도가 석탄을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한 이유, 그리고 미국이 전기차 공급망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살펴봅니다. |
[스타트업] #금리가오르기시작하고 1. 스타트업의 길고 긴 겨울 |
작년부터 이어진 스타트업들의 고난은 계속되는 중입니다. 올해 들어 더 혹독한 겨울을 맞이했고요. 2022년부터 오르기 시작한 금리는 금새 세상 풍경을 많이 달라지게 했지만, 스타트업계의 풍경은 특히 많이 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미국에서만 벤처 투자를 받은 3200개의 스타트업이 파산을 하거나 문을 닫았다는 결과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가 피치북에 의뢰해 얻은 데이터로 나온 결과인데요. 이 회사들이 모은 자금은 272억 달러(약 35조 7700억 원)에 달합니다. 피치북은 많은 회사들이 조용히 사업을 정리하기 때문에 이 숫자도 보수적으로 산출되었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
추위를 버틸 남은 성냥(자금)이 얼마 없는 상황이에요. |
구체적인 숫자로 드러난 현실 터지지 않았던 버블은 이미 작년부터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실제적인 모습과 여파가 크게 드러난 것은 더는 투자를 받지 못해 자금이 마른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으로 많아지기 시작한 올해부터입니다. 문을 닫은 대표적인 회사들의 면면도 우울한 전망이 당분간 사실로 이어질 것을 말해주고 있죠.
- 대표적인 회사로는 470억 달러(약 61조 8000억 원)의 뻥튀기 가치평가를 바탕으로 기업공개를 하려다가 실패한 후 최근에 예상된 파산을 한 위워크가 있습니다. 이들은 총 110억 달러(약 14조 4700억 원)의 투자를 받았죠.
- 요즘에도 길거리에서 많이 보이는 전동 스쿠터 붐을 이끌며 7억 7600만 달러(약 1조 원)의 투자를 받았던 버드(Bird)는 지난 9월에 상장폐지가 되었어요. 현재 가치는 700만 달러(약 92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창업자인 트래비스 밴더잰덴이 지난 2021년에 2200만 달러(약 290억 원)를 주고 산 맨션보다도 훨씬 낮은 가치라고 뉴욕타임스는 꼬집었죠.
- 팬데믹 와중에 큰 투자를 받았던 버추얼 이벤트 스타트업인 호핀(Hopin)은 총 16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고, 한 때 76억 달러(약 9조 9960억 원)의 가치를 받았는데, 얼마 전 주요 사업을 1500만 달러(약 197억 원)에 매각했어요.
- 최근에는 89억 달러(약 11조 7000억 원)의 가치 평가를 받은 치과 치료에 특화한 텔레헬스 스타트업 스마일다이렉트클럽(SmileDirectClub)이 파산을 신청한 이후 아예 문을 닫기로 해 업계에 또 한 번 충격을 줬고요.
- 이들 외에도 8억 5200만 달러(약 1조 1200억 원)를 모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올리브AI, 9억 달러(약 1조 1830억 원)를 모은 물류 스타트업인 콘보이(Convoy), 6억 4700만 달러(약 8510억 원)를 받은 주택건축 스타트업인 비브(Veev) 등이 최근에 파산 혹은 아예 문을 닫은 큰 스타트업들입니다.
이들 외에도 각 분야에서 손에 꼽히던 스타트업들의 실패는 계속 이어졌어요. 그리고 아직 실패는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들이 계속되는 중입니다.
금리가 오르자 달라진 현실 금리가 지금처럼 높지 않았던 시절, 아니 아주 낮았던 시절에는 벤처캐피털도 스타트업도 자금을 수혈하는 데 부담이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사용자를 모으고, 트래픽을 보여주면 언젠가는 "적정한 사업 모델을 입히면서 돈을 벌 수 있겠지"라는 희망이 지속되었죠.
이 기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대략 2011년 즈음, 확장하는 모바일 시대에 구글과 페이스북 이후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트업들이 계속 탄생하면서이죠. 이내 '유니콘'이라는 명칭이 자리 잡고, 십수 개이던 유니콘은 어느새 전 세계에 1000개를 넘어가게 되었죠. 하지만 이런 황금기는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2022년 3월까지만 딱 이어졌습니다.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이후 추가 투자는 일찍이 멈추었고 제대로 된 사업 모델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돈이 떨어져 문을 닫거나, 조금이라도 남은 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면서 문을 닫는 중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의 호시절은 갑작스레 끝이 났고, 그 여파가 이제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요.
AI 투자는 (물론) 계속되는데
하지만 그렇다고 AI 스타트업에 대한 절대적인 투자 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2021년에 약 3420억 달러(약 450조 원)가 넘은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는 2022년에 2155억 달러(약 283조 4470억 원)로 줄었어요. (전 세계적으로는 2021년 6810억 달러(약 895조 7200억 원)의 투자가 2022년에 4450억 달러(약 585조 3080억 원)로 줄어들었어요) 2023년은 전체적인 투자 금액이 작년 대비해 50%가 훨씬 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그 금액이 증가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AI 투자 비중은 계속 커지면서 AI 열풍이 불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장이지만, 전체적인 벤처 투자 시장의 분위기가 어떤지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하죠. 아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겨울 속에서 버티는 이들과 버티지 못하는 이들의 희비가 매일 엇갈리는 중입니다. |
[에너지] #COP28 #재생에너지 2. 인도가 석탄을 끊으려면 |
현재 두바이에서 폐막을 앞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가장 큰 화두는 합의문 초안에서 모든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빠졌다는 것인데요. 석탄과 가스 그리고 석유까지 포함한 화석 연료의 퇴출을 합의문에 명시하기에는 반대가 거셀 것이라는 예상이 컸습니다. 현재 대표적인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이번 의장국인 UAE도 문구를 빼라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후문도 이어지는 중이죠.
이보다 앞서 화제가 되었던 사항은 인도가 중국과 함께 '글로벌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선언(Global Renewables and Energy Efficiency pledge)'에서 빠지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인도 역시 지속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함을 피력했고, 이를 늘려가겠다고 해왔지만 이번 선언에 새로운 석탄 발전 투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자 발을 뺐어요.
왜 그랬을까요? |
이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세계에 아주 중요해졌어요. (데이터: 우드맥킨지) |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 모두가 인지하듯이 기후위기 대응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도가 현재 전력 발전의 70%가 넘는 비중을 의존하는 석탄을 끊어내기는 부담스럽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에너지 시장 조사 기관인 우드맥킨지에 의하면 지난 5년간 470억 달러(약 61조 8500억 원)의 클린 에너지 관련 투자를 받았지만, 인도가 (2050년이 아닌) 207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총 1조 4000억 달러(약 1842조 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연간으로 환산하면 280억 달러(약 36조 8500억 원)에 이릅니다.
몇 년 전부터 인도는 자국을 가장 큰 재생에너지 시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어요. 최근에는 특히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투자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금리 인상 추세가 전반적인 신규 재생에너지 투자를 주춤하게 만들었고, 인도가 끊어내려던 석탄을 끊어내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자본이 필요한 것 현재 인도에는 25기가와트에 이르는 석탄 발전소가 세워지는 중이고, 앞으로 29기가와트가 추가로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인도는 자국 석탄을 값싸게 발전소에 공급하고 있고, 석탄이 현재 경제 발전에 따라 늘어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반면 태양 에너지의 설치는 2022년에 비해 47%나 떨어진 상황이에요. 인도에서 현재 균등화된 태양광 발전 비용은 이미 석탄보다 25% 저렴하다고 알려졌고, 태양 에너지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떨어지고 있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는 송전 설비 등 새로운 에너지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한 이유가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죠. 재생에너지 투자와 공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기반을 만들어야 하고요.
앞서 개발을 한 국가들과 기업들의 인도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도는 말하고 있기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투자 기회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인도의 역할이고요. |
[전기차] #IRA업데이트 3. 미국의 중국 견제는 커지지만 |
미국이 자국 중심의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힘을 싣는 확실한 조치를 발표했어요. 미 정부는 작년 8월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일부 국가'와 연관된 곳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 및 부품이 포함된 전기차는 7500달러의 세금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그 후속 조치로 지난 12월 1일 중국을 핵심으로 포함한 '외국 우려 실체(Foreign Entity of Concern, FEOC)'에 대한 상세 해석규칙(안)을 발표했죠.
이처럼 전기차 산업에 있어서는 후발 주자인 미국의 중국 견제는 계속 커질 예정인데요. 중국이 세계 곳곳에 앞서 구축한 전기차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까요? |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성장은 현재 거침이 없어요. (이미지: BYD) |
쎈 견제구를 던지려 했는데 우선 이번 해석규칙(안)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요.
- FEOC는 중국과 함께 러시아, 북한, 이란을 지칭해요. 해당 국가에 본사 또는 주된 사업장이 있는 경우에는 FEOC에 해당하게 됩니다.
- 또한 다른 나라에 사업장이 있더라도 FEOC의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25% 이상 지분 등 경영권을 가지면 FEOC에 해당합니다. 뿐만 아니라 포드가 CATL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배터리 공장을 합작으로 설립하는 것처럼 어떤 기업이 지분 계약 없이 라이선스 계약만 맺었더라도 이로 인해 기업 경영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이 넘어가 있다면 FEOC로 분류돼요.
- 미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 전기차 제조사는 FEOC 요건 해당 여부를 스스로 입증해야 해요. 당장 내년부터 배터리 부품에 대한 실사를, 2025년부터는 핵심 광물과 구성 소재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 핵심 광물과 구성 소재 중 추적이 불가능한 배터리 소재가 미량(2% 미만) 포함될 경우에만 예외로 하고 나머지는 출처를 분명히 밝혀야 하죠.
현재 미 정부는 내년 1월 1일 시행을 위해 규칙이 확정되기 전에 공개적으로 의견 수렴을 받고 있어요. 중국 정부는 최근 미 재무부, 에너지부의 발표에 대해 이를 외교적인 이슈로 받아들이고 항의한다는 입장이에요.
타격 불가피한 일부 제조사 미국 정부는 중국 국적 회사뿐 아니라 호주나 미국, 말레이시아에 있는 기업이라고 해도 중국의 기업이 지분이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영향을 주고 있는 회사를 모두 견제하기로 했어요. FEOC 회사에서 제조하거나 조립한 배터리 부품이 포함된 차량은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돼요. 이러한 결정은 자국의 핵심 제조사들을 포함해 전기차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돼요. 예를 들어, 포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종인 머스탱 마하E가 더 이상 세금 공제 대상이 아니게 되었고, 당장 내년 1월부터 여러 제조사의 차종이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요. (포드가 아직 소명 중이지만) 업계는 머스탱이 멕시코에서 생산되긴 하지만 중국산 LFP 배터리를 써서 제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테슬라는 중국의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의 LFP 배터리를 사용해 저렴한 버전의 차량을 쏟아내고 있죠. 머스탱과 마찬가지로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테슬라도 내년에 세액 공제 혜택을 유지할 것이라고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려워요. 테슬라의 공격적 가격 인하가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 덕에 가능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처럼, 자동차 제조사들이 당장 확실하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분야(값싼 중국산 배터리 장착)가 차단되는 셈이에요.
이는 미 정부가 이번 규칙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제조사들의 로비가 거셌던 이유이기도 해요. 현재 전기차의 더 빠른 대중화를 위해서는 전기차의 판매 가격이 더 내려와야 하는데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의 장착을 막는 것은 문제라면서요.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배터리 가격은 전체 가격의 약 30%를 차지하죠) 중국의 공급망이 가진 영향력*을 생각할 때 완전한 배제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기도 하고요.
* 리튬,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원재료 정제 작업은 중국에서 60% 이상 이뤄지고 있어요. 배터리 부품의 65%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요.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도 중국 회사이고 호주, 말레이시아에서 원재료 채굴을 하는 회사들 중에는 중국의 투자를 받은 회사가 많아요.
빠져나갈 구멍도 보이는 중 지침이 빡빡해 보이긴 하지만 제조사들이 빠져나갈 구멍도 있습니다. 우선 리스 차량은 FEOC 요건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문제없이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어요. 중국 회사와의 제휴 가능성도 닫히지 않았습니다. 포드는 (위에서도 언급한) 미시간주에 CATL의 기술을 라이선스받아 합작으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해 정치권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는데요. 이번 FEOC 지침에서 규정하는 '효과적인(실질적인) 통제권'이 포드에 있다고 유권 해석을 받으면 FEOC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CATL은 지분 참여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25%의 지분율에 대한 제한도 중국 등 FEOC가 다른 국적의 자회사를 통해 우회 소유하는 방식으로 기업 구조를 짜면 규정에서 자유롭게 될 여지도 있어요. 이에 따라 IRA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조 맨친 상원의원 등은 중국 기업에 인센티브가 지급되지 않도록 규정의 허점을 막아야 한다고 강력히 항의하는 중입니다. |
유럽에서 인기 있는 중국의 MG 전기차예요. 현재 영국에서는 테슬라 다음으로 잘 팔리는 전기차이죠. (이미지: MG) |
견제하기 힘들 정도의 확장 이제는 공급망을 떠나 중국산 전기차가 '스파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공급망과 제조원을 따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요. 전기차는 대부분 다양한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고 있고 수백 개의 센서가 부착된 상태로 길을 돌아다녀요. 실내 온도나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측정하는 센서도 있지만 라이다(LiDAR)와 같은 센서는 군사급 기능을 탑재했다고 하죠. 일부 의원들은 중국 기업이 자율주행 전기차를 통해 민감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우려를 제기했어요.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화웨이와 ZTE가 제재를 받은 것처럼 전기차도 '안보'가 이슈가 될 여지가 존재해요. 중국 IT기업에 대한 제재와 같이 사건이 번질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이런 미국의 견제와는 별개로 중국은 광활한 내수 시장과 세계 각지에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중입니다. 중국 시장 내 전기차 성장률은 지난 9월 전년 대비 29% 증가하는 등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요. 내수 시장을 넘어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 호조로 인해 올해 일본을 제치고 가장 많은 차를 수출하는 나라가 될 예정이고요. 중국 1위 전기차 사업자인 비야디(BYD)는 미국을 빼고 유럽에서의 확장과 남미에 더 적극 진출할 예정이고, MG와 같은 브랜드도 영국에서 두 번째로 가장 잘 팔리는 전기차로 꼽히는 등 중국 제조사들은 미국 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요. 예외적으로 지리자동차는 볼보 브랜드를 이용해 미국 시장의 반응을 보고 있어요.
중국 안에서는 전기차 산업의 가파른 성장을 고용 시장이 감당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중국의 전기차 회사들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을 심층 보도했죠.* * 물론 이는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젊은 세대가 공장 일자리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에요. 게다가 중국 내 전기차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적자를 보는 회사가 많아지며 얇은 마진율을 감내하기 위해 사람을 구하고 싶어도 인건비를 높이지 못하는 상태이고요.
새로운 단계의 전기차 경쟁 이렇게 중국의 전기차 산업이 쭉 뻗어가는 가운데, 미국은 확실히 자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겠다는 입장을 전 세계에 재확인 시켜준 것이기도 합니다. 중국에 치우친 공급망을 자국으로 돌리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면서요.
중국(혹은 투자를 받은 기업)의 배터리 원자재, 부품업계가 어떤 영향을 실제로 받을지는 내년 자동차 제조사들이 진행할 FEOC 실사와 함께 결정될 것으로 보여요. 실제로 공급망이 막힌다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물론 작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이 자주 변경되는 점이나 대중화를 촉매시킬 저렴한 전기차의 등장을 앞당기는 결정은 아니라는 점에서 미국 내 전기차 시장 확대가 현재의 페이스보다 빨라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중국 공급망이 채우던 빈자리를 노리는 미국이나 그 외 국가의 기업 입장에서는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될 테지만, 공급 확대 기반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어요.
어쨌거나 미국은 IRA 도입으로 뒤처진 산업에서 경쟁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연 포문이 미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도 역시 지켜봐야 하는 사항이죠. 중국의 전기차가 세계 각지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내는지 보면서요.
- By 캐롤라인. 언론사와 스타트업을 거쳐 현재는 전기차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최신 전기차 트렌드와 그 후방산업인 배터리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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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정은 자국의 핵심 제조사들을 포함해 전기차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돼요. 예를 들어, 포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종인 머스탱 마하E가 더 이상 세금 공제 대상이 아니게 되었고, 당장 내년 1월부터 여러 제조사의 차종이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요. (포드가 아직 소명 중이지만) 업계는 머스탱이 멕시코에서 생산되긴 하지만 중국산 LFP 배터리를 써서 제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테슬라는 중국의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의 LFP 배터리를 사용해 저렴한 버전의 차량을 쏟아내고 있죠. 머스탱과 마찬가지로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테슬라도 내년에 세액 공제 혜택을 유지할 것이라고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려워요. 테슬라의 공격적 가격 인하가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 덕에 가능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처럼, 자동차 제조사들이 당장 확실하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분야(값싼 중국산 배터리 장착)가 차단되는 셈이에요.
이는 미 정부가 이번 규칙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제조사들의 로비가 거셌던 이유이기도 해요. 현재 전기차의 더 빠른 대중화를 위해서는 전기차의 판매 가격이 더 내려와야 하는데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의 장착을 막는 것은 문제라면서요.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배터리 가격은 전체 가격의 약 30%를 차지하죠) 중국의 공급망이 가진 영향력*을 생각할 때 완전한 배제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기도 하고요.
중국 회사와의 제휴 가능성도 닫히지 않았습니다. 포드는 (위에서도 언급한) 미시간주에 CATL의 기술을 라이선스받아 합작으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해 정치권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는데요. 이번 FEOC 지침에서 규정하는 '효과적인(실질적인) 통제권'이 포드에 있다고 유권 해석을 받으면 FEOC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CATL은 지분 참여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중국 기업이 자율주행 전기차를 통해 민감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우려를 제기했어요.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화웨이와 ZTE가 제재를 받은 것처럼 전기차도 '안보'가 이슈가 될 여지가 존재해요. 중국 IT기업에 대한 제재와 같이 사건이 번질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중국 1위 전기차 사업자인 비야디(BYD)는 미국을 빼고 유럽에서의 확장과 남미에 더 적극 진출할 예정이고, MG와 같은 브랜드도 영국에서 두 번째로 가장 잘 팔리는 전기차로 꼽히는 등 중국 제조사들은 미국 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요. 예외적으로 지리자동차는 볼보 브랜드를 이용해 미국 시장의 반응을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