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 저편의 아마존 리테일

과연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2021년 8월 20일 금요일

오늘은 예상은 되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아마존의 이커머스를 통한 총 거래 금액이 월마트의 리테일 매출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아마존이 현재 핵심 사업인 리테일 분야에서 어떤 확장을 하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리테일] #이커머스 #오프라인
월마트 넘어선 아마존의 준비
아마존이 총 거래 금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을 기준으로 월마트를 넘어섰어요. 이커머스의 거인이 이제 기존 리테일의 거인을 넘어선 것인데요. 팬데믹으로 인해 예상보다 그 타임라인이 당겨졌어요. 그리고 아마존은 이제 더 큰 확장을 준비하는 중이에요.

온오프라인 모두 그 확장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여요.
예상보다 빨라진 타임라인
월마트는 이번 7월 말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5660억 달러(약 667조 4300억 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는데요. 거의 같은 기간인 6월 말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아마존을 통한 총 거래 금액은 6100억 달러(약 719조 3100억 원)를 넘었어요. 1년을 기준으로 아마존의 총 거래 금액이 월마트의 매출을 앞지른 건 처음 있는 일이고요. 중국에서 거의 모든 이커머스 매출을 올리는 알리바바를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이커머스가 되었어요.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팩트셋(FactSet)의 자료에 의하면 전년과 대비해 아마존의 총 거래 금액은 약 2000억 달러(약 235조 8400억 원)가 넘게 성장했어요.
* 월마트의 매출과 아마존의 총 거래 금액을 비교하는 것은 월마트는 자체 재고 운영을 통한 사업이 대부분이기에 매출이 곧 총 거래 금액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에요. 아마존은 서드 파티(third-party) 셀러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의 거래 금액이 총 거래 금액에 포함됐어요. 아마존의 매출은 같은 기간 약 3900억 달러로 아직 매출 크기에서는 월마트가 앞서 있어요.

아마존이 몇 년 내 월마트를 앞지를 것이라는 건 모두가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빨라진 것인데요.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변수가 아마존 이커머스의 성장을 더 당겼어요. 월마트도 팬데믹 기간 동안 계속 성장했지만, 이들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어요. 아마존은 연간 총 거래 금액을 처음 공개하기 시작한 실적 연도인 2018년에는 총 2770억 달러(약 326조 6400억 원)를 기록했어요. 불과 3년이라는 시간 만에 2배가 훨씬 넘는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죠. 리테일 거래의 지형이 빠르게 이동해 온 것이에요.

현재 아마존이 준비하는 것
아마존은 지난 2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만큼 성장하지 않아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어요. 하지만 아마존은 늘 그렇듯이 향후 성장을 위한 준비가 차곡차곡 진행되는 중이에요. 소비자들이 아마존에서 쓰는 돈이 월마트를 넘어섰다는 소식과 함께 이들이 진행 중인 계획도 연이어 보도되며 주목을 받았어요.

  • 우선, 최근 투자를 크게 늘려온 물류 네트워크를 계속 확장할 예정이에요. 아마존 리테일의 핵심 엔진이기도 한 풀필먼트 센터 외에도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배송 스테이션과 상품 분류 센터를 늘려왔는데요. 현재 늘어난 수요를 효과적으로 감당하려면 더 많은 시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해요. 팬데믹 이전보다 편리해진 이커머스 경험을 고객의 더 큰 습관으로 만들어 향후에도 수요를 이어가겠다는 것이에요. 디인포메이션의 보도에 의하면 현재 물류 네트워크에서 배송 스테이션이 차지하는 면적 비중은 팬데믹 이전의 6%에서 23%로 커졌어요. 이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도 예상돼요. 
  • 아마존은 계산대 없는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이 적용된 아마존 고(Amazon GO)와 밀고 나가면 계산을 바로 해주는 대시(Dash) 카트 등의 기술 개발을 진행하며 식료품 등의 오프라인 리테일 확장도 진행 중이었어요. 그리고 이제는 의류와 가전 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백화점과 유사한 매장도 오픈할 예정이에요. 이커머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매장들의 문을 닫은 백화점 체인이 사용하던 공간 등을 확보해 새로운 오프라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려는 것이에요(더불어 아마존은 아마존 베이직스(Amazon Basics) 등의 PB상품과 독점으로 제공 중인 서드 파티 제품도 점차 늘려나가고 있는데요. 이들 제품의 판매 확대를 위한 통로가 필요했어요)

물류 네트워크의 확장은 아마존 이커머스의 핵심이자 지속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죠. 오프라인 확장 소식은 계속된 부동산 확보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형태로 확장될지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어요. 최근에 미국과 영국에서 꾸준히 매장을 늘리고 있는 아마존 프레시와 같은 식료품 리테일러 위주의 확장이 예상되었죠. 하지만 이제 이런 예상을 넘어선 확장에 대한 윤곽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어요.

식료품 관련 물류 인프라 공간도 팬데믹 이전 대비 65% 증가했어요. 현재 아마존 프레시는 미국에 15개의 매장, 영국에 5개의 매장이 있어요. 앞으로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죠. 자체적으로 온오프라인 식료품 사업도 계속 키울 예정이고요.
이제 적기인 온오프라인 합작
오프라인 리테일은 아마존 전체 사업의 4%만을 차지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이커머스 확장에 집중하며 오프라인 사업은 새로운 기술 개발의 거점으로 삼아왔죠. 이번의 새로운 오프라인 영역 진출도 실험적인 성격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아마존의 리테일에 대한 고객의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크고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인 지금이 확장을 위한 적기일 수 있어요.

또 지난 2017년에 대표적인 하이엔드 식료품점인 홀푸드(Whole Foods)를 인수한 당시에는 이커머스 사업에 더 집중해야 할 상황이었다면, 온라인 사업이 충분히 성장한 지금은 오프라인 수요를 끌어들여 더 큰 성장을 만들어야 할 타이밍이 되기도 했어요.

혁신이 혁신을 이기는 구조 
아마존이 현재 만들고자 하는 온오프라인 확장 모델은 늘 그렇듯이 큰 틀에서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편리함을 더 크게 해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해요. 기존의 이커머스 고객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더 나은 쇼핑 경험을 하게 하고(예로 온라인으로 구매한 물건의 교환/환불이 더 빠르고 편리해질 수 있고, 고객의 쇼핑 옵션이 늘어나죠), 아직 이커머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요.

흔히 방대한 사용자 혹은 고객 베이스를 만든 온라인 사업자의 오프라인 사업 진출이 오프라인 사업자의 온라인 진출보다 수월하다고 하는데요. 향후 성과가 이 통설을 증명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성과 지표 중 가까운 미래의 가장 큰 이정표는 아마도 월마트를 총 거래 금액에서뿐만 아니라 매출에서도 앞지르는 것일 테고요.

월마트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누구보다 효율적인 물류 네트워크와 운영 구조를 구축해 식료품을 중심으로 수많은 상품을 저렴하게 오프라인 매장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경쟁자들보다 낮은 가격에 질 좋은 상품을 공급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결국 세계에서 가장 큰 오프라인 리테일러가 되었고요. 월마트가 구축한 네트워크는 당시에는 리테일 산업을 바꾸는 혁신이었고, 이후 모든 경쟁자들이 따라 하려는 모델이 되었죠. 

월마트는 아직 건재해요. 하지만 아마존을 비롯한 새로운 이커머스 사업 모델의 성장으로 위기의식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에요. 이들도 이커머스의 성장과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이커머스라는 새로운 영역의 리테일 사업에서 자신들과 같은 원리인 운영을 효율화하고 비용을 낮춰 소비자 가격을 내리면서 성장해 온 이커머스 사업이 이들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어요.
☕️ 반독점 조사가 기다리고 있지만
미국에서 이제 리테일의 모든 분야는 아마존을 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요. 이커머스로만 한정 지으면 지배자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상황이죠. 현재 미국의 거의 모든 가정이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십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아마존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40% 이상을 계속 기록하고 있는데요. 2위 사업자인 월마트가 7% 수준을 기록 중이고, 다른 사업자들도 이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이 격차는 계속 벌어질 수도 있어요.

어제 [키티의 빅테크 읽기]를 통해서도 전해드린 바와 같이 반독점 조사가 본격화되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케이스가 만들어지고 직접적인 규제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들이 준비해 온 확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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