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국 '버블' 총론

버블인가 아닌가, 충돌하는 근거들

2025년 10월 24일 금요일
시장은 지금이 과연 AI로 인해 펼쳐지고 있는 버블인가 아닌가에 대한 토론이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이제 곧 터질 수 있는 버블이라는 주장을 하고, 한쪽에서는 아직 버블이 아니라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죠. 

체감상 지금 시장은 이미 큰 버블을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가 더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모든 버블이 달랐듯이 이번에는 어떤 점을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지를 짚으면서 버블이 아니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들은 어떤 데이터와 근거를 더 두느냐에 따라 의견을 정리할 수 있을 텐데요. 오늘은 최근 나오는 논의 중 유심히 살펴볼 이야기를 중심으로 정리를 해드립니다.

차근히 짚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I] #금융시장 #버블
현재 'AI 버블'에 관한 총론
버블인가 아닌가, 충돌하는 근거들  
최근 AI 업계 내에서 일어나는 순환 금융으로 인해 더 커진 버블에 대한 우려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현재로서는 시장에 자금이 돌게 하고 지속해서 투자가 활성화되는 역할을 하겠지만, 결국 실제 소비자들의 수요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실제 수요와 언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인 것이죠. 

그리고 이제는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는 막대한 AI 투자가 결국은 현재 미국 경제 전체를 지탱하는 유일한 요소라는 분석도 속속 나오는 중입니다. 지금 일어나는 AI 산업의 버블은 다른 곳에서 물이 새는 미국 경제를 채워주고 있다는 것이죠. 

그중에서 몇 가지 대표적인 분석들을 살펴보면요.

  • 하버드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제이슨 퍼먼은 최근에 2025년 상반기 미국 GDP 성장의 92%는 정보처리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에서 나왔다고 짚었습니다. 즉,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미국의 경제를 이끄는 절대적인 요소였다는 점을 짚은 것이죠. 이러한 투자를 빼고 나면 GDP 성장률은 0.1%에 불과할 것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물론 AI 붐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금리가 더 낮았을 것이고, 전기 가격도 더 낮았을 것이고, 다른 영역에 (돈이 흘러들어가) 성장률을 어느정도 커버했을 것이라는 가정도 합니다. 아주 러프하게 보면 AI 붐으로 얻은 성장의 반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죠.

    하지만 만약 AI가 이 정도로 성장률을 뒷받침해 주지 않았다면 관세 전쟁으로 인해 보는 손해가 더 크게 미쳤을 것이라고 유명 이코노미스트인 노아 스미스가 이에 대해 짚습니다. 그는 현재 미국의 제조업, 특히 자동차 산업은 관세 정책으로 인해 분기별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가 나는 대표적인 영역인데, 이러한 점이 아직은 비교적 건강한 노동 시장과 GDP 성장률 등으로 인해 가려지고 있다고 보고 있죠.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는 대형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자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이렇게 이끌고 있죠. 이들의 연간 자본지출은 챗GPT 출시 이후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미지: Derek Thompson, This is how the AI bubble will pop)
  • 서브스택을 통해 독립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유명 경제 데이터 저널리스트인 조이 폴리타노(Joey Politano)는 한 발 더 나아간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펼쳤는데, 예외적인 품목들이 무엇인지 끄집어냅니다.

    바로 AI 개발에 필수적인 대형 컴퓨터와 컴퓨터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규모가 미국이 관세를 면제하는 대상 중에서 가장 크다는 것입니다. AI 붐이 일면서 그 수입이 대폭 증가했고, 지난 7월에 340억 달러(약 48조 9600억 원)에 이르렀고 매달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품들의 많은 부분은 대만을 비롯해 멕시코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이 부품들은 해당 국가에 매겨진 관세와 상관 없이 관세가 면제입니다. (참고로 대만은 챗GPT가 등장한 이후 미국에 연간 1600억 달러(약 230조 원)가 넘는 컴퓨터와 관련 부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AI 붐을 이어가고,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서 AI와 관련한 품목들 만큼은 현재 모든 걸 면제 시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컴퓨터와 부품에 대한 수입은 올해 들어서 특히 더 늘었습니다. (이미지: Joseph Politano, Apricitas Economics)
  • 록펠러 인터내셔널의 회장인 루치르 샤르마도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을 통해 "미국은 이제 AI 단 하나에 큰 베팅을 한 상황"이라고 진단합니다. 그는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의 40%를 AI가 담당했다는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워낙 AI 관련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들까지 고려하면 이 비중은 더욱 높을 것이라고 봅니다.

    AI 붐 덕분에 외국인들의 미국 시장 투자는 더 늘었습니다. 2분기에만 2900억 달러(약 417조 원)가 해외에서 유입되었고, 이제 외국인들은 전체 투자 비중의 30%를 차지한다는 점을 짚었죠.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AI가 생산성 혁신을 가져오고, 지속적인 투자를 불러온다고 해도 현재 AI를 제외한 다른 섹터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짚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 경제는 AI라는 다리 하나로 서 있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AI 버블을 가장 가까운 닷컴 버블에 보통 비교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당시와 다른 점을 짚습니다. 역사상 그 어느 때도 현재와 같은 페이스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확정되지 않은 기술에 대해 투자가 이루어진 적은 없다면서요. 

오픈AI서부터 엔비디아 그리고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CEO들은 현재 모두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어떻게 충분한 규모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없는 현재 상황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를 지속하지 않으면 쫓아갈 수 없는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어떻게든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현재 미국 테크 기업들의 위용을 볼 수 있는 차트입니다. (이미지: 골드만삭스)
버블이 아니라는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는 최근에 내놓은 리포트를 통해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그리고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주류 미디어뿐만 아니라 서브스택 등지의 유명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들을 통해서 나오는 시장의 전반적인 분석과는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습니다. 현재 AI 시장은 버블이 아니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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