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23일. 경쟁하며 성장하는 비즈니스 이야기

1. 줌과 세일즈포스, 2. 넷플릭스와 경쟁자들, 3. 펩시와 코카콜라
2021년 7월 23일 금요일

오늘은 팬데믹 기간 동안의 성장으로 세일즈포스와도 경쟁에 나설 정도로 성장한 줌의 이야기로 시작하고요. 확연히 떨어진 성장성과 이제는 커진 경쟁에도 아직은 걱정 없다는 넷플릭스, 그리고 2분기 실적은 둘 다 큰 성장을 했지만 더는 라이벌이라 부를 수 없는 펩시와 코카콜라의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SaaS] #이제세일즈포스와경쟁?
1. 줌이 그린 큰 그림
이번 주에 줌은 클라우드 기반 콘택트 센터(혹은 콜센터)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기업인 파이브나인(five9)을 인수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마침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대의 고객 관계 관리 플랫폼인 세일즈포스(Salesforce)도 슬랙(Slack)의 인수를 확정 지었죠.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을 때부터 예견이 되었던 일이기도 하지만, 줌과 세일즈포스는 서로 다른 인수로 이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두고 더 큰 경쟁을 하는 사이가 되었는데요. 줌은 세일즈포스의 전략을 따라가면서 성장할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짧은 시간 안에 만든 부가 줌을 더 큰 포스로 이끌고 있어요.
조각조각 맞추어가는 그림
줌은 폭발적인 성장 모멘텀을 팬데믹 내 계속 이어왔어요.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데이터 유출 의혹과 각종 보안 이슈가 생겼던 초반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능과 제품을 계속 출시하며 B2B 고객을 크게 늘려왔죠. (좋은 품질 유지로 무료 고객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도 하고요) 이런 줌은 B2B SaaS(Software-as-a-Service) 시장에서 영역을 더 확대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는데요. 147억 달러(약 16조 8950억 원) 규모인 이번 파이브나인 인수는 줌이 고객들에게 새롭게 제안할 수 있는 상품이 되기도 해요. 또 앞으로 업무 협업 툴을 넘어 기업용 종합 CRM(고객 관계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퍼즐 조각이고요.

줌은 이번 인수 외에도 서비스를 보완할 여러 스타트업도 인수해 왔어요. 사용자만 메시지를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엔드-투-엔드(End-to-end, 종단 간) 암호화 역량을 강화해줄 스타트업과 실시간 자동 번역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하면서 서비스의 내실을 다져왔죠.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자금 여력을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 인수로 계속 활용하고 있어요.

앞서가는 세일즈포스의 확장
세일즈포스는 최근 업무 협업 툴인 슬랙의 인수를 확정함에 따라, 이제 B2B 업무 협업 툴까지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 종합 CRM 기업이 되었는데요(풀어서 이야기하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세일즈와 마케팅에 걸친 고객 데이터와 이를 관리할 각종 툴을 제공하는 것이죠. 기업 고객이 통합적으로 자신들의 고객 관련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이요). 슬랙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그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세일즈포스도 사업 초기부터 60개가 넘는 스타트업과 기업들을 인수해 오며 현재의 '대기업'으로 성장했어요. 줌은 세일즈포스가 그러했듯이 앞으로 더 많은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요

물론 아직 차이가 크지만 
줌과 세일즈포스의 규모는 아직 차이가 크게 나요. 줌의 시가총액은 약 1060억 달러(약 122조 원), 세일즈포스는 약 2210억 달러(약 254조 원)이고, 매출면에서도 세일즈포스의 규모가 6배 이상 커요. 하지만 팬데믹의 상징이 되면서 기업 고객 시장에 초점을 맞춰 성장해 온 줌은 이제 지난 연말을 기준으로 10인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 고객이 이미 467,100곳을 넘었는데요. 새로운 제품과 기능을 갖춰가면서 영역을 확장할 기반이 마련되어 있어요.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하나의 통합된 서비스로 제공받기를 원하는 기업 고객의 특성을 보고 확장해 나가려는 것으로 예상되고요. (세일즈포스가 성장해 온 방식이기도 하죠) 

“줌이 팬데믹 이후에도 잘 나갈 수 있을까?”는 줌 뒤에 계속 따라 붙는 꼬리표 였는데요. 줌은 팬데믹의 성장을 바탕으로 팬데믹을 넘어설 준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 물론 세일즈포스는 생각이 다를 테지만
277억 달러(약 31조 8660억 원) 규모의 슬랙 인수는 세일즈포스의 인수 중에서도 가장 큰 베팅이었어요. 이들은 기업용 업무 협업 툴 시장까지 영역을 넓혀 소프트웨어 시장의 더 큰 거인이 되겠다는 욕심을 내보인 것이죠. 앞으로 세일즈포스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구글과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더 큰 경쟁을 위해 나섰다고도 보고 있는데요. 독립적으로 운영될 슬랙과 시너지를 이루며 더 큰 확장을 해나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합니다.

[스트리밍] #실적은계속좋음
2. 넷플릭스는 계속 하락할까?
넷플릭스는 지난 2분기에 15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는(?) 실적을 발표했어요. 북미 지역에서는 오히려 구독자가 43만 명 가까이 감소하면서, 팬데믹이 이끌어 온 성장이 끝났다는 전망이 일제히 나오기도 했는데요. 넷플릭스는 예상되었다는 일이라면서 태연한 모습을 보였어요.

<기묘한 이야기> 같은 콘텐츠가 나와야 할 때라는 이야기가 많아요.
당장 실적이 흔들리는 건 아니고
넷플릭스의 성장성은 둔화하였지만, 이번에도 실적은 크게 성장했어요. 2분기 매출은 73억 4200만 달러(약 8조 4400억 원)를 기록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 증가했고요. 순이익도 13억 5300만 달러(약 1조 5550억 원)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해 88% 증가했어요. 지난해 10월엔 가입 후 1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없애기 시작했고, 미국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가격 인상을 하고, 계정 패스워드 공유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도입하며 실적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꾸준히 해왔죠.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18.3% 기록하며 전년 대비해 크게 뛰었고, 올해도 2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요.

블룸버그의 세컨드 메셔(Second Measure)에 의하면 지난 1월을 기준으로 6개월 리텐션율(Retention Rate)이 74%에 이르렀는데요. 이번에 북미 지역의 이탈이 컸지만, 다른 서비스에 비해 높은 리텐션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자체적인 인수 계획은 없고
넷플릭스는 작년부터 구독자가 한창 증가할 때도 "지금의 성장은 미래 성장을 당겨오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왔어요. 팬데믹으로 인한 폭발적인 성장이 계속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었고, 유일하게 경쟁 상대로 지목한 디즈니+의 빠른 성장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죠. 북미 시장에서 디즈니+를 비롯해 경쟁자들이 계속 탄생했지만, 세계 각지에서의 성장을 계속 이어오면서 이제 총 구독자는 2억 920만 명이 되었어요.

하지만, 최근 디스커버리와 워너미디어가 합치기로 했고, 아마존도 MGM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디즈니+, NBC유니버설의 피콕(Peacock), HBO 맥스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들이 이제는 모두 포진한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은 점점 세지고 있죠. 그렇기에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넷플릭스가 영화 스튜디오 등 새로운 자산 인수에 나설 것이느냐도 화두였는데요. 넷플릭스는 인수 계획이 없음을 밝혔어요. "우리는 현재 우리 자신과 경쟁하면서 서비스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계속해오던 대로 잘하면 우리의 강한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후략)"라고 했는데요. 최근 여러 경쟁자의 인수 합병 소식이 자신들의 성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분석했고요.

대신 새로운 계획은 구체화
넷플릭스는 얼마 전 자체 굿즈 샵을 열고, 게임 사업에도 나설 것을 드러냈죠. 최근에는 게임사인 EA와 페이스북 오큘러스의 게임 및 콘텐츠 담당을 거친 마이크 버듀(Mike Verdu)를 게임 사업 임원으로 채용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을 당길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됐어요. 이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예산을 배정해 자신들의 라이브러리를 직접 쌓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 회사를 인수하기보다는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에요.

넷플릭스는 이번 실적 발표의 주주 서한에서 게임을 '새로운 콘텐츠 카테고리'라 분류하며 오리지널 콘텐츠와 애니메이션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던 때와 같은 선상에서 게임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내비췄어요. (즉, 별도 서비스가 아니고 현재 구독제에 포함된다는 것이죠) 우선 2022년부터 모바일 앱을 통해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광고 없이 구독자들을 위한 게임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와 같은 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돼요. 리텐션율 유지를 위한 넷플릭스 플랫폼의 콘텐츠 확장으로 볼 수 있죠.
☕️ 그래도 당장 문제는 역시 콘텐츠
이번 넷플릭스의 성장 둔화는 새로운 히트 콘텐츠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기도 하는데요. 이는 디즈니+가 2분기에 새로운 마블 시리즈인 <팔콘과 윈터 솔져(The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와 <로키>를 내놓으면서 큰 부스트를 받은 것과도 맞물려요. 아마존 프라임과 애플 티비+도 최근 히트하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았고요. 경쟁사 대비해 눈에 띄는 히트작을 내놓지 못한 것도 원인이 될 수 있겠죠. 

+ 참고로 2분기 넷플릭스의 구독자 증가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높았어요.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 시 지역별 지표는 북미(미국과 캐나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중남미,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4곳으로 나누어 발표해요) 

[식음료] #라이벌이아닌라이벌
3. 벌어진 펩시와 코카콜라의 차이
식음료 업계의 두 거인은 팬데믹이 이어지는 동안 성장 곡선이 뚜렷하게 갈렸어요. 코카콜라는 2020년 매출(330억 달러(약 38조 원))이 전년 대비해 9%나 하락하는 동안, 펩시는 매출이 4.8% 성장하며 사상 최대 매출(703억 7200만 달러(약 80조 9870억 원))을 기록했죠.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카콜라도 다시 실적이 상승세를 탔지만, 펩시는 더 큰 성장을 만들며 이제 둘 간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데요. 이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탄산음료의 경쟁은 이제 큰 의미가 없고요.
팬데믹 성적을 돌아보면요
  • 막혔던 코카콜라의 판매 통로: 사업 카테고리에서 음료 사업의 비중이 절대적인 코카콜라는 팬데믹이 이어지는 동안 실적이 크게 하락했어요.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식당과 영화관, 놀이공원, 스포츠 경기장 등으로의 공급이 막혔기 때문이에요. 이제는 경제 활동이 거의 모두 정상화되어가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반등하면서 지난 2분기의 실적은 크게 성장했는데요. 올해의 매출 성장률 예측치를 12~14%로 조정했어요. 하지만 이 수치도 작년에 하락한 매출을 고려하면 큰 성장이 예상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수준이에요.
  • 다변화되어 있던 펩시의 사업: 펩시의 경우엔 방대한 스낵 포트폴리오가 콜라를 비롯한 음료 카테고리의 판매 하락을 만회하면서 지난해 또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루어낼 수 있었어요. 코카콜라와 마찬가지로 음료 사업의 실적이 크게 하락했지만, 이를 스낵 사업이 다 만회했어요. 팬데믹이 이어지는 동안 CPG(Consumer Packaged Goods, 포장 소비재)의 판매가 많이 증가했고, 시리얼부터 각종 먹을거리를 갖춘 펩시의 방대한 카테고리의 덕을 톡톡히 봤죠. 펩시는 지난 2분기에 역시 전체 실적이 크게 성장했고, 음료 사업도 21% 성장했는데요. 올해 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요.

더는 라이벌이 아니지만요
  • 코카콜라의 실적은 다시 반등했고, 올해 큰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사업 구조에 있어 크게 바뀐 것은 없어요. 지난 2019년엔 영국의 커피 체인점인 코스타(Costa) 커피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영역에도 나섰지만, 음료 기반 사업을 벗어나지는 않았죠. 당분간은 음료 사업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조정과 트렌드에 따른 신규 제품을 만들겠지만, 팬데믹과 같이 새로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지 않았어요.
  • 하지만, 펩시는 서로의 힘을 빼는 '콜라 전쟁'에서 빨리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해 왔고, 다국적 식품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회사의 간판은 펩시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감자칩과 치토스 등의 스낵 사업과 오트밀과 시리얼 등을 포함한 포장 식품 사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건강 식품 및 대체 식품과 같이 새로운 분야로도 사업을 계속 뻗고 있어요. 미래 사업에 대한 준비도 착실히 해나가고 있죠.

팬데믹이 분명히 보여줬어요
음료 사업은 펩시의 전체 사업 구조에서 여전히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해당 카테고리에서 코카콜라와의 경쟁은 앞으로도 조명될 것으로 예상돼요. 하지만 이번 팬데믹의 실적은 두 기업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어요. 현재 펩시 식품 사업의 성장세는 음료 사업을 계속 앞지르면서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는데요. 앞으로는 네슬레, 유니레버와 같은 식품 기업(물론 이들은 음료 사업도 크죠)과 여러 영역에서 더 큰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또 하나의 대조점
다변화되지 않은 유통 채널, 디지털 전환 필요성 등 팬데믹이 드러낸 코카콜라의 약점은 이전부터 풀어야 할 문제로 지목되었지만,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인데요. 펩시가 D2C 실험도 진행하며 자체 판매 통로를 구축하려는 노력 등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과 대조돼요.

오늘 커피팟은 어땠나요? 
모두 무더위 속에서 건강 관리 잘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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