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해자

콘텐츠를 증폭할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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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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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역시나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올렸습니다. 올해 분기별 성장률은 팬데믹 전후에 가장 크게 성장하던 시기와 비슷할 정도인데요. 

이쯤에서 다시 짚어볼 때가 되었습니다. 무엇이 넷플릭스의 진짜 성장 드라이버인지요.

넷플릭스가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소위 계속 터뜨려서 큰 성장을 이어가는 것은 아니겠죠. 이들은 현재 성장을 위한 '경제적 해자(Moat)'를 확고히 구축했습니다. 이제 경쟁자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격차가 벌어져 있고요.

그 해자를 이해하면 스트리밍 판의 경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추천알고리듬
넷플릭스의 해자
콘텐츠를 증폭할 수 있는 방법

넷플릭스의 3분기 실적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을 제대로 탔음을 '공식화'했습니다. 


매출이 전년 대비 17.1% 늘어난 115억 달러(약 16조 4780억 원)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예측보다 좋지 않은 25억 달러(약 3조 5820억 원)를 올렸습니다. 단, 브라질의 해외 기업에 대한 세금 정책 변동으로 이익에 예상치 못한 타격이 가해진 것으로 보여 간밤에 일시적으로 주가는 6%가 빠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돈을 넣었다 빼는 움직임이 더 빨라지면서 출렁이는 모습 말이죠.


어쨌거나 이번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는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넷플릭스는 이제 구독자 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매출로만 보면 3분기에 700~800만 명의 유료 구독자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시에테 제네랄 산하 분석 기관인 번스타인은 이번 분기에 구독자 증가가 약 700만 명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연초에 최종적으로 발표한 2024년말 기준 구독자가 3억 160만 명이었는데요. 올해 넷플릭스의 매출 성장률을 고려시, 3분기말을 기준으로 전 세계 가입자는 최소 3억 3000만 명 수준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넷플릭스는 2024년에만 유료 구독자가 4000만 명이 넘게 증가했습니다. 올해 성장 페이스는 작년보다 빠른 상황이죠. 


넷플릭스가 올해부터 분기별로 구독자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지만, 모두가 궁금해 하는 사항일수밖에 없고 앞으로도 매출 증가세에 따라 이를 계산해서 추정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구독자 수 자체가 기업을 평가하는 공식 지표는 아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도 의미 있는 '마일스톤'을 달성할 시에는 구독자 수를 발표하겠다고 한 상항입니다.


이는 곧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지표가 될 예정이라는 것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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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올해 성장률은 가장 큰 성장을 이루던 팬데믹에 버금가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데이터: 넷플릭스)
콘텐츠, 콘텐츠, 콘텐츠의 중요성  
넷플릭스는 연간 180억 달러(약 25조 7920억 원) 가량을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가 콘텐츠에 투자하는 금액보다 적습니다. 물론 이들은 영화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스포츠 중계권과 케이블 채널 등에 투자하는 돈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단적으로 ESPN의 스트리밍 서비스 성공이 절실한 디즈니의 경우에는 스포츠 중계권에 연간 약 70억 달러(약 10조 원)에 이르는 금액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간 245억 달러(약 35조 1000억 원) 중 스포츠 중계권에 29%가 쓰이는 것입니다. 워너브라더스의 경우, 회사의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연간 24억 5000만 달러(약 3조 5100억 원)가 들어가야 하는 NBA 중계권을 놓치게 되어 그 비중은 8% 수준으로 작아졌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자체 플랫폼에 올라올 콘텐츠에 집중해 콘텐츠 전략을 짜고, 예산을 분배하는 중이죠. 그리고 시류에 따른 론칭 전략으로 대기 중인 라인업의 콘텐츠 중에서 분기마다 대박을 터뜨리고 있고요. 물론 여자 축구 월드컵을 2회 연속으로 독점 방영하기로 하고, 미국 최대 인기 프로 리그인 NFL 경기와 프로레슬링 프로그램 편성 등 스포츠 중계에도 투자를 하기 시작했지만, 그 비중은 2%에 불과하고 전략적으로 늘려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메이저 스포츠 리그와의 대대적인 계약에는 아직 신중한 상황이죠. 

이미 스포츠 중계권 없이도 필수적인 TV의 지위를 만들어 온 이들은 잘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영화와 스포츠에 의존하는 레거시 미디어들을 압도하는 것입니다. 실상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면서 말이죠. 

스포츠 중계를 경쟁사들이 빠르게 스트리밍으로 옮겨와야 하는 것은 이대로 가면 그 중계권의 수익 증대 효과가 지속해서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광고를 통해서도 벌어야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자 증가 효과가 나야만 지속적인 수익을 증가 시키는 콘텐츠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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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사의 스포츠 중계권을 제외한 콘텐츠 비용은 비슷한 수준입니다. (데이터: 각 기업 실적 보고서 등)
넷플릭스가 릴리스 하는 영화들에도 대규모 자본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는 박스오피스 성적에 따라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왔을 때 구독자 증감 효과가 또렷이 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속해서 구독자들을 붙잡을 수 있는 신작 효과를 내주는 수준의 콘텐츠만이 만들어진다는 단점도 분명합니다. 그러나 바로 <케데헌> 같은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스트리밍의 시대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정하듯이 "<케데헌>이 영화관 개봉을 했다면 과연 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와 같은 우문에 대한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만들어낸 '네트워크 효과'를 누렸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죠.

3억 명이 넘는 구독자가 있는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구독자 반응에 따라 추천되는 구조 속에서 해당 콘텐츠는 더 큰 폭발력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효과에 따라 넷플릭스 안에서는 좋은 콘텐츠가 더 크게 터지는 경향도 생깁니다. 

그리고 이는 콘텐츠가 계속 증폭되는 소셜미디어의 핵심 기능과도 닮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또 터질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보고 이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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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TV를 대체하면서 그 지배적인 채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증폭 시키는 방법
넷플릭스는 일방향 미디어라고 보일 수 있지만, 일방향 미디어가 아닙니다. 현재 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 그리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애플티비+ 등의 핵심 경쟁사들이 아직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넷플릭스 안에서 일어나는 콘텐츠 평가 등은 비록 구독자들이 댓글을 달고 소통을 할 수 없지만, 넷플릭스에게 소중한 데이터로 작동합니다. 기본적으로 '내가 주로 어떤 디바이스로 접속을 하는지', '내가 넷플릭스를 어떤 시간에 주로 접속하는지', '어떤 언어(음성, 자막 모두)를 선호하는지', '콘텐츠별로 시청한 시간' 등등이 모두 추천 알고리듬에 반영이 됩니다. 이는 넷플릭스가 직접 밝히고 있죠.

넷플릭스는 이러한 데이터를 가장 많이 축적해 왔고, 어떻게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는지 가장 앞서 답을 찾은 기업입니다. 게다가 각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실제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의 리뷰를 타면서 추가적인 인사이트를 얻습니다. 

일차적으로 <케데헌>이 더 큰 오디언스를 대상으로 선보여질 수 있었던 것은 K드라마와 뮤지컬 장르, 히로인(heroine)이 이루는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하는 이들에게 추천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더 넓은 지역과 데모그래픽을 아우르게 되었죠. 그리고 (물론 콘텐츠가 재밌기에) 콘텐츠 시청을 끝까지 완료한 이들이 초기부터 많이 나오자 추천 알고리듬은 <케데헌>을 증폭시키기 시작한 것입니다. 

해자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러니까 넷플릭스는 소셜미디어 기업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더 많이 볼 것인지를 조정할 수 있는 역량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소셜미디어 기업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조정할 수 있고요. 

경쟁사들은 아직 이러한 측면에서 넷플릭스의 역량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역량 차이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가장 잘 아는, 아니 계속 알아낼 수 있는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콘텐츠, 특히 대중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는 어떤 '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시대는 종료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데이터에 의해 일정 수준 이상의 반응을 얻을 수 있는 확률 높은 콘텐츠에 비용이 투입되어 제작이 되죠. 그것은 주제가 될 수도 있고, 시대의 흐름을 타는 장르 자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많은 수의 콘텐츠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 확률을 매번 높이는 작업을 하는 것이 넷플릭스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점점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작업에는 직접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뿐만 아니라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들여오는 콘텐츠도 모두 포함합니다. 이들은 영화관에서 어떤 작품이 대중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는가를 고민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어떤 콘텐츠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반응을 얻을 수 있을 지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 거대한 시스템은 어느새 이들의 해자가 되어있습니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가 오늘 부분 매각 혹은 전체 매각까지도 고려를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는데요. 이와 관련한 소식은 커피팟이 앞서서 그 예상을 전해왔습니다. 현재 상황이 또 바뀌고 있지만, 아래 내용들도 함께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커피팟의 맥락 연결은 기존에 발행한 콘텐츠들과 필히 이어집니다. 각 아티클별로 전해드리는 이슈에 대한 더 상세한 팔로우업은 연결된 커피팟 콘텐츠의 링크를 통해서도 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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