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는 2019년에 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한 이후 전체 산업에 가장 임팩트가 큰 이벤트입니다. 1100억 달러를 부르며 '올인' 베팅을 하다시피한 데이비드 엘리슨과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라는 거인을 제쳤죠.
넷플릭스 역시 향후 성장 동력이 마땅치 않았던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꼭 필요했던 인수였기에 장기적으로 산업 내 경쟁을 고려할 때 무리를 할 만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특히 스트리밍인 HBO 맥스와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스튜디오를 품으면서 가지게 되는 콘텐츠 경쟁력은 파라마운트와 합쳐 파괴력이 커질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고요.
하지만 바로 이러한 점이 반독점 소송의 강력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애초에 오라클의 회장인 래리 엘리슨이 트럼프 대통령과 현 정부에 가진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수가 진행되었고, 미 법무부도 반독점 케이스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일사천리로 합병 승인을 해 판을 깔아주었는데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2개주에서 공동으로 반독점 소송을 냈고, 이를 검토한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은 "합병 법인이 북미 극장 배급 시장에서 막대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했다"고 판결문에 명시했습니다. 이렇게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여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Presume)할 수 있다"고 했고요.
법원의 판단 근거는 클레이튼법(Clayton Antitrust Act, 1914년) 제7조(Section 7)입니다. 이 조항의 핵심은 인수합병의 효과가 "실질적으로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거나, 독점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는 경우" 그 거래 자체를 금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미국 반독점법의 효시라고 할 셔먼법(1890)이 이미 발생한 독점 행위나 담합을 사후적으로 처벌하는 법이라면, 클레이튼법은 인수합병이 실행되기 전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이죠.)
그리하여 합병은 법원에 의해 임시 중지가 되었고, 본안 소송을 이어가야 합니다. 이에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는 합의 하에 소송 본안 판결 후 5일 혹은 2027년 6월 1일까지 인수 합병 마무리를 유예하게 된 것입니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와 아마존 같은 테크 기업들과 경쟁을 하기 때문에 소송이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극장 산업에 특정된 이 논리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파라마운트와 스카이댄스, 그리고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스튜디오가 극장 배급에서 가지게 될 지배력을 우려한다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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