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의 무게가 바꾼 연준의장의 입장

[부엉이의 차트피셜] 미 연준의 독립성과 직결되는 금융시장의 반응

21735_3058807_1761540426344775805.png
2026년 9월 4일 금요일
21735_2328721_1723013880165312344.png
미 연준의장인 케빈 워시의 첫 잭슨홀 연설이 있기 전 기대보다는 많은 우려가 시장에 퍼져 있기도 했습니다. 금융시장은 기본적으로 미 연준의 독립적인 행보가 뒷받침되어야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동한다고 믿는데, 케빈 워시에 대해서는 인선 과정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실행하는 인사가 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었죠. 

하지만 이는 전임 의장인 제롬 파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결국 금융시장의 안정과 전반적인 거시경제의 성장은 미 연준의 독립적인 정책 결정이 나올 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었고, 끝내 그 믿음을 지켜냈죠. 결과적으로는 미국이 최근 몇 년간 또 이어온 경제 성장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통화정책과 그 의사결정 과정을 이끌었다고 평가받고요. 

케빈 워시도 어쩌면 전임 의장과 같은 길을 걸으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번 잭슨홀 연설에 대해 나오는 평가이기도 합니다. 물론 추후 경제 상황과 정치적인 압박이 더해지면 어떻게 될 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잭슨홀의 무게가 현 연준의장의 어깨에 독립적인 책임감을 얹은듯한 모습입니다. 

오늘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케빈 워시의 이번 잭슨홀 연설 중에서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지점들을 짚고, 금융시장이 앞으로 보일 반응에 대해서 분석합니다. 향후 흐름을 명료하게 예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21735_2328721_1723013778719783217.png?2h0f28fg

[부엉이의 차트피셜] #케빈워시 #미연준 #매파
잭슨홀의 무게가 바꾼 연준의장의 입장
미 연준의 독립성과 직결되는 금융시장의 반응
지역 연방은행 중 하나인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학자들끼리 모여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컨퍼런스를 1978년부터 개최했다. 처음에 인지도가 낮았던 이 행사는 송어 낚시를 좋아하는 폴 볼커 전 의장을 위해 경관이 수려한 와이오밍주에 있는 로키 산맥의 잭슨홀(Jackson Hole)에서 열리기 시작했다.

이후 이곳이 고정 개최지가 되면서, 전 세계 중앙은행장들이 모이는 화려한 행사로 탈바꿈했다. 매년 8월 마지막 주 잭슨홀은 중앙은행가들과 최고의 경제학자들이 모여 주요 경제, 금융, 통화정책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가 된다.

결국 잭슨홀 심포지엄(Jackson Hole Economic Policy Symposium)은 연준 의장들이 종종 기조연설을 중앙은행의 더 큰 전략 전환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해온 탓에 금융시장에서 남다른 중요성을 지니게 됐다.

벤 버냉키(Ben Bernanke) 전 의장은 2010년 연설에서 당시 경기 회복이 더디자 추가 양적완화(QE2)를 시사했고, 실제로 그 해 11월 QE2가 단행되었다. 파월 전임 의장은 2020년 연설에서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인 '평균물가목표제(FAIT, Flexible Average Inflation Targeting)'를 발표했다.

21735_3581357_1788498255273558864.png
케빈 워시는 자신의 잭슨홀 데뷔전에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금융 시장이 기대하는 독립적인 미 연준의장이 되리라는 기대감을 높이면서. (이미지: 블룸버그 TV)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은 직전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어떻게 이행할지 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의 우려가 깊어진 상태에서 맞은 그의 첫 잭슨홀 연설은 한층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설을 요약하면, 미국 경제는 완전고용에 근접했으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고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기준금리 조정이 통화정책의 '가장 우세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해석하면, 9월 기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SNS를 통해 기준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신임 의장이 대통령이 원치 않는 금리 인상을 준비한다면 전임 의장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분노를 살 것이다.

이런 워시의 매파적인 연설은 한 가지 중요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과연 그도 연준의 독립성을 수호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게 될까? 

일단 케빈 워시의 연설 핵심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래는 전체 내용 중 꼭 먼저 살펴야 하는 내용들을 정리한 요약본이다.

우리의 시대에 (In Our Time)
: AI에 대한 연준의 장기적인 질문

우리는 역사적 전환점(Hinge point)에 도달했습니다. 최신 기술(AI)의 발전 속도가 몇 년 전 이를 예견했던 사람들의 예상마저 뛰어넘었습니다. 더 높은 성장 잠재력이 부상하고 있고, 갈수록 확대되는 자본이 AI 관련 인프라 전반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일종의 "하이퍼 무어의 법칙"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준은 이러한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AI는 경제와 통화정책 운용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변수", 잠재적으로는 "새로운 생산요소"입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AI 적용이 경제 전반에 걸쳐 유의미하고 지속적인 생산성 상승을 가져올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 시점은 언제인가?

그리고 연준의 책무 중 고용 부문에 어떠한 광범위한 함의가 있을까요?

우리는 생산성과 일자리에 관한 태스크포스의 도움을 받아 이러한 문제들을 검토해 나갈 것입니다. 다만, 태스크포스의 권고안은 이후에 나올 것이며 현재의 정책 국면에서 우리가 내리는 결정과 무관합니다.

1.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한 의견

소통의 투명성 그 자체가 미덕은 아닙니다. 소통은 어디까지나 연준의 최우선 책무, 즉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수행하는 일에 봉사해야 합니다.

(금리의 방향성을 대외적으로 암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례적 관행으로 도입되었고, 당시에는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남긴 다른 유산들이 그러하듯, 이 관행 역시 이제는 그 효용을 다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평상시에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역할이 제한적이고 한정적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명료함이라는 이름 아래 오히려 모호함을 만들어낼 위험이 있습니다.

정책 심의 내용을 과도하게 공유하거나 미래 결정에 지나치게 확정적으로 개입하면 시장, 기업, 가계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책위원들이 경기 사이클 전반에 걸쳐 금리에 대해 반쯤 약속을 해버리면, 결정의 순간에 올바른 판단을 내릴 우리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제약하게 됩니다.

2. 통화정책 운영의 핵심 원칙들

  • 첫째, 어제의 뉴스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우리는 낡거나 부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해 미래지향적 정책을 세우지 않도록 현실을 면밀히 검증해야 합니다. 개별 데이터 포인트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추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가 활용하는 데이터는 관련성 있고, 시의적이며, 정확하고, 실행 가능해야 합니다.

  • 둘째, 연준의 조치는 총수요를 총공급과 대체로 부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직접 관찰하는 것은 활동(activity)뿐이며, 공급 측면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추론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와 향후의 수요-공급 균형을 평가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부정확할 수밖에 없습니다.

  • 셋째, 오해의 여지가 없어야 합니다: PCE 물가지수로 측정하는 2%라는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는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입니다. 물가안정은 저절로 실현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평균으로 회귀하는 것도 아닙니다. 안정적 물가를 이루어내는 것은 연준의 임무입니다.

  • 넷째, 연준은 최대고용에 대해서도 책임을 집니다. 중기적으로 이중책무의 양측을 함께 달성하는 것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연준의 이중책무가 서로 상충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 그 자체가 경제 번영에 매우 해롭기 때문입니다.

  • 다섯째, 단기금리는 이중책무 달성을 위한 주된 수단입니다. 경기부양을 위한 비전통적 정책수단은 진정한 위기 상황에는 적합할 수 있으나, 그 외에는 자제해야 하며, 사용하더라도 드물게 사용해야 합니다.

  • 여섯째, 통화정책에서 화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우리는 중앙은행이 창출하는 화폐와 은행 및 금융시스템에서 나오는 화폐 모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금융 혁신 등이 본원통화, 화폐유통속도, 경제 전반을 잇는 메커니즘을 변화시킨다 해도, 화폐가 금융여건과 물가에 미치는 궁극적 영향을 무시할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 마지막으로, 더 조용하고 소통에 있어 더 목적의식이 뚜렷한 연준이 책무 달성에 더 효과적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책무(remit) 이행 여부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그것이 우리 신뢰성을 가늠하는 유일하게 진정한 시험입니다.

3. 고용과 물가 현황에 대한 평가

고용 측면에서, 노동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실업률은 4.1%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경험적으로 신뢰할 만한 실시간 지표인데,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향후 노동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부합한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물가 측면은 이보다 우려스럽습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PCE 물가지수의 12개월 변화율은 3.7%, 6개월 변화율은 4.1%에 달합니다. CPI의 상응 지표들, 그리고 PCE·CPI의 근원 지표들도 모두 높은 수준입니다.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준의 최우선 관심사는 지금 물가여야 합니다.

각 물가지표는 2022년 고점 대비 상당히 하락했지만, 지난 2년간의 진전은 미미했습니다. 지난 5년 넘게 이어진 물가지표들이 기대인플레이션에 스며들었는지 여부도 중요합니다.

다행히 중기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들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 가격이 우리가 물가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연준이라는 기관에 대한 신뢰이자 연준의 최고 전통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신뢰가 옳다고 확신합니다.

다만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는 역사적으로 무너지기 전까지는 견고해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은 기대가 잘 고정(anchored)되어 있지만, 면밀히 주시되어야 합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연준의 임무입니다.

65개월간 지속된 높은 인플레이션의 책임은 전적으로 중앙은행에 있습니다. 저변 인플레이션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우리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일이고, 우리의 책무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사명입니다.

인플레이션 목표를 둘러싼 혼선 해소

그는 (1)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우리의 목표로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명료하게 물가안정을 강조했고, (2)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측정되는 연준의 2% 안정 목표는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며 2.0% PCE가 목표임을 명확히 했다. (3) "단기 금리가 이중책무 달성을 위한 주된 수단"이라며 기준금리가 핵심 통화정책 수단임을 재확인했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는 더 높은 정책금리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가 선명했다.
21735_3581357_1788497401537068228.png
절사평균 PCE / 핵심 PCE / PCE 물가지수 전년동월대비 증가율 추이 (데이터: 블룸버그)
케빈 워시 의장이 물가 추이를 살펴보는데 유용하다고 밝힌 절사평균 PCE 증가율은 2%를 향해 안정되는 반면, 대표적이며 표준적인 물가 지수인 핵심 및 헤드라인 PCE 증가율은 3%를 상회하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의장이 2% PCE 인플레이션 달성이 목표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절사 평균(Trimmed) PCE 인플레이션 같은 그가 선호하는 물가지표가 따로 있다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던 지난 발언과는 대조적이다.
.
.
.
계속 읽으려면 구독해 보세요!

현업 전문가들의 글로벌 산업 이야기
테크, 미디어, 리테일, 매크로에 걸친 이야기들
21735_3582044_1788504271709152380.png
트렌드 너머의 산업 구조와 비즈니스의 맥락을 전합니다. 커피팟 플러스 구독하고 꾸준히 새로운 관점 배달 받으세요!
  

글쓴이: 부엉이의 이름은 이기원이다.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립니다.



21735_2328721_1723014897675029851.png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