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팟의 시선. 대체 고기는 대체할 수 있을까?

1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대체 고기 시장
2021년 5월 14일 금요일

최근 대체고기에대한뉴스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지난해 한참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미트가 주목을 받을 때와 비슷한 양상으로,기존 식품업체들이 대체고기 시장에 속속 진출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어요. 시장 참여자들이 계속 늘고있는 배양육에 대한 커버도 계속되고 있고, 식물성 대체 고기의 가격 인하에 대한 뉴스도 꾸준히 나오면서 변화의 모습이 꾸준히 전해지고 있고요. 오늘 <커피팟의 시선> 1화는 그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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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팟의 시선] #1화
대체 고기는 대체할 수 있을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대형 식품 유통 관련 기업들의 선언만 봐도 세계적으로 대체 고기의 흐름이 계속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패스트푸드 체인 중 대체 고기 상품 도입에 신중했던(혹은 미뤄왔던) 맥도날드는 비욘드 미트와 협업하는 맥플랜트(McPlant)의 론칭을 공식화했고, 영국의 대형 리테일 체인인 테스코는 2025년까지 식물성 대체 고기의 매출을 300% 이상 늘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케아는 그 유명한 미트볼도 이제 식물성 고기로 만들 것이라면서 매장에서 파는 음식의 50%와 포장 음식 사업의 80%를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의 식물성 대체 고기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전문점에 들어가 있고, 지난 한 해 팬데믹의 영향으로 수많은 리테일 지점에 공급되고 있다. 물론 의문은 남아있다. "그래서 지금 대체 고기는 어디까지 온 건가?”, "사람들의 식습관까지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이르고 있나?" 현재까지의 답은 '아니다'이다. 대체 고기는 미국과 일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성장하고는 있지만, 아직 대중들의 인식 속에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 축산업과 육류 가공업은 공고하고, 인구 증가에 따라 육류 시장이 커지는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둘러보면 대체 고기의 확산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네슬레와 유니레버 같은 회사들은 대체 고기와 대체 유제품 등의 개발과 판매를 촉진하고 있고, 미국의 타이슨푸드(Tyson Foods)와 브라질의 JBS 등 소위 '빅미트'라고도 통칭하는 세계 최대 육가공 업체들도 (늦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들어 시장에 진입하려 한다. 대부분의 메이저 식품 회사들이 이제 대체 고기뿐만이 아닌 대체 식품을 유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이제 디스럽터(Disruptor)가 될 수 있는, 대체 고기의 상징이 된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 같은 스타트업들에 미래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존 육류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음을 주장하지만, 기술과 새로운 자본이 바꾸고 있는 현재 상황을 막을 수 없음을 인지하고, 이대로 있다가는 시장을 내주게 될 수도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

이견이 없는 선구자들이다.
'빅미트'의 다급한 진출
"일반 육류는 머지않은 미래에 값비싼 럭셔리가 되고, 사람들은 오히려 가격이 낮아진 식물성 대체 고기를 구매하게 될 것이다"

이 말은 최근 의외의 사람에게서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빅미트(Big Meat)' 회사인 브라질 JBS의 CEO인 질베르토 토마조니(Gilberto Tomazoni)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체 고기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JBS는 별도의 자회사를 세워 관련 상품들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체계를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 말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JBS는 현재까지 나온 여러 예측에 따라 향후 세계 인구의 증가세를 분석했을 때 육류의 공급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고 이 부족한 공급을 대체 고기로 채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유엔의 인구 조사 예측에 따라 향후 30년 동안 단백질 생산이 70% 이상 증가해야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예상하는데, 이런 조사를 인용해 대체 고기의 증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그간의 행보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지금까지 임파서블 푸드나 비욘드 미트가 가져온 관점과도 비슷해 흥미롭기도 하다. 일반 육류 사업과 분리한 별도의 회사를 통해 대체 고기 사업을 이어가는 것은, 이들이 커가는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빨리해야 한다는 현실 인식을 명확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방향의 시장 예측
대체 고기 시장이 커지리라는 예측을 믿지 않는 기업은 별로 없었다. 다만 그 속도에 (자신들의 바람을 담은) 이견이 있었을 뿐이다. 기존의 육류 가공 업체 혹은 식품 사업자들은 각각 그 속도에 따라 비용을 투입하고, 사업의 향후 수익 예측을 하는 체계를 만들어 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속도에 대한 예측도 비슷한 목소리로 모아지고 있는 듯 하다. 시장에서의 지위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바탕으로 사업 환경의 변화를 보수적으로 바라봐 왔지만, 이제 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JBS나 타이슨푸드는 2019년에야 식물성 대체 고기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이후에도 확장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팬데믹이라는 변수가 발생한 이후 기존의 예측 모델로는 향후 전체 사업의 수익 예상이 모두 엇나갈 수 있음을 감지한 것이다. 향후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 대체 고기는 이들이 진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장이 된 것이다.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등의 자본 시장 데이터를 취합 분석하는 피치북(PitchBook)에 의하면, 2020년 한 해 대체 식품 스타트업에 들어간 벤처캐피털의 펀딩 금액은 31억 달러(약 3조 5140억 원)에 이르렀다. 작년에는 벤처 펀딩 붐이 일기도 했지만, 이 시장에 들어간 금액이 이전 10년간 60억 달러(약 6조 801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많은 이들이 이제 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JBS와 타이슨푸드도 물론 직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는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로 대표되는 식물성 대체 고기 외에도 배양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금은 식물성 고기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배양육도 함께 성장하면 10년 내에는 진짜 고기의 소비량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는  (이전보다 더 시장을 밝게 보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 5년간은 식물성 대체 고기가 전체 고기 시장에서 현재 1~2%인 시장점유율을 10%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배양육과 함께 본격적으로 기존 육류 시장의 점유율을 대체하는 건 2025년 이후부터 시작된다는 예상인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리라는 것이다.

2040년에는 대체 고기가 시장의 60%를 차지한다는 전망. (Source: AT Kearney)
아직 폭발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대체 식품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미국에 한정된 이야기이지만, 2020년에 미국 가정의 57%는 식물성 대체 식품을 구매했고, 식물성 대체 고기를 구매하는 가정의 비율은 18%(약 2200만 가구)로 증가하면서 총 판매액도 14억 달러(약 1조 5870억 원)로 커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제 식물성 대체 고기는 전체 리테일 판매 포장 육류의 2.7%를 차지하는데, (팬데믹의 영향이 있었지만) 시장에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숫자들이 의미 있는 이유는 식물성 대체 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물론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했던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의 대표 상품인 햄버거 패티의 공급가는 아직 일반 소고기 패티 대비 80% 이상 높다. (보통 패티의 1파운드당 가격이 5달러 수준이고, 대체 고기 패티는 9달러를 넘는다) 하지만, 대량 생산 체계가 안정화되어 가면서 임파서블 푸드나 비욘드 미트는 이제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의 장벽을 지우려는데 힘을 쓰고 있다. 소비자들도 많은 패스트푸드 체인과 리테일 지점에서 접할 수 있는 이들의 제품과 친숙해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앞으로 후발주자들은 낮아진 기술 장벽과 점점 좋아지는 소비자 인식의 혜택을 보면서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를 따라 시장에 진출한 네슬레 같은 다국적 식품 회사도 이미 이런 혜택을 누렸고, 시장에 진출하는 결정을 상대적으로 일찍 한 덕분에 스케일업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다. 이제 '빅미트'가 진출하고, 이들이 가진 연구개발 역량과 원재료 확보 능력 그리고 광범위한 유통 채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도 빠른 시일 내 세계적으로 시장이 팽창하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임파서블 푸드의 CEO인 팻 브라운이 늘 강조한 "사람들한테 무엇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방식은 단 번도 성공한적이 없어요기존 육류 생산의 경제적 모델이 더는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 오게끔 해야해요"에 가는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불가능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사업 모델의 조각이 조금씩 맞춰지고 있다.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 없고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현재 목격되는 상황은 모두가 테슬라를 따라 전기차 전환을 부랴부랴 하던 작년의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한다.
높아지는 대체 가능성
이런 흐름에 더해 미국에서는 이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더해져야 한다는 의견도 모이고 있다. (배터리와 전기차 시장에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었듯이 대체 고기 시장에도 이런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체 식품의 발전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국제 비영리 단체인 GFI(The Good Food Institute)는 기후위기 해결에 나서면서 대규모 자금을 풀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에 20억 달러(약 2조 2670억 원)의 연구개발 비용 투자 등의 구체적인 요구를 하기도 했는데, 대체 고기 시장 확대 촉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올해 내 대체 고기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 그리고 싱가폴 등은 이제 대체 식품이 주변의 슈퍼마켓과 마트, 패스트푸드 전문점과 식당 등 사람들의 삶 곳곳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앞으로 시장이 더 확대될 방법은 시장을 만들어온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존의 식품 기업들이 어떤 속도로 제품을 개발하고 기존 식품을 대체하는 마케팅을 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대체하고자 한다면 맛도 맛이지만 대체 고기를 먹는 것이 '왜 좋은지' 혹은 '왜 필요한지'를 설득하는 노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적으로 성과가 더딜 수도 있다. 앞으로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 등의 판매 성과가 더딘다면 대체 고기에 대한 회의론도 또 고개를 들 수 있다. 배양육 개발과 관련 스타트업의 발전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빅미트도 '대체'와 전환의 흐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더 늦기 전에 이 사업에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시장에 균열을 내온 스타트업들은 미래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자본가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고, 기후위기 해결로 방향을 잡는 각국 정부의 정책 지원도 이들이 시장을 넓히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대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 커피팟의 시선은요
앞으로 월 1회 찾아올 예정인데요. 세상을 바꾸는 기후위기 대응 비즈니스와 푸드 및 리테일 등의 기존 산업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의 내용을 더 깊은 시선으로 전하는 커피팟의 아티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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