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3일. 올버즈의 지속가능한 IPO

1. SPO란 무엇인가, 2. 한발 더 양보한 애플
2021년 9월 3일 금요일

오늘은 대표적인 D2C 브랜드인 올버즈(Allbirds)가 기업공개(IPO) 신청을 하면서 핵심으로 삼은 사항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압박을 받는 중인 인앱 결제와 관련해 연속해서 양보를 한 애플의 의도에 대해서도 살펴볼게요.

[리테일] #기업공개 #SPO란?
1. 올버즈의 지속가능성은 성공할까?
D2C(Direct-to-Consumer) 브랜드들이 각종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전체적인 이커머스의 트렌드를 주도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빠른 성장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친환경 신발 브랜드인 올버즈(Allbirds)가 이제 기업공개(IPO) 신청을 마쳤어요

SPO(지속가능한 기업공개)를 선도하겠다고 해요.  © Allbirds
나이키를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나이키나 아디다스가 현재 기존 리테일러들에게 가는 홀세일(wholesale)을 줄여나가고, D2C에 집중하는 이유는 올버즈와 같은 브랜드가 D2C 사업 모델을 적용하고 그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기 때문이에요. 메리노울로 만든 친환경 신발이라는 키워드가 주효했고, 많은 사람이 우러러보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신발이 되기도 하면서 브랜드를 굳건히 구축했죠. 또,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핵심으로 성장해 온 것을 확실한 차별점으로 삼고 있고, 완성도 높은 제품이 바탕이 되어 성장해 가는 탄탄한 제조 기업이기도 해요.

작년 매출액이 약 2억 1900만 달러(약 2530억 원)이고 지금까지 수익을 낸 적은 없지만, 매출의 90%가 온라인을 통해서 나오는 사업 모델은 성장의 가능성을 입증했어요. 최근엔 스포츠웨어 라인업도 추가하면서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각지에 오프라인 매장(현재 27개)을 늘려가면서 신발을 넘어선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확장할 준비를 하는 중인데요. 최근 직상장 신청을 한 와비파커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경험이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데 필수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요.

지속가능성의 기업공개 "SPO"
올버즈는 이번 기업공개를 "SPO(Sustainable Public Equity Offering, 지속가능한 기업 공개)”라고 부르기도 했는데요. SPO는 해당 기업이 기업공개(IPO) 시 향후 기업 경영에 반영할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기준을 세우고, 이들이 세운 기준이 적절한지 제3의 공식 ESG 기관을 통한 평가와 심사를 받아야 해요. 기업공개 이후에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와 철학을 유지하고, 이를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삼겠다는 것이죠. 이에 대한 내용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할 증권신고서인 S-1 양식에도 모두 명시가 되어야 하고요. 

공시되어야 할 사항은 제3기관의 ESG 평가, 미션과 목적, 기후위기 대응 및 환경, 밸류 체인, 인적 다양성 및 인권, 그리고 거버넌스의 영역으로 구성된 SPO 프레임워크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요. 올버즈는 이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기관인 BSR의 자문회의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BSR은 향후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SPO를 추진하도록 촉진하는 기초를 만들고 있는 기관이고, 올버즈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SPO를 널리 알리는 역할도 하고자 해요. 

IPO와 다른 점이 없기도 하지만
하지만 올버즈의 S-1을 보면 SPO의 내용이 포함된 것 외에는 일반적인 기업공개와 크게 다른 점은 없어요. 재무 성과와 함께 지속가능성 지표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된 계획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고요. 그래서 SPO를 내세우는 것은 친환경 이미지를 쌓아온* 자신들의 브랜드를 더 강화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도 하죠. (참고로 이번 기업공개 신청 자료에는 지속가능성을 가리키는 'sustainable'과 'sustainability'라는 단어가 200번 넘게 등장해요)
올버즈는 기업 운영과 사업모델이 지배구조, 직원, 지역사회, 환경, 그리고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어지는 비콥(B Corp) 인증을 받았어요. 비콥 인증을 받은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Patagonia)와 아이스트림 제조업체인 벤앤제리스(Ben & Jerry's)가 있어요.

하지만 이들은 소위 'ESG 경영'을 해나가야 할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사항들을 명시하고 의무화하는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기업공개를 한다는 것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성장하는 데 초점을 둔다는 의미이지만, 이번 기업공개가 SPO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염두에 둔 경영 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점도 공시하는 것이죠. 단순히 '친환경' 혹은 '착한'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닌 이제는 정말 중요해진 '지속가능성'의 지표들이 재무적인 성과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고요.

우선 포지션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
올버즈의 브랜드는 빠르게 널리 알려졌지만, 이들이 갑자기 큰 성장을 만들며 시장의 메이저 브랜드들과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꾸준히 성장해 오면서 만든 브랜드 가치가 있고, 기존의 브랜드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확실히 했죠. 이제 ‘지속가능성’을 증명하려면 우선 수익을 내는 길을 만들고, 더 큰 성장을 이어가야 해요. 이들이 내세우는 대로 탄소발자국이 경쟁 제품보다 30%가 낮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 장점이 소비자들에게 더 널리 인식이 되어야 하고 제품이 더 잘 팔리는 길을 만들어야겠죠. 

물론 온라인 사업을 기반으로 이름을 알리고 성공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브랜드를 다지는 작업은 잘 해왔지만, 이제는 대표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은 룰루레몬과 같이 시장내 포지션을 확실히 만들 수 있을지가 첫 번째 관문으로 보여요. 나이키와 같은 거대 브랜드들이 뒤늦게 D2C 사업 모델을 적용하고,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스포츠웨어 라인업을 늘려가는 와중에도 제품을 더 발전 시키면서 성장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고요.
☕️ 비슷한 시도를 했던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도 팬데믹이 오기 전에 기업공개 계획을 공개하면서 주주뿐만 아니라 모든의 이해관계자 가치를 우선하는 경영을 하겠다고 선포한 적이 있어요. 소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물론 팬데믹 이후 생존의 기로에 섰던 이들은 사업을 완전히 바꾸고 이제서야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기에 이때의 선언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게 되었어요

물론, 팬데믹으로 인해 오히려 지속가능성과 ESG라는 키워드가 화두가 되면서 올버즈는 기존의 차별화 포인트를 더 크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이는데요. 그 기회를 어떻게 잡고 성장해 갈지는 우선 지켜봐야겠습니다. 

[빅테크] #계속되는양보의의미
2. 애플의 작전상 후퇴
한국에서는 인앱 결제가 아닌 다른 방식을 통해서도 결제가 가능케 하는 이른바 '구글(애플 포함) 갑질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를 강제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죠. 애플은 또 지난주 미국 내 개발사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보상 합의를 하면서 그동안 굳건했던 앱스토어 정책에 균열이 가고 있는데요. 이번엔 일본의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앱 결제 관련 반독점 조사 결과에 따른 합의를 맺었고,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등을 포함한 미디어 콘텐츠 구독 서비스 등이 앱 내에서 다른 결제 수단을 홍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완화했어요.

일단 한 입 더 내어주기로 했어요.
압박에 따른 선제적 '양보'
소위 리더 앱(reader apps)이라고 불리는 각종 책과 신문 등을 포함한 텍스트, 오디오, 영상 콘텐츠 앱들은 이제 앱 내에 (결제 금액의 최대 30%인 수수료를 애플에 내지 않아도 되는) 다른 결제 루트의 링크를 게시할 수 있어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촉발되었고, 전 세계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에요.

그동안 애플은 앱스토어의 앱에 대해 다른 결제 방식을 홍보하는 안티-스티어링(anti-steering) 룰을 엄격하게 적용해 왔죠. 최근 맺은 개발사들과의 합의가 '애플이 원한 합의'였던 것은 인앱 홍보가 되지 않는 조건이었던 것이 주요 이유였고요. 그래도 세계적으로 커지는 반독점 압박 속에서 애플이 이제는 기존에 세웠던 '사용자 보호를 위해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요 논리를 계속 고수하지 못하고 조금씩 '양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데요. 이번의 양보도 역시 지난 합의와 마찬가지로 향후 더 큰 누수를 막기 위해 선택한 방지책으로 보는 시선이 커요.

핵심을 지키려는 것이고
아이폰에 이어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이 된 서비스 부분의 앱스토어 사업 매출 구성을 애플이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은 없었는데요. 지난 에픽 게임즈와의 소송의 공판 과정에서 드러난 바로 애플이 무엇을 지키려는지 유추할 수가 있어요.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 매출의 81%는 바로 게임을 통해서 나욌고, 음악은 3% 그리고 다른 종류의 엔터테인먼트 앱은 4%만을 차지했다고 에픽은 주장했어요. 이 소송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섰던 애플 CEO인 팀 쿡도 앱스토어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은 게임이라고 증언하기도 했고요. 

뉴욕타임스에 코멘트를 남긴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테크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인 대니얼 아이브스(Daniel Ives)는 "애플이 (게임 매출만큼은) 필사적으로 지키려 할 것이다"라고 했는데요. 애플은 최근의 합의들로 매출의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종류의 앱에 대한 매출은 포기하더라도 게임 매출을 지키는 논리를 만드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에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에 코멘트한 미국 법무부의 전직 반독점 변호사이자 현재는 로스쿨 교수인 샘 와인스타인(Sam Weinstein)은 애플의 결정에 대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라고 표현했는데요. (조금씩 양보하는 현재의 상황이) 큰 틀에서는 그동안 전개해 온 사용자 보호 논리를 앞세운 사업 모델을 지키려는 노력이기도 하지만, 안티-스티어링 룰에 대한 양보 자체가 향후 더 큰 양보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점점 더 큰 양보로 이어진다면 그동안 세운 논리도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죠.

이번 합의가 발표된 이후에 이를 비판하는 개발사들의 공세는 역시 이어지고 있는데요. 에픽 게임즈의 CEO인 팀 스위니(Tim Sweeney)는 "(이들 앱이 다른 방식으로 결제가 되도록 하는 것은) '안전하고', 포트나이트가 (다른 결제 시스템을 통해) 직접 결제를 받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는 논리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어요.

결국 관건은 에픽 소송으로
에픽 게임즈와의 소송은 향후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뿐만 아니라 사업 모델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기로가 될 수도 있어요. 애플이 피하고 싶어하는 상황은 수수료의 급격한 인하 외에도 에픽 게임즈가 현재 소송을 통해 주장하는 대로 아이폰 내 다른 앱 스토어의 설치 허용이나 웹을 통한 앱의 다운로드를 허용하는 것인데요. 최근의 연속된 '양보'가 더 큰 균열로 이어질지를 결정할 수도 있을 에픽 게임즈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는 분위기는 이제 점점 더 고조되고 있어요.
☕️ 물론 쟁점은 더 있기에
쟁점은 '사용자 보호' 외에도 앱스토어가 어떤 시장에 속해 있는지 등도 있기에 에픽 게임즈가 바라는 대로 개발사들이 앱스토어의 수수료를 피할 수 있는 옵션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어렵다고 예상돼요. 하지만 일단 앱스토어의 엄격한 정책을 지금보다 더 완화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어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양측은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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