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택을 과소평가하는 문제

[미디어 노트] 숫자보다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흐름의 가능성
2024년 11월 20일 수요일
서브스택이 미디어 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지금까지도 그리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은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그 이유는 그들의 성장세가 제한적이고, 계속해서 피벗을 하면서 생존해야 하는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신규 투자가 확정되었지만, 부스트를 위한 투자 유치도 지난 3년간 못 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이번 미국 대선 정국을 통해서 성장한 서브스택의 정치 관련 뉴스 미디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영향력이 간과되었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이번에 모두가 주목하는 팟캐스트(와 그것을 늘 방송하는 유튜브)의 역할만큼은 아니지만,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든 자리를 이들이 일부 채웠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1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받아온 스타트업인 이들은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나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을 투자자들로부터 부여받기도 했습니다. 그 길을 가야 현재의 가치 평가가 정당화될 수 있고, 미래에도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또 어떤 피벗을 할 지를 두고 봐야 하지만, 현재까지 그들이 만든 플랫폼의 영향력은 이전처럼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 될 정도로 성장을 했습니다. 

물론 이들의 성장이 시장에 지금 큰 임팩트를 주고 있다고 단언해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정체성이 그 시선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어떤 그림을 만들어 나가는지는 중요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 노트]
서브스택을 과소평가하는 문제
늘어나는 구독자와 이어지는 흐름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이 400만 유료 구독자를 달성했다고 알렸습니다. 지난 2월에 300만 구독자를 달성하고, 9개월 만에 달성한 수치입니다.

서브스택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8월에도 서브스택이 미디어에 집중하는 이유를 통해 전해드렸는데요. 당시에 전했던 이야기대로 구독자 증대를 이끈 퍼블리케이션은 '뉴스'가 주를 이루고, 최근엔 역시나 대선 시즌을 기점으로 한 정치 관련 뉴스가 부스트를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류 미디어는 그동안 서비스택이 100만, 200만, 300만 구독자라는 각각의 마일스톤을 달성할 때마다 그리 큰 뉴스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애써 외면했다고도 할 수 있죠. 이번의 400만 구독자 달성의 경우에도 미국 대선 정국을 잘 활용한 독립 퍼블리케이션들의 활약이 컸다는 점을 인지하지만, 서브스택의 플랫폼을 통해 커진 이들이 중요한 임팩트를 줬다고 보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서브스택은 현재 어떤 임팩트를 내고 있으며, 미디어 산업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걸까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자면 서브스택은 아직 그들이 목표했던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시장을 찾지 못했고, 그 시장을 찾기 위해 피벗에 피벗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받은 투자금이 떨어지지 않도록) 돈도 꾸준히 벌어야 하는 스타트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기 시절부터 큰 투자를 했던 앤드리센 호로위츠가 투자를 이어가지 않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결국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가 충분해질 수 있는 플랫폼화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시장 또한 뉴스 미디어에 기댈 수밖에 없고 그 규모가 한정적인 모습은 고속 성장할 스타트업으로 보고 투자하는 것을 꺼리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현재 서브스택이 성장해 오면서 미디어 시장에 끼치고 있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하기도 합니다. 정치사회 관련 뉴스뿐만 아니라 요리와 운동 등의 라이프스타일, 경제와 투자 그리고 테크 등의 영역에서 수많은 주제를 기반으로 한 퍼블리케이션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결국 이들이 월스트리트저널만큼이나 많은 유료 구독자를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서브스택의 구독자 증가를 기존 미디어와 바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 구성과 속도를 뜯어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데이터: 서브스택)
어떻게든 성장세를 만들고 있는 모습
팬데믹 당시 크게 알려졌고, 큰 투자를 받으며 요란하게 성장을 했지만, 이후 서브스택의 성장세는 벤처 업계에서도 실망스러워했습니다. 이들은 최근에도 투자 유치를 했지만, 이미 3년이 지난 2021년에 받은 시리즈 B 투자에 이은 시리즈 C 투자가 아니었습니다. 1000만 달러(약 140억 원)의 투자를 자신들이 지원한 서브스택의 유명 크리에이터 그리고 일부 테크 기업 창업가와 벤처캐피털을 포함한 그룹으로부터 받았고, 이는 전략적인 투자 유치라고 포장되었지만 결국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시하면서 더 큰 투자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들도 이번 투자는 시리즈 B의 연장선상에서 받은 투자라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이번 투자의 기준 가치는 3년 전과 동일한 5억 8500만 달러(약 8000억 원)였다고 알려졌고요.

이러한 모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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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입니다. 종합상사, 해외 이커머스 기업에서 B2B 사업개발 일을 했고, 이후 미디어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하다가 커피팟을 시작했습니다.

미디어와 리테일, 에너지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커피팟 뉴스 아티클을 씁니다. 평소에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에도 커피팟 콘텐츠와 운영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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