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가 책방을 부활시키면

상장을 하는 서점 사업의 방향은?

2025년 12월 22일 월요일
행동주의 투자로 유명한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미국의 대표적인 서점 체인 사업인 반스앤노블과 영국의 워터스톤스(Waterstones)을 합쳐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런던이나 뉴욕에서 기업공개(IPO) 형식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요.

작년 9월에 부활하는 이 책방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커피팟을 통해서도 전해드렸는데요. 2025년에만 67개의 지점을 추가로 열면서 사업을 확장해 왔습니다.

상장은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리테일 지배자인 아마존의 희생자가 되었던 책방 사업의 부활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유명한 헤지펀드가 책과 책방 사업이 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장기 투자를 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 모바일로 옮겨오는 것이 확정적이었던 시대에 무엇이 살아남을까를 보면서 투자를 한 대표적인 사례라고도 할 수 있고요. 

[리테일] #반스앤노블 #엘리엇매니지먼트
헤지펀드가 책방을 부활시키면
상장을 하는 서점 사업의 방향은?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18년에 영국의 서점 체인 사업인 워터스톤스를 인수했습니다. 워터스톤스는 2011년부터 제임스 던트가 CEO를 맡아 턴어라운드 시킨 터였죠. 당시 영국과 아일랜드에 약 240여 개의 지점으로 확장하던 이 체인을 약 2억 7900만 달러(약 4130억 원) 가치에 인수합니다. 


이후 바로 다음해에 엘리엇은 아마존에 시장을 빼앗겨 적자가 불어나던 반스앤노블을 인수합니다. 매출은 37억 달러(약 5조 4790억 원)였는데, 손실은 1억 2500만 달러(약 1850억 원)가 넘었던 이들의 가치는 6억 8300만 달러(약 1조 11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반스앤노블을 부활 시킬 적임자로 이미 제임스 던트를 낙점했던 것이고 인수를 진행한 것입니다. 


워터스톤스의 사업 성공 방식이 반스앤노블에 이식될 수 있다는 것을 봤고, 미래에 사업을 합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그리면서 인수가 이루어졌던 것이죠. 반스앤노블은 이후 지점이 700개 이상, 워터스톤스는 300개 이상이 되어 둘이 합쳐 이제 100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는 책방 사업이자, 리테일 사업자가 되었습니다. 두 사업을 합친 매출은 작년 기준으로 총 30억 달러(약 4조 4430억 원)를 넘겼고, 순이익도 4억 달러(약 5920억 원)에 이르렀고요.


사실 엘리엇이 이들을 인수할 때만 해도 책방 사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아마존의 위세가 너무 컸고, 책 판매는 독립 서점을 제외하고는 필연히 온라인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들을 했죠.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종이책의 감소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고요. 하지만 이러한 예상들은 보기 좋게 뒤집어졌습니다. 


줄어들지 않는 종이책 시장의 크기가 핵심입니다. 일단 미국의 책 판매는 2024년에 다시 성장을 해 31억 부를 넘겼고, 그 중 종이책의 비율은 80%가 넘습니다. 이 비율은 10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영국에서도 작년을 기준으로 책 소비가 5% 늘어 그 총매출이 25억 파운드(약 4조 9700억 원)가 되었습니다. 록펠러 인터내셔널의 루치르 샤르마 회장도 물리적인 세계가 확장하는 몇 안되는 사업 중 하나로 서점을 꼽았죠.


종이책에 대한 수요는 모두의 예상보다 컸고, 이러한 흐름을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10년대 후반에 꿰뚫어 본 것입니다. 물론 당시에는 '베팅'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 만큼은 사람들이 지속해서 그 물성을 즐기면서 봐야할 필요성을 본 것이기도 하고, 뒤집기 힘든 본능의 영역으로도 본 것입니다. 전자책의 역할은 오히려 종이책을 보완하는 역할이 되기도 했죠. 종이로 소장하고픈 책도 있는 반면 소장할 공간이 부족한 경우 전자책을 통해서 책을 소비하면서요. 


이것도 역시 인간의 본능 혹은 본성에 의해서 유지되고 성장하는 사업이라고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엘리엇은 이 사업을 상장 시키고 더 키우기로 결정을 한 것이죠. 


지금의 독립 서점식 모델이 상장 이후에도 유효할까요? 아니 유지될 수 있을까요? 
독립 서점의 대형 체인화  
엘리엇은 상장을 추진하는데 외부적으로는 커지는 시장의 미래를 본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내부적으로 반스앤노블과 워터스톤스를 바라봤을 때 무엇이 가장 핵심 요소일까요?

바로 재고 관리입니다. 제임스 던트는 반스앤노블의 성공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늘 개별 지점들의 '로컬화'가 성공 요인이라고 짚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로컬화는 단순히 각 지점의 점원들이 지역 주민들이 좋아할 책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큐레이션 하는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직접 발주량과 구매를 결정하는 데 있었던 것입니다. 

본사가 전체 발주를 통제하지 않고, 어떤 지점에는 어떤 종류의 책들이 잘 팔려서 이만큼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릴 데이터셋을 설정했고 직접 그 수량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각 지점의 가장 핵심 매대에 놓일 책과 그 수량을 대부분을 각 지점에서 결정하는 것입니다. 전국적인 베스트셀러의 홍보 혹은 주요 이벤트가 필요한 경우에 소위 '본사'에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죠. 

이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점별로 그 지점이 속한 지역의 사람들의 특색과 취향,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좋아할 지 파악을 잘 할 수 있는 직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반스앤노블은 이러한 직원들을 잘 뽑고, 그들이 사용할 관리 시스템도 잘 구축한 것이죠. 해당 지역에서 오래 거주했거나 일한, 사람들과의 소통 역량도 좋은 직원들이 핵심인 시스템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정리해서 표현하면 지점별로 독립 서점의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구독하고 '매일' 받아보세요!
테크, 미디어, 리테일, 매크로에 걸친 이야기들
트렌드가 아닌 비즈니스의 맥락과 각 산업의 구조를 살핍니다. 커피팟 플러스 구독하고 새로운 관점 '매일' 받아보세요.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5

더는 받아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