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열풍 초기부터 워낙 고속성장을 이어왔기에 이제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국면에 이른 것이 자연스럽기도 합니다. 시장은 그만큼 커졌고, 경쟁 브랜드들도 이들이 개척한 쿠셔닝 러닝화 제품 라인업을 갖추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아무리 성장세가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두 브랜드의 성장률은 높은 편입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정가 판매 원칙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DTC(Direct-to-Consumer) 비중을 높이면서 도매 판매를 억제해 오기도 했습니다. 프로모션 경쟁에 자사 제품을 밀어넣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장세가 둔화된 원인이라고 실적 발표 시에 두 기업은 모두 짚었죠. 실제로 DTC 성장률은 온이 34%가 넘었고, 호카는 17%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쟁 현황에 대해서 말이죠.
온과 호카는 현재 러닝 시장에서 경쟁 우위의 포지션을 확보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메가 트렌드가 된 러닝은 시장의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모두 성장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고, 성장세가 꺾이는 시점에 새로운 브랜드가 또 치고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단 온과 호카와 비슷한 체급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살로몬(Salomon)은 트레일 러닝 시장에서 내러티브를 장악하면서 지난 1분기에 모회사인 에이머 스포츠(Amer Sports)의 아웃도어 부문이 전년 대비 매출이 42%나 증가한 7억 1400만 달러(약 1조 11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전통의 강자인 브룩스와 서코니(Saucony) 같은 브랜드도 물론 있죠. (에이머 스포츠는 8월 16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게다가 러닝 훈련을 고도화하는 일반 러너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니치 브랜드들도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캐나다의 노르다(Norda), 노스페이스를 가진 VF 코퍼레이션의 알트라(Altra), 미국의 토포(Topo), 스페인의 노멀(NNormal) 등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시장을 파고들었습니다.
여기서 온과 호카가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그들도 팬데믹과 함께 러닝 시장이 커지면서 언더독의 포지션이었다는 것입니다. 언더독의 포지션에서 러닝 동호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제품을 프로모션하기 시작했죠. 결국 이는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방심하다가 보지 못한 공간을 파고들었던 것이고, 러닝 시장의 내러티브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두 브랜드는 현재 러닝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지만, 그렇다고 쫓아오는 브랜드들이 힘이 빠진 것은 아닙니다. 메가 트렌드가 된 러닝은 시장이 마라톤과 로드에서 트레일로도 계속해서 팽창하는 중이고,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준비가 된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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