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다와 쿵푸팬더의 AI 승부수

디즈니와 NBC유니버설이 지금 나선 이유

2025년 6월 18일 수요일
헐리우드와 미디어 콘텐츠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드디어 'OOO 스타일' 이미지 생성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업계를 통틀어 그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가장 방대한 디즈니와 NBC유니버설이 미드저니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두 거인은 AI 시대에 자신들의 콘텐츠를 지키는 전략적인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인 미드저니를 타겟한 이유도 분명해 보입니다. 더 늦기 전에 확실한 선례를 만들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AI] #콘텐츠 #저작권
요다와 쿵푸팬더의 AI 승부
디즈니와 NBC유니버설이 지금 나선 이유
디즈니와 NBC유니버설이 칼을 빼 들었습니다.

바로 이미지 생성 AI 스타트업인 미드저니(Midjourney)에 소송을 걸고 나선 것인데요. 앞서 이미지 생성 AI로 화제를 몰고, 2024년에 약 3억 달러(약 412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이들에게 관련 이미지 생성의 즉시 중단과 저작권 침해 필터링 기술 도입을 요청했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사실상 헐리우드의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 AI 기업에 제기하는 첫 소송입니다.

그간 미드저니에서는 '디즈니 스타일' 혹은 '픽사 스타일'이라는 키워드를 활용한 프롬프트로 이미지 생성이 가능했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쓰기도 했죠. 결국 화제를 끌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미드저니를 이용하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 모습을 보면 얼마 전 오픈AI의 챗GPT(달리)를 통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 열풍이 바로 생각나기도 하죠. 지브리는 이에 대해 오픈AI측에 문제 제기를 하긴 했지만, 아직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두 가지 케이스는 거의 똑같은 문제 제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어떤 스타일의 복제는 바로 IP, 즉 지식재산권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이슈이고, 앞으로도 그 논의가 꽤 오래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 대표적인 콘텐츠 회사들이 액션을 취하고 나선 목적은 명확합니다.

디즈니와 NBC유니버설이 제출한 소장에 나와 있는 예시들입니다. 위아래 이미지의 왼쪽이 각각 미드저니가 생성한 이미지이죠. 이번 소송은 마블과 스타워즈, 픽사 등을 가진 디즈니와 드림웍스의 NBC유니버설은 AI 시대에 대응하는 중요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이미지: 디즈니, 드림웍스 소장)
콘텐츠 라이브러리의 소중함
마블과 스타워즈, 픽사 등을 가진 디즈니와 드림웍스를 포함한 거대한 라이브러리를 가진 NBC유니버설이 오픈AI가 아닌 상대적으로 덩치가 훨씬 작은 미드저니를 타겟해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선례를 만드는 케이스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법적 대응에도 많은 자원을 쏟을 수 있는 이미 빅테크인 오픈AI와는 소송전이 뻔히 길게 이어질 수밖에 없고, 지브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봐야 하는 상황이죠.

즉, 소송 비용도 많이 들고, 승리가 (더) 불투명한 케이스인 것입니다. (물론 오픈AI는 물밑에서 지브리는 물론 디즈니 등과도 이미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드저니와의 소송을 통해서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 "스타일 침해도 지식재산권의 침해이다" 그리고 "인터넷 시대에 웹 콘텐츠의 '공정 사용(Fair Use)' 개념이 현재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관철하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를 관철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높다고 보고 있는 것이고요.

디즈니에 이은 기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인인 NBC유니버설은 법적 자원의 물량 공세로 확실한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계산했을 것입니다. 만약, 일부라도 그 핵심 주장이 반영되어 승소를 한다면 향후 더 큰 AI 기업들과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서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뉴욕타임스가 오픈AI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상징적인 정면 승부를 하는 것과는 반대의 전략입니다. 물론 뉴욕타임스가 오픈AI에 소송을 건 것은 2023년말로 AI 시대 진입의 비교적 초기에 증거를 수집해 소송을 제기했기에 상황과 목적이 다릅니다. 얼마 전 아마존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한 뉴욕타임스는 오픈AI를 비롯한 빅테크 AI 기업들과 더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전략은 진행 상황에 따라 또 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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