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달러 각본가

그가 스트리밍 경쟁에 끼치는 영향  

2025년 11월 4일 화요일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를 인수하기 위한 경쟁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 분위기는 파라마운트의 성장을 이끌어 온 히트 콘텐츠를 대부분 제작해 왔다고 알려진 테일러 셰리던이 총액 10억 달러(약 1조 4380억 원)에 이르는 계약을 라이벌인 NBC유니버설과 맺으면서 입니다. 

10억 달러 사나이가 된 각본가 테일러 셰리던은 누구일까요? 무엇을 만들었길래 이렇게 큰 계약을 확보했고, 왜 스트리밍 경쟁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걸까요? 

스트리밍 경쟁에서 크게 밀린 NBC유니버설이 이제 본격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인 피콕(Peacock)을 키워보겠다는 중요한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에 더 공격적인 제안을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움직임이죠. 

해자를 만든 넷플릭스를 위협할 경쟁자는 이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는 없지만, 언제든 콘텐츠로 판도가 바뀔 수 있는 현재 스트리밍 경쟁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스트리밍] #미디어 #컴캐스트
10억 달러 각본가
그가 스트리밍 경쟁에 끼치는 영향
여전히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가 누구에게 매각될 지 혹은 매각되기는 할 것인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현재 상황은 2파전이 되어있다고 추정됩니다. 바로 NBC유니버설을 가진 컴캐스트와 판라마운트 스카이댄스로 말이죠. 

사실 두 기업의 사이즈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일단 NBC유니버설만 해도 그 매출 규모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에 비해 훨씬 큽니다. 컴캐스트의 전체 매출에서 추출한 NBC유니버설의 매출은 약 400억 달러가 넘고,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292억 달러(약 42조 원)입니다.

근데 파라마운트가 한 가지 크게 앞선 분야가 있죠. 바로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현재 약 77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고, NBC유니버설의 피콕은 약 4100만 명의 구독자가 있습니다. 현격한 차이가 나죠.

피콕은 2020년이 되어서야 스트리밍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었고, 이미 경쟁이 커진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죠. 그래서 일단 미국 시장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유지했습니다. 헌데 파라마운트는 더 늦은 2021년에야 스트리밍 서비스인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론칭했지만, 스트리밍에서 피콕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더군다나 NBC유니버설이 가진 라이브러리는 파라마운트에 비해서도 큽니다. 일단 영화는 <반지의 제왕>, <쥬라기 공원>, <패스트&퓨리어스> 같은 프랜차이즈를 보유하고 있고, <슈렉>과 <쿵푸팬더>가 대표적인 드림웍스도 소유하고 있죠. 뿐만 아닙니다. NBC는 미국의 각종 프로 스포츠 중계권을 가지고 있고, 중계 역량도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방송 사업을 운영하고 있죠. 게다가 <더 오피스>와 <로 & 오더> 같이 유명 티비 시리즈도 가지고 있습니다. 

NBC유니버설이 스트리밍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실책도 있지만, 파라마운트가 특히 미국에서 대성공을 만든 히트작을 꾸준히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초기에 인기가 절정으로 치달은 몇 개의 시리즈는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구독자 모집에 아주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NBC유니버설의 모습입니다. (이미지: 유니버설픽처스)
테일러 셰리던이 누구길래?  
우선 한국에서는 생소한 <옐로스톤(Yellowstone)>이라는 현대판 서부 카우보이 비즈니스/액션/ 로맨스가 버무려진 드라마가 대표입니다. 드넓은 목장을 소유한 카리스마 넘치는 카우보이 비즈니스맨 역할을 맡은 케빈 코스트너를 주연으로 2018년에 시즌 1이 방영되기 시작한 이 드라마는 2024년에 시즌 5까지 방영되었고, 미국 티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리즈 중 하나가 되었죠.

블룸버그에 의하면 이 드라마가 5개의 시즌 동안 올린 매출이 29억 달러(약 4조 1710억 원)에 순익은 7억 달러(약 1조 원)가 넘었습니다. 게다가 DVD 판매와 다운로드로 번 돈만 (추가로) 4억 5000만 달러(약 6470억 원)에 이릅니다. 대성공을 거두는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 몇 개 이상의 효과를 거둔 셈이죠.

근데 히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외에도 역시나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1883>,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 <털사 킹>, <1923>, <라이오네스>, <랜드맨>이 2021년부터 줄줄이 공개되면서 파라마운트의 실적을 이끌었습니다. 파라마운트가 비록 이전 오너였던 미국의 오랜 미디어 가문의 상속자인 셰리 레드스톤의 미숙한 경영으로 스카이댄스라는 더 작은 영화 스튜디오에 인수되는 운명을 맞이했지만, 그 성장을 지속 이끌 '에버그린' 콘텐츠만큼은 계속 생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2022년부터 그가 제작한 프로그램들의 스트리밍 시간은 13억 시간에 이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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