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히려 견고해질 듀오링고 성장?

1. AI 시대에도 클 듀오링고, 2. 급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3. 결국은 광고 수익이 답?
오늘은 언어 학습 앱인 듀오링고가 성장해 온 비결을 먼저 짚어보고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의 영향으로 미국에 초점이 쏠리고 있지만 이미 급성장해 온 중국 전기차, 그리고 플랫폼들이 디지털 광고 성장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 이번 주에는 [부엉이의 차트피셜] 7화 그리고 [조디의 리테일 우화] 5화가 이어집니다. 샷 추가하시고 받아보세요. 유용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

[에듀테크] #AI시대 #교육시장
1. AI 업고 더 클 듀오링고?
“안녕하세요! 전 듀오에요. 스페인어 레슨 시간이에요!”

외국어 학습 앱, 듀오링고(Duolingo)를 써 보신 분들이라면 꾸준히, 그러나 친절하게 학습 진도를 알려 주는 푸시 알림을 받아 본 적이 있으실 거에요. 때론 정말 집요할 정도로 푸시를 보내 귀찮을 때도 있지만, 그날의 미션을 완수하고 나면 미루어 두었던 헬스장을 다녀온 것처럼 개운한 느낌도 들죠.

듀오링고의 창업자이자 CEO는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 입니다. 카네기 멜런 대학의 교수였고, 우리가 로그인이 틀릴 때 알아보기 어려운 문자를 써서 로봇이 아님을 증명하도록 하는 캡챠(CAPTCHA) 의 창시자이기도 합니다. 이후 루이스는 이렇게 사람들이 구분해 낸 문자를 문서 해독에 이용하는 리캡챠(reCAPTCHA) 를 또 만들어 구글에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엄청난 능력자이죠?

리캡챠를 구글에 매각한 이후, 그는 동료 세베린 해커(Severin Hacker)와 함께 영어 교육 분야에서 기회를 보고 2011년 듀오링고의 프라이빗 베타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2012년 정식 오픈을 할 때 웨이팅 리스트만 5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서비스가 되어 있었으며, 약 10년간 꾸준히 서비스를 하다 2021년 7월, 나스닥에 상장까지 하죠. 

오늘은 이런 이들의 10년 넘는 여정 중 주목할 마케팅 성공 케이스를 소개하고, 교육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AI 시대에 이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부엉이 듀오가 늘 지켜보고 있는 듯한 틱톡 영상(왼쪽 사진)이 바이럴 되었고, 틱톡을 통해 듀오링고는 일반적인 '언어 학습 앱'이 아니라는 인상을 사용자들에게 심어주었어요. 듀오의 집요한 알림은 유명합니다. (이미지: 듀오링고 틱톡, 듀오링고 홈페이지)
틱톡 대스타 탄생의 여정
앞서 말한 것처럼, 듀오링고는 사용자들이 그냥 포기하게 두지 않는 집요한 푸시와 게임화로 유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듀오(Duo)라 불리는 부엉이 캐릭터가 있었죠. 듀오링고 앱은 듀오의 입을 빌려 사용자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듀오링고를 한 번이라도 써 본 사용자라면, 죄책감을 자극하는 듀오의 따가운 시선을 한 번쯤은 모두 받아본 적 있을 겁니다. 심지어 푸시에 반응이 없다면, "푸시에 반응이 없군요. 이제 더 이상 푸시를 보내지 않을게요."라는 내용 마지막으로 아쉬움을 남겨두고 사용자를 떠나기도 합니다. 그걸 본 사람 중 마지못해 다시 레슨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을 겁니다.

듀오링고의 틱톡 관리자, 자리아 파베즈(Zaria Parvez) 는 본능적으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2021년 시작된 듀오링고의 틱톡 계정은 원래 여느 소비자 애플리케이션 앱과 다르지 않게, 그렇게 재미있지만은 않은 영상들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주로 어떤 단어를 다른 나라 말로 가르쳐 주는 콘텐츠였죠. (조회수가 나올) 조금 매운 맛(?)이라고 해 봤자 은어 등을 가르쳐 주는 정도였고요. 그러던 중, 캐릭터 듀오의 인형 탈이 등장한 영상 하나가 입소문을 타 300만 조회수를 넘기게 됩니다. 일하는 듀오링고 직원을 거대한 듀오 인형이 감시하는 듯한 6초짜리의 아주 짧은 영상입니다

사용자들은 갑자기 이 영상에 듀오에 대한 애증을 간증하는 듯한 댓글을 달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초록새는 자비가 없어", "스페인어를 배우지 않을 거면 사라져! (Spanish or vanish)"와 같은 내용을 달며, 푸시 알림을 계속 보내던 듀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추억을 말하기 시작했어요.

이 영상을 기점으로, 자리아는 인터넷의 온갖 밈(meme)들을 이용해 재밌지만, 진정성까지 챙긴 영상들을 만들어 냅니다. 

언어 학습 앱이 하지 않을 일
자리아는 한 마케팅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듀오링고를 이렇게 표현했어요. "듀오링고는 완전히 자유분방해요. 듀오링고의 콘텐츠는 두아 리파의 팬을 자처하는 재미있는 밈, 인터넷의 수 많은 레이어들이 담겨 있는 재밌는 밈, 그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 그리고 언어 학습 앱에서 기대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 등 다양해요." 

'언어 학습 앱'이지만, 꼭 언어 학습 관련 콘텐츠가 아닌 비정형화된 콘텐츠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듀오링고를 각인시킨 것이죠. 언어 학습 앱이 하지 않을 만한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일을 듀오링고의 마케팅팀은 전적으로 자리아에게 믿고 맡겼습니다. 그 결과 듀오링고의 틱톡은 영상별로 평균 조회수가 수만에서 100만이 넘도록 성장했고, 팔로워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바이럴 효과로 앱스토어 교육 앱 순위도 계속 1위를 차지하게 되었고요.

인터넷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자리아가 가장 최신의 재밌는 밈들을 캐치하고, 듀오링고의 콘텐츠에 녹여내기에 사용자들을 불러 모으고 '언어 학습'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끌어온 것이죠.

근데 어떻게 어떤 콘텐츠가 진짜로 재미있고, 사람들에게 통할지 알 수 있을까요? 사실 별다른 비결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기도 합니다. 만약 젠지(GenZ)에게 어필하기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면, 듀오링고처럼 전적으로 (유능한) 젠지 담당자를 믿어야 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다른 세대가 특정 세대를 위한 '재미'를 판단하는 것은, 마치 지구인이 외계인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큼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AI 위한 최적의 플랫폼?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새로운 세대의 '코드'를 맞추어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중인 듀오링고는 최근 AI의 홍수 속에서도 단단한 축을 가지고 항해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들은 GPT의 개발사 오픈AI와 함께 협업해 왔고, GPT-4 공개 당시 초기 파트너로 소개되기도 했죠.

듀오링고의 유료 플랜인 듀오링고 맥스(Max)에 가입하면, 사용자들은 AI 해설 기능을 통해 자신이 제출한 대답에 대해 왜 맞는지, 틀린 지 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롤 플레이' 기능을 통해 레스토랑에서 주문을 하는 등 특정 상황에서 적절한 대화를 AI와 함께 자유롭게 연습할 수도 있죠. 모두의 주머니 안에 개인 언어 과외 선생님이 있는 느낌일까요. 

오픈AI의 CEO 샘 알트먼과 빌 게이츠는 AI를 통해 학생 개개인에 맞추어 학습 성취도를 파악하고, 최적화된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게 되니, AI가 가장 강력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교육이라고 말한 바도 있습니다.

듀오링고가 이들이 말한 것에 딱 들어맞는 사례이죠. 

경계심 풀면 안 되지만
하지만 AI가 교육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닙니다. 문제집 풀이, 숙제 도움 서비스 등으로 매출을 내는 온라인 교육 기업 체크(Chegg)가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챗GPT가 체그의 신규 고객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는 언급을 하자 주가가 바로 47%가량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잠재 고객들이 체그의 서비스를 쓰는 대신, 챗GPT에게 이를 물어보는 현상이 관찰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런 흐름이 현재 나오는 예상들처럼 커진다면 체그와 같은 기업들은 더 빠르게 힘든 시간을 맞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체그가 안 좋은 소식을 전하자 덩달아 같은 카테고리로 묶여 있는 듀오링고도 주가가 10% 가까이 하락했어요. 하지만 듀오링고는 체그처럼 문제 풀이나 숙제 도우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언어의 배움' 자체에 집중했고 AI를 보조자이자 도우미로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고 볼 수 있어요. (실제로 듀오링고의 주가는 이후 회복 중이에요. 물론 곧 발표될 1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듀오링고는 서비스 및 제품의 관점에서도 훌륭한 게임화(Gamification)를 통해 언어 학습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사례입니다. 오히려 AI를 통해 이러한 서비스의 장점을 더욱 살릴 수 있을 것이라 보이죠. 

론칭한 지 10년이 넘은 서비스지만, 트렌드의 가장 앞단까지 달리는 중인 듀오링고의 성장은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By 준. O2O 스타트업에서 일했고, 현재는 글로벌 콘텐츠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스타트업, 웹3, AI 등 새로운 기술이 바꾸어 나가는 세상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전기차] #BYD #미국v중국 
2. 급변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
중국 자동차 회사의 약진이 심상치 않아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시장을 올해 들어 중국 제조사가 마침내 석권했어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 기업의 시너지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 것이에요. 

강력한 중국 경쟁자의 등장으로 테슬라의 전략에 의구심을 가지는 시각이 일각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중국 시장의 전통 강자였던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사업 방향에 신속한 변화를 줄 필요가 생겼어요.
BYD는 오랜 기간 투자의 결실을 본격적으로 보는데 가까워지고 있어요.
이제는 싸고 좋은 전기차
지난달 말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 BYD(비야디)가 올해 1분기 십수년 간 중국 시장 1위 사업자였던 폭스바겐을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했다는 뉴스가 있었죠. BYD는 올해 말까지 폭스바겐을 뛰어넘는 중국 1위 사업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목표가 공허하지 않아요. 

BYD는 이번 1분기 44만 대의 친환경 자동차(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포함)를 팔았고 폭스바겐은 43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는데 그중 40만 대가 내연기관이었어요. 십수 년간 중국 시장 1위를 지켜온 폭스바겐이지만 전기차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BYD의 성장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 보여요.

BYD는 작년 상반기부터 테슬라의 출하량을 앞서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전기차 분야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를 통틀어서도 중국 내수 시장에서 모든 자동차 회사를 앞질러 가기 시작한 것이에요. 싸고 좋은 전기차를 만들어 낸 덕분이에요.

BYD의 베스트셀링 모델 친(Qin) 플러스의 가격은 12만 9800위안(약 2500만 원)이고 주행거리는 420키로미터에요. 지난달 상하이 모토쇼에서 내놓은 해치백 스타일의 전기차는 7만 8800위안(약 1500만 원)부터 시작해요. 주행거리도 300킬로미터 정도로 가격 경쟁력과 성능이 뛰어나요.

자동차의 디자인 또한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제로백 2초 수준의 전기 슈퍼카와 고급 SUV를 생산하기 위한 '양왕' 라인까지 만들면서 저가와 고가 시장을 모두 섭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보조금과 수직통합의 결과
BYD의 약진은 중국 정부가 오랜 기간 전기차 시장 육성에 꾸준히 투자한 결실이라고 볼 수 있어요.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 정부는 관련 보조금과 세금 감면에 2000억 위안(약 38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작년 600만 대 이상(전 세계의 60%)의 전기차가 팔렸고 중국인의 절반 이상이 다음 차로는 전기차를 고려하는, 전동화가 '대세'인 시장이 되었어요.

BYD는 수직계열화의 이점을 활용해 시장의 선두 자리를 석권했어요. 앞 유리와 타이어를 제외하고 모든 부품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생산 속도가 이토록 빠르게 증가할 수 있었다고 해요. 이 회사는 중국 내 광산에서 주요 배터리 소재를 조달하고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전력 관리 칩을 비롯한 배터리와 반도체를 자체 생산해요.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자체 건설회사까지 보유하고 있어요. 제품 개발 비용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보다 20~30% 낮다고 하고요.

그동안의 대대적 투자가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끌어올린 셈으로, 미국이 작년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제조 산업의 기반을 자국으로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요.

테슬라 가격 인하 역풍?
일각에선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이 오히려 이번 중국 제조사가 약진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도 평가해요. BYD는 올해 첫 두 달 동안 중국에서 테슬라보다 5배 이상 많은 차량을 판매했거든요.

테슬라는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량은 전 분기 대비 6% 증가에 그쳤어요. 4월의 상하이 공장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감소하기까지 하면서 이제 소비자들이 다른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어요. (이러한 결과 때문인지 테슬라는 더 이상 가격을 인하하지 않고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차량 가격을 소폭 인상했어요)

지난 3월 BYD가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일부 모델을 할인 해주기로 하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가격 인하 압력이 세졌어요.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고 테슬라에 비해 더욱 저렴하고 새로운 모델을 제공하는 BYD가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이에요. 

실제로 다양하고 새로운 모델을 보유한 BYD에 비해 테슬라의 라인업은 많이 부족해요. 테슬라는 1분기 투자자의 날에 모델3, 모델Y 외에 소비자들의 구매 동인을 자극할 수 있는 더 대중적인 전기차 모델이나 사이버트럭 등 신규 모델 출시 계획을 밝히지 않았어요.

유럽 제조사의 투자 확대
또 BYD가 폭스바겐까지 넘어선 관계로 테슬라만 위기라고 볼 수 없게 되었어요. 5년 전만 해도 독일 등 외국계 제조사들은 중국 자동차 판매의 3분의 2를 차지했어요. 이제 그 점유율은 약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전략적 수정이 필요한 단계가 되었고요.

유럽 기업들, 특히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은 떠오르는 중국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투자금을 늘리고 있어요. 미국 리서치 그룹인 로디움(Rhodium)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 부문에 대한 유럽의 직접 투자는 62억 유로(약 9조 원)에 달했어요. 

최근 서구권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예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 경영자 올라 칼레니우스는 한 독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 단절은 "거의 모든 독일 산업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자동차를 제외한 다른 부문에 대한 중국 투자는 총 15억 유로(약 2조 1800억 원)에 그친 것에 비하면 자동차 제조사들의 절박함을 엿볼 수 있어요. 자동차 산업 총투자액이 17억 유로(약 2조 4750억 원), 기타 부문 투자액이 55억 유로(약 8조 원)였던 2018년과 비교해도 큰 폭의 변화예요. 

이 데이터에는 미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 폭스바겐이 10월에 발표한 중국 칩 설계 회사인 호라이즌 로보틱스에 대한 24억 유로(약 3조 5000억 원) 투자, 4월에 발표한 중국 내 혁신 센터에 10억 유로(약 1조 5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라 실제 규모는 더 커져요.

투자가 전부는 아니고
유럽 제조사들의 투자 움직임을 두고 상하이의 컨설팅 회사 오토모빌리티의 설립자이자 전 중국 크라이슬러 책임자였던 빌 루소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전체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어요.

당장 직면한 지각변동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존의 기업 구조의 한계를 벗어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기대치 등 시장 변화의 속도를 외국 제조사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에요. 니오, 샤오펑과 같이 새롭고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차가 중국에서 얼마나 빨리 출시되는지 외국 경영진이 체감하지 못하고 체질 개선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요.

이제 오랜 기간의 레거시가 깨지기 시작했고 중국 자동차 시장은 앞으로 대대적인 지각 변동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요. 테슬라의 전략적 변화나 유럽 제조사들의 본격적인 투자와 새로운 전기차의 출시, 가격 인하 압박에 따른 중국의 소규모 브랜드들의 합종연횡까지. 중국 제조사의 약진이 가져올 변화가 촉발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앞으로 흥미롭게 지켜볼 사안들이에요.

-
By 캐롤라인. 언론사와 스타트업을 거쳐 현재는 전기차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최신 전기차 트렌드와 그 후방산업인 배터리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소셜미디어] #광고수익 #실적
3. 결국 답은 광고 수익이다?
디지털 광고를 주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테크 기업들이 지난 4월 말에 차례로 발표한 1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메타와 스포티파이는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고, 유튜브와 스냅은 광고 수익이 분기 연속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죠.

이들 실적의 주요 포인트를 통해 지금의 디지털 광고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데요. 새로운 서비스의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은 '광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틱톡의 계속되는 성장에 맞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쇼츠와 릴스를 통해 어떻게든 광고 수익을 늘리려 하는 중이죠.   
의외의 결과 보여준 메타
메타는 지난 3분기 연속 실적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죠. 그런데 이번 1분기에는 사람들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결과를 발표했어요. 메타의 1분기 매출액은 286억 5000만 달러(약 37조 961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어요. 순이익도 이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고요. DAU(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20억 4000만 명으로, 예상치인 20억 1000만 명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어요. 

메타의 매출이 성장한 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용 절감도 있겠지만, 중국 광고주들의 활동 재개가 큰 영향을 미쳤어요. 중국 정부의 코로나 관련 정책이 완화되고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제한이 풀어지면서 운송비가 낮아지자 중국 광고주들이 전 세계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를 다시 운영하기 시작한 거예요. 덕분에 광고 매출도 늘었고요. 

그렇지만 메타의 광고 사업이 완전히 회복세로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메타도 여전히 변동성이 큰 세계 경제 상황을 언급하면서, 올해 남은 기간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밝혔죠. 

광고 확장하는 스포티파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좋은 소식을 알린 또 다른 기업은 스포티파이예요. 2023년 1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 수와 프리미엄 가입자가 모두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스포티파이의 올해 1분기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5억 1500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했어요. 

MAU의 성장은 광고를 보여주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이용자 수의 증가, 즉 광고 수익의 증가를 의미하기도 해요. 1분기 스포티파이의 광고 수익은 총 3억 2900만 유로(약 4790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 증가했고, 해당 분기 매출의 약 11%를 차지했어요. 

같은 기간 프리미엄 유료 가입자도 약 500만 명이 증가했어요. 이로 인해 스포티파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독 수익이 14% 증가한 27억 1000만 유로(약 3조 9460억 원)를 기록했죠.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유료 구독자로부터 얻은 매출 성장은 로모션 가격이 만료되는 다음 분기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앞으로도 스포티파이는 광고 사업을 확장할 거예요. 그간 스포티파이는 광고 사업에 의존하기보다는 팟캐스트 등 콘텐츠 투자에 집중해 왔어요.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의 압박을 받은 뒤, 올해는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죠. 특히 팟캐스트 쇼의 이용자와 광고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유통 전략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알려졌어요. 

사용자 늘어도 어려운 스냅 
그렇지만 사용자 수의 증가가 광고 수익의 증가로 반드시 이어지는 건 아니에요. 스냅의 DAU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억 8300만으로 집계됐지만, 매출은 오히려 7% 줄었어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어든 건 2017년 IPO 이후 처음이고, 2분기에는 추가로 6%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요

스냅의 실적이 악화된 건 광고 수익의 부진 때문이에요. 모바일 광고에 집중하던 스냅은 이미 2021년 애플의 아이폰 개인정보보호정책 변경으로 광고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는데, 여전히 당시의 광고주를 모두 회복하지 못했어요. (모든 빅테크 플랫폼처럼)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도 받는 중이고요. 광고 CTR(Click-through Rate, 클릭률)을 높이기 위해 광고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했지만, 오히려 매출에 지장을 주는 결과를 가져왔죠.

틱톡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도 광고 수익에 영향을 주고 있어요. 광고주라면 더 영향력 있는 플랫폼에 광고비를 쓰고 싶어 할 테니까요.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유료 구독 서비스 스냅챗+ 등을 내놓거나 AI 기술을 적용한 챗봇 등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은데요. 미국에서는 사랑받는 앱이지만, 해외 시장에서 확대가 어렵고,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기는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에요. 

유튜브는 쇼츠 통한 광고 확대
유튜브의 광고 수익도 3분기 연속 줄어드는 중이에요. 2022년 3분기 1.9% 감소한 데 이어 4분기에는 7.8% 줄어들었고,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대비 2.6% 감소한 66억 9000만 달러(약 8조 8630억 원)를 기록했죠.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광고 시장의 상황이 안 좋은 데다, 숏폼 영역에서 틱톡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요. 

유튜브 또한 틱톡을 견제하기 위해 숏폼 콘텐츠인 ‘쇼츠(Shorts)’에 주력하는 모습이에요. 지난 2월부터는 숏츠 크리에이터들에게도 광고 수익의 일부를 공유하기로 했는데요.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틱톡에 사용자를 내어주지 않기 위한 대처였죠.

유튜브는 쇼츠의 성장이 다시 수익을 안정화 시키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최근 광고주들이 구매할 수 있는 쇼츠의 광고 슬롯을 확대한다고 발표했어요. 이제 일별 500억 뷰가 넘는다는 쇼츠를 통해 본격적인 광고 수익 확대를 진행하겠다는 것이죠.

좋아질 것 없는 환경 속에서
실적 희비가 엇갈리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상황이 나아진 건 아니에요. 거시 경제 상황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가운데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플랫폼들이 계속 이전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게 되었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여러 시도 중 아직 뚜렷하게 두각을 드러내는 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플랫폼들은 주력 사업인 광고 수익을 늘리는 데 당분간 더 집중할 것으로 보여요.

결국 광고 수익이 현재 사업을 뒷받침하고 미래 사업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에 좋은 결과를 보여준 기업이라면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면 부진을 만회할 방법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에요. 지난 몇 년간의 광고 시장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가운데 이들 사이에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 커질테고요.

-
By 핀핀. 콘텐츠 스타트업을 거쳐 IT 회사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요 미디어 플랫폼들의 동향과 새로운 미디어 스타트업들의 시도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 유용하고 재밌는 비즈니스 이야기
각 영역에서 일하는 중인 현업의 실무자들과 전문가들이 지금 꼭 봐야할 이야기를 전합니다. AI, 빅테크, 전기차, 리테일, 거시경제, 자본 시장 등의 가장 중요한 이슈와 비즈니스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드려요. 

📌 첫 달 50% 할인 중이에요. 더 할인된 연간 구독제도 있어요.

☕️
무료 구독은 

오늘 커피팟 어땠나요?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3
더는 받아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