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한 석유 제국이 되려면

베네수엘라에서 나오는 석유의 역할

2026년 1월 8일 목요일
니콜라스 마두로 축출 작전과 향후 베네수엘라 운영에 대한 미국의 그림은 국제정치적으로 수많은 예상을 낳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정치 세력이 미국과 어떻게 협조할 것인지, 향후 미국의 운영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등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상황은 아니죠.

하지만 와중에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석유라는 자원이 핵심으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석유'라는 요소에 있어서 미국의 의도는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에너지] #빅오일 #석유
더 강한 석유 제국이 되려면
베네수엘라에서 나오는 석유의 역할
일단 살펴봐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이용해서 석유 국제 가격을 50달러 이하로 내릴 수 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의 이 주장이 (혹은 목표가) 현실화하려면, 우선 베네수엘라에 대한 석유 기업들의 투자부터 시작하는 장기적인 계획이 서야 합니다. 이번주에 앞서 전해드린 빅오일의 수지타산에서도 밝혔듯이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그리고 셰브론 같은 대표적인 석유 메이저들이 향후 수년간 막대한 투자를 해야만 노후화된 설비가 업그레이드되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석유 공급량이 당장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며, 대다수의 기관들 또한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와 미국의 이번 움직임이 단기적으로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죠.

50달러는 미국 석유 업계에서 하나의 기준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가가 50달러 선으로 내려가도 버틸 수 있는 기업들이 있지만, 버틸 수 없는 기업들이 나옵니다. 마진이 업계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남지만 아주 작은 수준이고, 무엇보다 현금흐름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 문제로 작용합니다.

당장 베네수엘라에서 이런 정도의 물량이 늘어날 수도 없지만, 가격에 영향을 크게 줄 만큼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50달러라는 기준은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대중을 향한 메시지로 보면 됩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운영을 맡게 되는 것이 단기적인 가격에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습니다. 만에 하나 단기적으로 가격이 50달러 선으로 떨어진다면 그것은 다른 요인으로 인한 것이겠죠.

그렇다면 베네수엘라 석유를 통해서 무엇을 봐야 할까요? 미국이 셰일 혁명 이후 어떻게 석유 생산과 수출을 늘려왔는지,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베네수엘라 석유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그 답이 있습니다.

오늘 미국은 베네수엘라 석유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 2척까지 나포하면서 영향력 행사에 바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미지: 로이터)
공급 안정성에도 방점이 있는데
미국 정제 시설들에서 사용하는 원유의 40%가 현재 수입이 됩니다. 적정한 품질의 가솔린, 디젤, 항공유 등으로 만들기 위해서 말입니다. 미국 정제 시설의 상당 용량은 걸프 연안에 위치해 있는데, 여기에서 미국산 셰일에다가 캐나다의 오일샌드와 멕시코산 중질유(Heavy Crude)를 섞어서 수출을 하는 것이죠. 베네수엘라에서 가져오려는 물량도 이렇게 사용하려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은 캐나다에서 수입해 오는 물량에 대한 이미 높은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체 수입 물량의 60% 이상이 파이프라인이 잘 연결된 캐나다에서 오고 있죠. 베네수엘라에서 가져오지 못하는 물량과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을 수입해 오는 멕시코 등에서 줄어든 양까지 가까운 중남미에서 가져오지 못하는 물량을 캐나다가 모두 충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왜 지리적으로 상당수의 정제 시설이 위치해 있는 걸프 연안과 훨씬 가까운 멕시코에서의 수입 물량은 줄어들고 있었던 걸까요? 

세계 10위권인 멕시코의 생산량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점점 감소해 왔고, 2020년대 이후에도 생산량이 정체해 있고 크게 늘어날 여지가 없습니다. 유전도 노후화했고, 빠른 시일 내 신규 유전에서 물량이 나올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니 수출할 물량을 늘리는데 제한이 있고, 내수에 물량을 공급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멕시코는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정유 제품을 늘리고 있었죠.)

물론 캐나다의 오일샌드가 가격경쟁력이 밀리지 않아 미국이 멕시코산 수입을 늘릴 유인도 적었습니다. 미국은 캐나다로부터 수입을 안 늘리고 싶어도 안 늘리기 어렵습니다. 관세로 인해 두 국가 간 갈등이 커졌을 때 당시 캐나다가 나름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이유라고도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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