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히기, 책방 헤지펀드, 뉴스의 가치

1. 워너브라더스 인수전 업데이트, 2. 헤지펀드의 책방 상장, 3. 엘리슨이 간과하는 것

2025년 12월 24일 수요일

크리스마스 전날, 미국은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연말까지 연휴 모드에 들어서지만 올해 막바지까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전을 벌이는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 파라마운트가 다시 자금 조달 계획을 강화하는 안을 워너브라더스에 제시했고, 이 와중에 넷플릭스는 자금 조달 방안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나온 움직임들은 연말연휴를 맞이한 시장과 미디어에서 전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은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대한 업데이트를 전해드립니다. 굳히기에 들어가는 워너브라더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오프라인 책방 사업을 부활시키고 상장하는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이야기, 그리고 빅테크 오너들이 미디어를 인수하고 간과하면 안되는 사항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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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은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즐거운 연말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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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워너브라더스인수전업데이트
1. 굳히기 들어가는 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의 '재'제안이 유효하지 않은 이유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주가 흐름도 현재의 움직임들을 지속 반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파라마운트는 자신들이 내놓은 적대적 인수 제안의 약점 중 하나라고 꼽혔던 자금 확보 계획을 강화하는 안을 워너브라더스에 다시 제시했습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전체를 인수하는데 기존의 1084억 달러(약 158조 9000억 원) 가치를 기준으로 한 전액 현금 제안 중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이 개인적으로 404억 달러(약 59조 1460억 원)를 보증하겠다고 했죠.


하지만 워너브라더스 지분 3.9%를 소유한 최대 주주 중 하나인 해리스 어소시에이츠(Harris Associates)는 이 역시 "필요한 수정 사항이지만, 충분하지는 않다"라면서 사실상 이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이들은 넷플릭스의 제안이 여전히 더 우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일단 워너브라더스가 지속 지적해 온 자금의 출처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중동의 국부펀드를 통해서 상당량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고, 이를 불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더군다나 이를 보증한 재러드 쿠쉬너의 어피니티 파트너스도 발을 뺀 상황입니다. 

거기에다가 해리스 어소시에이츠는 파라마운트의 가격 제안도 넷플릭스보다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전체에 대한 가격을 주당 30달러로 제안했지만, 디스버커리를 비롯한 케이블 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현재 가격을 고려하면 가격이 오히려 낮다는 것입니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와 스트리밍 자산에 대해서 주당 27.75달러를 제안했죠) 해리스 어소시에이츠는 현재 케이블 네트워크 사업을 주당 3.5달러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시장에 별도 매물로 나간다면 4~5 달러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보고 있죠. 이를 고려할 때 파라마운트가 33달러는 제안해야 넷플릭스의 제안보다 우월한 제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결국 지난주에도 전해드렸듯이 케이블 사업의 시장 가격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 넷플릭스는 때마침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을 점검했습니다. 250억 달러(약 36조 6000억 원) 상당의 은행 신용대출을 웰스파고, BNP 파리바스, HSBC 등과 진행하기로 확인했죠. 현재 총 590억 달러(약 86조 3760억 원)를 시중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자금 확보 구조를 강화하는 모습을 바로 보여준 것입니다. 



[리테일] #반스앤노블 #엘리엇매니지먼트
2. 헤지펀드가 책방을 부활시키면
상장을 하는 서점 사업의 방향은?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18년에 영국의 서점 체인 사업인 워터스톤스를 인수했습니다. 워터스톤스는 2011년부터 제임스 던트가 CEO를 맡아 턴어라운드 시킨 터였죠. 당시 영국과 아일랜드에 약 240여 개의 지점으로 확장하던 이 체인을 약 2억 7900만 달러(약 4130억 원) 가치에 인수합니다. 


이후 바로 다음해에 엘리엇은 아마존에 시장을 빼앗겨 적자가 불어나던 반스앤노블을 인수합니다. 매출은 37억 달러(약 5조 4790억 원)였는데, 손실은 1억 2500만 달러(약 1850억 원)가 넘었던 이들의 가치는 6억 8300만 달러(약 1조 11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반스앤노블을 부활 시킬 적임자로 이미 제임스 던트를 낙점했던 것이고 인수를 진행한 것입니다. 


워터스톤스의 사업 성공 방식이 반스앤노블에 이식될 수 있다는 것을 봤고, 미래에 사업을 합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그리면서 인수가 이루어졌던 것이죠. 반스앤노블은 이후 지점이 700개 이상, 워터스톤스는 300개 이상이 되어 둘이 합쳐 이제 100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는 책방 사업이자, 리테일 사업자가 되었습니다. 두 사업을 합친 매출은 작년 기준으로 총 30억 달러(약 4조 4430억 원)를 넘겼고, 순이익도 4억 달러(약 5920억 원)에 이르렀고요.


사실 엘리엇이 이들을 인수할 때만 해도 책방 사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아마존의 위세가 너무 컸고, 책 판매는 독립 서점을 제외하고는 필연히 온라인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들을 했죠.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종이책의 감소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고요. 하지만 이러한 예상들은 보기 좋게 뒤집어졌습니다. 


줄어들지 않는 종이책 시장의 크기가 핵심입니다. 일단 미국의 책 판매는 2024년에 다시 성장을 해 31억 부를 넘겼고, 그 중 종이책의 비율은 80%가 넘습니다. 이 비율은 10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영국에서도 작년을 기준으로 책 소비가 5% 늘어 그 총매출이 25억 파운드(약 4조 9700억 원)가 되었습니다. 록펠러 인터내셔널의 루치르 샤르마 회장도 물리적인 세계가 확장하는 몇 안되는 사업 중 하나로 서점을 꼽았죠.


종이책에 대한 수요는 모두의 예상보다 컸고, 이러한 흐름을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10년대 후반에 꿰뚫어 본 것입니다. 물론 당시에는 '베팅'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 만큼은 사람들이 지속해서 그 물성을 즐기면서 봐야할 필요성을 본 것이기도 하고, 뒤집기 힘든 본능의 영역으로도 본 것입니다. 전자책의 역할은 오히려 종이책을 보완하는 역할이 되기도 했죠. 종이로 소장하고픈 책도 있는 반면 소장할 공간이 부족한 경우 전자책을 통해서 책을 소비하면서요. 


이것도 역시 인간의 본능 혹은 본성에 의해서 유지되고 성장하는 사업이라고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엘리엇은 이 사업을 상장 시키고 더 키우기로 결정을 한 것이죠. 


지금의 독립 서점식 모델이 상장 이후에도 유효할까요? 아니 유지될 수 있을까요? 
독립 서점의 대형 체인화  
엘리엇은 상장을 추진하는데 외부적으로는 커지는 시장의 미래를 본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내부적으로 반스앤노블과 워터스톤스를 바라봤을 때 무엇이 가장 핵심 요소일까요?

바로 재고 관리입니다. 제임스 던트는 반스앤노블의 성공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늘 개별 지점들의 '로컬화'가 성공 요인이라고 짚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로컬화는 단순히 각 지점의 점원들이 지역 주민들이 좋아할 책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큐레이션 하는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직접 발주량과 구매를 결정하는 데 있었던 것입니다. 

본사가 전체 발주를 통제하지 않고, 어떤 지점에는 어떤 종류의 책들이 잘 팔려서 이만큼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릴 데이터셋을 설정했고 직접 그 수량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각 지점의 가장 핵심 매대에 놓일 책과 그 수량을 대부분을 각 지점에서 결정하는 것입니다. 전국적인 베스트셀러의 홍보 혹은 주요 이벤트가 필요한 경우에 소위 '본사'에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죠. 

이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점별로 그 지점이 속한 지역의 사람들의 특색과 취향,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좋아할 지 파악을 잘 할 수 있는 직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반스앤노블은 이러한 직원들을 잘 뽑고, 그들이 사용할 관리 시스템도 잘 구축한 것이죠. 해당 지역에서 오래 거주했거나 일한, 사람들과의 소통 역량도 좋은 직원들이 핵심인 시스템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정리해서 표현하면 지점별로 독립 서점의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노트] #파라마운트 #워싱턴포스트
3. 미디어 얕보는 엘리슨의 실수
CBS 뉴스의 실수가 다시 보여주는 것

미국 미디어 업계는 최근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산하의 CBS 뉴스에서 발생한 이슈로 인해서 시끌시끌합니다.


스카이댄스는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이후 거의 바로 독립 매체인 더프리프레스(The Free Press)를 1억 5000만 달러(약 2230억 원)라는, 보기에 따라서는 '거액'에 인수해 그 설립자인 바리 와이스를 CBS 뉴스의 편집장이자 총책임자로 임명합니다. 그런 그가 전통의 시사 프로그램인 60 미닛츠(60 minutes)를 통해 방영 예정이던 14분짜리 꼭지를 방영 직전에 통째로 들어내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해당 뉴스는 최고 수준의 보안이 적용된 엘 살바도르의 '슈퍼맥스' 교도소인 CECOT과 그 곳에 부당하게 보내진 사람들(미국에서 추방당하는 불법 체류자 등)에 대한 취재기였는데요. 정부 관계자와의 추가 인터뷰가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내린 결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다섯 번의 스크리닝과 법무 검토까지 모두 마치고, 방영이 확정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라 많은 의문과 내부적인 반발을 산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스티븐 밀러와 같은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 등과의 인터뷰가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정당성 없는) 의견까지 내면서요. (참고로 미 국토안보부는 이미 관련 보도를 위한 인터뷰를 거절한 상황이었습니다.)


의도는 명확해 보입니다. 현재 이슈가 커진 정부의 이민자 단속 정책에 비판적인 보도를 민감한 시기에 특히 내보내지 않기로 한 것이죠. (그런데 마침 조금 전에 캐나다에 송출되는 60분 방송에는 해당 꼭지가 담겨, 소셜미디어에는 해당 방송의 스마트폰 녹화본 등이 통제 없이 확산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냥 방영했으면 화제가 우려만큼 크지 않았을 뉴스를 이제는 수백만 명이 더 볼 수 있는 결과를 낳고 있죠.)


근데 과연 이런 결정들이 현재의 당장의 '정치적인' 허들은 넘는다고 하더라도, 향후에 좋은 수로 작동할 수 있을까요? 해당 미디어가 지속 성장하는데 있어서 말이죠.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한 제프 베이조스나 파라마운트를 소유한 래리 엘리슨과 데이비드 엘리슨 부자도 이 미디어들이 미디어로서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되는지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근데 이것이 그들의 오판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가치는 그 이름과 이어온 레거시에 대부분 있습니다. 그 중에서 레거시를 빼앗으면 기존의 영향력은 사라지게 됩니다.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사업도 쉽지 않게 되고요.
데자뷰: 워싱턴포스트의 전철

바리 와이스의 미션은 처음부터 한 가지일 것으로 미디어 업계는 추정했습니다. CBS 뉴스의 논조를 바꾸라는 것이었죠. 바로 더프리프레스가 그러하듯이 뉴욕타임스를 보지 않는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향으로요.


미디어를 인수한 오너가 미디어가 만들어야 할 뉴스와 그 뉴스가 전하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권한은 그 인사권으로 진행하는 방법이 가장 전통적이고 효율적인데, 이번 인사는 예견되면서도 파격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CBS라는 매체가 전해오던 뉴스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방향을 만들 수밖에 없는 인사였기 때문이죠.


겉으로는 "중앙의 좌우를 포함 중도에 있을 70%의 시청자"를 위한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 인사에 대해 파라마운트의 CEO 데이비드 엘리슨은 여러 가지 '이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어온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향후 워너브라더스 인수와 같은 이슈에서 유리한 요소를 심어 놓기 위함이죠. 


하지만 처음부터 그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수십 년간 이어온 전통의 레거시 뉴스의 논조를 아무리 '안티 뉴욕타임스'를 기치로 한 독립 매체를 만든 이라도 순식간에 뒤엎기는 어렵죠. 아무리 그래도 거인들인 월터 크롱카이트와 댄 래더 같은 앵커들이 거쳐 가면서 전통과 역사를 만들어온 뉴스룸입니다. 그 뉴스를 만들고 운영해 온 이들의 생각을 바꾸거나, 하루 아침에 해고하고 다른 인력을 채워 넣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 CBS 뉴스가 극단적으로 변하는 일은 없겠다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오히려 균형 잡힌 보도를 기치로 삼고, 그간의 방향을 점검하면서 서서히 그 논조를 변화하는 방향이 나을 것이라면서요. 하지만 새로운 오너들과 그 오너들과 늘 친한 친구이면서 가깝게 지낸다고 직접 말하는 대통령은 그리 인내심이 강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미 워너브라더스 인수전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차례 CBS의 60분이 자신에 대한 커버가 마음에 안 든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급기야 "CBS의 오너들을 (나는) 사랑하지만, 60분은 새로운 오너들이 들어온 이후에 나를 더 안 좋게 대하고 있다"라면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죠. 


현재 CBS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워싱턴포스트가 지난해 말부터 거쳐온 전철과 비슷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제프 베이조스가 오너인 워싱턴포스트는 현 행정부의 기조에 맞춰 그간의 논조를 모두 뒤엎는 결정들을 내려오고 있습니다. 소위 "자유 시장과 개인의 자유"가 그 기치가 될 것이라고 올해 2월에 선언하면서 그 작업이 진행되는 중이죠.

이미 워싱턴포스트를 대표하던 핵심 에디터들은 회사를 떠났고, 여전히 그 엑소더스가 이어지는 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이어온 역사 속의 기조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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