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부터 어려워지는 AI 국면

구글을 넘어 인터넷 생태계 전체가 바뀌는 중

2024년 12월 10일 화요일
국가적인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루빨리 이 사태가 대다수의 국민들이 염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꼭 그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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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간략히 공유할 소식 하나로 시작하겠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25년간 이어온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의 자리에서 은퇴를 한다고 뉴욕타임스는 발표했습니다. 폴 크루그먼은 매주 1~2회 경제와 연결되는 정치와 국제 이슈들을 풀어내는 글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그의 칼럼은 뉴욕타임스를 대표하는 칼럼으로 많은 이들에게 인식되기도 했죠. 수백만에 이르는 구독자들이 그의 글을 매번 읽는다고 할 수 있고요. 

12월 중에 마지막 칼럼을 쓸 예정인 그는 아직 개인적으로 은퇴 이유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은퇴가 그가 대중에게 전하는 글의 은퇴는 아닙니다. 오랜 기간 뉴욕타임스를 통해 글을 전해온 그의 목소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뻗어가기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그릇이 필요한 때인 것으로도 보입니다. 그도 그의 개인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더 자유도가 높은 방식으로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고요. 

폴 크루그먼은 2021년에도 이메일 뉴스레터 플랫폼인 서브스택이 주목받을 당시 옮겨갈 것을 고려했으나, 뉴욕타임스가 그를 새로운 조건으로 붙잡았는데요. 서브스택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플랫폼에서 새로운 방식의 이야기 전달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면서 앞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세계 무역에 대한 해설을 해줄 지 많은 이들이 주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 오늘의 본격적인 이야기는요. 구글부터 어려워지는 중인 AI 국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AI 검색을 비롯한 AI 제품의 발전은 결국 미디어 퍼블리셔들이 더 어려워지는 현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짚고요. 현재 AI 검색의 발전, 오픈AI가 동영상 생성 AI 서비스인 소라(SORA)를 출시한 상황까지 그 의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빅테크] #AI
1. 구글부터 어려워지는 AI 국면
구글을 넘어 인터넷 생태계 전체가 바뀌는 중
매그니퍼센트 세븐(Magnificent 7), 즉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그리고 테슬라까지 포함하는 '빅테크'의 이익 증가율이 2025년에는 18% 수준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자체 데이터를 이용해 계산할 결과를 알렸습니다. 이는 2024년의 이익 증가율로 예상되는 34%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인데요. 이 중에서 현재 무시무시한 실적을 내는 중인 엔비디아를 제외한 후 6개 사의 이익 증가율을 계산하면 3%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18%도 빅테크에게 기대하는 숫자로는 실망스러운데,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나온 3%라는 수치는 내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크게만 성장해 온 이들에게도 결국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을 짚고 있는 것이고요. 게다가 이들의 이익 상당부분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가 빨아들이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AI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예정이고, 이들은 엔비디아로부터 AI 칩을 계속 사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AI 시대를 맞아 큰 투자를 하는 중인 이들은 당분간 새로운 경쟁에 몰두하면서 성장률이 이전과 같이 커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새로운 시대를 맞아 당장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구글(알파벳)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지배적인 위치의 기업의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데요. 사용자들의 새로운 습관과 새로운 제품에 대한 요구가 점처 커지면서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중입니다.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은 차차 떨어져 왔습니다. 이 틈을 노리는 이들은 빅테크 외에도 많고요. (데이터: 이마케터, 월스트리트저널)
애플만 엔비디아에 돈을 안 내는 현재 
아마존은 올해에만 자본 지출이 750억 달러(약 107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고, 메타는 400억 달러(약 57조 원) 가까이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800억 달러(약 114조 원)를 쓰고, 구글도 510억 달러(약 73조 원)를 쓸 예정입니다. 테슬라 역시 110억 달러(약 16조 원)를 쓸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이는 AI 컴퓨팅 파워 확보를 위한 투자가 될 것임을 명확히 하기도 했죠. 

이미 지난 여름부터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는 곧바로 엔비디아의 매출이라고도 알려졌는데요. 아마존은 자본 지출이 10%, 알파벳은 15%, 테슬라 30%, 메타 40%, 마이크로소프트는 4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덕분에 엔비디아의 내년 매출은 51% 증가한 1290억 달러, 순이익은 49% 증가한 710억 달러(약 101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되는 것입니다. 

빅테크 중 애플만이 AI 제품이 구동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겠다면서 이 칩 투자 대열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중입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현재 챗GPT를 적용하면서 오히려 오픈AI에게서 돈을 받고 있는 모습인데요.

애플이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지 않는 것은 애플이 검색 시스템을 구글 것을 빌려와 쓰는 것과 같은 결정입니다. 물론 자체 AI를 개발하지 않는 것이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장기적으로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지만, 하드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이 우선은 AI 경쟁을 바라보면서 소위 꽃놀이패를 쥔 상황은 당분간 변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아마도 현재 애플이 엔비디아보다 시가총액이 높은 유일한 회사인 이유일 것입니다.

이 국면에서 왜 구글이 가장 위험할까?  
구글은 AI 모델이 시장을 장악하기 전에도 이미 수익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검색 광고 시장의 점유율을 잃어오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미국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50%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다른 빅테크인 아마존과 애플이 꾸준히 광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틱톡과 같은 미래의 경쟁자가 빠르게 성장하는 중입니다. 

아마존이 현재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는 중인데요. 현재 시장 점유율이 24%에 이르며, 아마존의 이커머스 지배력을 고려하면 이 점유율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글은 2025년에는 사상 최초로 검색 시장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광고 시장 조사 기관인 이마케터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미 얼리 어답터들이 아닌 사람들도 구글 검색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챗GPT를 포함해 퍼플렉시티, 클로드 등 새로운 기업들의 새로운 AI 기반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취득하고 있으며, 이 흐름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커지고 있죠. 이미 새로운 세대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구하는 습관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구글로 돌아와 검색을 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구글은 '적어도 밀레니얼 세대 이상을 위한 검색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이들 사이에는 자리잡아 있습니다. 게다가 애플과 같은 하드웨어 기반 기업은 챗GPT와 같은 서비스를 애플 인텔리전스에 통합시키면서 새로운 세대를 준비하고 있죠. 구글은 애플의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의 검색 시스템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기업의 제품이 애플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탑재되는 것은 여러모로 상징적인 모습입니다. 이 와중에 메타와 같은 기업도 AI를 기반으로 한 자체 검색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상황이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서피스를 비롯한 자체 하드웨어의 운영 시스템에 자신들의 제품을 탑재하고 있죠. 

전방위적으로 구글이 확장할 자리는 줄어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빅테크 중 특히나 구글의 지배력은 절대로 무너질 것 같지 않았는데, 산업의 거대한 전환을 이끈 AI의 등장으로 그 지배력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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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채권시장 #부엉이의차트피셜
2. 채권 자경단이 시장에 돌아온 모습
The Bond Vigilantes, 그들이 돌아오는 이유
물론 이런 자경단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 자경단(The Bond Vigilantes)이란 어떤 이들을 말하는 것일까요? 

채권 자경단은 특정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집단이 아닙니다. 자경단은 '지역 주민이 범죄나 재난에 대비하여 자발적으로 조직한 경비 단체'라는 의미가 있는데, 채권 자경단은 적자 재정으로 국채 발행이 증가하거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상황을 두려워하는 투자자 집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들이 채권을 매도하면서 금리가 오르는 현상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면 장기적으로 국가 채무 부담이 줄어듭니다. 명목 물가가 상승하면 과거에 발행한 채권의 실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국가는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유인을 갖습니다.

반면에 과도한 재정 적자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거나 국채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채권 투자자는 손실을 입게 되죠. 따라서 투자자들은 국가가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도록 정치적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럴 때 채권 투자자들이 손해를 막기 위해 채권을 매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정치적 위협이 됩니다. 다수의 투자자가 채권을 매각해서 장기 국채 금리가 부담이 될 정도로 오르면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거나 경기 과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금리는 낮춰야 하고요.

이렇게 정부의 방향을 돌리도록 유도할 수 있는 자본의 힘을 가진 이들은 얼마 전부터 시장에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과거에 보여주기도 한 이들은 2000년대 이후에는 시장에 출격하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장기 국채 금리의 수준도 높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이 크게 유발될 만한 일이 드물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2020년 팬데믹 이후 특히 미국을 비롯한 기존 선진 시장 각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이 자경단이 출몰할 조건들이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2022년에는 새로 취임한 영국의 리즈 트러스(Liz Truss) 총리가 (당시 많은 이들을 갸우뚱하게 했던)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삭감 등으로 인한 재정 적자 확대 우려를 키우면서 이들이 대거 영국 국채를 매도하는 현상이 일어났죠.

이 현상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금융 시장은 급격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이 영향은 리즈 트러스 총리가 영국 역사상 최단 기간에 사임을 하게 된 총리로 기록되는 것으로 이어졌고요. 한동안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던 채권 자경단의 강력한 귀환이라고도 볼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귀환한 이들은 2024년에도 또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고, 여차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도 출몰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번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짚습니다. 과연 어떤 상황에서 이들이 나타날까요? 지금 그럴만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걸까요? 이들이 등장한다면 시장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어떤 영향이 끼쳐질까요? 

다음 한 해에 대해서도 중요한 힌트가 되는 그 이야기 살펴보시죠.


글쓴이: 부엉이.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매월 1회 찾아옵니다.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전기차] #중국전기차세계시장진출현황
3. 주요 시장을 이미 파고든 중국 전기차
동남아와 유럽 시장에서 레거시 기업들의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
그동안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부상은 모두가 바라보고는 있었지만, 그 위협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BYD를 비롯한 중국의 기업들은 세계 곳곳을 파고들었습니다. 최근 특히 큰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일본 기업들이 견고했던 동남아 시장과 독일의 기업들이 차지하던 유럽이라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고요.
중국 전기차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큰 주목을 받은 지는 꽤 되었습니다.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류 미디어를 통해서도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이야기가 지난 몇 해 동안 꾸준히 나왔고, 실제 시장을 어떻게 파고들 계획인지도 널리 알려졌죠. 허나 한국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꾸준히 전달되었지만, 그리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직은 전기차가 크게 파고들지 않았고,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 모두 자국 사업자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최근 들어 각종 유튜브 채널에서도 뒤늦게 중국의 전기차 경쟁력을 조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최근 들어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각 해외 시장을 파고드는 모습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10~11월까지의 통계로 한 해의 실적을 가늠하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각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처럼 우리가 보통 많이 바라보는 시장을 통해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미국도 일본도 전기차 전환이 느린 상황이고, 비록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를 도입해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 그 성과가 벌써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죠. 

그래서 이러한 변화를 보려면, 우선 전기차 전환이 크게 일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와 그러한 시장을 잘 파고들고 있는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의 현황을 봐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 소비 시장으로는 전기차 전환의 1번지가 되고 있는 노르웨이의 업데이트된 현황, 중국 기업들이 동남아를 비롯해 자동차 산업으로는 그 경쟁력이 가장 앞서 있던 유럽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요.

이번 이야기는 이들이 지금 핵심으로 삼고 있는 시장의 모습과 그 의미를 짚어 전해드립니다.


[제조업] #전기차
4. 폭스바겐에게는 반등의 희망이 있을까?
존재의 위협을 받는 세계적인 메이커의 현실
폭스바겐의 예정된 위기는 지난 3분기부터 현실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 내에서 공장을 회사 역사 87년 만에 처음으로 닫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고요. (이미지: 블룸버그)
바로 위의 이야기에서도 전한 중국 전기차의 부상으로 가장 크게 흔들리고 있는 건 다름 아닌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등을 소유한 폭스바겐 그룹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폭스바겐 노조의 파업 뉴스가 크게 보도되면서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위기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는 눈에 띄지 않았고 현재 폭스바겐의 상황이 얼마나 시급한지가 느껴지기는 어려웠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전기차 전환이 늦은 거대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는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되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이 각 시장에 얼마나 깊게 파고들었는지, 자국에서는 얼마나 큰 성과를 내고 있는지가 느껴지는 지표들이 상대적으로 덜 쏟아졌기에 그 인식이 더 널리 퍼지지 않기도 했죠.

물론 폭스바겐의 재무 상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은 지난해에도 924만 대의 차량을 판매하면서 전년 대비 11.8%나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얼핏 보기엔) 호시절을 보내는 듯한 착각을 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다가오는 큰 위기를 가리는 숫자가 되었을 뿐입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개발과 판매 모두 부진하면서, 얼마 가지 않아 전방위적인 개혁을 말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빠른 변화를 실행하지 않으면 몇 년 안에 존재감이 미약해지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드디어 감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폭스바겐이 그동안 중국 시장에 너무 큰 의존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중차인 폭스바겐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음에도 지난 10여 년간 좋은 실적을 내온 건 유럽 시장과 더불어 굳건하게 자리 잡은 중국 시장의 힘이 컸습니다. (중국 시장이 전체 판매량의 35%를 차지하죠)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는 동안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은 무섭게 성장했습니다.

이를 폭스바겐이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작년에도 중국에서 판매량이 늘었지만, 그 성장률이 미미했고, 올해는 3분기까지 판매량이 12%나 감소했습니다. 전기차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는 와중에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에서 경쟁할 제대로 된 전기차가 없는 상황이죠.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온 걸까요? 지금 폭스바겐이 말하는 '개혁'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 걸까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전환의 희망은 그래도 남아 있다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는데요. 

그 근거는 무엇일까요? 과연 폭스바겐의 턴어라운드는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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