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5일. 다음을 보는 넷플릭스

1. 도너츠 IPO, 2. 넷플릭스의 피벗, 3. MS의 새사업
2021년 6월 15일 화요일

오늘은 놀라운 성장을 이어오며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크리스피 크림의 이야기로 시작하고요. 이어서 미래 사업의 피벗을 준비하는 넷플릭스, 그리고 게임 스트리밍을 핵심 사업으로 삼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리테일] #도너츠사업 #기업공개
1. 완전히 일어서는 크리스피 크림
팬데믹 동안 많은 음식 체인 사업은 힘든 시간을 겪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크리스피 크림(Krispy Kreme)의 (많이 달달한) 글레이즈드 도너츠는 팬데믹 동안에도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최근 몇 년간 견실한 성장을 이어오던 이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오히려 더 큰 성장을 이어왔고, 지난 5월 말에 기업공개(IPO)까지 신청했어요. 어떻게 이런 성장을 이어왔을까요?

저 글레이즈드 도넛은 1937년에 탄생했어요.
유서 깊은 도넛 가게의 컴백
이제 84년째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크리스피 크림*은 2000년대 초반 확산된 웰빙 트렌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결국엔 파산 신청을 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어요. 하지만, 2016년 소비재와 럭셔리 패션 등에 걸쳐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인 유럽의 JAB 홀딩스가 인수를 한 후 다시 성장을 이어왔어요. 시그니처 상품인 글레이즈드 도넛을 기반으로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했고, 공격적으로 지점과 리테일 공급처를 늘려오면서 이커머스 역량을 구축하는데도 늦지 않았어요. 이런 기반은 팬데믹 와중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었는데요. 지난 1분기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3%나 증가하며 3억 2180만 달러(약 3500억 원)를 기록했어요. 2020년 전체 매출도 11억 달러(약 1조 2310억 원)를 기록하며 2019년 대비해 17%나 뛰었죠.
* 크리스피 크림은 1937년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의 한 가게에서 시그니처인 글레이즈드 도넛을 주변 식료품점에 납품하면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불면증 쿠키'로 일군 이커머스
2020년을 기준으로 크리스피 크림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8275개에요. 2019년의 6040개에 비해 크게 뛴 수치이죠. 이는 자사 매장뿐만 아니라 리테일 공급처도 포함하는 숫자인데요. 2016년 JAB가 인수한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며 2017년에는 5173개까지 줄어들었던 매장 수가 3년 만에 3000개 넘게 증가했어요. 배달과 픽업을 기반으로 한 판매가 힘이 되며 팬데믹 기간에 오히려 오프라인 지점을 더 확대할 수 있었죠. 2016년 이후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19.1%에 이르고요. (참고로 JAB는 미국의 베이커리-카페 체인인 파네라 브레드(Panera Bread)와 커피 체인인 피츠(Peet’s) 커피를 소유한 세계 2위 포장 커피 사업자인 JDE Peet's도 소유하고 있어요. 미국 내 베이커리-카페 체인 사업 역량과 범위가 크죠.)

많은 푸드 체인 사업이 힘들었던 와중에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자사 매장뿐만 아니라 리테일 공급처를 꾸준히 늘린 것과 이커머스를 확대한 게 역시 주요 요인이었어요. 크리스피 크림의 포장 제품 라인업도 확대했고, 무엇보다 2018년에 인수한 쿠키 브랜드인 '인썸니아 쿠키(Insomnia Cookies)'의 판매가 크게 증가했어요. 인썸니아 쿠키는 크리스피 크림 이커머스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커머스 확대의 가능성이 있던 브랜드가 팬데믹 와중에 더 크게 성장하면서 크리스피 크림의 이커머스 역량을 가다듬는데도 도움이 되었고, 미래 성장성을 더해 주었죠.

그래서 적정한 타이밍에 IPO
크리스피 크림은 미국에서 지난 3월에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에게 공짜로 도넛을 주겠다는 백신 인센티브로도 화제를 일으켰어요. 이 결정은 적정한 타이밍에 발표되면서 바이럴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는 성공한 마케팅이 되었는데요. 기업공개를 준비하면서 푸드 체인 사업자에게 중요한 마케팅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준 이벤트이기도 했죠.

크리스피 크림은 특유의 도넛 '생산 라인'을 가진 허브 매장을 이용한 리테일 공급 사업을 더 확대할 예정이에요. 이제 팬데믹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는 오프라인 매장 사업의 실적 확대를 당기기 위한 움직임이죠. 이제 전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커머스 사업 역시 바뀐 소비자 습관으로 수요가 이어지리라는 예상이고요. 여러모로 기업공개를 위한 준비가 잘 된 상황이에요. 크리스피 크림의 부활은 음식의 유행도 돌고 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기업공개 이후에는 유행에도 흔들리지 않는 달달한 도너츠와 쿠키 사업을 이어나가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이들의 숙제가 되겠죠.
☕️ 또 잘 나가는 도너츠(+커피) 사업
같은 '도너츠' 사업자인 던킨도 이전보다 더 잘 나가는 중인데요. 던킨은 브랜드명에서 도너츠를 빼가면서 커피에 방점을 찍는 전략으로 팬데믹 와중에 실적을 회복했어요. 매장 네트워크가 훨씬 큰 던킨이 커피를 찾는 사람들을 더 자주 매장에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었죠.

[스트리밍] #게임 #상품
2. 넷플릭스의 피벗
넷플릭스가 이제는 주요 미디어 사업자 모두가 뛰어드는 스트리밍 사업에서 계속 앞서나가기 위한 신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요. 팬데믹으로 인해 이어온 큰 성장이 최근 둔화한 가운데, 준비 중이던 사업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리라는 예상도 나오고요.

 상품 사업은 이미 론칭했어요. © Netflix
최근 '태핑'하는 것들
  • 게임: 지난 5월말에 디인포메이션이 최초 보도한 바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게임 산업의 베테랑 임원들을 채용하기 위해 만나며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 만들기에 나섰다고 전했어요. 넷플릭스는 그간 비디오 스트리밍 다음 사업은 비디오 게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요.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최대 플랫폼이 된 넷플릭스가 다음 성장 드라이버로 생각할 수 있는 당연한 선택으로 평가돼요.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다른 스티리밍 사업자가 아닌 에픽 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자신들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는데요. 그 이유로 아이들과 젊은 성인이 게임을 하는 시간을 꼽았어요. 결국, 미래 고객의 시간을 어떻게 가져오느냐를 관건으로 보는 것이죠. 
  • 상품: 최근에는 넷플릭스숍을 열고, 오리지널 콘텐츠와 관련된 컬렉션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디즈니가 방대한 콘텐츠와 캐릭터를 기반으로 수많은 상품을 만들어 콘텐츠의 세계관을 더 확장하듯이, 넷플릭스도 콘텐츠의 세계관을 더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요. (오랜 기간 쌓아온 디즈니 콘텐츠와 같은 특성이 없기에) 지속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도 예상되지만, 오디언스와 접점을 더 늘려가는 작업의 시작이기도 해요. 상품 판매 수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요.
하지만, 스트리밍 사업 초기부터 경쟁한 아마존 프라임과 훌루, 큰 포스로 성장한 디즈니+, NBC유니버설의 피콕, HBO 맥스, 디스커버리+, 패러마운트+ 등 이제 포화한 시장에서 선택권이 많아진 고객들에게 넷플릭스 플랫폼의 차별성을 제공하면서 확장해 가려는 움직임이죠.

본격적이지는 않지만
게임 플랫폼의 론칭은 2022년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상품 사업은 확장을 하는 데 시간은 걸릴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넷플릭스는 다음 성장을 이끌 요소들을 계속 개발해 오고 있었어요. 향후 스트리밍 사업의 미래 필수 영역이 되리라 예상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개발은 이미 상당히 진전되고 있고요. 시청자가 다음 스토리 라인을 정하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이 콘텐츠는 이미 <블랙 미러:밴더스내치>를 통해 적용되고 있고, 실험을 확대하는 중이에요.

팬데믹이라는 환경이 가져온 변화는 넷플릭스가 예상한 것보다 더 큰 성장을 일구게 해주었어요. 하지만, 그만큼 경쟁자들도 성장하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기에 넷플릭스가 그간 준비해 온 새로운 사업의 개발을 더 당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요.

피벗은 처음이 아님
넷플릭스는 원래 DVD 우편 대여 회사로 시작을 했죠. 블록버스터와의 경쟁을 이어나가면서, 스트리밍 사업이 콘텐츠 사업의 미래가 되리라고 보고 과감한 피벗을 해 지금의 넷플릭스를 만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고요. 지금까지 넷플릭스는 (적어도 겉으로는) 다른 경쟁사들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새로운 사업자들이 이제 점유를 늘려가는 영역에서 이미 안정된 구조를 만들어 놓았기에 계속 다음 사업에 초점을 두고 있었죠. 넷플릭스는 이제 비디오 스트리밍이라는 틀 너머를 보고, 새로운 사업의 성장을 추진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에요.
☕️ 사실 하락세도 예상했음
넷플릭스는 최근 성장세의 둔화를 예상하고 있었어요. 재무적으로 그 어느때보다 탄탄하고 새로운 사업을 강하게 드라이브할 수 있는 준비를 했고요. 물론, 무섭게 쫓아오는 디즈니+를 비롯해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도 합치면서 경쟁이 빠르게 커지는 점은 조금 걱정해야 할테지만요.

[빅테크] #게이밍 #스트리밍
3. 게임 스트리밍 준비가 된 MS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Xbox)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던 게임 스트리밍 구독제를 스마트 TV를 비롯한 웹브라우저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어요. MS는 앞으로 비싼 콘솔 없이도 (컨트롤러만 있다면) 많은 디바이스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게임을 더 대중화 시키겠다는 것인데요. 향후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의 큰 부분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베팅을 한 것이에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클라우드 컴퓨팅과 함께 게임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어요.

이제 컨트롤러만 있으면 될거래요.
MS가 이제 할 수 있는 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 사티야 나델라는 지난주 세계 최대의 게임 엑스포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가 열리는 와중에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의 확대를 발표하면서, MS가 앞으로 어떤 사업에 집중할 것인지 명확히 했어요. "MS는 게임에 올인한다. 우리는 모두가 게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큰 규모로 말이다”라면서요.

플레이어의 컨트롤에 즉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반응해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게이밍은 기술적인 허들이 사업 확대가 어려운 요인이었는데요. MS가 이런 선언을 할 수 있는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애저(Azure)의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스트리밍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현재 MS는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구글 크롬, 애플의 사파리 등의 웹브라우저를 통해 22개 국가에서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TV 제조사들과도 서비스를 탑재하는 협상을 하고 있어요.

구글도 시작했지만 축소한 일
게임 스트리밍 사업을 시도하는 것은 MS가 처음이 아니에요. 구글(알파벳)은 2019년말에 스타디아(Stadia)라는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사업을 확대하지 못했어요. 구독자를 더 끌어모을 독점 게임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고, (출시되면 품절이 되는) 엑스박스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는 가운데 플랫폼을 확대 시키지 못했죠. (지금까지 콘솔을 기반으로 한 게임 시장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오기에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크고요.)

물론, 검색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이 게임 사업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한대요. 아마존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과 각종 소프트웨어 구독제 사업에 집중하는 MS는 게임 사업 확대 동기가 훨씬 커요. 실제로 MS는 사티야 나델라가 CEO로 취임한 2014년부터 게임을 소프트웨어 사업의 핵심으로 보고 키워왔어요.

콘솔 (사업)은 없어도 된다?
이미 엑스박스의 게임 스트리밍 구독제인 게임패스(Game Pass)를 이용하는 구독자는 지난 4월을 기준으로 2300만 명에 이르렀고,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는데요. 엑스박스 없이도 게임을 끊김없이 할 수 있다면 이 숫자는 콘솔이 창출하는 가치를 뛰어넘을 수준까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베팅하는 것이죠.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이밍 사업의 큰 부분이 콘텐츠와 구독 서비스를 통해 나오고 있어요. 물론, MS가 콘솔 사업을 갑자기 그만두지는 않을텐데요. 게임 스트리밍에 초점을 두지만, 미래에는 팬들과 헤비 게이머들을 위한 옵션으로 가져갈 것으로도 예상돼요.

다음 세대의 '고객 행동'을 보고
MS의 이번 움직임은 지금까지 자사 게임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던 엑스박스 콘솔 사업에 타격을 줄 수도 있지만, MS는 게임 스트리밍 사업이 곧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보고 움직이는 것이에요. 아울러, 콘솔 사업에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 계속 밀리는 형국을 뒤집어 게임 사업의 가장 큰 플레이어가 될 게임 플랜으로 보고요. (앞선 이야기에서도 언급했듯이, 넷플릭스도 게임 사업을 미래 동력으로 보는 가운데) 이들의 예상이 들어맞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게임을 일상에서 콘텐츠처럼 즐기는 세대가 성장하고 있고, 이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주요 소비층이 될 예정이죠.
☕️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가 신호탄
MS는 작년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을 여럿 보유한 제니맥스 미디어(ZeniMax Media)를 75억 달러(약 8조 3925억 원)에 인수하면서 엑스박스를 중심으로 한 게임 사업을 예상보다 크게 키울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했는데요. 과감한 베팅을 한 데에는 역시 더 큰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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