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가 시작한 가성비 콘텐츠의 시대

1. 완전히 바뀐 콘텐츠 전략, 2. 제품의 맥락을 이해하는 마케팅
2024년 4월 17일 수요일 
오늘은 넷플릭스 필름 즉, 넷플릭스의 영화 콘텐츠 전략 변화가 무슨 의미인지를 짚어볼게요. 현재 넷플릭스가 어느 정도로 경쟁을 압도 중인지, 앞으로 어떤 콘텐츠들로 서비스를 채워갈 것인지를 살펴봅니다.  

이이서 불타는 차 안에서도 멀쩡했던 스탠리 컵의 마케팅 총괄자가 어떻게 스탠리 그리고 이전 직장인 크록스의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봅니다. 이런 경험이 새로운 브랜드의 성공을 이끌 수 있을지도 가늠해 보고요.  

[미디어] #스트리밍
1. 완전히 바뀌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
넷플릭스는 얼마 전 넷플릭스 필름, 즉 넷플릭스 영화 조직의 리더를 교체했습니다. 2017년부터 넷플릭스의 영화 전략을 이끌어온 스캇 스투버(Scott Stuber)는 <아이리시맨>을 함께 제작한 마틴 스콜세지와 <로마>의 알폰소 쿠아론 등의 대가들에게 큰 투자를 해 넷플릭스 영화의 명성을 끌어올렸고, 제작비가 크게 들어가는 액션 대작들을 기획하는 등 원 없이 콘텐츠에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이는 넷플릭스의 전체적인 콘텐츠 투자 전략과 궤를 같이하는 움직임이었죠. 

하지만 이제 시장을 지배하는 넷플릭스에게는 물량 공세와 같은 전략을 더 실행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새로 넷플릭스 필름의 리더가 된 댄 린(Dan Lin)은 2억 6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플랫폼에 제작비까지 고려한 ‘퀄리티'에 더 신경을 쓴 영화들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긴축의 시대가 진행 중이다"라고 까지 표현했는데요.

넷플릭스가 이제 '가성비'를 고려하면서 영화를 제작하고 확보하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케이블을 넘어 극장 산업까지 파괴하면서 시장을 넓혀온 넷플릭스에게도 영화는 전체 콘텐츠 전략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오리지널 필름(영화)도 계속 제작하지만, 타겟층을 세분화하고 '효율'을 강조하겠다고 합니다.  
세부적으로 시청자 타겟 중
댄 린은 워너브라더스에서 영화 제작을 담당하면서 <셜록 홈즈> 시리즈와 <레고> 프랜차이즈를 히트시켰고, 그 전엔 디즈니에서 <알라딘>과 같은 영화의 제작을 맡았어요. "우리 이런 영화도 만들어!”, “영화제에서 상도 탈 거야"라고 외치는 영화들보다는 뚜렷한 타겟을 두고 실익을 챙기는 영화를 제작해 왔죠. 그의 선임은 넷플릭스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는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사실 넷플릭스의 영화들은 쏟은 돈에 비해 큰 혹평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청 성적도 기대만큼 늘 좋지도 않았고요. 라이언 고슬링가 주연한 <그레이 맨>,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온 <레드 노티스> 등등 수억 달러씩 쏟은 대작 영화들은 일부 오리지널 시리즈보다도 좋지 못한 결과를 내었죠. 하지만 이런 영화들은 넷플릭스가 성장 정체기를 겪지 않으면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분석됩니다.

넷플릭스는 수많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많은 콘텐츠를 가져와 담고 있죠. 이제 더 거대한 구독자층을 계속 붙잡아두고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겟 세분화 전략이 필요해진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장르별로 어떤 영화를 어떻게 제작해 누구를 타겟하겠다는 것을 더 뾰족하게 하겠다는 것이죠. 

영화 시장에서는 이런 넷플릭스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오히려 기존의 영화 스튜디오들이 제작을 거부한 중저예산 영화들에 넷플릭스가 관심을 가지면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왠만해서는 극장 개봉으로 성공이 어려워진 시대에 극장 개봉 없이도 퀄리티가 뛰어난 영화들이 더 큰 관객층을 만날 기회가 될 수도 있죠.

경쟁이 끝난 시장을 지배 중
현재 시장은 다시 빠르게 재편되는 중입니다. 이미 시장을 지배하게 된 넷플릭스에게 다른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백기를 든 상황이나 마찬가지예요. 모두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내어주지 않다가, 결국 콘텐츠를 통해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재개하는 중이죠. 대표적으로 파라마운트를 비롯한 큰 영화 스튜디오들이 대부분이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 지배력이 커진 넷플릭스는 이제 비용을 더 효율적으로 쓰면서 좋은 콘텐츠를 걸러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영화의 경우, 그동안 큰 선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유명 감독들을 섭외하는 등 돈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보는 것입니다. 팬데믹 이후 스트리밍 경쟁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넷플릭스가 자체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더 확대하기 위해서 돈을 쏟고, 유명 감독들의 프로젝트를 지원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콘텐츠에 '뎁스(깊이)'를 더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노력은 결국 어느 정도 빛을 발했습니다. 자체 레거시 콘텐츠가 부족했던 넷플릭스가 디즈니를 비롯한 대표적인 영화 및 방송사 스트리밍 서비스들과 쉽지 않은 경쟁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넷플릭스는 레거시를 구축한 이들이 각국에서 콘텐츠를 만들도록 했고 전 세계에 공급했어요.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다양한 국가의 콘텐츠를 찾아보게 만들면서 돌파구를 찾아내었죠. 

오히려 할리우드의 레거시 콘텐츠를 믿었던 미국의 제작사들과 스튜디오들도 전 세계 콘텐츠를 찾아보는 플랫폼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었죠. '로컬' 맛집들이 세계 미식 시장이 얼마나 큰지 배웠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까요. 물론 결과적으로 넷플릭스의 투자로 이루어진, 넷플릭스를 위한 무대가 되었지만, 넷플리스는 콘텐츠가 공급되어 오디언스에게 다가가는 기존의 방식도 바꾸면서 성공을 일군 것이죠.
영화관 가는 재미도 물론 있지만, 넷플릭스는 점점 영화관에 가는 횟수와 이유를 줄여주고 있죠.   
장기 독주 체제 굳히기 중
넷플릭스는 케이블 코드를 끊으면서 기본으로 구독해야 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사람들은 "추가로 어떤 서비스를 구독할까?”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중입니다. 여전히 헤매이는 디즈니+ 등의 상황을 봤을 때 넷플릭스와 유의미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아직은 없는 상황입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로서 이제 장기적으로 독주할 채비를 갖추었다는 분석이 나오죠. 미국 외에도 각국 주요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견제할 수 있는 서비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이번에 보여준 모습에서 놀라운 점은 이렇게 독주 체제를 갖추어 가는 상황에서도 콘텐츠의 판도를 다시 보고 새로운 전략을 실행하는데 전혀 늦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영화 콘텐츠 전략의 변화가 바로 그런 점을 보여주고 있죠. 이번 포지션 변화는 거대해진 넷플릭스의 관객층 구성에 따라 늦지 않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팬데믹이라는 험한 시기를 거쳐서도 극장은 여전히 살아있고, 앞으로도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들은 계속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넷플리스는 이제 극장 시장도 더 확실하게 자신들의 시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TV 시리즈로 결국 케이블을 넘어섰듯이 말이죠. 

아직 라이브 스포츠에는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지만,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마이크 타이슨과 제이크 폴의 복싱 시합 중계를 올 7월에 진행할 예정이고, 프로 레슬링 WWE의 시그니처 주간 쇼의 방영까지 확보하면서 접근을 하고 있는데요. 이 새로운 영역에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꾸준히 주목하고 있어야 하죠.

시장 일각에서는 비밀번호 공유 금지와 더 저렴한 광고 구독제 등 그간 구독자와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들의 효과가 거의 끝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미 다음 단계의 성장 전략을 실행하는 중입니다. 콘텐츠 자체로 사람들을 붙잡아두고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 중심이고요. 

이번 주에 발표하는 1분기 실적이 앞으로의 방향을 보는 데 또 중요한 지점일 텐데요. 모건스탠리는 앞서 넷플릭스가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하고 장기 성장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갖추었다고 전망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우선 지켜봐야겠지만, 전체적인 스트리밍 시장 상황을 보면 넷플릭스의 성장을 제한할 요소는 크지 않습니다. 

[리테일] #소셜미디어 #마케팅
2. 스탠리 컵의 비결은 재현 가능할까?
불에 타버린 차 속에서도 멀쩡해서 화제가 되었던 보온 컵 영상 혹시 보셨나요? 지난해 11월에 틱톡에 올라온 한 영상은 불에 타 잿더미만 남은 차 속에서 스탠리의 시그니처 상품이 된 퀜처(Quencher)가 멀쩡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있던 얼음도 아직 안 녹았음을 보여주어서 인터넷 바이럴을 한동안 점령했는데요. 

1913년에 탄생한 캠핑 브랜드의 보온컵은 이 영상을 계기로 전 세계 모두가 그 이름을 더 깊게 새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컵이 애초에 소위 MZ 여성의 차 안 일상용품이 되도록 만든 스탠리의 마케팅도 덩달아 한동안 주목을 받았죠. 

최근 이 모든 것을 이끈 스탠리의 사장인 테린스 라일리가 크록스로 이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는 2020년에 스탠리에 합류하기 전 이미 크록스의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약 5년간 재직하면서 크록스의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어요. 크록스 판매의 정점을 만들었고, 주가가 팬데믹 와중에 피크를 치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이 그였죠.  

그런 그가 이번엔 크록스가 팬데믹 와중에 큰돈을 주고 인수했지만, 기대만큼 성장을 하지 못하는 중인 헤이두드(Heydude)의 사장이 되었습니다. 크록스와 스탠리의 레거시 상품을 메가 히트로 만든 그는 또 다른 어글리 슈즈의 성공을 만들 수 있을까요? 
스탠리 컵은 한국에서도 꽤 보이죠. (이미지: 스탠리)  
스탠리의 비결부터 돌아보면
스탠리의 매출은 2019년 약 7300만 달러(약 1010억 원)에서 2023년에 7억 5000만 달러(약 1조 390억 원)가 되었습니다. 4년 만에 10배가 넘게 성장한 것이고, 위의 영상이 2023년 11월에 바이럴 되기 전에 이미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상품이었죠.

스탠리의 비결은 기존의 시그니처 상품의 타겟을 '캠핑을 하는 남성'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편하게 컵을 들고 다니며 물을 마시고 싶어하는 여성'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미 기능성과 품질은 오랜 기간 인정 받아온 캠핑 브랜드였던 스탠리의 컵은 '시원한 음료를 계속 시원하게, 따뜻한 음료는 계속 따뜻하게'라는 기본 성능과 내구성이 우수했고,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죠. 

그중에서도 차량 컵 홀더에 딱 맞는 퀜처가 이에 맞는, 누가 써도 만족할 수 있는 컵이었어요. 테렌스 라일리와 그의 팀은 판매가 전반적으로 부진해 생산까지 멈췄던 퀜처가 유타주의 모르몬교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는 것을 보고 마케팅 작업을 시작했고, 이에 맞춰 기존이 녹색 베이스 외 다양한 색깔의 퀜처가 출시되었죠. 그리고 때마침 부상하던 새로운 소셜미디어인 틱톡에서의 캠페인이 스탠리 바이럴의 진정한 시작이었어요. 

물이 40온즈나 들어가는 큰 사이즈의 퀜처는 크록스처럼 튀는 모습으로 틱톡 세대에게 어필하기 시작했고, 모두가 음료를 마시기 위해 가져야 하는 잇 아이템이 되었죠. 물론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기본적으로 너무나 훌륭했던 품질의 컵 때문이었습니다. 

차량 화제에서도 멀쩡한 컵이 바이럴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스탠리의 컵이 틱톡에서 큰 인기를 얻는 아이템이었기 때문이죠. 물론 영상을 올린 이에게 차를 선물해 준 스탠리 팀의 빠른 대처도 바이럴이 이어지는 데 큰 몫을 했고, 결국 스탠리 브랜드의 레거시가 완성되는 듯한 모습을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브랜드들이 또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타고 부상하고 있지만, 스탠리는 당분간 이어질 견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죠.

크록스와 헤이두드가 비슷하다면
크록스의 성공 비결은 흔히 셀럽들과의 콜라보가 꼽힙니다. 포스트 말론처럼 당시 가장 핫했던 뮤지션이 크록스를 신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포스트 말론이 직접 디자인한 크록스를 출시하는 것을 제안해 파트너십을 이어갔죠. 당시에도 품질이 좋은 상품이 애용되는 현상을 목격해 홍보의 기회를 발견한 것이었죠. 못생긴 신발이었지만, 발이 편한 기능에 충실한 크록스의 장점까지 부각되면서 그의 팬들이 신기 시작했고, 크록스는 바이럴을 탔습니다.

크록스와 스탠리는 각각 다른 방법으로 바이럴을 만들었고, 인기를 얻은 계기도 달랐지만 공통점은 확실했습니다. 품질이 뛰어난, 누가 써도 편하고 좋은 레거시 상품이었어요. 스탠리는 캠퍼들에게 인정 받아온 역사를 가진 브랜드였고, 크록스는 이미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신발이었죠. 이들은 한 때 각광을 받았던, 하지만 늘상 품질과 서비스에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던 DTC(Direct-to-Consumer) 브랜드들과는 완전히 다른 브랜드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헤이두드는 흔치 않은 디자인에 발이 편하다는 평가를 받는 브랜드입니다. 좋은 품질의 의류와 신발로도 유명한 이탈리아에서 2008년 시작된 브랜드라는 스토리라인아 만들어졌고 미국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죠. 역시 품질로 먼저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은 브랜드입니다. 

크록스가 2022년 초 25억 달러(약 3조 4640억 원)에 인수한 이 브랜드의 매출은 2023년 기준 약 9억 5000만 달러(약 1조 3160억 원)였어요. 전년 대비해 약 6% 증가했지만, 크록스가 같은 기간 14% 성장해 이제 매출이 30억 달러(약 4조 1570억 원)에 이르는 것에 비교해 부진한 편입니다.  

새롭게 구성되는 헤이두드 팀이 이 상품을 띄울 새로운 방법을 결국 만들어낼 지 (업계에서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바라볼 텐데요. 몇 명의 마케터에게 이미 인정받은 상품의 성패가 온전히 달려 있는 경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포스트 말론이 디자인한 크록스입니다. (이미지: 크록스)
무작정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테렌스 라일리는 지난해 출연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팟캐스트에서 "어떤 상품이 '시대정신'이 될만큼의 인기를 얻고 있는지 '공항 테스트'를 한다"고 했는데, 공항에서 사람들이 해당 상품을 얼마나 들고 있는지 (혹은 신고 있는지)가 이 상품이 큰 히트를 쳤는지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에요. 크록스는 어느덧 사람들이 공항에서 가장 많이 신고 있는 신발 중 하나가 되었고, 퀜처 역시 (미국 기준으로) 공항에서 사람들이 캐리어와 함께 들고 다니는 아이템이 되었다고 하죠. 

물론 이 정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는 브랜드는 꾸준히 탄생하고 있어요.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품질 등의 검증은 영상을 기반으로 한 수많은 리뷰가 생산되는 소셜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가능해졌고, 현재 인터넷의 순기능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렇기에 언더독 브랜드도 기존의 레거시 틈새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도 맞습니다. 최근에는 스탠리와 경쟁하는 아이스박스 및 텀블러 브랜드인 예티(Yeti, 2006년 설립)가 그러하고, 나이키와 경쟁하는 호카(Hoka, 2009년 설립)*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레거시 브랜드가 새롭게 탄생한 예로는 LVMH에 2016년에 인수된 독일의 캐리어 브랜드인 리모와(Rimowa)가 꼽히기도 하죠

크록스와 스탠리의 마케터는 헤이두드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요? 새로운 브랜드가 과연 어떻게 바이럴을 타는지 혹은 바이럴을 과연 타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크록스의 실적뿐만 아니라 편리한 어글리 슈즈 카테고리의 지속가능성도 가늠해 볼 수 있는 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디어] #악시오스 #뉴스산업
3. 뉴스레터 미디어의 AI 시대 생존 계획
악시오스(Axios)는 뉴스를 간결하게 요약해 전하는 소위 '스마트 브레비티(똑똑한 간결함)'로 대표되는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하는 뉴스 미디어이죠. 최근 악시오스의 CEO인 짐 밴더하이(Jim VandeHei)는 AI 시대에 악시오스와 같은 미디어가 생존하기 위한 전략 전환에 대해 뉴욕타임스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특별한 비결을 담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악시오스가 지금 하는 것을 잘하는 것이 비결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벤트 사업을 강화하는 것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요지였어요.

악시오스는 소속 저널리스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고, 이들이 만드는 오리지널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구독제를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수익 축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보가 흐르는 라이브 이벤트를 또 하나의 축으로 가져갈 것으로 계획한 것입니다. 

이 전략은 과연 AI 시대에도 유효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에 5억 2500만 달러(약 7260억 원)라는 가치에 케이블 사업자인 콕스 엔터프라이즈에 인수된 악시오스는 레거시 모델들도 계속 어려워하는 와중에 광고와 구독제 그리고 라이브 이벤트까지 다양한 수익원이 포함된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이번 [드래프트]는 특별히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전략을 들고나온 것이 없는데, 어떻게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려는 것인지 짐 밴더하이의 인터뷰를 계기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업 현황도 짚어보면서요.

[리테일] #조디의리테일우화
4. 컬리의 반격은 가능할까?
신선 식품 배송 3사의 MAU(월별 활성 사용자 수) 변화 추이 (데이터: 닐슨 코리안클릭)  
"식품 배송 어디셔 시켜?"라는 질문은 "시장 어디서 봐?"와 같은 질문이 된 지 꽤 되었습니다. 새벽 배송을 통해 식품을 구매하는 방법이 인구 대부분에 가능해진 이후 식품 이커머스는 사람들의 습관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게 되었죠. 이런 흐름을 가장 앞서 이끌었던 것이 컬리였습니다. 컬리가 아직 없던 모델을 시장에 안착 시키면서 한국 시장에 이커머스 산업이 커지는 본격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좋은 품질의 제품을 직유통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이커머스라는 상징적인 브랜드 자리를 차지한 이후 컬리는 같은 시장에 후발 주자로 들어온 경쟁 업체들로 인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쿠팡의 공격적인 사업 전개로 신선 식품에서 차지하던 우위마저 잃으면서 마켓컬리의 사업 확대는 차질을 빚게 되었죠. 

컬리는 현재 뷰티컬리의 성장을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멤버십 전략도 도입하는 등 지속해서 사람들을 컬리 브랜드에 잡아놓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하지만 사업 성과는 욕심처럼 나오고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영업 적자는 줄었지만, 매출 성장은 지지부진합니다. 신규 사업은 앞으로 2~3년 안에 성과를 내는 것이 아주 중요할 것으로 보이고요. 

무엇보다 최근 컬리의 사용자 수 증가세는 멈춰서서 하락세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컬리라는 서비스 전체가 반등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컬리는 지금 실제로 어떤 상황일까요? EBITDA(이자, 법인세, 감가상각 비용을 반영하기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내세우면서 현금 흐름이 괜찮음을 강조하지만, 반등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이번 [조디의 리테일 우화]는 컬리가 과연 반등을 이룰 수 있는 상황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핵심 지표를 짚으며 전합니다. 지금 컬리가 왜 어려울 수밖에 없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커피팟 어땠는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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