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면면의 자본주의

1. 애플의 영향 업데이트, 2. 코크의 전기차 투자, 3. 다양성 투자 펀드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9.2%를 사들이고도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을 거부했다가, 이제는 트위터를 통째로 인수하겠다고 나섰죠. 머스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오퍼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존에 획득한 지분을 유지할지에 대해서도 다시 고려하겠다고 한 상황인데요. 세간의 관심이 '또' 집중된 이 '적대적 M&A'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우선 오늘은 애플 때문에 점점 커지는 소셜미디어들의 매출 영향을 먼저 보고요. 친환경과 새로운 테크와는 늘 거리가 멀었던 코크(Koch) 인더스트리즈의 전기차 배터리 투자, 그리고 이제 자선만은 아닌 벤처캐피털의 '마이너리티' 투자에 관한 내용을 살펴볼게요. CNN+에 대한 추가 업데이트도 있어요.

[빅테크] #광고사업 #매출영향

1. 점점 커지는 애플의 영향 업데이트

작년부터 디지털 광고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시작한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업데이트의 영향에 대한 수치가 업데이트되었어요. 메타의 경우, 이미 작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올해 예상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어요.
"헬로우, 광고 사업"?  
'추적 금지'가 당연한 대세 
작년 4월에 적용된 애플 iOS 업데이트는 사람들이 앱을 새로 열 때마다 "이 앱이 당신(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습니까?"라고 요약할 수 있는 문구를 내보였죠. 그리고 당연히 이 문구를 마주한 대다수의 사람은 추적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답변했어요. 업데이트가 시행된 후 6개월이 지난 작년 10월의 조사에 의하면 허용을 한 경우는 16%에 그쳤어요. 사용자의 활동 정보를 이용한 타겟 광고로 돈을 버는 메타와 같은 소셜미디어는 당연히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애플의 영향도 참고해 보세요.

새롭게 업데이트된 수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각각 어느정도의 타격을 받을지는 작년에 이미 여러 분석을 통해서 나왔어요. 메타도 2022년엔 100억 달러가 넘는 매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이미 지난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서 했는데요. 이번에 인사이더가 인용한 데이터 분석 기관 로테임(Lotame)은 2022년에 메타가 받을 매출 영향은 128억 1000만 달러(약 12조 7500억 원)에 이른다는 결과를 냈어요. 이는 메타 전체 매출의 9.7%에 해당하는 금액이죠.

메타뿐만 아니라 타겟형 광고 툴을 제공하면서 수익을 버는 스냅과 유튜브 그리고 트위터 모두 매출 대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요. 스냅은 매출의 9.6%에 해당하는 5억 4600만 달러(약 6700억 원), 유튜브는 6.5%에 해당하는 22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 그리고 트위터는 5.4%에 해당하는 3억 2300만 달러(약 3970억 원)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었어요. 관련 조사를 계속해 온 로테임(Lotame)은 각 플랫폼의 iOS 사용자 비율과 활동 추적을 금지한 사용자 비율을 65%로 반영했고, 2022년 각 기업의 예상 매출을 토대로 이 수치를 산출해 냈어요.

이미 바뀌기 시작한 시장  
이미 애플은 광고 정책 변동의 영향으로 자체 광고 사업이 이전보다 크게 성장해 가고 있는데요. 애플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초기 예측이 맞을 것이라는 추정은 점점 확신이 되어가고 있어요. 애플의 2021년 광고 사업 매출은 2020년 대비 264% 성장해 35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를 기록했다는 시장 분석 기관 오미다(Omida)의 예측치도 나왔는데요. 광고 시장에서 애플의 서치 애드(Search Ads)로 이동하는 흐름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에요. 

애플의 움직임으로 인해 당장의 매출을 만회해야 하는 각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키우고, 구독제(예: 트위터 블루) 등을 추가 수익의 대안으로 내놓는 등 분주해졌죠. 물론 매출의 대부분이 광고 수익이어도 계속 커지는 시장으로 인해 이들도 당분간은 성장을 지속하리라고 예상돼요. 하지만 애플뿐만 아니라 이제는 틱톡과 같은 새로운 경쟁자가 점유율을 늘리고 있고, 이들의 예상보다도 빠른 속도로 시장은 변하고 있어요. 그동안 광고라는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해 온 이들이 이제는 빠지는 매출을 대체할 수 있는 사업을 빠르게 키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 트위터+스냅챗 제치는 틱톡?
다른 플랫폼들이 애플로 인해 고통을 받는 가운데, 고속 성장기에 있는 틱톡은 광고 사업이 놀라운 속도로 커지고 있어요. 현재 10억 명이 넘는 월간 활성 사용자를 확보한 틱톡의 2022년 광고 매출이 110억 달러(약 13조 520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인사이더 인텔리전스(Insider Intelligence)가 추정했어요. 이는 2021년에 기록한 38억 8000만 달러(약 4조 7700억 원) 대비해 3배 이상이고요. 트위터와 스냅챗의 2022년 예상 광고 수익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수치에요. 앞으로 애플이라는 광고 사업 경쟁자뿐만 아니라 틱톡이라는 소셜미디어 경쟁자는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도 보이죠.

틱톡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미국에서 가장 그 인기가 큰데요. 110억 달러 중 약 55%가 미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될 것이라고 예상돼요. 2500억 달러(약 307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미국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약 2.4%에 해당하는 금액인데요. 알파벳(28.2%)과 메타(22.3%)에는 아직 한참 뒤지지만, 미국 시장에서만큼은 유튜브(3.4%)의 뒤를 바짝 쫓아가고 있어요. (참고로 유튜브의 2021년 광고 매출은 288억 달러(약 35조 원)가 넘어요.)  

[전기차] #배터리 #의외의기업

2. 코크 인더스트리즈도 배터리 투자

미국에서 가장 큰 비상장 기업 중 하나이자 석유 사업이 중심인 코크 인더스트리즈(Koch Industries)가 실리콘밸리의 배터리 개발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계속 늘리는 중이에요. 코크 인더스트리즈는 석유 사업이 중심인, 기후위기를 과소평가하며 이에 대응하는 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캠페인과 로비를 활발히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기에 이들이 최근 이어온 투자 소식에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따지고 보면 그릴 놀랄 일도 아니에요.
미국 중부의 캔자스가 본사이고요. 산업재 제국이라고도 불리죠.  

코크 인더스트리즈가 어떤 회사냐면요

가족 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지분을 42%씩 가진 찰스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는 지난 40년간 회사를 운영해 왔어요. (참고로 데이비드 코크는 2019년에 사망했고, 그의 지분은 아내와 세 자녀가 상속받았어요) 코크 인더스트리즈는 미국 내 석유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고, 세계 최대 곡물 및 식량 회사 중 하나인 카길(Cargill)에 이어 비상장 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큰 기업이에요. 

원유 유통과 정제 사업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섬유, 비료, 건축자재 등 자원과 원자재, 산업재에 소비재까지 넘나드는 수많은 자회사를 거느린 대기업이죠. 연간 매출만 해도 약 1200억 달러(약 147조 원)에 이르고,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어요. 현재 3대째 이어지는 가족 기업이고, 현재 CEO인 찰스 코크는 (포브스 선정) 미국에서 15위의 부자예요.

코크 형제는 미국 보수 정치와 공화당 아젠다의 가장 큰 후원자로도 유명해요. 수십 년 간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오면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지하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업에 반하는 정책과 입법을 저지하기 위한 로비와 캠페인을 늘 벌여왔어요. 최근까지도 기후위기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캠페인을 지원하기도 했고, 화석 연료 사업의 이익에 반하는 환경 규제를 저지하기 위한 로비도 진행해 왔죠. 파리 기후협약 탈퇴를 지지하거나, 전기차의 효용을 깎아내리는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들에도 기부를 해왔고요. 

그런 이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는 여러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간다고 하니 주목을 받은 것이에요.

늦었어도 해야 할 투자는 하는 것이죠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이들은 2020년부터 10건이 넘는 배터리 관련 사업에 투자했고, 그 금액은 7억 5000만 달러(약 9200억 원)가 넘어요. 이는 자동차 회사가 아닌 기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투자라고 전해졌어요. 현재 대표적인 배터리 스타트업들인 프레어 배터리(Freyr Battery), 아스펜 에어로젤(Aspen Aerogels), 스탠다드 리튬(Standard Lithium), 그리고 리-사이클(Li-Cycle) 등에 각각 1억 달러(약 1230억 원)가 넘는 금액을 투입했고요. 

최근에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사랑받는 발명가이자 천재 과학자인 조세프 드시몬(Joseph DeSimone)*이 세운 블루 커렌트(Blue Current)라는 스타트업에도 3000만 달러(약 370억 원)를 투자했는데요. 이제는 이들의 움직임을 두고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 200개가 넘는 특허에 이름을 올렸고, 2013년에는 3D 제조 기업인 카본(Carbon)을 세워 2019년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했어요. 2020년부터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화학공학 교수로 재직 중이에요. 

투자는 모두 코크 인더스트리즈가 2020년에 세운 투자 전문 자회사인 코크 전략 플랫폼(Koch Strategic Platforms)를 통해 이루어졌어요. 이 회사는 에너지 전환, 자동화, 헬스케어 등에 전략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 세운 것인데요. 늦기는 했지만, 보수적인 코크 인더스트리즈도 분명해진 에너지 전환 흐름을 보고, 이제는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에요.

이제 진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왔죠

코크 인더스트리즈가 전기차에 투자했다는 소식 자체가 그리 놀라울 건 없어요.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고, 누구나 가장 큰 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니 코크도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당연히 선택할 수 있는 길이죠. (여러 예상이 있지만) 2030년이면 전 세계 신차의 1/5 가까이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이후 전환 속도는 더욱 빠르게만 진행될 터인데 자원과 원자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들이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 ‘신사업’을 놓쳐서는 안 되죠.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피치북(Pitchbook)의 데이터에 의하면 2021년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투입된 벤처 투자는 18억 달러(약 2조 2130억 원)에 이르러 2017년과 2020년에 투입된 금액을 합친 것보다 컸어요. 팬데믹 이후 2020년부터 벤처 투자 생태계 전체에 펀딩이 커지기도 했지만, 2020년에 투입된 금액 대비 4배 가까이 뛴 것이에요.

찰스 코크는 2020년에 자신의 당파성이 잘못되었고, 늦게라도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동참하겠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언했는데요. 빈곤과 중독, 홈리스 등 미국 사회의 주요 문제를 풀 방법을 당파성을 떠나 협력하며 찾아가겠다고 했어요. 앞으로 극심하게 나뉘어진 당파를 잇는 역할을 하겠다고도 했죠. 그의 이런 선언 이후에도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로비나 캠페인 활동에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어요. 하지만, 코크 전략 플랫폼을 세우고 새로운 투자를 하는 결정을 내린 것도 이런 노선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돼요.

☕️ 러시아에서 철수하지 않아 주목받고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자회사인 가디언 인더스트리즈는 현재 러시아에서 2개의 산업재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약 6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고요. 이들은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제조 시설을 모두 러시아 정부에 넘겨 그들에게 오히려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서 운영을 지속하고 있어요

현재 미국과 유럽 기업들을 중심으로 600개 이상의 해외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지하거나 철수했는데요.미국의 엑손모빌을 포함해 대표적인 다국적 석유 회사들, 그리고 주요 산업재 기업들도 속속 철수를 한 상황이에요.

*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의 리스트는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소넨필드와 그의 팀이 계속 업데이트 중이에요.


[벤처캐피털] #다양성투자 #펀딩갭해소

3. 자선만이 아닌 '마이너리티' 투자
올해 초 벤처캐피털 앤드리센 호로위츠(이하 a16z)는 '마이너리티'(소수 인종)이 창업한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TxO 펀드(Talent X Opportunity Fund)의 2022년 상반기 두 번째 그룹을 선정했는데요. 벤처캐피털 업계의 '펀딩 갭(funding gap, 투자 격차)'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이 펀드는 어느새 좋은 목적의 '힙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통로가 되어가고 있어요.
a16z의 투자는 분야와 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 a16z   

'펀딩 갭'을 줄이려는 시도

벤처 투자 데이터 조사 업체인 피치북(Pitchbook)에 의하면 지난해 전체 벤처 투자 금액 중 라틴계 창업자들은 2.1%여성 창업자는 2% 미만, 아프리카계 여성 창업자에게는 1% 미만이 투자됐어요. 한편 벤처캐피털 파트너들의 76%가 백인 남성이며, 2021년 기준으로 벤처캐피털 파트너 중 여성은 5%에 불과하고, 1%는 흑인, 그리고 1% 미만이 라틴계라고 해요벤처 투자 씬 전체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과 이로 인한 펀딩 갭이 실재한다는 것이 통계로 증명되고 있죠.

이런 펀딩 갭이 주목을 받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한 사건이 도화선이 되었죠. 지난 2020년 5월 미국 미네소타에서 벌어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의 사망 사건인데요. 미국 사회와 정치에 큰 경종을 울린 이 사건은 기업들이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투자와 펀드를 조성하는 움직임으로도 이어졌죠. 이때 많은 벤처캐피털에도 자금이 흘러 들어갔고, 이들은 다양한 인종의 창업자에게 투자를 늘릴 방법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어요. 워싱턴포스트가 당시에 내놓은 기획 기사에 의하면 미국의 기업들이 기부와 투자 형식으로 내놓겠다고 한 금액은 500억 달러(약 61조 원)에 달해요. 

이후 싹튼 새로운 투자 움직임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당장 만들어지지는 않았어요. 2021년에 여성 창업자만으로 구성된 회사가 투자받은 금액은 벤처캐피털 전체 투자 규모의 2%였고요. 흑인 창업자들은 1.4%(흑인 여성은 전체의 0.27%), 미국에 기반을 둔 라틴계 창업자들도 2%만이 투자받았어요. 물론, 펀딩 갭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히 펀딩 갭이 '네트워크'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하는 벤처캐피털이 늘어나면서 적극적으로 '마이너리티'가 창업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는 펀드를 조성하는 움직임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되었어요.

특히 2020년 6월 발표된 a16z의 TxO 펀드는 이런 투자 격차를 해소하는 움직임을 리드했어요. 당시 소프트뱅크도 소수를 위한 1억 달러 규모의 '기회 펀드(Opportunity Fund)'를 조성했고요TxO 펀드를 발표하면서 a16z는 "흘륭한 비즈니스를 구축할 재능과 추진력, 아이디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배경과 리소스가 부족한 기업가를 위해 이 기금을 고안했다"고 밝혔는데요. 프로토타입 모델 개발을 포함한 6개월간의 시드(Seed) 단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이를 기획하면서, 자금뿐만 아니라 이들이 초기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로 했죠.

소수자, 젠더 다양성, 환경과 웰니스 

이런 맥락에서 TxO는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네트워크가 부족한 창업자들'을 기준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팀을 선정해요. 마이너리티 배경의 창업자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주된 목적이면서, 동시에 여성 창업자들의 선발 비율도 50%를 웃돌고 있어요. a16z는 TxO에서 선발된 팀들이 가진 특징을 '힙합 정신'에 비유하기도 했어요.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종종 자원이 부족한 '아웃사이더'들에게서 나오고, 아웃사이더의 강점을 바탕으로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서 좋은 관계와 지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덧붙이면서요. 

그리고 선발된 팀 몇몇을 통해 그 공통점을 엿볼 수 있어요.

  • 2014년부터 자신과 친구들을 위한 스킨케어 제품을 만들어온 가나 출신의 아베나 보아마-아침퐁(Abena Boamah-Acheampong)은 상담 심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로 일하고 있었어요. 가나 전통에 뿌리를 두고, 가나 여성의 경제적, 환경적 웰빙을 위한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하나하나 뷰티(Hanahana Beauty)를 창업했어요.
  • 인도 뉴델리에서 자라고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유학한 아마낫 아난드(Amanat Anand)와 슈밤 이사르(Shubham Issar)는 위생 환경을 개선해 어린이 전염병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어요. 이런 목표로 비누로 채워진 펜인 소아펜(SoaPen)을 고안해 유니세프(UNICEF)가 주최하는 웨어러블 포 굿(Wearables for Good) 챌린지에서 수상하기도 했고요. 
  • 5세에 인도에서 뉴욕 퀸즈로 이민한 트리샤 사쿠자-왈리아(Trisha Sakhuja-Walia)는 저널리즘을 전공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며 살아가는 인도 여성들을 위한 미디어인 브라운걸매거진닷컴(BrownGirlMagazine.com)을 설립했고요. 

이처럼 주류 네트워크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각자의 문화적 배경에서 발생한 고민들을 사업의 경쟁력으로 키워온 이들이 주된 투자 대상이 된 것이에요. 

올해 초의 첫 번째 그룹 선발에서는 1200개 팀의 신청서가 접수됐고, 그중 7팀이 선정됐어요. 이번에 선발한 두 번째 그룹 또한 수백 팀 중에서 10개 팀만이 선발된 것이죠.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팀들은 각각 10만 달러를 투자받고, 앞으로 6개월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데요. 실질적인 성장의 기회를 받은 이들 중 의미 있는 임팩트를 내는 사업을 계속 만들어 가는 이들이 있다면 이 프로그램은 충분히 그 의미와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겠죠. 

* 벤처캐피털 동향과 기후테크를 아우르는 분야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 '반은 자선, 반은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
TxO에 대해서는 최근 밝혀진 다소 놀라운 점이 있는데요. 이 펀드가 소위 비영리 벤처 펀드의 자금이라는 것이에요. TxO 펀드의 자금은 기부금 형태로 펀드에 투입되고, (기부자가 투자 금액의 사용처를 정하는) '기부자 조언 펀드(Donor-advised Funds, 이하 DAF)'를 운영하는 타이즈(Tides) 재단이라는 곳에서 관리하는 중이죠.

전통적인 벤처 펀드와 마찬가지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지만 DAF는 자선 활동도 목적이 되는, 공익적 성격이 강한 펀드이죠. 기존의 벤처캐피털과 가장 큰 차이점은 펀드 출자자인 LP(Limited Partners, 유한책임투자자) 대신 기부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회수한 자금이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벤처 펀드의 구조가 아니라, 다른 후속 투자를 위해 쓰여요.

DAF와 같은 벤처 펀드는 다양성을 확대하는 차원의 투자 등 좋은 목적의 사업에 좋은 툴로 활용되기에 적합해요. 자금 출자자는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 '반은 자선, 반은 투자' 목적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업데이트] #CNN+ 

드리우는 퀴비(Quibi)의 그림자?

이번 주 화요일엔 CNN+의 론칭 이후 초반 실적에 대해서 전해드렸는데요. 이후 CNN+가 투입하기로 한 투자 금액을 크게 줄이겠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향후 4년간 10억 달러(약 1조 2300억 원)를 투입해 새로운 스타일의 뉴스와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중 수억 달러를 일단 줄일 예정이라고 알려졌어요.

너무 잘못 추정된 사업 계획?

현재 CNN+ 앱의 하루 평균 다운로드 수는 1만 명 미만이고, 일일 사용자 수도 현재 1만 명 미만이라는 수치가 (경쟁자이기도 한 피콕(Peacock)과 같은 NBC유니버설 계열사인) CNBC를 통해서도 보도되었는데요. 현재까지 약 3억 달러(약 3700억 원)가 투입되어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이 이루어졌고, 마케팅에도 적지 않은 부분이 투입되었지만 예상한 실적을 많이 밑돌았다는 평가에요. 

CNN+의 사업 기획에 참여한 컨설팅펌 맥킨지는 CNN+가 론칭 첫 해에 미국에서 2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리고 4년 후에는 이 숫자가 1500만~1800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요. 이렇게 되면 BEP(손익분기점)를 맞출 것이라는 추정까지 했지만, 현재로서는 달성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죠.

잊혀진 퀴비가 소환되는 이유 

CNN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애써 부정했지만, 현재 드러난 실적으로 서비스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보는 시선이 커요. 2년 전 큰 기대를 받고 론칭했다가 금방 사업을 접게 된 숏폼 스트리밍 서비스인 퀴비(Quibi)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기는 중이죠. 현재 CNN이 거둔 초반 성적과 반응은 퀴비 론칭 이후의 데자뷔와 같아요. 물론 이제 미국 OTT 셋톱박스 시장 점유율 1위인 로쿠(Roku)에서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사용자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킬 정도가 되기엔 어려워 보여요.

악시오스에 의하면 이번 론칭이 워너 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서둘러 진행된 이유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혼란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최근 뉴스 시청률이 폭락했고, 2020년 미국 대선 이후 성적이 계속 안 좋아진 CNN이 준비가 덜 된 CNN+를 우선 론칭해 향후 이어갈 미래 사업을 (모회사의 합병 이전에) 확보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는지로도 추정돼요.

[낱말퍼즐] #003 #정답공개
어렵지 않지만, 쉽지도 않은
이번 낱말퍼즐은 어떠셨나요? 정답 확인해 보세요!

커피팟에 전해주고픈 이야기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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