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의 다음 목표

전 세계 의류 리테일 경쟁의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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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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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에 커피팟은 진격의 유니클로라는 아티클을 전해드렸습니다. 의류 리테일 시장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내는 브랜드가 된 유니클로가 어떤 성장세를 보이는지, 왜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죠. 

본 아티클에서는 H&M이 절치부심하지 않으면 앞으로 유니클로는 각 시장에서 H&M과의 격차를 더 벌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요. 불과 8개월 뒤 2026년 상반기가 끝난 지금 유니클로는 H&M과의 격차를 벌리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SPA 브랜드의 경쟁에서 이제 유니클로가 바라보는 경쟁 상대는 자라(ZARA)의 인디텍스입니다. 그리고 이 경쟁은 역시나 북미 시장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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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SPA #북미시장 
유니클로의 다음 목표
전 세계 의류 리테일 경쟁의 재편 
현재 추세로 보면 올해 유니클로를 가진 패스트리테일링은 전 세계 SPA* 브랜드 중 매출 기준으로 2위인 H&M을 넘어설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회계연도 2026년(2025년 9월 ~2026년 8월) 기준으로 3조 9000억 엔(약 37조 241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때 자체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말이죠. 이는 전년 대비 14.7%가 증가하는 수치입니다. 영업이익률은 17.9%입니다. 
*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제조·직매형 의류 전문점

H&M은 패스트리테일링처럼 구체적인 연간 매출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분기별 실적 발표에서 매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모두 (현지 통화 기준으로) 보합권이라고 밝히면서 오히려 FY2025년(2024년 12월~2025년 11월)에 기록한 2% 성장세보다 둔화되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H&M은 이때 매출이 2283억 크로나(약 36조 3860억 원)였습니다. 영업이익률은 8.1%였고요.

그리고 올해(FY2026)에 대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는 2295억 5000만 크로나(약 36조 6150억 원)에 그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상반기 매출은 같은 기간 컨센서스 대비 이미 4.5%나 미달한 상황입니다. 극적인 턴어라운드가 없는 한 유니클로와의 매출 차이는 더 커집니다.

최근 같은 기간의 분기를 비교하면 이는 더 극명히 드러납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FY2026 2분기 매출이 달러 환산으로 약 63.8억 달러이고, H&M은 약 51.4억 달러입니다. 영업이익률은 17.7% 대 3%입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상반기 실적이 이미 자체 가이던스를 넘어섰기에 3조 9000억 엔이라는 상향된 연간 목표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H&M을 완전히 따돌리고 글로벌 SPA 중 확고한 매출 2위 자리를 잡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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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리테일링의 지난 5개년 매출/이익 현황입니다. 쉽게 그릴 수 없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미지: 패스트리테일링 실적 보고서)
디플레이션의 상징을 벗어나고
유니클로는 일본의 버블기가 지나간 이후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의 시대에 태어나 그 시기를 관통해 오면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일본이 기준금리를 1%까지 올리고 디플레이션의 시대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다시 성장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더 큰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저성장기 시절에 저가의 패스트패션으로 자리잡아 성장하고, 이제는 첨단 의류 소재를 기반으로한 깔끔한 디자인과 질 좋은 옷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그 이미지가 확고히 자리잡았죠.

현재 패스트리테일링 매출의 약 85%를 차지하는 유니클로의 시장별 점유율을 보면 여전히 일본 비중이 34.9%로 높습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지역의 매출 성장세가 커지면서 꾸준히 작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화권이 22.1%, 한국을 필두로 동남아/인도/호주가 21.1%, 유럽이 12.6% 그리고 북미 지역이 9.2%입니다.

일본이 걸어온 저성장기 시대를 관통하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진화했고, 이제는 해외 시장 점유율이 계속 확대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무적인 것은 미국 시장에서 20% 중반대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새로운 시장에서 모멘텀을 확실히 키우고 있습니다.

현재 유니클로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인 중국에서는 고성장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FY2025에는 중국 내수 시장이 부진하면서 매출 성장률이 마이너스 4%를 기록하기도 했죠. 그 전 해와 전전해까지 9.2%, 15.3%나 성장한 지역임에도 말이죠.

동남아를 비롯해 나머지 아시아 지역으로 유행이 전파되면서 거점이 되는 한국 시장은 물론 그 규모에 비해서 중요합니다. 하지만 구매력이 더 강한 북미와 인디텍스, H&M의 안방인 유럽에서의 성장세가 더 중요해진 시기가 왔습니다. 유럽 매출 비중이 모두 66%가 넘는 인디텍스와 H&M이 있는 유럽에서의 성장세가 커지는 것은 쉽지 않기에 북미 시장에 더 초점을 맞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시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소액면세제도(de minimis rule)가 폐지되어 이전만큼 중국발 초저가 패스트패션인 쉬인과 같은 이들의 영향력이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기존의 미국 SPA 브랜드들이 특별한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도 못하고요. 유니클로는 미국에서의 확장이 앞으로 몇 년간만큼 큰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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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모두가 하나씩 소장해서 입으려고 하죠. 그만큼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면서도 다르게 매칭해 입기에 좋은 옷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미지: 유니클로)
어떻게 트렌드를 이끄는가   
유니클로가 만들어 가는 성장의 핵심은 좋은 재료를 바탕으로 한 첨단 소재와 섬세하고 깔끔한 디자인,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더는 '저가' 브랜드라는 인식을 몇 년의 시간에 걸쳐서 없앴죠. 본래 낮은 가격 때문에 유니클로를 찾았다면 이제는 계절마다 업데이트 되는 깔끔하고 품질이 괜찮은 디자인의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갑니다. 

유니클로가 지향하는 일과 삶 양 측면에서 '일상복'이 되는 브랜드가 되는 목표를 달성해 가는 것입니다. 유니클로는 이를 '라이프웨어(LifeWear)'라고 부르죠. 하지만 여기서 주시해야 할 핵심이 있습니다. 유니클로는 전반적인 패션 트렌드도 이끌고 있는데, 그것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특히 주효했습니다.

과거에 유니클로의 플리스나 면티 등이 불티나게 팔릴 때 고객들의 센티먼트는 이랬습니다. "저 사람도 입고, 이 사람도 입고 있네. 이거 계속 입고 다니기 좀 그러네."

하지만 어느새 이 센티먼트는 전환이 되어 "저 사람이 입고 있는거 나도 어서 가서 사야겠다"로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저지 배럴 레그 팬츠, 디자이너 JW 앤더슨과의 협업 라인, 전 에르메스 디렉터 크리스토프 르메르와 협업한 U 라인과 전 버버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리드하는 C 라인이 이 명확한 예시인데요. 

과거에는 유니클로도 트렌드를 쫓아가면서 사람들이 무난하게 좋아할 디자인을 따라서 내놓는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기본 착장에서 조금은 변형된 디자인을 먼저 내놓으면서 사람들이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를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트렌드가 유니클로에서 시작해 다른 브랜드들이 비슷한 디자인을 내놓는 패턴이 생기고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에 나서 평범한 반바지나 청바지도 유니클로만의 '색깔'을 입힌 것입니다. 유니클로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협업하는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제조 시스템 자체가 가장 강한 경쟁력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유니클로는 1년에 평균적으로 800개의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습니다. 그중에 약 절반만이 6개월 사이클을 기준으로 변경이 된다고 하고요.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으로 승부를 하는 자라나 초저가 패션인 쉬인과는 완전히 다른 전략이죠. 핵심 디자인을 중심으로, 모두가 받쳐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 최대한 많은 대중에게 다가서는 것입니다. 

수천 개의 디자인을 내놓고 쉴 새없이 새로운 디자인과 조합을 내놓는 쉬인 같은 리테일러들 사이에서 확고히 새로운 흐름을 만든 것입니다. 갭, 아메리칸 이글, 에버크롬비&피치, 리바이스, 게스 등등 많은 미국 의류 브랜드가 새로운 돌파구를 못 찾는 사이 그 중심을 차지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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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받는 평가는 패스트리테일링이 확연히 좋습니다. (이미지: 파이낸셜타임스)
북미에도 새로운 경쟁이 생길까   
미국 SPA 브랜드들이 트렌드를 못 만드는 사이 유니클로는 그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디텍스 역시 자라로 이러한 위치를 노리고 있습니다.

일단 가정용 생활필수품과 소품 사업인 자라 홈까지 성장하는 인디텍스를 유니클로가 단기에 따라잡기는 어렵습니다. 인디텍스의 FY2025 매출은 398억 6400만 유로(약 70조 5130억 원)였습니다. 거의 두 배에 이르죠. 확고한 유럽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자라는 유럽 각지에서 고르게 매출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분기인 FY2026 1분기(2월 1일~4월 30일)에도 87억 5000만 유로(약 15조 322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5.8%에 이르렀습니다. 영업이익률은 20%에 이르고요.

이런 인디텍스가 버티고 있기에 유니클로가 다음 성장을 위해 더 공격적으로 출점을 하면서 확장할 지역은 북미입니다. 앞서도 짚었듯이 중국 시장의 성장세를 이어가기는 어렵고,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흐름은 그대로 가져가고요. 인디텍스와 H&M이 유럽 시장을 필사적으로 방어한다고 가정하면 결국 확장의 답은 남은 시장 중 그 크기가 압도적인 북미 지역에 있는 것이죠. 물론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죠. 

현재 유니클로와 인디텍스의 북미 매출액은 4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유니클로는 FY2025에 2711억 엔(약 2조 5970억 원), 인디텍스는 남북미 매출이 71억 유로(약 12조 5500억 원)였죠.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커지기 어려운 인디텍스도 역시 북미가 앞으로 성장의 핵심입니다.  

사실 북미 시장은 해외 브랜드들에 늘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이었습니다. 자국 브랜드도 많을 뿐더러 그 디자인 특성도 뚜렷했죠. 미국은 여전히 TJX 같은 기업이 저가 할인 유통으로 미국 의류 소비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미국 매출 비중은 80%에 이르고, 전체 매출은 전 세계 패션, 어패럴, 럭셔리 리테일러 중에서 LVMH 그룹 다음입니다. (참고로 뒤이어서 나이키와 인디텍스 그리고 쉬인, 아디다스의 순서이죠.)

하지만 이 둘의 본격적인 경쟁은 그러한 흐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도 앞으로 지켜봐야 할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이 경쟁이 결과적으로 두 기업 모두 북미 지역 점유율을 높이는 결과로 나타난다면 전 세계 SPA 경쟁은 이 둘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의류 리테일의 흐름은 지금보다 더 이들이 만드는 내러티브의 반영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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