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영향력까지 핵심인 합병

파라마운트 + 워너브라더스의 영향력은?

2025년 9월 18일 목요일
지난 8월에 덩치가 훨씬 큰 파라마운트를 스카이댄스 미디어가 합병해 탄생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곧바로 또 덩치가 훨씬 큰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인수를 추진하는 중입니다. 시가총액이 2배가 넘는 회사를 어떻게 인수할 것인지에 대한 계산은 간단합니다. 바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의 자본과 네트워크를 또 이용하는 것입니다. 파라마운트를 인수했을 때처럼요. 

근데 이거 경쟁을 저해할 위험이나 반독점법 위반의 소지는 없을까요? 

현재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경쟁 현황만 보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차원에서도 소위 태클을 걸 수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스트리밍 시대에 두 기업의 합병이 낼 시너지는 확실해 보입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그리고 빅테크 기업들의 서비스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요. 

하지만 다른 차원에서 바라볼 문제도 있습니다. 아주 큰 미디어 영향력이 한 가문에 쏠린다는 것이 분명하다는 문제 말이죠. 향후 합병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핵심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미디어] #스트리밍 #래리엘리슨
미디어 영향력까지 핵심인 합병
파라마운트 + 워너브라더스의 영향력은?
얼마 전 일론 머스크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의 아들인 데이비드 엘리슨은 얼마 전 자신이 운영하는 스카이댄스 미디어를 통해 파라마운트를 인수했습니다. 2006년에 설립된 스카이댄스가 파라마운트라는 대표적인 레거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중 하나를 인수하는데는 물론 아버지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약 80억 달러(약 11조 원)를 내고 이룬 합병은 헤지펀드인 레드버드 캐피털과 KKR이 참여해서 자금을 모았고, 아버지인 래리 엘리슨이 전체 금액의 대부분인 60억 달러(약 8조 3150억 원) 이상을 개인 돈으로 직접 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이 인수는 소위 '아빠 찬스'이자 엘리슨 가문의 미디어 기업 인수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파라마운트는 기존에 유명 미디어 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레드스톤가의 샤리 레드스톤이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물려 받아 다수 의결권을 가진 소유주였는데, 옛 미디어 가문에서 테크 미디어 가문으로 이 자산이 넘어가면서 한 시대가 저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것입니다.

그렇게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된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인수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워너브라더스의 시총은 파라마운트 시총의 2배 이상인데도 말입니다. 게다가 300억 달러(약 41조 5500억 원)에 이르는 채무까지 떠안아야 하는데 말이죠. 이는 결국 래리 엘리슨이라는 거대 테크 재벌의 힘이 이 인수를 추진한다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서 만약 이 인수까지 성사된다면 두 거대 미디어 레거시가 빅테크 아빠를 등에 업은 제작사에 흡수되어, 그 가문의 미디어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확정은 안되었습니다. 추가로 진척되는 사항들이 알려지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작은 영화 제작사가 순신각에 이렇게 세를 불리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보면 빅테크가 만드는 자본과 그 영향력이 실로 엄청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면서도, 어느새 완전히 바뀐 미디어와 스트리밍의 경쟁 지형을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이렇게 합치면 어떤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이미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완전히 재편되는 스트리밍 경쟁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까지 인수하려는 목적은 분명합니다. 기존의 케이블을 비롯한 방송까지도 모두 스트리밍으로 넘어올 것이 확실해진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더 큰 세력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는 모두 스트리밍 전환에 한발 이상 늦었고, 각각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모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각각 사업을 이어간다면 이미 세계를 점령했다고 할 수 있는 넷플릭스와 그나마 레거시 미디어 중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디즈니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이고, 아마존 프라임 티비와 애플 티비+ 같은 빅테크 서비스들에게도 압박을 받는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과 애플은 그들이 가진 플랫폼과 그 방대한 사용자가 가능성이고, 미디어 사업자들은 이 베이스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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