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의 침공으로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이 이루어지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향후 경제 협업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는 중입니다. 그중에서 유럽의 소식에는 특히나 그 소스가 앞서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미국의 기업 컨소시엄이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 파이프라인인 노드 스트림 2(Nord Stream 2)에 대한 지분 투자를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죠.
특히 이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아 미국이 종전을 하고 이런 방법으로 러시아와 경제 협업을 하면서 이익을 보려는 것이구나!"라는 희망찬 추측을 자아내게 했죠. 하지만 현실은 그러한 사업을 추진하기에 그렇게 녹록치가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저기를 개발해서 이런저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라고 분석하고 그 정당성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그런 이야기들이 메인 스트림을 통해서 퍼져 나가지 않는 것은 그 실제 경제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사업 자체에 대한 리스크가 커 투자 개발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에 나선다는 것도 아직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상화이고, 불확실성이 너무 큰 그림입니다. 물론 미국의 기업들이 다시 러시아에 들어가서 활동을 한다고 하면 하나의 시장을 다시 얻는 것이기에 기업들이 실적을 올리는데는 좋은 일입니다.
근데 여기서 질문을 다시 해봐야 합니다. 과연 그럼 3년 동안 미국 기업들은 "러시아라는 시장이 확 줄어들어서 혹은 없어서 아쉬웠을까?"라고 말이죠. 미국이 지난 몇 년간 이어온 '미국 예외주의'를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시장이 없어도 미국 기업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면서 이례적인 수익을 올리고, 그 가치도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테크 기업들이 그 성장을 이끌었다고 하지만, 미국 리테일 경기는 강고했고 관련 사업도 흥했고, 증시 전체가 부흥했습니다.
러시아 경제를 떠받치고, 이 전쟁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러시아의 에너지 사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미국은 이미 2018년부터 최대 산유국의 지위에 올라섰고, 사상 최대의 생산량을 매년 경신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동안 재생에너지 업계의 성장도 이어졌지만, 미국의 석유 기업들 역시 강고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건재함을 알렸죠.
과거에는 더욱 강력했던, 아니 빅테크 이전에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미국의 빅오일 기업들은 이전에도 러시아에서의 사업 운영을 거의 하지 않았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를 못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사업성도 없었고, 명분도 없는 투자였던 것이죠.
과연 앞으로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확대한다고 하면 에너지 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볼 수 있을까요?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쉽지 않을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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