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시오스가 증명한 가치

1. 악시오스의 가치, 2. 뉴욕타임스의 방향
오늘은 이번 주에 전해진 주요 미디어 소식을 준비했어요. 악시오스가 인수되었다는 소식과 뉴욕타임스의 성장 전략을 업데이트했어요. 

[미디어] #엑싯 #매각 

1. 악시오스가 증명한 가치

지난주엔 뉴스레터 기반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면서 악시오스(Axios)를 대표적으로 꼽았는데, 바로 이번 주 악시오스가 매각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낯선 콕스 엔터프라이즈(Cox Enterprises)라는 기업이 5억 2500만 달러(약 6840억 원)라는 가치 평가를 기준으로 인수하기로 했어요.

콕스는 미국에서 3번째로 큰 케이블 네트워크 운영사이면서 한때 12개가 넘는 지역 신문을 소유하기도 했고, 지역 방송과 라디오 등을 소유한 미디어 자회사를 둔 (비상장) 기업이기도 해요. 지금은 케이블과 브로드밴드 사업이 수익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요. 악시오스는 왜 콕스에 엑싯(exit)을 하기로 결정했고, 콕스는 왜 뉴스레터에 기반한 디지털 미디어를 인수했을까요?

지역 기반 미디어인 악시오스 로컬을 통해 광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점이 핵심이기도 했어요. © Axios

적당한 가치 평가를 받았는가

악시오스는 가장 최근의 펀딩 라운드(시리즈 D)인 작년 11월에 4억 3000만 달러(약 5600억 원)의 가치 평가를 받았어요. 당시에도 콕스가 투자를 리드했고요. 2021년 매출이 8600만 달러(약 1120억 원)였으니 매출 대비 약 5배를 인정 받았죠. 

최근 악시오스보다 높은 가치를 평가 받고 인수된 미디어들도 살펴보면요. 

  •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이자 현재 악시오스의 공동창업자들도 창업에 참여했던 폴리티코(Politico)는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유니콘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 중 하나인 악셀 스프링거(Axel Springer)에 지난해 8월에 인수되었어요. 당시 매출은 2억 달러(약 2600억 원) 수준으로 역시 약 5배 가치를 인정 받았죠. 지금까지 미디어 회사 인수 중 최고 가치 기록이에요. 
  • 미국을 비롯해 유럽 축구 리그에도 자원을 집중하면서 성장해 온 스포츠 전문 미디어인 디애슬레틱(The Athletic)은 5억 5000만 달러(약 7160억 원)의 가치 평가를 인정 받으면서 뉴욕타임스에 올해 초 인수되었죠. 이들의 2021년 매출은 약 6500만 달러(약 845억 원)로, 약 8.5배의 가치를 책정 받았어요.
  • 산업별로 특화된 정보와 뉴스를 전하며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전해 온 미디어인 인더스트리 다이브(Industry Dive)는 지난 7월에 5억 5000만 달러(약 7160억 원)의 가치 평가를 기준으로 영국의 산업 정보 및 퍼블리싱 기업인 인포마(Informa)에 인수되었어요. 이들의 매출도 당시 약 1억 1000만 달러(약 1430억 원)로 정확히 5배의 가치를 인정 받았죠.
     

모두 탄탄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 온 대표적인 미디어 스타트업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악시오스는 올해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매출 대비 약 5.3배의 가치를 인정 받았어요. 작년에 악셀 스프링거가 약 4억 달러(약 5200억 원)의 가치 평가를 기준으로 인수를 제안했었어요. 하지만 당시 협상은 무산되었고, 기업 가치를 더 키워 엑싯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기업들은 모두 전체적인 시장의 분위기가 좋았던 당시에 좋은 가치로 인수되었다고 평가 받는데요. 악시오스는 시장의 분위기와는 무관하게 견조한 실적을 올리면서 계속 가치를 키워왔어요. 올해는 새롭게 벌인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투자로 이익을 볼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계속 이익을 내왔고 주요 상품인 뉴스레터를 통한 광고와 스폰서십이 매출의 50%가 넘어요. 이 외에도 프리미엄 뉴스 구독제를 론칭하면서 계속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어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조건

악시오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짐 반더헤이(Jim VandeHei)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인정하고,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겠다는 구매자를 찾았기 때문에 매각을 결정했다고 해요. 이에 더해 현재의 경영진과 권한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고 하고요.  

악시오스의 공동 창업자 3명은 총 7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회에 모두 이름을 올려요. 콕스와 악시오스가 4:3의 비율로 이사회를 구성하면서 힘의 균형이 쏠리지 않았고, 지금까지 회사를 잘 성장시켜온 이들의 목소리가 비중 있게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어요. 

게다가 콕스는 추가로 2500만 달러(약 325억 원)의 현금을 투자해 악시오스가 현재의 성장을 더욱 가속하는 데 힘을 실었어요. 현재의 핀테크, 헬스, 리테일, 기후테크 등의 산업 정보를 전하는 프리미엄 구독제 외에도 별도의 구독 서비스를 추가로 만드는 데 힘을 쓸 예정이에요. 뉴스레터를 통한 광고 사업 외 구독제 모델을 키워가겠다는 계획이죠.  

이 외에도 악시오스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뉴스에 이어온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에요. 최근 악시오스의 주요 포커스 중 하나는 지역별 뉴스를 전하는 '악시오스 로컬'의 확장이었는데요. 이제 미국 내 24개 도시에서 확장 중인 이 뉴스레터 서비스를 100개 이상으로 늘려가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에요. 

악시오스 로컬 총구독자가 100만 명을 넘었고, 계속 확장 중이에요.  

인수의 핵심 이유는? 

최근 악시오스 로컬은 1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고, 올해에만 1000만 달러(약 13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예상돼요. 2020년 12월에 론칭한 이후 빠르게 성장을 이어왔죠. 콕스는 투자의 이유로 악시오스 로컬을 중심으로 한 지역 뉴스 성장성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어요.  

지금은 소유 중이던 지역 신문을 대부분 매각하고 4개만을 소유하고 있지만, 지역 뉴스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얕지 않고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와 인내심이 필요한 영역임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죠. 콕스의 성장 전략 운영 부사장인 쉬레타 윌리엄스(Shereta Williams)는 애드위크(AdWeek)와의 인터뷰에서 "악시오스 로컬은 장기 프로젝트임을 알고 있고, (성과를 내기까지의 시간을) 길게 볼 것이다"라고 밝혔고요

악시오스는 장기적으로 전국적인 뉴스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일 텐데요.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디지털 전환을 완성하고 성장을 구가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발전을 이루어오지 못한 지역 미디어의 성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여요. 그리고 이 수익의 근원은 기존 사업과 연결한 광고이고요. 

악시오스가 야심 차게 출시했던 (기업들에 악시오스 특유의 짧은 브리핑 방식의 글쓰기 포맷을 제공하는) B2B SaaS(Software-as-a-Service)인 악시오스HQ는 이번 거래에서 제외되었는데요. 콕스의 포커스도 명확한 것이죠. (참고로 악시오스HQ는 독립 회사로 분사한 후 악시오스의 공동창업자이자 현재 사장인 로이 슈월츠(Roy Schwartz)가 CEO가 되어 운영할 예정이에요)

물론 당장 눈앞의 이익도 있고

악시오스는 현재 총 250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기반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악시오스가 디지털 광고 사업을 더 크게 확대할 기반을 만들었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물론 정치 뉴스에 특화되어 있기도 한 악시오스와 콕스가 가진 기존의 지역 방송, 라디오, 신문 등의 사업을 연결해 선거 기간 동안 끌어오는 정치 광고비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악시오스 로컬까지 합쳐진 포트폴리오로 다가오는 중간 선거에서 광고주들에게 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되고요. 

참고로 올해 11월에 열리는 미국의 중간 선거를 위해서만 현재까지 사용된 광고비는 36억 달러(약 4조 6900억 원)입니다. 지금의 페이스대로라면 2018년 중간 선거의 47억 달러(약 6조 1240억 원)를 넘어서, 중간 선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돼요

콕스는 악시오스가 현재까지 쌓아온 네트워크를 기존의 자산과 결합하면 당장 이익을 더 볼 수 있는 방법도 본 것인데요. 악시오스는 성공적인 엑싯을 하면서도 독립성과 장기적인 비전도 유지하고, 콕스는 기존 사업까지 확대할 수 있는 그림을 본 거래이죠. 둘 다 (현재로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로 보이고요. 

물론 앞으로 어떻게 합을 맞춰나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콕스가 미디어 사업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일부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의 주요 사업은 본질적으로 미디어 사업과는 다르죠. 이번 거래에서 일정 부분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었지만 모회사의 의지에 따라 악시오스의 경영 전략과 방향은 당연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제 대표적인 미디어 중 하나이기도 한 악시오스는 향후 더 큰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예상되지만, 우선 시너지를 내겠다고 한 사업들이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해야겠죠.


[미디어] #구독제 #광고

2. 뉴욕타임스의 두 가지 계획

뉴욕타임스 관련해 중요한 소식이 연이어 전해진 한 주였어요. 우선은 그동안 티 내지 않고 준비해 온 광고 사업을 다시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는 것이고요. 어제는 한 행동주의 펀드가 뉴욕타임스의 지분을 추가로 획득하면서 구독제 사업을 강화하라는 주문을 했는데요. 뉴욕타임스는 두 가지 모두 새로운 계획을 준비 중이에요. 최근 움직임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지난주 실적 발표 이후 구독제도 광고도 모두 성장시켜야 한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요.  
별러온 광고 사업 확대
그동안 유료 구독제를 중심으로 한 사업을 완성한 뉴욕타임스는 이제 광고 사업을 다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과 구글에 모두 빼앗겼던 시장인) 광고 사업을 키우기 위한 준비를 이미 하고 있었어요. 역시나 1억 3500만 명이 넘는 등록 사용자의 퍼스트-파티(First-party) 데이터가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돼요.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 시행 이후 퍼스트-파티 데이터는 더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죠)

디지털 전환과 구독제에 집중하면서 2007년 이후 매년 하락해 온 광고 수익은 2021년부터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는데요. 작년에는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합친 전체 광고 수익은 총 4억 9750만 달러(약 650억 원)였어요. 이 중 디지털 광고 수익만 3억 900만 달러(약 4030억 원)였고요. 타임스가 광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원동력은 뉴스 외에도 쿠킹과 게임, 그리고 상품 리뷰 사이트인 와이어커터(Wirecutter) 등의 제품이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에요. 

악시오스의 보도에 의하면 게임 제품에 광고를 이미 실험하고 있어요. 게임 제품은 작년에 워들(Wordle)을 인수한 이후 수천만 명의 새로운 방문자가 생겼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죠. 

일단 광고가 사용자의 제품 이용에 방해가 되거나 거슬려서는 안 된다라는 원칙을 기준으로 설계를 하는 중이라는데요. 최근 몇 년간 크게 성장하면서 아마존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는 광고 사업을 이끈 주요 임원인 모힛 로히아(Mohit Lohia)가 타임스의 디지털 광고를 이끌기로 했어요. 

수년간의 퍼스트-파티 데이터 확보를 필두로 개별 제품의 확장과 워들 인수 등이 모두 광고 사업이라는 그림에도 맞아떨어지는 것이었죠. 구독제 외 광고도 다시금 핵심 수익원으로 돌려놓기 위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구독제 강화하라는 주문도 

한편 뉴욕타임스는 오늘 행동주의 펀드인 밸류액트 캐피털(ValueAct Capital Management)이지분 7%를 획득하면서, 현재 뉴욕타임스의 가치가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비해 낮으며 더 높은 가격의 구독제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어요.

기본적으로 뉴욕타임스의 경영 상황을 문제 삼거나 경영권을 공격하기 위해 지분을 획득한 것은 아니에요. (물론 앞으로의 진행 상황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지금 구성한 뉴스 외 다양한 제품의 번들 구독제를 만들고 이에 프리미엄을 붙여 핵심 사업 모델인 구독제의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을 내놓았어요. 앞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거시 경제 상황의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은 탄탄한 구독제 모델임을 강조하면서요.

이들은 뉴욕타임스의 기존 구독자와 신규 구독자 모두 번들 구독제에 프리미엄을 낼 의향이 있다는 자체 조사 결과도 제시했어요. 프리미엄 구독제를 안착시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성장에 가장 강한 지렛대이면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강화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고요. 거시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B2C 구독제 비즈니스라고 믿는다고 했죠.

하지만 현재 이들의 수익성은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한 할인과 프로모션 등으로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에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Average Revenue Per User)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현재 수치는 공개하고 있지 않죠. 밸류액트는 구독제 비즈니스에 있어 뉴욕타임스가 경쟁 우위를 이미 차지하고 있고, 이제는 수익성을 강화할 대담한 방법을 찾아야 할 차례라고 말하는 것이에요.

어려움 예상한 큰일들 진행 중

사실 이번 밸류액트의 움직임은 뉴욕타임스가 앞으로 번들 구독제를 다양화해 제공하겠다는 계획과 궤를 같이해요. 최근 테크 전략 뉴스레터인 스트래티처리(Stratechery)의 벤 톰슨(Ben Thompson)과 인터뷰를 한 뉴욕타임스 CEO 메레디스 코핏 레비엔(Meredith Kopit Levien)도 앞으로 계속 번들을 통해 제공하는 가치를 높이고, 과금 체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어요. 번들 구독제를 이용하는 구독자가 뉴스 구독제만 이용하는 구독자보다 구독 유지율이 40% 좋았다고 해요. 

광고 사업을 미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탄탄히 만들어 놓은 구독제 사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의 광고 사업을 진행해볼 수 있겠다는 계산도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앞으로 거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는 시기에 올 수 있는 구독제 사업의 어려움을 상쇄해야 할 주력 수익원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하지만 무작정 광고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광고 사업을 운영하려는 것이에요. (광고 사업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죠)

뉴욕타임스는 지난주에 발표한 실적을 기준으로 구독자 수가 917만 명이었고, 총구독 수는 이제 1056만이 되었어요. 이 중 디지털 구독 수는 이제 981만에 이르렀고요. 신문을 제외한 디지털 구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5%나 성장했어요.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11.5% 성장했고, 구독 매출도 13.1% 성장했고요)

하지만 디지털 광고 매출은 2.4% 하락했는데요. 다음 분기에도 디지털 구독제는 약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디지털 광고 매출은 또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요. 아직 새로운 광고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중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광고주들이 광고 비용을 줄인 광고 시장부터 타격이 오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이미 소셜미디어 전반에는 그 영향이 시작되었고요.


오늘 커피팟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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