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에 중국 물품에 대한 최소 기준 면세를 철폐하는 명령을 내렸다가 일주일만인 2월 7일에 이 명령을 취소합니다. 그 이유는 단 며칠만에 갈 곳이 없어진 백만 개가 넘는 소포가 뉴욕의 JFK 공항에 쌓여있는 상황이 되었고, 이는 준비가 되지 않았던 항구 및 관세, 물류 행정을 엉망으로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죠. 결국 극심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다시 최소 기준 면세를 허용하는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소포들의 상당수는 쉬인과 테무를 통해 주문이 된 제품들입니다. 개인들이 주문한 제품들도 있고, 아마존에서 팔기 위해서 온라인 셀러들이 주문한 제품들도 있고요. 그 구성이 어떻건 쉬인과 테무를 비롯한 초저가의 이커머스 기업들은 이렇게 아주 큰 무역의 흐름을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거대해진 물류망을 제도 철폐 명령이라는 '스냅' 한 번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지난 2월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아마존을 포함한 이커머스 기업들의 거래 현황, 미국 우체국을 비롯한 물류 서비스 진행 현황, 그리고 관세 행정 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죠. 이는 즉 시간이 걸리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미국과 트럼프가 이어온 오락가락 관세 적용과 그로 인해 촉발된 무역 전쟁 속에서 이 역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후에는 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설령 제도가 없어진다고 해도 그 결과로 나타나야 할 미국 의류 기업들의 실적이 갑자기 좋아질 수도 없습니다.
상품의 구매는 결국 소비자 즉, 고객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옵션을 없애거나, 가장 좋아하는 옵션을 더 비싸게 만든다고 이미 좋지 않아서 외면한 상품을 다시 선택할 것이라고 볼 수 없죠. 물론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내 풀필먼트를 사용하는 리테일러들이 발빠르게 행동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도 역시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최소 기준 면세를 폐지하면 미국의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최소 기준 면세의 폐지로 미국 소비자들의 후생에서 약 109~130억 달러(약 16~19조 원)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결국 의류뿐만 아니라 전 품목에 걸쳐 이 제도의 혜택을 받는 중저소득층의 소비자들에게 비용이 전가된다는 것이죠.
포에버21은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단, 최소 기준 면세의 희생양이 아니라 전 세계의 무역 시스템이 이미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 온 가운데, 의류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죠. 많은 브랜드들이 그러했고요.
물론 최소 기준 면세라는 제도는 미국 소비재 산업의 많은 것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의 경쟁에서 방법을 찾은 기업들은 살아남아 성장을 이어가고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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