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 시장에 나타난 애플의 영향

본격 나타나는 '앱 추적 투명성' 정책 영향
2021년 10월22일 금요일

오늘은 애플이 아이폰 iOS 업데이트에 적용한 개인정보보호 조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준비했는데요. 광고 사업 비중이 큰 소셜미디어인 스냅(Snap)이 오늘 이 조치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하락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았어요. 앞으로 페이스북을 포함한 관련 기업들이 속속 영향을 받은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애플의 자체 광고 사업은 어느새 훌쩍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손 안의 아이폰이 애플을 위해 창출하는 가치가 점점 더 커지고 있죠.

[빅테크] #디지털광고 #소셜미디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애플의 영향
현재 미국 1020세대의 대세 소셜미디어가 된 스냅(Snap)이 이번 분기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어요. 다른 소셜미디어와 마찬가지로 광고가 수익의 대부분인 이들인데요. 각 앱이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할 수 없도록 하는 옵션을 새로운 iOS 업데이트에 반영한 애플 아이폰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경에 따른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어요.

이 영향은 이번 분기부터 다른 기업들에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구글과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이라는 빅테크가 그 지배력을 계속 키워가던 디지털 광고 시장에 새로운 기업들이 부상하는 결과도 나오고 있지만, 결국 애플이 가장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요.

그렇다고 광고가 꼭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건 아니지만요.
바뀐 문구의 예상보다 큰 위력
"OOO 앱이 다른 회사의 앱 및 웹 사이트에 걸친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도록 허용하시겠습니까?"  

아이폰에서 새로운 앱이나 업데이트한 앱을 열면 화면에 뜨는 문구이죠. 이제는 복잡한 '설정'에 들어가지 않아도 단 한 번의 클릭으로 결정되는 이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의 위력은 점점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요. 광고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팬데믹 이후 계속해서 큰 사용자 성장세를 이어왔어요. 하지만 각 플랫폼에서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들은 이번 조치의 영향으로 광고 캠페인을 실험하고 측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에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모바일앱 분석 기관인 플러리(Flurry)에 의하면 미국을 기준으로 위의 문구와 마주친 사용자들이 추적을 '허용'하는 경우는 16%에 그친다고 해요. 아이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더 정교하게 타겟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죠.

아이폰 유저가 대부분인 유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애플의 이 '옵트인(Opt-in)' 정책은 각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어요. 하지만, 모두가 3분기부터는 영향을 받으리라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요. 스냅이 첫 테이프를 끊으며 이를 알려줬어요. 스냅은 팬데믹 이후 큰 성장을 이어왔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57%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이 영향이 더 커져 기존 예상 매출 13억 6000만 달러(약 1조 6030억 원) 보다 크게 낮은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3790억 원)에서 12억 1000만 달러(약 1조 4270억 원)를 예상한다고 발표했어요. (3분기 매출은 11억 달러(약 1조 2970억 원)를 기록했어요.)

스냅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인스트그램)과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 기업들에게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는 건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1020세대의 아이폰 사용 비율이 굉장히 높기 때문이에요. 참고로 미국은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 중 거의 절반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어요. 

특히 10대의 경우에는 아이폰 사용 비율이 거의 90%에 이른다는 설문 결과가 최근에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개인정보 보호에도 더 민감한 것으로 알려졌죠. 젊은 층 비중이 높은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페이스북의 이번 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이 정책의 진짜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여요.

아이폰 비중이 높은 유저층을 가진 스냅은 앞으로도 (정책 영향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어요.
순기능도 나타나고 있지만
애플 정책의 영향으로 페이스북과 구글을 통한 광고에 차질을 빚은 사업자들은 광고 비용을 새로운 광고 에이전시 혹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돌리고 있어요. 디인포메이션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자체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수집한 '퍼스트 파티(first-party)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비요(Klaviyo), 욧포(Yotpo), 그리고 록트(Rokt)와 같은 마케팅 소프트웨어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성장이 특히 눈에 띄고 있어요. 

클라비요 같은 경우에는 작년과 비교해 2배에 이르는 8만 유료 고객을 현재 확보했고, 올해 매출은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요. 기업가치도 현재 90억 달러(약 10조 5980억 원)에 이르게 되었고요. 욧포도 현재 14억 달러(약 1조 6470억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유니콘이 되었고, 록트도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요. 이커머스의 D2C 흐름이 현재의 변화를 이끌었고, 변화에 빠르게 발맞추는 이들이 애플의 정책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하면서 나타난 결과에요.

빅테크를 규제해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새로운 테크와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룸을 만드는 것인데요. 애플이라는 빅테크가 같은 빅테크에게 제한을 거는 상황이 새로운 기업들의 성장을 돕고 있기도 해요. 페이스북과 구글을 활용하는 중소 규모 이커머스 기업들과 에이전시들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써드 파티(third-party) 데이터에 의존하던 광고 사업이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편하는 흐름이 생길 수도 있어요.

또 관련 분야의 기업들이 기술을 더 빠르게 발전시키며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수도 있죠. 기술이 진보한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각 기업은 자신들의 사이트와 앱을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역량을 기르고, 광고 전략 전반을 다듬어 나갈 기회가 될 수 있고요. 생태계가 이상적으로 발전해 갈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지만, 빅테크 규제에 대한 정당성은 결국 새로운 스타트업과 혁신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이느냐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기대하는 효과이죠.

개인정보보호에 점점 민감해지는 흐름을 애플은 잘 이용한 것이죠.
애플을 위한 정책 변경이 되었고
물론 현재 애플의 정책 변경은 결과적으로 애플의 광고 사업에 이득이 되는 결정이 되기도 했어요. 애플의 아이폰 기반 모바일 앱 광고 사업은 정책이 도입된 후 시장 점유율을 이전 대비 3배 이상 끌어올렸다는 결과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보도되었는데요. 서치 애드(Search Ads)라고 불리는 이들의 광고 사업은 이제 아이폰에서 광고 클릭을 통한 앱 다운로드 점유율이 58%에 이르렀어요. 이들의 점유율은 1년 전엔 불과 17%였어요. 

지난 4월 이후 아이폰의 앱 다운로드 광고 사업에서 페이스북의 비중이 가장 크게 줄었고, 구글 애드와 스냅이 그다음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결과도 나왔는데요. 이제 애플은 올해 회계년도에 광고 사업으로만 50억 달러(약 5조 9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요. 애플의 전체 매출 2750억 달러(약 324조 원)의 아주 작은 비중이지만, 결코 작은 숫자는 아닙니다. 

아마존이 아마존닷컴의 트래픽을 바탕으로 광고를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듯이 애플도 돈이 잘 되는 광고 사업을 안 키울 이유는 없죠. 2017년만 해도 아마존과 애플의 광고 사업 규모는 비슷했어요. 하지만 현재 아마존의 디지털 광고 사업 규모는 구글과 페이스북 다음이에요. 2020년에만 146억 3000만 달러(약 17조 208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요. 

구글과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을 합친 디지털 광고 시장의 점유율은 2020년에 90%에 육박했어요. 디지털 광고 시장은 어느새 빅테크 판이 되었고, 애플은 (결국 구글과 페이스북의 점유율도 빼앗아)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는 규모로 사업을 키워갈 계획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에요.

기존 광고 사업자들이 볼 수 있던 애플 아이폰 사용자의 광고 반응 데이터, 실시간 세분 데이터 등의 제공은 현재 최대 3일이나 늦어지고 있고, 세분된 수치가 아닌 합산 수치만 제공되고 있다고 해요. 반면 애플의 광고 사업을 이용하는 회사들에게는 상세한 정보가 바로바로 제공되는 중이고요. 애플은 이제 드러내고 자신들의 광고 사업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애플이 이 정책을 작년에 들고나왔을 때에도 일부에서는 애플이 자신들의 광고 사업을 키우려 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요.

물론 예상했었지만
앱 사업자들은 애플의 서치 애드를 통한 타겟 광고의 구매 전환율이 크게 향상됐고, 구글 애드를 통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이르는 효과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해요. 지난달엔 페이스북마저 광고 캠페인의 효과를 이전보다 측정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죠. 애플이 '사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내세우면서 정책을 도입했을 때부터 이들 기업에게는 우려되던 상황이지만, 어떤 방식으로 애플이 이익을 얻을지 명확하게 가늠이 되지 않고 있었는데요. 이번엔 그 영향이 확실히 드러나게 되었어요.

애플이 적용한 룰 변경을 스스로에게도 적용했다면 문제를 삼기 어렵지만, 현재 애플의 광고 서비스(서치 애드)를 이용하는 사업자들은 서치 애드가 더 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기엔 그 효과를 애플이 크게 받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구글이 구글 애드를 기반으로 그러하듯 애플도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이 예상보다 계속 빠르게 커나가는 방법을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해 명료한 답변을 해주고 있지는 않아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를 한 주차 앱인 스팟히어로(SpotHero)의 CMO인 크리스 스티븐스는 "애플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광고 솔루션에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경이 같은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여러 차례 요청을 하며 애플도 자신들의 정책을 따르고 있음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확인이 되지 않았다"라고 했는데요. 앞으로 애플이 이에 어떤 입장을 낼지 혹은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여요.

애플은 일단 "관련 기술은 개발자들이 안전한 광고 도구를 도입하고,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포괄적인 시스템의 일부이다. 애플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려는 목적은 없다"라고 밝혔어요. 하지만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던 정책은 결국 광고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플이 과연 광고 사업을 어떻게 키워가는지 그리고 룰을 자신들에게 잘 적용하는지는 앞으로 계속 주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여요.
☕️ 공급망 차질에도 영향을 받는 광고 사업
단기적으로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실적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최근 풀리지 않는 물류난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의 영향을 받고 있는 리테일 기업들이 광고를 더 크게 줄일 것으로 보여요.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타겟 광고도 어려워지고, 본래 대목 제품인 전자기기를 비롯한 각종 소비재 등의 큰 손 리테일 광고주들이 비용을 줄인다면 실적은 더 빠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어요. 디지털 광고 사업 전체가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도 있죠. 

물류난으로 인한 공급망 이슈는 연속해서 관련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디지털 광고 사업에 까지 그 영향이 끼쳐지면서 공급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하고 있어요. 연관성을 쉽게 링크할 수 없는 산업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이죠. 

+ 현재 미국 서부 항만의 물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습니다. 항구들이 24시간 운영을 하기로 했지만, 항구에 쌓이는 물품을 나를 트럭 운전사들이 부족한 상황이고 적체는 더 심해지고 있어요. 결국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려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연말 쇼핑 대목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물론 그 이후까지 문제가 이어질지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고요.
☕️☕️ 다시 스냅 이야기를 하면
스냅은 이번 실적에 큰 영향을 받았지만, 앞으로 가장 유망한 소셜미디어로서의 포지션은 공고히 유지하고 있어요. 1020세대에게 현재 가장 선호받는 소셜미디어로 10대들에게는 틱톡 그리고 인스타그램에도 선호도가 앞서 있어요. 현재 일일 사용자는 3억 600만 명에 이르렀고요. 

더 이상 스냅은 기존 인식처럼 틈새시장을 노린 소셜미디어가 아니에요. 친구들과 지역 상점 그리고 자신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를 알려주는 스냅맵(SnapMap)을 비롯해, 역시 틱톡의 카피 버전인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통해 사용자 성장을 이어왔어요.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렌즈와 필터를 기반으로 한 기술은 이들이 계속 자랑해 오던 것이고요.

페이스북이 월스트리트저널의 <페이스북 파일>을 계기로 반독점 조사와 함께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스냅의 성장성은 더욱 커 보여요. 1020세대를 잡기 위한 라이벌인 틱톡도 중독성 강한 알고리듬과 유해 콘텐츠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향후 제재 압박이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죠. 아직 한국에는 상대적으로 널리 확산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크게 내다보고 있어요.

오늘 이야기는 어땠나요? 전하고픈 이야기 편하게 전해주세요!


☕️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1


구독자 정보 혹은 구독 상태 변경을 원하신다면
구독 정보 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