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본 차트와 이야기

1. 인플레이션의 영향, 2. 빅테크의 광고 시장
주말 동안에도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 쏟아졌는데요. 그 중 눈에 띈 이야기들을 전해드려요. 낙관론과 비관론이 계속 교차하는 가운데 점점 강해지는 신호들은 무엇인지를 살펴봤어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성장세가 조금 줄어들 전 세계 광고 시장은 빅테크의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새로운 통계도 나왔는데요. 앞으로 숏폼 영상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요.

[국제경제] #경기침체우려 #금리인상
1. 아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아직 경기 침체(Recession)에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그 직전까지 왔다는 우려는 커진 상황이죠. 미 연준이 이번 주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렸고, 7월에도 같은 수치를 올릴 가능성이 큰 가운데 현재의 분위기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물론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직 아니라는 신중한 시각도 있지만, 신호는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어떤 우유가 많이 디스플레이 되어있느냐에 따라서도 경기를 체감할 수 있죠.

2차 세계대전 이후 총 11년

뉴욕타임스의 비즈니스 에디터인 제프 소머(Jeff Sommer)는 매주 금융 시장과 경제에 관한 주간 칼럼을 쓰는데요. 최근 경기 침체기에 대한 흥미로운 통계를 소개하면서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자주 경기 침체기에 빠져있었다는 점을 짚었어요. ('베어(Bear) 마켓' 진입은 경제 활동의 급격한 둔화가 수개월 이상 이어지는 '경기 침체'의 전제가 되죠)

미국의 비영리 민간 연구 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rach)에 의하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경제는 14%, 즉 1945년부터 2020년 사이 약 11년의 기간을 경기 침체기에 빠져있었다는 것이에요. 각 경기 침체 기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그 기간을 1년이라고 본다면 6~7년에 한 번은 꼭 경기 침체가 이어졌다는 계산을 할 수 있죠. 역사적으로 짚어보면 주기적으로 꼭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기도 하고요. 참고로 전미경제연구소는 미국 경기 침체의 시작과 종료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기관이에요.

기간을 확대하면 더 흔한 현상

제프 소머는 전미경제연구소에서 활용이 가능한 1854년부터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져있던 기간은 2020년까지 총 29%였다고 해요. 1, 2차 세계 대전 등이 포함된 이 기간은 당연히 경기 침체 기간이 길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경기 침체라는 것이 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죠. 경제는 늘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포함해서요.

물론 이 데이터가 경기 침체에 대해 중요한 함의를 가지지는 않아요.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는 것이 침체기인 것이고, 언제나 예측이 불가능했다는 것이에요. 신호가 오면 신호를 보고, 신호가 강해지면, 신호가 강해지는 대로 지켜보다가 대책을 마련하고, 다시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써온 것이 역사라는 것을 말하고 있죠.

CEO들은 이미 경기 침체를 예감

많은 기업의 대표들은 경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요. 오늘 발표된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라는 비즈니스 연구 기관이 지난 5월에 750명의 CEO 및 C-레벨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이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안에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에서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다라는 답변했어요. 이 내용을 인용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는 2021년 말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는 이렇게 답변한 비율은 22%에 불과했다고 짚었는데요. 반년도 안되는 기간 만에 많은 기업의 리더들이 상황을 완전히 다르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현재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산과 물류 전반의 비용 압박이 향후 기업 활동을 가장 어렵게 할 요인으로 보는 중인데요. 지난달에는 실업률이 3.6%를 기록하면서 아직 많이 낮은 수준이고, 여전히 물류 분야에서는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 등을 봤을 때는 경기 침체가 무조건 올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으로도 보고 있어요. 보통 두 가지가 함께 오게 마련인데 지금 나오는 신호들도 과거와는 다르기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죠.

이번과 같은 금리 인상은 대부분 경기 침체(Recession)로 이어졌어요. (그래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데이터: 미 연준, OECD, )

소비자들은 이미 반응하는 중이고

한국도 마찬가지로 고물가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세일이 각 마트를 통해 진행 중이고, 물가 상승으로 인한 영형과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을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인데요. (최근 엘리베이터의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각종 식품의 '물가 안정 패키지'를 강조하는 대형 마트의 광고였어요) 미국에서는 시장 조사 기관인 NPD 그룹이 지난 5월에 발 빠르게 1014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80% 이상의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어요. 더 값이 싼 물건을 찾고, 갯수도 줄일 것이라고 답을 했죠.

월마트는 이미 하프 갤런(1갤런(약 3.8리터)의 반)의 재고를 높이는 중이라고 해요. 1갤런이 부담스러울 소비자들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죠. P&G의 경우, 비누(핸드 워시)와 세재 등을 마지막 방울까지 짜서 쓸 수 있는 보틀의 광고하기 시작했고요. 필수적이지 않은 고가의 물품이나 도구 등의 광고를 줄이는 리테일러들이 늘고 있어요. 월마트도 자사 광고의 내러티브를 식품 등의 가성비로 옮겨가는 중이에요. 다이소와도 비교할 수 있고, 소득 수준이 연간 4만 달러(약 5150만 원)인 가정이 주 고객층인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은 이 핵심 고객층이 더 자주 방문하고 있다고 했고, 1달러 상품을 더 늘리는 중이라고 해요.

미시간 대학교가 최근 발표한 소비자 태도 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는 이번 6월에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해요. 지난 5월에 비해서도 14%나 떨어졌고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0%가 넘게 하락했고요. 아직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구매력이 하락하지 않았고, 지난 5월까지 신차를 구매하기 위한 대출이 늘어나는 등의 모습도 있지만 시장에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신호가 분명히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죠. (노드스트롬과 같은 백화점은 지난 분기 실적이 크게 성장했고, 코스트코도 양호한 실적을 냈죠)

금리는 계속해서 오를 예정인데 

오늘 미 연준의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는 7월에도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어요. 각종 경제 지표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데 '올인'해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현재 1.5~1.75% 사이인 금리는 추세대로 라면 올해 12월까지 3.4%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요. 2023년 말에 3.8%까지 상승하리라는 예상이고요. 이렇게 되면 금리는 금융 위기가 번졌던 2008년 이후 최고치에 이르게 돼요.

성장률에 영향을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연착륙'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현재로서는 큰데요. 이는 역사적으로도 증명이 되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지적도 눈에 띕니다. 1950년대 이후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연착륙을 시도한 것은 12번이었는데, 이 중 9번은 경기 침체로 귀결되었어요. 각기 다른 상황이었고, 가장 최근의 긴 침체기였던 금융 위기 때와도 역시나 상황이 아주 다르지만, 시장의 기업들과 소비자들은 이미 경기 침체를 대비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죠.

우선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요. 금리 인상을 두 번 연속으로 0.75%포인트 올리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기 침체도 감수하겠다는 강수로 해석되는데요. 에너지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각종 공급망 위기 등은 통화 정책만으로 진정이 가능한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이미 미 연준이 짚은 점도 상기해야 합니다.

 ☕️ 시장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보는 가능성은?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각 투자 및 금융 기관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도 진행했는데요. 이들은 앞으로 12개월 내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을 44%로 보고 있어요. 월스트리트저널은 2005년도 중반부터 이런 설문조사를 진행해 왔는데요. 이 정도 수치는 실제 경기 침체 직전 혹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는 수치라고 짚었어요.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금융 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는 2007년 12월에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고 알려졌는데, 당시 설문을 한 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38%로 봤어요.

이번 설문조사는 미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기로 한 이후인 6월 16~17일에 53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어요. 이들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GDP, CPI(소비자 물가 지수), 실업률의 수치를 기반으로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매겨 답변해요. 실명으로 기록되고 구체적인 수치도 이렇게 엑셀로 공개됩니다.

[빅테크] #광고시장
2. 미국과 중국 빅테크 차지인 광고
광고 시장은 디지털 광고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지 오래 되었고, 그중에서도 빅테크 플랫폼이 그 비중을 계속 확대해 왔죠. 최근 그룹M이 발표한 2022년 반기 리포트에 의하면 구글, 메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아마존 5개 기업이 차지하는 광고 시장 매출은 전체 매출의 53%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작년의 46%에 비해서 또 커졌죠.
익숙한 이름들이 다 열거된 광고 시장 리스트에요. (출처: 그룹M 반기 리포트)

광고 시장은 계속 성장하는데

전 세계 광고 시장은 올해 8.4% 성장할 것으로 리포트는 전망했는데요. 작년 12월에 예상한 9.7% 성장보다 낮아진 수치에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성장 속도는 조금 느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큰 성장을 예상하는 것이죠.

미국과 중국 5개의 빅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어왔는데요. 상위 25개 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커졌어요. 이제 이들이 전체 시장의 74%를 차지해요. 2016년엔 43%, 2021년엔 68%였죠.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바이트댄스의 틱톡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서 창출하는 수익이죠.

빅테크가 시장의 대부분 차지

상위 25개 사에는 바이두와 텐센트, JD.com 등의 중국 빅테크와 디즈니, 파라마운트, 워너-디스커버리 등의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 포함되어있죠. 2011년에는 톱5에 속한 기업이 구글, 비아콤/CBS, 뉴스코프/폭스, 컴캐스트 그리고 디즈니였고, 이들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했어요. 지난 10년간 디지털 광고의 급격한 성장은 현재의 광고 시장 지형을 크게 바꿨어요.

이제 시장은 점점 새로운 기업들이 자리 잡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는데요. 디지털 광고로 인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더 쉬워졌지만, 계속 강해진 플랫폼을 바탕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크게 유리한 지형이 되었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2020년에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어요. 하지만, 모든 시장이 그러했듯이 큰 폭으로 반등했고 소위 '크리에이터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 결과 2021년에는 광고 시장이 전년 대비해 24.3%나 성장했어요. 틱톡이라는 새로운 소셜미디어가 메이저 반열로 진입했고, 각종 플랫폼의 크리에이터 광고도 크게 증가했죠. 이커머스 호황이 큰 증가를 이끌기도 한 것이고요. 

그룹M의 분석은 성장속도가 느려지긴 하겠지만 광고 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것이라고 보는데요방심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이미 많은 기업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고광고비는 이들이 줄여야 할 주요 영역이죠광고 시장의 성장을 이끈 새로운 기업들은 이미 어려운 상황에 돌입하기도 했고요.

 ☕️ 틱톡 따라잡는 유튜브 쇼츠
틱톡은 모든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숏폼 영상 기능을 도입하도록 만들었죠. 이제는 틱톡 외에도 유튜브 쇼츠나 인스트그램 릴스 등을 끊임없이 스크롤 하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숏폼 영상 기반 광고 시장은 현재 틱톡이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경쟁이 점점 심화되는 미국 시장에서 유튜브 쇼츠가 따라잡을 준비를 마치고 있어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인마르 인텔리전스(Inmar Intelligence)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6월을 기준으로 가장 선호하는 숏폼 영상 플랫폼 1위는 44%를 기록한 틱톡이지만, 유튜브는 29%로 2위를 기록했어요. 이는 작년 9월에 각각 49%와 25%를 기록한 이래 좁혀진 격차를 보여주고 있죠.

유튜브 쇼츠는 (유튜브 사용자 덕분에) 이제 15억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에 이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틱톡은 2021년 9월을 기준으로 사용자가 10억 명을 넘겼어요) 지난달부터 전 세계적으로 쇼츠를 통해서도 광고를 시작했고, 어떤 성과를 내는지는 지켜봐야 하죠. 어쨌든 유튜브는 광고 수익을 또 확대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죠.
 ☕️ 페이스북 앱도 틱톡 카피 가속
페이스북은 뉴스피드를 곧 개편할 것으로 보여요. 역시나 숏폼 영상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인스타그램은 이미 릴스(Reels)를 통한 숏폼 콘텐츠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요. 페이스북에서도 틱톡이나 릴스와 같은 추천 알고리듬을 적용해 사용자가 좋아할 것으로 보이는 숏폼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내부 메모가 유출되었고 이를 확보한 더버지가 공개했어요

페이스북까지 숏폼 영상 콘텐츠가 점점 중요도가 높아지는 앱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틱톡이 얼마나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지를 보여주는데요. 아직은 알파벳과 페이스북이 한참 앞서있지만, 광고 시장에서 이들을 빠르게 쫓고 있는 것은 틱톡이 유일해요. 메타는 주요 수익원인 광고를 '메타버스'를 구축할 때까지 꼭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죠.

메타는 이미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사용 시간의 반 이상을 비디오를 보는 데 쓴다고 지난 실적 발표 당시 밝혔는데요. 페이스북 앱의 헤드인 톰 앨리슨은 "추천 콘텐츠를 피드에서 언제, 어디에 보여주느냐에 대한 제한을 거의 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더버지에 코멘트했어요. 페이스북도 영상과 숏폼이 피드의 중심이 되는 모습으로 차츰 변모해 갈 가능성이 큰 것이죠.

오늘 이야기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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