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커피] 뉴욕타임스와 악시오스의 최근 모습이 말해주는 것 로고와 뉴스레터 디자인을 업데이트했습니다! (놀라시지 않도록 먼저 설명드립니다) 로고는 유료 퍼블리케이션으로 성장해 가려는 커피팟의 방향을 반영해 수정했습니다. 로고를 포함한 전반적인 뉴스레터 디자인은 로고보다는 뉴스레터의 내용에 더 집중이 되고, 긴 글을 더욱 편안하게 읽으실 수 있도록 했고요.
앞으로 유료 구독자분들에게 전해드리는 뉴스레터의 로고에는 위와 같이 +(플러스) 사인도 더해져 있을 예정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지난주에 로고와 디자인이 완성되고 우선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인데요. 당분간 꾸준히 이 모습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전해주실 의견 있다면 하단의 피드백 링크 또는 회신으로 편히 말씀해 주세요 :)
그럼 오늘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성장해 주류 뉴스 미디어의 반열에 오른 악시오스(Axios)가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소식은 예상보다 늦게 찾아온 소식이기도 합니다. 뉴스레터의 광고 외에는 유의미하게 지속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던 악시오스가 지속해서 확장을 이어 나가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는 시장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미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 확장, AI 챗봇들의 습격 등 뉴스 미디어들이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의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었죠.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꿋꿋이 혹은 더 탄탄하게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뉴스 미디어도 있었습니다. 바로 뉴스 콘텐츠에 더해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포함된 제품이 더해진 플랫폼을 구축해 가는 뉴욕타임스이죠. 이들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또 하나의 중요한 숫자를 넘어섰고, 수익성까지 좋아진 모습을 보였는데요. 경제적 해자를 구축해 가면서 새로운 수익원까지 키울 준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잘 나가던 뉴미디어도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뉴스 미디어 시장인데 뉴욕타임스는 어떻게 해서 지속 성장하고 있는 걸까요? 왜 이들의 모습은 지금 엇갈리고 있는 걸까요?
큰 범위로 미디어를 보면 시장은 늘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뉴스 미디어'가 큰 범위에 있는 다른 미디어 경쟁자들에 압도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뉴욕타임스와 악시오스 (그리고 힘겨워하는 다른 뉴스 미디어)의 차이는 바로 이 '뉴스 미디어'에 머무르느냐에 있습니다. |
[미디어 커피] 크게 엇갈리는 뉴스 미디어들의 상황 뉴욕타임스와 악시오스의 최근 모습이 말해주는 것 |
뉴욕타임스는 최근 또 좋은 실적을 발표했고, 자신들의 비결을 담은 책도 내고 잘 나가는 것 같았던 악시오스는 처음으로 구조조정 소식을 알렸습니다. (이미지: 언스플래쉬, 악시오스) |
그 사업 모델이 가장 주목 받아온 두 뉴스 미디어 기업이 최근 엇갈린 행보를 보였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역시나 디지털 구독제 사업과 광고 사업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또 이어간 반면, 악시오스는 500여 명의 직원 중 10%를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발표를 했죠. 상장 기업이 아니기에 구체적인 실적 수치를 밝힌 적은 없지만, 현재로서는 광고와 스폰서십 사업이 수익의 대부분인 구조가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원인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내고, 지속해서 성장을 해가는 몇 안 되는 뉴스 미디어입니다. 모두가 그들의 성공 모델을 참고하고 본받으려고 해왔죠. 악시오스는 뉴스레터로 시작한 뉴미디어 실험의 희망이었습니다. 바이스와 버즈피드라는 소셜미디어 기반 뉴미디어가 무너지고,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통로를 개척해 주류 미디어로 자리 잡은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였죠.
이런 이들이 지금 시점에 이렇게 실적이 엇갈리는 모습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최근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의 현황을 살펴보면서 시장의 모습을 짚어보겠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모습으로 대비해 볼 수도 있지만, 새로운 모델을 자리 잡게 한 대표적인 미디어들로 바라봐야 합니다.
현재 이런 이들의 엇갈리는 모습은 미디어 업계 앞에 지금 어떤 숙제가 놓여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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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구독자 1000만 명의 의미 이미 추세는 곧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끔 하고 있었기에 특별히 기념할 일은 아닙니다. 전체 구독자 1000만 명을 지난해에 이미 넘겼기에 뉴욕타임스도 상징적으로 강조하지는 않았죠. 하지만 경제적 해자를 확실하게 구축했다는 의미를 다시 되짚어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이래 예상보다 빠르게 사업을 안정화 시켰고, 내부 혁신이 지속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도 확립되었다는 점도 돌아볼 수 있고요. 이번 실적 중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1억 달러를 넘기면서 상징적인 선을 넘었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구독자의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사용자당 평균 매출)은 9.34달러를 기록해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영업이익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출렁일 수밖에 없겠지만, 이번에 영업이익이 좋아진 것은 실적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지표가 좋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디지털 광고 역시 작지 않은 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가 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디지털 구독제의 성장 속에서도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광고 수익은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이는 구독제에 집중하는 영향이기도 했죠. 구독제 고객들에게 광고를 어떤 방식으로 내보이면서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풀리지 않는 숙제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현재 뉴욕타임스는 구독제 고객들에게도 광고를 적당히 디스플레이하면서 전체 오디언스를 대상으로 광고 효과를 얻어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으로도 뉴욕타임스는 현재 1억 명이 넘는 등록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용자들의 웹과 앱 사용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수익을 늘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요.*
* 지난 7월에 진행한 미디어 모임, 뉴욕타임스와 넷플릭스의 구독제 딜레마에서는 이들의 다음 사업 모델이 광고가 될 수밖에 없는 점을 짚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넷플릭스 모두 구독제 사업이 정점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수익원이 작동해야 하고, 그것은 광고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뉴욕타임스는 이제 구독제 사업이 그들의 '경제적 해자'라고 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뉴스 콘텐츠와 함께 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인 요리(쿠킹), 게임, 상품 추천(와이어커터) 등의 제품을 완성해 자체 플랫폼에 사람들을 머물게 하고 있고요. 오랜 기간 큰 투자를 통해 만든 이 제품들을 번들로 묶어 팔면서 많은 구독자들을 확보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저 '뉴스 미디어'라는 틀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들이 매번 좋은 실적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이유는 '미디어 사업'이라는 본질적인 한계 때문이기도 하죠. 지속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해자가 쌓인 플랫폼 사업이 아니라 ‘수익만을 생각하면 안 되는 저널리즘의 규율’까지도 지켜가면서 사업 성과를 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이어가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뉴스 미디어라는 틀을 넘어서서 뉴스 말고도 (돈을 내고도) 유익하게 즐길거리가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중인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핵심이 될 수익원이 한 가지 더 늘어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디지털 광고 수익은 현재 디지털 구독제 수익의 1/4 수준입니다. 분기 매출로는 8000만 달러(약 1100억 원)가 조금 안되고요. 앞으로 디지털 구독제가 꾸준히 성장할 수는 있어도, 이전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해 가기 어려운 환경임을 고려하면 디지털 광고 사업을 궤도에 올리는 것이 뉴욕타임스에게는 큰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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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의 CEO 짐 벤더하이는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구조조정의 이유도 악시오스 특유의 '스마트 브레비티(똑똑한 간결함)' 스타일로 작성해 전했습니다. 예상할 수 있듯이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이미지: 뉴욕타임스 케이티 로버트슨 기자 엑스 포스팅) |
구조조정하는 악시오스의 사정 악시오스는 지금까지 거침없이 성장해 온 듯 보였습니다. 2022년 8월에 5억 2500만 달러(약 7200억 원)라는 가치에 미국의 케이블 미디어 사업자이기도 한 콕스 엔터프라이즈에 인수되었고, 인수 이후에도 짐 벤더하이를 비롯한 창업자들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지속 운영해 나가고 있었죠. 지금까지 회사를 잘 성장 시키고 운영해 왔기에 미디어 경영자로서 이들의 역량은 크게 의심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악시오스는 지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어온 듯합니다. CEO인 짐 벤더하이는 이번에 직원의 10%를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현재 미디어 시장은 우리 생애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라는 말을 앞서 했는데요. 독자들의 '어텐션(Attention)'이 소셜미디어와 팟캐스트, 개인 인플루언서들과 크리에이터들 그리고 진영 논리의 웹사이트 등으로 쏠리고 있는 와중에 AI 모델까지 이제는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악시오스는 현재 30여 개의 뉴스레터를 운영하면서 전체 구독자가 40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까지 뉴스레터 내의 광고와 기업 스폰서십 등이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이었던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요. 컨퍼런스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 이벤트 그리고 연 구독료가 1000달러에 이르는 프리미엄 멤버십까지 운영하면서 수익 모델을 다변화해 왔지만, 그 성장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악시오스는 이벤트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는 했지만, 인수 이후 구체적으로 관련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뉴스레터를 통한 광고와 스폰서십의 매출 증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웹사이트와 앱 기반이 약한 상황이기에 추가 광고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고요.
악시오스의 자체 웹과 앱 기반이 약한 것은 물론 그간 뉴스레터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웹과 앱을 통한 유입 증가도 계속 시도를 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비추어 볼 때 유의미한 크기의 오디언스가 악시오스의 콘텐츠를 웹/앱에서 즐기고 있다는 신호가 나온 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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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과 앱이 약한 뉴스레터 사업자의 딜레마 어찌 보면 뉴스레터라는 정체성이 현재는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이기도 한 것입니다. 지속해서 뉴스레터를 통한 인게이지먼트를 늘려야 기존의 광고 수익을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지만, 뉴스레터를 통한 광고로 광고주들에게 더 많은 효용을 제공해 광고를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악시오스는 개별 저널리스트들의 정체성이 더 강화된 '인플루언서' 모델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운영하는 멤버십 뉴스레터 사업이 빠른 시일 내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각 분야 혹은 저널리스트별로 연 1000달러에 이르는 멤버십을 만들어 독점 뉴스와 분석 콘텐츠 그리고 이벤트 초대권 등을 제공하면서 특정 타겟의 독자들을 모으겠다는 계획인데, 현재 상황에서 유의미한 숫자의 독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이와 유사한 모델인 '악시오스 프로(Axios Pro)'를 2022년부터 운영해 왔지만, 2022년 말을 기준으로 약 3000명의 가입자를 통해 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이 현재까지 드러난 성과입니다. 어찌 보면 성공하지 못한 모델을 추가로 이어 나가겠다고 하는 상황으로도 보입니다.
악시오스처럼 뉴스를 읽기 쉽게 요약해 줄 수 있는 AI 서비스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지속해서 그 제품들이 좋아지는 상황에서 잡은 방향으로 보이지만,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길이 그려지지 않는 계획입니다. 분야별로 연 1000달러라는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한정된 풀을 타겟으로 하는 모델인데, 이슈를 선점하고 더욱 퍼뜨리면서 더 큰 범위의 오디언스를 잡아야 하는 뉴스 미디어인 악시오스가 계속 주력으로 집중할 모델이 아니고요. 당장 수익원을 더 다변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우선 시도하는 선택을 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주류 미디어'가 된 이후 '메이저 미디어'가 되기 위해서는 뉴스레터 중심의 성장에만 머무르면 안 되는데, 현재로서는 길게 보고 웹과 앱을 통한 인게이지먼트를 늘리는 작업을 해야만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버텨줄 수익원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고요. |
악시오스와 모닝브루 등의 뒤를 이어 나온 뉴스레터 기반 미디어인 세마포는 처음부터 웹사이트로의 유입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세마포) |
뉴스레터 기반은 지속가능한 구조일까? 버즈피드와 바이스 등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트래픽을 끌어모아 성장했던 앞 세대의 뉴미디어가 존재감이 없어진 이후로 큰 반응을 얻고 자리잡은 뉴미디어는 대부분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한 이들이었습니다. 뉴스레터는 소셜미디어 이후에 미디어가 자체적인 구독자 베이스를 만들 수 있는 희망으로 떠오르기도 했죠. 퀄리티가 뛰어난 공급이 생기면서 수요가 커진 시장이라고도 볼 수 있고요.
아직 확고한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고는 평가받지 못하는 더스킴(theSkimm)이 새로운 세대에게 어필하면서 붐을 이끌었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인수된 모닝브루(Morning Brew)는 버티컬 미디어로 확장하면서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자리잡았고요. 주류 뉴스 미디어로는 악시오스 외에도 지난 2022년 10월에 론칭한 세마포(Semafor)가 있습니다. (참고로 이 외에도 뉴스레터 퍼블리케이션을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준 프로덕트 플랫폼인 서브스택(Substack)이 이끈 흐름과 함께 많은 개별 뉴스레터 미디어가 생겨났죠.) 세마포는 역시 레거시 미디어에서 이름을 날리던 베테랑 저널리스트들이 의기투합해 유명 미디어 인사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명성을 기반으로 뉴스레터를 확장하면서 광고 모델을 세팅했고, 지난해에는 역시나 컨퍼런스 등의 이벤트 사업으로 수익을 냈다는 소식을 알렸죠. 하지만 세마포가 이렇게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인게이지먼트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기업 브랜드 광고와 스폰서십에 의존하는 사업 모델에서 탈피할 방법을 이들도 역시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의 광고 및 스폰서십도 데이터에 기반한 시스템을 구축해서 광고주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협업을 하기보다는 영향력이 큰 미디어 인사들인 경영진의 개인기 영향이 작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이 말하는 '이벤트 비즈니스' 역시 그런 개인기 혹은 기존의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형국입니다. 이는 악시오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렇게 개인의 영향력과 영업력이 큰 것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순간에 절실한 원천입니다. 하지만 주류 미디어로 진입한 이들이 더 성장하려면 '인플루언스'를 기반으로 한 영업에 더해서 안정적인 수익원이 더해져야만 하겠죠.
주류 미디어 시장에서 뉴욕타임스 외에도 B2C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어 나가는 중인 대표적인 이들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B2C 사업도 성장 중이지만, 여전히 B2B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이 둘은 경제와 비즈니스라는 명확한 분야, 전 세계 투자 및 금융업계에 재직하는 개인들과 기업들이 필독하는 퍼블리케이션으로 자리 잡아 그 사업을 이어가는 이들입니다. 구독의 아웃풋이 명확하고, 타겟이 명확하기에 사업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이기도 하죠. (물론 이들도 도전적인 시장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특정 분야의 구독자만을 타겟하지 않고, 구독자의 목표와 아웃풋이 '투자'와 같은 단어로 뾰족하게 귀결되지 않는 미디어들이 돈을 벌기는 더 어려워지는 환경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악시오스가 특정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버티컬 뉴스레터를 만들어 멤버십을 시도하는 것이지만, 뉴스레터 기반의 한계에서 벗어나야만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이제 구독제를 넘어 미디어가 갖출 수 있는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AI 검색 시대가 다가오는 지금 그것이 필연히 뉴욕타임스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서 장착할 모델이라고 예상할 수 있고요. 현재의 추세라면 뉴욕타임스가 다른 뉴스 미디어들과 간극을 더 벌리고 차별화하는 모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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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를 소개합니다.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입니다. [미디어 커피]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커피팟 뉴스 아티클을 씁니다. 평소에 페이스북과 스레드 그리고 링크드인에도 커피팟 콘텐츠와 운영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합니다.
+ 커피팟 로고와 뉴스레터 디자인을 바꾸면서 운영자이자 글쓴이 중 한 명인 제 바이라인도 추가했습니다. 앞으로 직접 쓰는 글에는 모두 바이라인을 추가하겠습니다. |
오늘 커피팟 어땠나요? 새로운 로고와 뉴스레터 디자인에 대한 의견도 전해 주세요! |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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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내고, 지속해서 성장을 해가는 몇 안 되는 뉴스 미디어입니다. 모두가 그들의 성공 모델을 참고하고 본받으려고 해왔죠. 악시오스는 뉴스레터로 시작한 뉴미디어 실험의 희망이었습니다. 바이스와 버즈피드라는 소셜미디어 기반 뉴미디어가 무너지고,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통로를 개척해 주류 미디어로 자리 잡은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였죠.
이런 이들이 지금 시점에 이렇게 실적이 엇갈리는 모습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최근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의 현황을 살펴보면서 시장의 모습을 짚어보겠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모습으로 대비해 볼 수도 있지만, 새로운 모델을 자리 잡게 한 대표적인 미디어들로 바라봐야 합니다.
현재 이런 이들의 엇갈리는 모습은 미디어 업계 앞에 지금 어떤 숙제가 놓여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번 실적 중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1억 달러를 넘기면서 상징적인 선을 넘었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구독자의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사용자당 평균 매출)은 9.34달러를 기록해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영업이익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출렁일 수밖에 없겠지만, 이번에 영업이익이 좋아진 것은 실적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지표가 좋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디지털 광고 역시 작지 않은 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가 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디지털 구독제의 성장 속에서도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광고 수익은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이는 구독제에 집중하는 영향이기도 했죠. 구독제 고객들에게 광고를 어떤 방식으로 내보이면서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풀리지 않는 숙제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현재 뉴욕타임스는 구독제 고객들에게도 광고를 적당히 디스플레이하면서 전체 오디언스를 대상으로 광고 효과를 얻어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으로도 뉴욕타임스는 현재 1억 명이 넘는 등록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용자들의 웹과 앱 사용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수익을 늘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요.*
뉴욕타임스는 이제 구독제 사업이 그들의 '경제적 해자'라고 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뉴스 콘텐츠와 함께 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인 요리(쿠킹), 게임, 상품 추천(와이어커터) 등의 제품을 완성해 자체 플랫폼에 사람들을 머물게 하고 있고요. 오랜 기간 큰 투자를 통해 만든 이 제품들을 번들로 묶어 팔면서 많은 구독자들을 확보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저 '뉴스 미디어'라는 틀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들이 매번 좋은 실적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이유는 '미디어 사업'이라는 본질적인 한계 때문이기도 하죠. 지속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해자가 쌓인 플랫폼 사업이 아니라 ‘수익만을 생각하면 안 되는 저널리즘의 규율’까지도 지켜가면서 사업 성과를 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이어가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뉴스 미디어라는 틀을 넘어서서 뉴스 말고도 (돈을 내고도) 유익하게 즐길거리가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중인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핵심이 될 수익원이 한 가지 더 늘어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디지털 광고 수익은 현재 디지털 구독제 수익의 1/4 수준입니다. 분기 매출로는 8000만 달러(약 1100억 원)가 조금 안되고요. 앞으로 디지털 구독제가 꾸준히 성장할 수는 있어도, 이전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해 가기 어려운 환경임을 고려하면 디지털 광고 사업을 궤도에 올리는 것이 뉴욕타임스에게는 큰 숙제입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악시오스는 지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어온 듯합니다. CEO인 짐 벤더하이는 이번에 직원의 10%를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현재 미디어 시장은 우리 생애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라는 말을 앞서 했는데요. 독자들의 '어텐션(Attention)'이 소셜미디어와 팟캐스트, 개인 인플루언서들과 크리에이터들 그리고 진영 논리의 웹사이트 등으로 쏠리고 있는 와중에 AI 모델까지 이제는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악시오스는 현재 30여 개의 뉴스레터를 운영하면서 전체 구독자가 40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까지 뉴스레터 내의 광고와 기업 스폰서십 등이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이었던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요. 컨퍼런스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 이벤트 그리고 연 구독료가 1000달러에 이르는 프리미엄 멤버십까지 운영하면서 수익 모델을 다변화해 왔지만, 그 성장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악시오스는 이벤트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는 했지만, 인수 이후 구체적으로 관련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뉴스레터를 통한 광고와 스폰서십의 매출 증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웹사이트와 앱 기반이 약한 상황이기에 추가 광고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고요.
악시오스의 자체 웹과 앱 기반이 약한 것은 물론 그간 뉴스레터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웹과 앱을 통한 유입 증가도 계속 시도를 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비추어 볼 때 유의미한 크기의 오디언스가 악시오스의 콘텐츠를 웹/앱에서 즐기고 있다는 신호가 나온 적은 없습니다.
어찌 보면 뉴스레터라는 정체성이 현재는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이기도 한 것입니다. 지속해서 뉴스레터를 통한 인게이지먼트를 늘려야 기존의 광고 수익을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지만, 뉴스레터를 통한 광고로 광고주들에게 더 많은 효용을 제공해 광고를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악시오스는 개별 저널리스트들의 정체성이 더 강화된 '인플루언서' 모델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운영하는 멤버십 뉴스레터 사업이 빠른 시일 내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각 분야 혹은 저널리스트별로 연 1000달러에 이르는 멤버십을 만들어 독점 뉴스와 분석 콘텐츠 그리고 이벤트 초대권 등을 제공하면서 특정 타겟의 독자들을 모으겠다는 계획인데, 현재 상황에서 유의미한 숫자의 독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이와 유사한 모델인 '악시오스 프로(Axios Pro)'를 2022년부터 운영해 왔지만, 2022년 말을 기준으로 약 3000명의 가입자를 통해 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이 현재까지 드러난 성과입니다. 어찌 보면 성공하지 못한 모델을 추가로 이어 나가겠다고 하는 상황으로도 보입니다.
세마포는 역시 레거시 미디어에서 이름을 날리던 베테랑 저널리스트들이 의기투합해 유명 미디어 인사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명성을 기반으로 뉴스레터를 확장하면서 광고 모델을 세팅했고, 지난해에는 역시나 컨퍼런스 등의 이벤트 사업으로 수익을 냈다는 소식을 알렸죠. 하지만 세마포가 이렇게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이 말하는 '이벤트 비즈니스' 역시 그런 개인기 혹은 기존의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형국입니다. 이는 악시오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렇게 개인의 영향력과 영업력이 큰 것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순간에 절실한 원천입니다. 하지만 주류 미디어로 진입한 이들이 더 성장하려면 '인플루언스'를 기반으로 한 영업에 더해서 안정적인 수익원이 더해져야만 하겠죠.
주류 미디어 시장에서 뉴욕타임스 외에도 B2C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어 나가는 중인 대표적인 이들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B2C 사업도 성장 중이지만, 여전히 B2B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이 둘은 경제와 비즈니스라는 명확한 분야, 전 세계 투자 및 금융업계에 재직하는 개인들과 기업들이 필독하는 퍼블리케이션으로 자리 잡아 그 사업을 이어가는 이들입니다. 구독의 아웃풋이 명확하고, 타겟이 명확하기에 사업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이기도 하죠. (물론 이들도 도전적인 시장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특정 분야의 구독자만을 타겟하지 않고, 구독자의 목표와 아웃풋이 '투자'와 같은 단어로 뾰족하게 귀결되지 않는 미디어들이 돈을 벌기는 더 어려워지는 환경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악시오스가 특정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버티컬 뉴스레터를 만들어 멤버십을 시도하는 것이지만, 뉴스레터 기반의 한계에서 벗어나야만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이제 구독제를 넘어 미디어가 갖출 수 있는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AI 검색 시대가 다가오는 지금 그것이 필연히 뉴욕타임스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서 장착할 모델이라고 예상할 수 있고요. 현재의 추세라면 뉴욕타임스가 다른 뉴스 미디어들과 간극을 더 벌리고 차별화하는 모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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