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를 타격하는 BBB

머스크가 전면전에 나설 이유

2025년 7월 1일 화요일
테슬라 CEO의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한 일론 머스크가 다시금 큰 목소릴 내면서 미국 정치 정국은 또 큰 소용돌이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고 있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법안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게 되는 테슬라의 상황을 보면 일론 머스크가 간단히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보이는데요. 

오늘은 이 싸움의 향방을 짚어보는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빅테크] #정치경제 #BBB법안
테슬라를 타격하는 BBB
머스크가 전면전에 나설 이유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주도의 일명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법안은 지난 5월에 미국 하원에서 215 대 214로 아슬하게 통과되었습니다. 상원에서는 지난 6월 29~30일에 법안의 신속처리 절차를 역시 51:49로 아슬하게 통과 시켰고, 최종적인 법안의 통과는 7월 4일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과를 확신할 수만은 없습니다. 켄터키 주의 랜드 폴을 비롯한 공화당의 일부 상원의원들은 이 대규모 감세 법안으로 인해 생기는 막대한 빚을 이유로 이 법안을 반대하고 있죠. 미국 의회예산처(CBO, Congressional Budget Office)에 의하면 이 법안으로 인해 이미 막대한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미국은 2034년까지 3조 3000억 달러(약 4466조 원)의 빚을 추가로 늘린다는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일단 소득세와 상속세 등의 감세가 주축인 이 법안의 내용은 고소득층일수록 유리합니다. 공제와 면세 혜택이 소득이 높을수록 커서 그 감세 효과가 훨씬 큰 것이죠. 이 법안이 그저 대규모 감세 법안이라고 비판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득세는 전 계층에서 내리지만, 특히 고소득층이 혜택을 보고, SALT(State and Local Taxes, 주 및 지방세 공제) 역시 그 공제 상한선을 1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높여 각 주의 고세율 거주자(가구당 소득 50만 달러 이하)에게도 유리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렇게 향후 10년간 최소 3조 5000억 달러(약 4736조 원)에서 최대 4조 6000억 달러(약 6225조 원)의 세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는데, 법안은 국방비까지 약 1조 5000억 달러(약 2030조 원) 증대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했죠. 

큰 틀에서 기존의 산업 지원 예산은 유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 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의 예산은 대폭 삭감했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입법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안)가 핵심적으로 지원하는 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등의 산업에 대한 보조금과 면세 혜택도 상당부분 폐지하는 것이 골자이고요.

바로 이 지점에서 일론 머스크가 다시 정치면에 등장합니다.

둘의 사이는 이제 돌이킬 수 없어진 것 같아 보입니다. © AP  
BBB에 큰 타격 받는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BBB 법안이 통과되면 새로운 당을 세워 공화당 의원들을 내년 중간 선거에서 타겟하겠다고 엑스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BBB 법안이 신속처리 절차를 타자 참지 않고 경고를 한 것인데요. 이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머스크의 회사들이 받은 보조금에 대해서 모조리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협박'을 바로 올렸죠. 

영혼의 파트너가 되는듯 했던 이 둘은 정권이 출범한 지 6개월도 안 되어 돌아설 수 없는 강을 건넌듯 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CEO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돌아간 이후, 정치에서 당분간 완전히 발을 떼겠다고 했지만 그 역시 수사였을 뿐입니다. 사실 당연한 귀결이기도 합니다. 

머스크처럼 깊숙이 정치에 발을 담그고, 수억 달러의 돈까지 쓰면서 전면적으로 캠페인에 나선 기업인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머스크는 진심으로 사력을 다해 바이든 행정부를 무너뜨리고,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노력했고, 사력을 다해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표면적으로)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 되었죠.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면서 최일선의 권한을 휘두를 줄 알았으나 그마저 제한되었고, 정부효율부가 실제로 깎을 수 있는 낭비되는 예산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으며, 그들이 지속해서 미디어를 통해 알린 대로 비효율적인 운영의 사례를 충분히 찾기가 힘들었죠. 그래서 그가 예상보다 일찍 자리에서 물러나 "테슬라로 돌아가겠다"고 한 것으로 추정되고요. 

이렇게 빈손으로 돌아온 그가 자리로 돌아와서 맞이한 것은 결국 테슬라의 사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는 법안의 도입입니다. 일단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기차 보조금의 전면적인 철폐가 포함되었고요. 중고 전기차 세액공제도 철폐되어 간접적인 손해를 보고, 전기차에 대한 연간 등록세도 도입이 되어 전기차를 사는 데 있어 보조금은 없애고 세금은 추가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테슬라 성장의 주요 축이기도 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들의 수요가 꺾일 상황이 된 것입니다. (머스크는 물론 7500달러의 보조금 철폐에 기존부터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미 기준선인 2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팔아 당장 2025년말부터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아직 이 수치에 이르지 못한 메이커들은 어쨌든 그 기준선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죠.)

뿐만 아니라 테슬라가 크게 밀고 있는 에너지 사업 전반도 타격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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