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7일. 남은 음식 공유 앱이 풀고 있는 문제

1. 올리오라는 앱, 2. 서브스택의 실행, 3. 인스타카트 업데이트
2021년 9월 7일 화요일

오늘은 팬데믹 들어서 빠르게 성장한 남은 음식 공유 앱이 풀고 있는 문제를 먼저 살펴볼게요. 이어서 새로운 분야 작가들을 섭외하며 확장 계획을 실행 중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 그리고 최근 업데이트된 인스타카트의 광고 사업 푸시에 관한 이야기를 볼게요.

[푸드테크] #여기도이웃연결 #올리오 #ESG
1. 남은 음식 공유 앱이 풀고 있는 문제
올리오(OLIO)는 버리기 아까운 식재료나 음식을 포스팅하고, 이를 원하는 가까운 거리의 이웃에게 주는 앱 서비스로 지난 2015년에 창업했어요. 집에 남은 식재료의 무료 거래 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팬데믹이 발생한 작년부터 큰 성장을 시작해 이번엔 4300만 달러(약 500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어요.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하는 액셀(Accel) 파트너스와 같은 주요 벤처캐피털을 포함해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딜리버리 히어로의 벤처캐피털인 DX 벤처스도 투자에 참여했고요음식 쓰레기 줄이기와 중고거래 앱의 모델을 합친 이들은 어떻게 성장해 왔고, 앞으로 어떻게 수익이 나는 사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취향에 안 맞는 커피콩도 있고, 잘 먹지 않는 포장 간식도 있죠. © OLIO
남은 식재료와 음식 공유로 시작해
영국의 두 창업자인 테사 클라크(Tessa Clarke)와 사샤 셀레스티얼-원(Saasha Celestial-One)이 시작한 이 사업은 장기간 집을 비울 경우 버리게 되는 음식물이나 사고 잘 먹지 않은 식료품을 쉽고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게 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했어요. 이제는 음식과 식재료뿐만 아니라 바로 버리기 아까운 집 안의 가구나 장식품, 옷가지 등을 무료로 교환하는 장이 되었고, 직접 만든 쿠키 같은 음식이나 액세서리도 이웃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고요.

이들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건 지역 식당들, 식료품 사업자들과 협업을 시작하면서 부터에요. 각 지역의 음식점이나 동네 슈퍼마켓은 멀쩡하지만 버려질 식료품을 올리오에 올릴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이 이를 가져갈 수 있도록 했죠. 점차 큰 사업자들과 협업을 늘려가던 이들은 영국의 세계적인 대형 유통 체인인 테스코(Tesco)와도 협업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되었고, 팬데믹 이전 대비 5배 이상 성장해 사용자는 이제 500만 명으로 늘어났는데요. 각지의 락다운으로 이웃 간 거래가 활발해진 덕이 컸다고 해요.

ESG 지표를 위한 사업이 되고
작년 9월부터 협업을 한 테스코는 이제 영국 전역의 2700개 자사 매장을 올리오의 플랫폼에 올렸고, 유효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기부하고 남은 상품을 올리오에 넘기고 있어요. 지역 상점들의 참여도 증가하고 있고, 코스타 커피와 프레타망제(Pret A Manger) 등의 푸드 체인 사업자도 올리오에 올라왔죠. 올리오가 운영하는 푸드 웨이스트 히어로(Food Waste Heroes)라는 프로그램의 자원봉사자들은 매일 이들이 내놓는 식품을 수거하고, 올리오에 올려 자신이 사는 지역의 이웃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올리오는 이제 각종 식품 리테일러를 포함해 식료품 배달 사업자와 패스트푸드 및 레스토랑 체인들과의 협업을 해외에서도 더 키워나갈 예정이에요. 이들 사업자는 버려질 상품을 올리오를 통해 비용까지 절감하며 처리할 수 있고, 기업 활동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여 앞으로 더 중요해질 ESG 지표 중 E(Environment, 환경) 지표를 개선해 나갈 수 있죠. (생산되는 음식의 1/3은 버려지고 이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발생의 약 8%를 차지한다는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조사 결과가 있어요. 점점 늘어나는 인구와 필요한 식량을 감당하려면 음식 쓰레기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해요.)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고
이들이 현재 포커스를 두는 것은 남미와 북유럽 그리고 아시아 등지 각국의 리테일 사업자들과 협업을 확대하는 것이에요. ESG 지표를 개선해 나가야 할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 사업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을 예정이고요. 올리오는 현재 푸드 웨이스트 히어로 프로그램을 통해 협업하는 큰 기업들에게 요금을 받으며 매출을 올리고 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한 매출이 현재 총비용의 약 30%를 충당하는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세계 각지의 더 큰 기업들과 협업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플랫폼의 사용자도 키우는 것이 계획이죠.

더 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공동 창업자인 테사 클라크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올리오의 사용자가 "소비라는 행위는 하고 싶지만 우선 우리 동네에 내가 원하는 음식이 올라와 있는지 확인해 봐야지"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는데요. 2030년까지 10억 명이 사용하는 앱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어요.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상품의 공급을 늘리면서, 사용자를 더 불러모으고, 향후에는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하며 이웃 간의 다양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에요. 버려질 상품이 소비되고, 결과적으로 기후위기 해결에도 일조하겠다는 선순환 모델을 그린 것이고요. 궁극적으로는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계속 커질 플랫폼 사업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죠.
☕️ 계속 커지는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거래 플랫폼 모델은 최근 계속 커져왔죠. 특히 중고 의류 거래 시장의 스레드업이 밝은 전망을 바탕으로 크고 있고, 기존의 의류 리테일러들도 이제 리세일 플랫폼을 이미 운영하거나 준비하는 중이죠. 리세일 시장은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의 흐름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식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이들이 실질적으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는 사업으로 발전할지는 지켜봐야겠죠.
☕️☕️ 남은 음식과 싸우는 스타트업
최근 음식 쓰레기 발생을 줄이려는 스타트업들이 계속 주목받고 있는데요.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기도 하고, 워낙 버려지는 음식의 규모(연간 약 1조 3000억~1조 5000억 달러)가 크다 보니 사업 기회를 크게 보고 있는 것이기도 해요. 각각 사업 모델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죠.

[미디어] #크리에이터경제
2. 새로운 계기 마련하는 서브스택
서브스택(Substack)이 최근 영역을 넓히며 공격적인 움직임을 연이어 보여주고 있어요. 그간 테크와 뉴스 등 일부 저널리즘 분야에 치중된 유명 작가 풀을 넓히며, 이들이 독자들과 더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제품과 기능을 개발하기 위한 인수를 연이어 실행했는데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DC와 마블의 만화 작가들도 합류하기로 했어요. (물론 배트맨을 쓰는건 아니고요) 
독자를 모을 작가 섭외는 계속되고
서브스택은 그동안 서브스택 프로(Pro)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선지급금 등이 포함된 특별 계약을 제공하면서 유명 작가들과 저널리스트들을 섭외해 왔는데요. 최근 1981년에 <한밤중의 아이들>로 세계의 대표적인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 상(The Booker Prize)을 수상하기도 한 세계 문학계의 가장 큰 이름 중 한 명인 살만 루슈디(Salman Rushdie) 그리고 마블과 DC의 유명 만화 작가들이 서브스택을 통해서 글을 쓰도록 설득했어요. 

팔로워가 110만 명이 넘는 활발한 트위터 사용자이기도 한 살만 루슈디는 서브스택을 통해 소설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에세이를 쓸 예정이에요. 그는 이전에 해보지 않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어요. 현재 DC 코믹스 <배트맨>의 메인 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한 제임스 타이니언 4세(James Tynion IV)는 DC가 주로 배트맨의 집필을 위해 제안한 3년 계약을 거절하고,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고 지식재산권을 소유할 수 있는 조건인 서브스택을 선택했다고 해요. 가장 대표적인 배트맨 작가인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도 합류했고, 마블의 대표적인 작가 여러 명도 비슷한 조건을 제시받고 서브스택에 최근 합류했고요.
* DC코믹스와 마블의 만화는 회사가 캐릭터와 세계관의 지식재산권을 소유하며, 여러 작가들이 주요 캐릭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리즈를 창조하는 창작 체제가 확립되어 있어요. (각 캐릭터의 세계관을 확장해 가면서 작품을 계속 생산하고 있죠)

연결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여주고
최근엔 작가들과 구독자들을 연결해 줄 소셜미디어 기능을 추가하고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였어요. 프라이빗 함을 기치로 가까운 이들과의 연결을 만들어 주는 유료 소셜미디어 스타트업인 코쿤(Cocoon)의 팀을 흡수하기로 했는데요(기존의 코쿤 앱은 별도로 운영하면서, 해당 팀이 서브스택에 조인하는 것이에요). 유료 구독제를 기반으로 가까운 사람들끼리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공간을 만들고 있던 이들은 작가와 구독자들 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방법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해요. 점점 커지는 크리에이터 경제 흐름 속에서 플랫폼의 사용자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높일 방법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죠. 

페이스북도 궁극적으로는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한 페이스북 '그룹'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뉴스레터 서비스를 론칭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프라이빗 메시징과 '그룹'에 새로운 제품과 기능 개발을 집중하고, 사용자들의 인게이지먼트에 초점을 맞추어 갈 예정이라고 하죠. 결국 서브스택과 페이스북은 크리에이터 경제라는 큰 틀 내에서 뉴스레터를 활용해 같은 선상의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경쟁 의식하는 움직임이기도
서브스택은 애써 태연하지만, 페이스북이 자신들과 비슷한 뉴스레터 서비스를 만들고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나 미치 앨봄(Mitch Elbom)과 같은 유명 인사들을 섭외하자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위기의식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작가들에게 수수료도 받지 않기로 한 페이스북의 의도는 늦은 만큼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것이고, 한 발 뒤처진 크리에이터 경제의 주요 축에서 앞선 스타트업들을 빨리 쫓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기도 하죠. 

빠른 시간 안에 크게 성장한 서브스택은 뒤따라오는 경쟁자들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하지 않으려면, 카테고리를 더욱 확장하면서 유명 인사들을 더 섭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새로운 인사들의 섭외와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기 위한 경쟁은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브스택은 현재까지 8300만 달러(약 96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과감하게 이 자금을 활용하고 있어요. 현재 기업가치는 6억 5000만 달러(약 7530억 원)에 이르고 있고요.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쓰는 작가들을 통해 새로운 오디언스를 계속 끌어오면서 대표적인 플랫폼이라는 지위를 계속 이어가려고 할 테고요.
☕️ 페이스북은 왜 뉴스레터를 할까?
거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왜 뉴스레터 서비스를 공들여서 만들고 운영하고 있을까요? 트위터는 왜 뉴스레터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롱폼(long-form) 텍스트도 추가하려는 걸까요? 뉴욕타임스는 왜 대표 칼럼니스트와 기자들의 뉴스레터를 유료 구독제에 포함 시켰을까요? 사용자를 계속 붙잡아두고, 양질의 콘텐츠도 계속 생산해 내는 수단이 되는 뉴스레터가 어떻게 미디어를 넘어 소셜미디어의 핵심 기능 중 하나가 되고 있는지 소셜미디어는 왜 뉴스레터를 할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배달테크] #예상된광고푸시 #업데이트
3. 인스타카트의 광고 사업 푸시
인스타카트는 미국 내 최대 주문배달 사업자인 도어대시(Doordash)와의 인수합병을 추진했으나 무산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이제는 기존에 알려진 계획대로 광고 사업을 성장시키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최근 식료품 배달 사업의 성장세가 작아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빨리 필요한 상황이 되었죠.

플랫폼이 수익을 내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죠.
아직 많이 앞서 있지만
인스타카트는 그동안 식료품 배달 시장의 점유율을 월마트와 양분해 왔는데요. 최근에는 기존의 음식 주문배달 사업자인 도어대시와 우버 이츠 등도 식료품 배달 사업을 확충하면서 경쟁이 커지고 있어요. 물론 식료품 배달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세가 작아졌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크게 성장한 사업 모델이 지속가능하려면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광고 사업을 키우기 위한 준비를 해왔죠.

새로운 CEO의 전문성
새롭게 합류한 CEO 피지 시모(Fidji Simo)는 광고 사업이 수익의 (거의) 전부인 페이스북에서 제품(프로덕트) 전반을 책임지는 역할을 이어왔어요. 작년에 3억 달러(약 347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인스타카트의 광고 수익을 내년까지 10억 달러(약 1조 1580억 원) 이상으로 늘릴 목표를 세운 상황인데요. 사용자의 인게이지먼트를 더 높이고, 사업자들의 광고 효율까지 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그가 놓인 첫 번째 큰 시험대가 되었죠.

앱과 웹의 디스플레이 광고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메일 마케팅을 비롯한 새로운 포맷의 광고를 만드는 중이라고 해요. 영상과 오디오 기반의 광고도 제공할 예정이고요. 광고가 핵심 수익 사업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중이에요. 

현재로서는 맞는 방향성?
리테일러들에게 주문배달 사업 확장을 위한 효율적인 시스템을 제공해 주는 방향을 설정한 인스타카트인데요. 이들은 다크 스토어를 직접 운영하면서 재고 사업을 확장하는 고퍼프(goPuff)와 같은 배달테크 사업자들과 달리 (재고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사용자와 리테일러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의 역할을 키워나가는 방향을 계속 고수할 것으로 예상돼요.

월마트와 같은 기존의 리테일러도 이커머스를 푸시하면서 이제는 온라인 광고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을 세웠는데요. 이커머스를 통한 식료품 주문 또한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과 전통적인 미디어를 통한 광고 시장 비중이 작지 않았던 리테일 광고 사업도 자연스레 온라인 비중이 예상보다 더 빨리 커질 것으로 예상돼요. 고퍼프와 같이 역시 사용자가 크게 성장한 플랫폼도 광고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고요.
☕️ 맥락을 보충하는 콘텐츠
그간 인스타카트를 비롯한 배달 사업의 성장과 광고 사업 추진에 대한 이야기도 꾸준히 전해왔는데요. 아직 못 보셨다면(혹은 스치듯 보셨다면) 오늘 이야기의 맥락을 보충하는 이야기들도 함께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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