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유니클로

미국 시장을 더 공략하는 이유

2025년 10월 15일 수요일
오늘은 유니클로(패스트리테일링)의 실적 이야기를 잠시 짚고 가겠습니다. 유니클로는 최근 모두의 예상보다 좋은 회계연도 2025년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세계 시장에서 거침없이 진격하는 유니클로의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특히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더 크게 전체적인 성장을 당기겠다는 그림을 보여줍니다.

현재 미국발 관세 전쟁은 이들에게도 위협이지만, 오히려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리테일] #브랜드포지셔닝 #미국시장
진격의 유니클로
미국 시장을 더 공략하는 이유
유니클로가 놀라운 실적 성장세를 또 보였습니다. 

지난주에 발표한 패스트리테일링의 회계연도 2025년 매출은 3조 4005억 엔(약 31조 9700억 원)을 기록해서 전년 대비 9.6%나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642억 엔(약 5조 3050억 원)을 기록해 12.6% 증가했습니다. 이제는 비슷한 포지셔닝의 라이벌 기업들인 자라와 H&M보다 성장세가 크고, 세계 시장에서 점점 더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유니클로가 이들의 본진인 유럽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 시장에서 매출은 3695억 엔(약 3조 4740억 원)을 올리면서 성장률은 14%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큰 시장인 일본에서도 10% 성장했고, 차세대 동력 중 하나로 삼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12% 성장했고, 당장 주력할 시장으로 꼽는 미국에서도 24.5% 성장했는데요. H&M의 성장이 다소 정체된 사이에 유럽 시장을 파고들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의류 시장에서 압도적인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자라의 인디텍스(Inditex)는 그 성장세가 여전히 크고 유럽 시장에서도 건재합니다. 하지만, H&M이 부진한 틈을 더 파고들어 입지를 확대한 것은 유니클로였습니다, 유럽에서 H&M이 매장을 축소하는 동안, 유니클로는 지속해서 매장을 늘리는 중이고요.

두 기업의 포지셔닝은 이제 시장에서 달라졌습니다. H&M은 중저가 브랜드로 그 포지션을 지속 이어가고 있고, 최신 유행을 쫓아 라인업을 빠르게 업데이트하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바꾸지 못했습니다. 반면 유니클로는 유행보다는 기능성과 품질을 앞세운 일상복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죠. 게다가 높아진 품질을 입증하는 에어리즘, 히트텍, 울트라 라이트 다운 등의 자체 개발 기술이 집약된 라인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소비자들에게 그 '가성비'를 입증했다고 보여집니다. 

H&M이 절치부심하지 않으면 앞으로 유니클로는 각 시장에서 H&M과의 격차를 더 벌려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회계연도 2025년의 실적은 3분기(2025년 8월말 기준)까지 매출이 2% 정도 성장하면서 완만한 회복세이지만, 빠른 시일내 새로운 전략을 적용하면서 큰 성장세를 이끌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무엇보다 유니클로의 기세가 워낙 좋습니다. 세계의 대표적인 의류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고, 이제는 그 자리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 각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 더 공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의류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히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함입니다.

유니클로의 브랜드 위상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시장을 타겟하는 이유  
물론 유니클로가 미국 시장을 더 공략하기로 한 것에는 여러 가지 중요한 요소들이 작용했습니다. 

일단 앞으로 성장이 쉽지 않은 중국 시장 대신 오랜 기간 자리를 잡지 못한 미국에서 성장을 하는 것은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서 필수가 되었습니다. 그간 전체적인 해외 시장의 성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이루었는데 중국의 패스트패션 이커머스 브랜드들에 점점 자리를 내주는 형국이 되고 있죠.

최근에는 중국 내수 수요 부진을 원인으로 꼽기도 하지만, 이커머스 중심의 자국 업체들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죠. 쉬인은 물론 테무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서 말이죠. 중국 시장이 더는 안정적으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회계연도 2025년에 중국 시장에서 유니클로는 매출이 전년 대비 4% 감소한 6502억 엔(약 6조 1130억 원)을 올렸습니다. 미국 시장을 포함하는 북미 시장에서는 유니클로의 회계연도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24.5%나 증가했습니다. 2711억 엔(약 2조 5490억 원)을 기록하면서요. 영업이익도 35% 넘게 증가해 442억 엔(약 4160억 원)을 올렸죠. 4분기에도 그 큰 증가세가 이어져서 해외 부문의 성장을 이끄는 역할도 했습니다.

중국이 가장 큰 해외 시장이긴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은 중국 시장을 상쇄해 줍니다. 더군다나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으로 보는 마케팅 효과는 다른 시장에도 더 큰 영향을 미치죠. 미국에서의 성장은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닙니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상징성을 더 키우고 굳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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