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왕인 AI 시대

[미디어 노트] 다시 이 진부한 표현이 나온 이유

2025년 6월 26일 목요일
최근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는 소식이 있습니다. 챗GPT를 비롯해 점점 더 그 성능이 좋아지는 다양한 AI 챗봇 활용이 늘어나면서, 해당 답변들의 출처인 웹사이트로의 트래픽 이동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주에 AI 시대에 드러나는 미디어의 한계를 통해서도 각 미디어의 현황을 통해 전해드렸는데요. 최근에는 또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면서 미디어뿐만 아니라 자체 웹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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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왕인 AI 시대
다시 이 진부한 표현이 나온 이유  
웹사업자들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클라우드플래어(Cloudflare)가 최근에 공개한 데이터는 다소 충격적입니다.

가장 주목받는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의 봇들이 크롤링하는 웹페이지 6만 개 중 사용자가 출처의 웹사이트 링크를 타고 들어가는 경우는 단 1개였습니다.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웹페이지 수가 10배 늘어났습니다. 오픈AI의 경우 현재 이 비율이 1500 대 1입니다. 구글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인 18:1이고요. 하지만 오픈AI와 구글 역시 불과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이 수치가 몇 배씩 치솟았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AI 챗봇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그대로 보고, 출처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즉, AI가 전해준 그대로의 정보를 믿는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AI 챗봇이 전해주는 콘텐츠가 정보의 원소스가 되는 것이고요.

근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AI 챗봇의 요약 답변이 참고한 원작물의 내용을 아무도 읽지 않게 된다면 말이죠.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자신들의 웹사이트로 직접 찾아오는 사용자의 비율이 낮은 사업자는 이대로 가면 수익을 창출할 길이 사라집니다. 트래픽으로 인한 광고 수익도, 상품 구매를 위한 전환 유도도 할 수 없게 되죠. (이미지: 악시오스)
AI를 위한 피드가 되지 않아야
사람들의 반응을 얻을 수 없는 원작물을 만들 필요가 없게 되죠. 결국 AI 챗봇이 쏟아내는 요약 답변의 데이터가 될 뿐이니까요. 미디어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보상도 없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동력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웹사이트의 경우에도, 트래픽을 유도해 구매 전환을 노리는 전략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아무리 애를 써서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도 그 노력의 대가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AI 챗봇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성되는 웹 구석구석의 데이터를 긁어모아 훈련을 하고 있고, 점점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향상된 기능에 대한 발표가 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지금 이렇게 웹사이트의 트래픽이 급강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각 웹사이트로의 사용자 이동이 줄어들수록 기존에 탄탄한 사용자 베이스를 갖춘 이들은 더 강해지는 효과가 생기기도 합니다. 미디어의 예를 들자면, 수준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많이 생산하는 사업자들은 '정보의 유효성' 측면에서 사람들이 더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소셜미디어의 경우, 지속해서 사람들이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소통을 하기 위해서 그 사용율이 올라갈 확률이 높습니다. 어느 순간 소셜미디어도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 아닌 사람과 기계(AI) 간의 소통으로 대체된다는 예상도 나오지만, 사람이 만드는 각종 콘텐츠를 보고 반응하고 '진짜' 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은 이어질 것입니다.

기존에 우리가 알던 인터넷 시대는 점점 더 그 끝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결국 일부 매체와 채널에 사람들의 의존도가 쏠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퀄리티가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많이 생산하는 이들은 사람들이 '정보의 유효성'을 위해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건 매일 업데이트해야 하는 '정보'의 특성입니다. 확인을 거친 팩트와 그 해석은 우선 사람이 만들어냅니다. 

대표적인 해외 미디어들은 위와 같은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다양하게 늘리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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