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이 때 즈음에 닷컴버블은 결국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3월에 피크를 치고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한 나스닥 인데스는 결국 77%가량 떨어지면서 2년이 넘게 지난 2002년에야 바닥을 쳤습니다.
2000년 3월의 기사들을 돌아보면, 지금의 아니 현재 불안해진 시장이 오기 직전의 데자뷔를 보는 듯도 합니다. 당시 주요 해외 경제 기사 아티클들을 찾아보면, 소위 '닷컴 붐'을 이끈 새로운 기술과 관련 회사들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경제에 대한 극찬이 넘칩니다. 새로운 산업이 지속 성장을 이끌고, 자본 시장도 계속 키워줄 것이라는 믿음이 강고했죠.
하지만 2000년 3월까지도 이런 기사가 이어지던 와중에 어느 날 나스닥을 포함한 각종 인덱스는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물론 2년이 넘는 시간 인덱스가 반등을 하는 날들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좋은 날도 있었죠. 그러나 그 추세는 오래가지 않았고, 결국 2000년대 초반의 기나긴 경기 침체와 함께 바닥을 계속 찾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2000년대 초반과 지금은 당연히 다릅니다. 경제의 규모도 다르고, 그 체력도 다르고, 현재의 빅테크로 성장한 이들을 중심으로 한 테크 산업이 만들어 온 모습도 다르죠. 하지만 그래서 더 평행적으로 이어지는 면을 봐야 하기도 합니다.
일단 소위 '매그니퍼센트 세븐'이라고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 7곳은 확실한 '조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친 피크에서 10%가 넘게 그 가치가 작아졌습니다. 이 중에서 테슬라의 경우에는 480달러에 이르던 주가가 오늘부로 220달러 초반으로 내려온 모습을 보이고 있죠. 시가총액은 이제 7100억 달러(약 1031조 원)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요.
테슬라의 모습을 보면 전형적으로 그 거품이 빠지는 모습입니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가진 기초적인 체력을 믿고 지금까지 보여준 가치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죠. 아무리 미래 성장성이 좋고, 좋은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도 현재의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투자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어쨌든 현재 테슬라의 판매량은 세계 곳곳에서 많게는 80% 가까이 감소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이 수익 기반의 흐름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로보택시와 자율주행부터 에너지 그리드 사업, 그리고 AI와 휴머노이드까지, 계획한 사업들에 대한 향후 투자와 성장성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죠. 이 와중에 CEO인 일론 머스크는 스스로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안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 침체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이 시장을 크게 불안하게 만든 가운데, 테슬라의 최근 상황은 '패닉 셀(Panic sell)'을 불러오기에 충분하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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